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주식보단 부동산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가 다시 살아나는 것처럼 뉴스기사들이 많이 나오는데 기본적으로 과거 1% 미만의 낮은 기준금리 대비 현재 3.5% 기준금리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길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미국 연준에서 최근 연내 2번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예고했습니다. 금리인상이 없더라도 당분간 금리인하가 없을 것이란 얘기는 연준이 수차례 반복하고 있으므로 부동산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국 주택시장 현황
▣ 주택가격과 거래건수 모두 하락폭 증가
2023년 5월 미국의 전국 기존주택 중간가격은 39만 6,1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1% 하락했는데요. 이 수치는 2011년 12월 이후 최대 낙폭이라고 합니다.
주택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존주택 판매건수는 2023년 5월 기준 전월 대비 0.2% 증가하여, 계정조정 연간 기준 430만 건을 기록했는데요. 전년 동월 대비로는 20.4%나 감소한 수치라고 합니다. 위 그래프에서 보시는 것처럼 미국도 팬데믹 기간 동안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한 후, 작년부터 하락기에 접어들었습니다.
▣ 모기지 금리는 1년 전 대비 2배 이상 수준
미국에서 주택 구매 시 가장 많이 사용되는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2022년 초에 약 3%에서 2022년 5월에는 6.67%로 거의 2배 넘게 상승했습니다. 작년에 10번의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모기지 금리가 급등했으며, 최근에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면서 모기지 금리도 횡보했지만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모기지 금리도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주택시장 현황
▣ 매매가격 하락 지속
아파트 기준 계정조정 매매가격지수는 2023년 5월 93으로 2020년 12월 수준으로 하락했습니다. 미국과 동일하게 펜데믹 기간 동안 매매가격지수가 급등했다가, 작년 6~7월부터 거의 12개월 연속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서울지역도 트랜드는 전국 기준과 다르지 않습니다만, 아파트 가격 하락폭은 전국보다 컸던 반면 2023년 5월에는 전월 대비 소폭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상승 트렌드로 전환했다고 보긴 이른 감이 있어 보입니다.
▣ 매매가격보다 더 무서운 전세가 하락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전세제도를 가진 나라이며, 전세가격과 거래추이는 부동산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나라 부동산 경기의 상승추세는 전세 기반의 갭투자가 이끌고 있기 때문인데요. 위 그래프를 보시면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보다 전세가격지수가 더 크고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부동산 경기는 전세가격이 상승해야 회복됩니다. 매매가격 동향도 살펴봐야 합니다만, 매매가를 움직이는 전세가격 추이를 보시는 게 지금 상태에서는 더 정확히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미국 연준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
▣ 매매가격보다 더 무서운 전세가 하락
연준은 미국 은행파산위험과 인플레이션 하락으로 6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동결시켰습니다. 하지만 6월 20일 파월의장은 연준이 몇 달 안에 금리를 다시 인상할 가능성이 있으며, 다만 과거보다는 느리게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FedWatch에서 예상하는 7월 기준금리는 약 77% 확률로 0.25% p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시장의 의견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현재 시점에서는 7월에 미국 기준금리가 한 번 더 인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우리나라도 결국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현재 기준금리가 3.5%로 미국과 1.5% 차이가 있습니다. 만약 7월에 미국이 0.25%p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 차이는 1.75% p로 역대 최대 차이가 됩니다.
당장 우리나라도 경기가 너무 좋지 않은 상황이라 기준금리를 인상하는데 조심스럽겠습니다만,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해 안에 인하하지 않을 의지가 확고해 보이므로, 결국은 금리인상을 쫓아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되면 부동산 경기에도 분명 영향을 줄 겁니다.
다만, 부동산 경기에 기준금리 인상이 영향을 주는 것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대출금리가 상승한다고 해서 바로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기존 주담대 대출이나 건설업체에 영향을 주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경기회복이 멀었다는 다른 지표들
▣ 최초 구매자 비율 증가
조사에 따르면 미국 주택 매수건수 중 최초 구매자의 비율이 2023년 5월 28%로 전년 동기 27%에서 상승했습니다. 우리나라도 비슷합니다. 2023년 4월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 2,981건 중 38.7%를 30대 이하가 샀다고 하는데요. 30대 이하는 대부분 실수요 계층으로 최초 구매자에 속합니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려면, 예전처럼 갭투자로 주택을 2채 이상씩 구매하는 투자자 수요가 늘어야 합니다. 최초 구매자 비율이 늘어나는 것은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부동산 가격이 조금만 반등해도 수요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작년 하반기부터 생애최초주택 구매자의 LTV(주택담보대출비율)을 80%까지 허용하고, 대출한도도 4억에서 6억으로 늘이는 등 기존 규제들을 거의 다 없앴습니다. 이런 규제완화도 우리나라에선 최초 구매자 비율을 높이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마무리
매우 원론적인 수준에서 부동산 경기가 아직 회복되기 어려워 보이는 지표들을 몇 가지 살펴봤습니다. 물론 지금이 부동산 경기의 바닥이라면 여유가 있는 분들은 대출이자나 갭 투자 여유를 신경 쓰지 않고 투자를 할 수 있는 시점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지표 상으로 아직 부동산 경기 반등의 시기라 보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최근 많은 뉴스기사들이 모 기업의 경제적 이익을 반영하여 다소 편향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이런 시기에는 뉴스기사를 제대로 읽고, 반대의견의 기사나 정보를 같이 보면서 팩트 체크를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는 부동산 경기가 언제쯤 반등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금리인하가 결정되거나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기까진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입니다. 다분히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개개인 상황에 맞게 참고만 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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