작년 12월에 골드만삭스에서 'The Path to 2075'라는 제목의 글로벌 경제 리서치를 발간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전 세계적인 인구 감소 추세로 인해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의 아시아 신흥국들의 성장이 두드러지며 상대적으로 미국은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내용입니다.
관련해서 우리나라와 관련된 부분들도 몇 가지 언급되어 있어, 리서치의 주요 내용인 글로벌 경제에 대한 4가지 테마를 요약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20~30년 투자를 해야 하는 분들은 향후 어떤 나라에 투자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료이므로 잘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원문을 읽어 보실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테마 1: 인구 증가세 약화로 인한 글로벌 경제성장률 둔화
골드만삭스의 예측에 따르면, 향후 10년 간 글로벌 경제 성장률은 연평균 3%에 그칠 것이며, 가장 큰 원인은 노동력 증가 둔화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전 세계 인구 증가율은 지난 50년 동안 연간 2%에서 1% 미만으로 절반 감소했으며, 2075년에는 거의 제로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 10년 간 연 평균 3.6%에서 코로나 이전 10년 간 연 평균 3.2%로 둔화되었습니다. 자세한 평균치를 그래프로 확인하긴 어렵지만, 전체적으로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감소 추세인 것은 그래프로 충분히 확인 가능합니다.
테마 2: 아시아 강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의 성장
경제 성장률은 신흥국과 선진국 모두 감소 추세입니다만, 상대적인 관점에서 신흥국들은 앞으로 계속해서 선진국 경제 성장률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합니다.
위 표는 골드만삭스에서 20~25년 간 간격으로 글로벌 경제대국 랭킹을 정리한 것인데요. 2000년대부터 2022년까지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제규모 12위에 랭킹 되어 있으나, 2050년부터는 15위권 내에서 사라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2050년이 되면 상위 5개 경제대국은 중국, 미국, 인도, 인도네시아, 독일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중국은 대략 2035년 경부터 미국을 넘어 글로벌 1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이건 미중 갈등이 커지면서 미국 언론에서 쏟아내는 중국에 대한 부정적 기사를 우리나라에서 그대로 받아쓰고 있는 부분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몇 가지 흥미로운 패턴이 보이는데요. 관련 내용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일본은 향후 지속적으로 경제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우리와 같이 인구감소 및 노령화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 2050년에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4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기준으로도 인구수가 가장 많은 나라에 속하며, 향후 투자에도 고려해야 할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 2075년에는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이집트와 같은 국가에서 인구 수가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인데요. 적절한 정책과 제도가 뒷받침되면 경제 규모도 비약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가정으로 3개 국가의 경제 규모가 모두 10위권 내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테마 3: 과거 10년과 다른 미국경제의 하락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과거 10년 미국의 실질 GDP성장률은 전망치를 크게 상회했다고 하는데요. 문제는 향후 10년 동안 이런 흐름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여부입니다. 골드만삭스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습니다.
미국이 과거 10년동안 예상보다 높은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예상치 못했던 달러 강세 영향이 컸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증가하는 미국정부 부채와 늘어나는 달러, 그리고 중국 위안화 등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여러 가지 움직임으로 향후 10년 간 달러는 다소 약세 전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위에 있는 표 이미지에서 보셨던 것처럼 미국은 당분간 글로벌 경제 1~2위를 계속 지켜갈 것으로 보여 미국경제의 쇠퇴와 달러약세가 금방 다가올 미래로 여기는 것은 실제와는 괴리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테마 4: 글로벌 경제 불평등 감소, 지역 불평등 증가
2000년에서 2022년 사이에 전 세계 경제 불평등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좌측 위에 있는 그래프를 보시면, 1980년대 하위 80% 인구의 GDP 분배율은 30%에 불과했으나, 2022년 기준으로 50%까지 성장했으며, 2075년에는 65%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반면 국가 내 부의 불평등은 계속 증가했는데요. 대표적으로 부의 불평등을 조사하는 GINI 계수는 우측 그래프와 같이 대부분 국가에서 우 상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GINI계수는 0으로 갈수록 평등하며, 100로 갈수록 부가 불평등하게 분배되었음을 나타냅니다.)
글로벌 경제 불평등이 감소한 것은 과거 20~30년 동안의 세계화에 있습니다. 대표적 국가인 중국은 오랫동안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면서 선진국들의 노동력 수요를 해결해 주면서 부를 키웠고, 이제는 인도나 인도네시아와 같은 아시아 신흥국들이 그 역할을 대체하려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베트남, 필리핀과 같은 나라도 동일합니다.)
하지만, 경제 성장기에 지역 및 국가 내에서의 부의 불평등이 급속하게 상승하면서 정치를 포함한 대부분의 문화에서 극단적인 이분법적 그룹을 생성하고 서로가 대치하게 됩니다.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최근 정치성향이 좀 더 극단적이고, 추구하는 가치도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부의 불평등에서 시작된 것이 많습니다.
마무리
이렇게 큰 매크로 경제 전망은 사실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정리된 내용대로 진행될 것이란 보장이 없습니다. 오히려 다양한 변수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는 상황이 훨씬 많은데요. 하지만, 인구수 증감이나 부의 분배 관점에서 우리나라 경제가 점점 쇠퇴하고 인구수가 많은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과 같은 나라들의 경제가 성장할 것이란 의견에 대해서 저는 개인적으로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습니다.
특정 국가나 특정 자산(부동산, 채권, 주식 등)에만 투자해서 안락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시기가 점점 지나가고 있습니다. 예전에 인도 및 신흥국의 성장 및 투자 필요성에 대해서 작성한 포스트가 있는데요. 관련해서 한번 참고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향후 20년, 30년 후의 세상이 지금과 너무 다른 세상이 될 가능성은 너무 높은데요. 기존과 같은 방법으로 미래를 대비할 수는 없습니다. 여러 가지 공부가 필요한 시기이며, 그만큼 기회가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