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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공부방/주식시황 및 경제이슈들

엔화환율과 일본은행 금융정책

by 주부너구리 2023.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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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엔저사태로 향후 엔화환율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최근 한국은행에서 공개한 일본은행 금융정책 결정 내용과 시장반응에 대한 보고서에서 관련 힌트를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아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포스트 하단에 한국은행 보고서 원본을 볼 수 있는 링크도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다.

 

6월 일본은행 결정 사항


▣ 장단기 금리운영: 기존 정책 유지

단기금리는 -0.1%, 10년물 국채금리 0% 유지관리
단기금리는 -0.1%, 10년물 국채금리 0% 유지관리

일본은 2016년부터 기준금리(단기금리)를 -0.1%로 유지했고, 이번에도 만장일치로 -0.1%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작년에 미국은 10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했고, 우리나라도 현재 3.50%까지 기준금리가 상승해 있습니다만, 일본은 아직도 -0.1%로 양적완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거죠. 금리가 낮은 나라의 화폐가치가 높은 나라보다 낮은 것은 당연한 결과라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환율에는 여러 가지 다른 조건이 반영됩니다.)

두 번째로 일본은 10년물 국채금리를 0% 정도로 유지하도록 상한 없이 장기국채를 계속 매입하는 수익률곡선 관리(YCC정책이라고 하죠)를 계속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0년물 국채금리를 0.5% 상한선을 두고, 금리가 그 이하로 떨어지도록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것인데요. 

국채금리의 상한선을 지정하는 것은 '이자부담'때문입니다. 정부는 계속해서 국채를 찍어서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데, 국채금리가 너무 오르면 이자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상한을 막은 것입니다. 반대로 하한선을 관리하는 것은 10년물 국채금리가 은행들의 대출금리 등과 연결되어 있는데, 국채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게 되면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게 됩니다. 

과거 10년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 변화추이
과거 10년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 변화추이

일본은 2016년부터 YCC정책을 시행했으며, 원래 0.25% 상한선을 두다가 작년 말에 0.5%로 상한선을 조정했습니다. YCC 상한 조정의 목적은 엔화가치가 상대적으로 너무 떨어져 환율방어를 해야 하는 목적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 장기국채 이외 자산매입도 전원 찬성

국채 이외에도 ETF, REIT, CP, 회사채 등 다양한 자산 구매의지를 보이는 일본은행
국채 이외에도 ETF, REIT, CP, 회사채 등 다양한 자산 구매의지를 보이는 일본은행

일본은행은 10년물 국채 외에도 ETF나 J-REIT, CP 및 회사채까지 예산 내에서 필요시 매입하는 정책을 펼치는데 전원 찬성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일본은행이 무지막지한 돈을 계속해서 시중에 살포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일본은행은 왜 양적완화를 하는걸까?


▣ 인플레이션 2% 물가안정 목적

과거 25년 일본 인플레이션율 변화추이
과거 25년 일본 인플레이션율 변화추이

일본은 거의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인 디플레이션으로 골치를 앓았습니다. 디플레이션으로 경제가 위축되자 2016년부터 기준금리를 0%로 동결하고, YCC정책으로 시중에 돈을 살포하면서 2%대의 인플레이션을 만드는 것을 최대목표로 삼았는데요. 

6월 일본은행 정책회의 주요내용
6월 일본은행 정책회의 주요내용

최근 물가상승률이 2%를 넘어섰지만, 일본은행은 아직 인플레이션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이라 판단하고 양적완화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사실 최근에야 경제와 주식시장이 진짜 오랜만에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양적완화정책을 당장 포기하긴 어려웠을 거라 생각합니다. 

 

 

일본은행 우에다 총재 기자회견 주요 내용


최근 일본은행 우에다 총재가 6월 금융정책 결과를 발표했던 기자회견 내용 중에 주요 내용 몇 가지를 가져왔습니다. 

▣ 물가동향 및 전망

인플레이션 2% 상회가 일시적 현상이라 보는 의견
인플레이션 2% 상회가 일시적 현상이라 보는 의견

한마디로 일본은행은 작년부터 시작된 물가상승이 아직 일시적 현상이라 판단한다는 내용입니다. 에너지 비용이 급증하면서 전반적인 물가가 올랐고, 에너지 비용이 식료품 등 다른 항목에 가격을 상승시켰으며 하락 속도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 금융정책 방침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비해 금융정책 기조는 변경하지 않겠다는 의지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비해 금융정책 기조는 변경하지 않겠다는 의지

엔화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내용 중 하나입니다. 만약 일본이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면, 엔화환율이 크게 상승할 텐데요. 아직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것을 우려해서 기준금리 0%는 웬만하면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YCC 수정 가능성

YCC정책이 급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둠
YCC정책이 급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둠

YCC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매 회의마다 논의하고 결정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이 있었는데요. 그 이후에 YCC정책이 갑자기 변경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어놓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YCC정책이 수정되어도 엔화환율엔 큰 영향이 있으므로, 금융정책과 함께 YCC정책 수정사항에 대해서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만약 엔화환율 하락이 너무 부담되는 상황이 오면, YCC상한선을 다시 조금 상향하는 결정 같은 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책발표 이후의 시장반응


▣ 주가와 환율은 상승, 10년 국채금리는 하락

 

주가,환율은 상승, 국채금리는 하락
주가,환율은 상승, 국채금리는 하락

잘 생각해 보시면 결과가 이해되실 텐데요. 시장에 돈을 공급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했으니, 돈을 좋아하는 주식시장은 상승했고, 금리가 인상되지 않으니 엔/달러 환율도 상승(엔화가치가 하락)했으며, 10년물 국채 금리는 YCC가 유지된다고 하니 하락했습니다.

이번 일본은행 금융완화정책 유지 결정은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에 부합한 것으로 평가되며, 이제 관심은 모두 7월 금융정책 회의로 집중되고 있다고 합니다. 7월에도 또 한 번 환율변화에 영향을 주는 경제정책 회의가 있다는 정도로 기억해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무리, 그런데 양적완화정책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한국은행 보고서 원문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문서뷰어

 

www.bok.or.kr

개인적인 궁금증은 '일본이 언제까지 양적완화정책을 유지할 수 있을까?'에 있습니다. 일본은행은 YCC정책으로 대규모 국채를 사들이고 있고, 2022년 6월 기준으로 전체 국채의 50%를 넘는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국채가 늘어나면서 일본은행의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을 텐데요. 일본 정부는 지금처럼 초저금리를 유지해도 향후 10년간 국채 이자로만 매년 77조 원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지금의 일본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만약 2%를 넘어 4%대에서 인플레이션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일본은 기준금리를 인상해서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요. 아직은 아무도 알 수 없는 미래라 가능성 정도로 기억해 두시면 될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론 단기적으론 엔화환율이 다시 상승할 요소가 별로 보이지 않는데요. 일단 가장 빠른 이벤트는 7월 일본은행 정책회의 시점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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