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세계에서 가장 인구수가 많은 나라는 중국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사실일까요? 뉴스기사를 통해 접하셨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유엔에 따르면 2023년 중반부터 인도가 중국을 추월하고 세계에서 가장 인구수가 많은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그런데 한 번쯤 생각해보는 문제가 있습니다. '인구수가 많아지면 인도 주식이 중국 주식보다 많이 성장할까?'라는 질문인데요. 국내 증권사 보고서나 언론에서도 인도가 앞으로 유망하다는 얘기는 많지만, 정작 인도가 어떤 나라이고 어떤 장단점과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데요.
오늘은 인도투자에 관심을 갖는 분이라면 최소한(?) 알아두면 좋을 것 같은 정보들을 정리했습니다. 투자에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23년부터 전 세계 최고 인구수 국가는 인도
유엔 발표자료에 따르면, 2023년 중반부터 인도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예상 인구수는 약 14억 2,900만 명으로 중국보다 약 3백만 명이 많은 수치입니다. 더 장기적으로 보면 2100년까지 인도인구는 15억 명을 예상하지만, 중국은 그 절반인 8억 정도를 예상하는데요.
그래프에서 보시는 것처럼 중국은 작년부터 인구수 증가를 멈추고 2023년부터는 작은 비율(0.02%)이지만 인구수 감소가 시작되었습니다. 반면 인도는 아직 인구 수가 성장하는 추세입니다. 수 년내에 인도는 중국을 완전히 제치고 인구수 1위 국가로 정착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요한 건 경제 인구 수
더 많은 인구수가 경제성장으로 바로 이어지진 않습니다. 더 중요한 변수는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인구 비율인데요. 주식 시장에서 장기적인 전망을 얘기할 때 더 중요한 것은 고령화 인구의 규모입니다. 각각에 대해서 좀 더 설명해 보겠습니다.
1) 경제활동 인구 수
일단 중국은 인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노령화되었습니다.중국인들의 연령 중앙값은 39세인데요. 인도의 29세에 비해 이미 10년이 더 많습니다. 중국은 성인 한 명이 2명의 노부모와 4명의 조부모를 돌봐야 하는 "4-2-1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점에서도 경제활동이 가능한 인구수는 인도가 중국보다 많습니다. 다만, 이것은 양적인 관점이지, 질적인 관점을 포함하지 않습니다.
현재 인도인구 중 경제활동이 가능하다 판단하는 25~64세 비중은 약 50%입니다. 좀 더 주목해야 할 데이터는 25세 미만 42.7%입니다. 인도의 25세 미만 인구 수는 글로벌 전체 25세 미만 인구의 약 20%를 차지합니다. 이것은 앞으로 수십 년간 인도의 경제활동 인구수가 가장 빠르게 증가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2) 고령화 인구 규모
주식시장의 장기적인 전망을 얘기할 때 MO비율이란 것을 검토합니다. MO비율이란 40~49세의 중년층 대비 60~69세 노인층의 비율을 말하는 것인데요. MO비율이 높을수록 은퇴를 위해 저축 혹은 주식투자를 하는 비율이 높아 유동자본이 풍부해지고 이자율은 낮아집니다(은행에 저금하는 돈이 많아지면 이자율은 낮아집니다). 자연히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띌 수 있는데요. 반대상황에서는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띄게 됩니다.
위 그래프는 미국, 인도, 중국의 2023년 이후 MO비율 변화예측을 표시한 것인데요. 현재 시점에서 인도가 2.0에 가까운 수치로 가장 높고 중국, 미국 순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인도 주식시장이 현재 가장 강하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만, 주식 시장의 전망과 관련해서는 MO비율의 절댓값보다 추세가 더 중요하게 해석됩니다.
현재 가장 큰 문제를 가진 시장은 중국입니다. 중국은 2050년까지 MO비율이 거의 절반으로 감소하는데요. 이것은 저축하거나 투자하는 사람들보다 은퇴 후 돈을 인출하는 사람 수가 거의 2배로 늘어난다는 의미입니다.
상대적으로 인도는 MO비율이 완만하게 감소하겠습니다만, 인도의 MO비율도 주식 시장엔 강점보단 약점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의외로 미국의 MO비율이 2040년까지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일단 인구 통계학적 관점에서는 미국 주식시장이 2040년까지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주식 시장에는 인구 통계학 외에도 너무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이걸로 주식 시장 트렌드를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또한 위 데이터를 인도는 경제활동 가능 인구수가 다른 국가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에, 높은 MO비율을 기반으로 향후 저축이나 투자금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인도가 가진 문제들
인구 수만으로 경제강국이 될 순 없습니다. 현재 인도는 중국보다 절대적으로 가난한데요. 인도는 넓은 영토와 많은 인구수를 기반으로 2022년 기준 글로벌 5위의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만(중국은 2위), 1인 당 연간소득은 중국이 인도보다 6배 많습니다. 인도 경제가 더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1) 교육 수준
현재 인도 인구의 약 75%만 글을 읽을 수 있으며, 나머지 25%는 문맹입니다. 중국도 40년 전에는 문맹률이 25%에 달했습니다만, 언어와 교육 체재를 정비하고 꾸준히 노력하여 2020년 기준으로 문맹률은 2.67%로 낮아졌습니다. 교육 관점에서 인도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직 매우 많습니다.
2) 산업화
인도의 산업화 수준은 아직 절대적으로 낮습니다. 인도 GDP 대비 제조업 비율은 2011년 16%에서 2021년 14%로 감소했습니다. 인도 노동력의 거의 절반이 소규모 가족 농장에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중국은 약 25%, 미국은 약 1%로 산업화 관점에서 인도 환경은 아직 많이 열악합니다.
중국의 2/3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습니다만, 인도는 1/3이 도시에 살고 있고 압도적으로 농촌거주 비율이 높습니다. 인도경제 발전하려면 생산가치가 높은 기술력을 가진 사람들과 생산가치가 높은 일자리를 생산하는 경제구조가 필요합니다.
3) 여성 노동력 참여율
여성의 노동 참여율은 경제강국을 판단하는 하나의 척도입니다. 중국은 여성 노동력 참여율은 약 60% 이상으로 미국 및 기타 선진국들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반면, 인도는 1991년 28%에서 2021년 19%로 감소했습니다. 낮은 여성인권도 인도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 개선해야 할 큰 문제 중 하나입니다.
인도에 대한 장밋빛 미래와 리스크
2023년 인도는 6.6% 성장으로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성장하는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더불어 2035년까지 GDP 10조 달러를 달성하는 3번째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하며, 미국/중국 다음의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도 GDP가 약 3.5조 달러이니, 2035년까지 10억 달러를 달성한다면 약 3배의 경제성장이 있을 것이라고 계산할 수 있는데요. 현재 인도 주요 산업에 투자하는 INDA ETF 등의 상품이 경제성장 수준의 수익률만 거둬도 약 10년 동안 3배 수익률을 노릴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하지만 과거 10년동안 INDA ETF의 수익률은 총 55%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요. 정말 향후 10년동안 3배 수익률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당연한 얘기지만 장담할 순 없습니다.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신흥국 주식이나 펀드가 좋다고 투자추천을 받았던 해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신흥국 투자로 돈을 번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건 잘 아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낮은 이자율과 높은 유동성을 바탕으로 미국 주식이 줄기차게 상승하는 시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현재 높은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는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과, 그렇게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어도 새로운 미중갈등, 달러패권에 대한 도전 등으로 미국주식 투자로만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던 시대가 끝나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투자처는 꼭 필요합니다.
인도가 새로운 투자처로서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진 아직 모릅니다만, 최근 애플 등 미국 대기업들이 인도로 공장을 옮기고 인도지역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투자처로서의 매력이 상승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인도투자를 고려하고 계신다면 위와 같은 환경이나 지표들이 어떻게 개선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모니터링하시면 투자판단에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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