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분기 미국 주식대가들의 13F공시 내용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1탄에 이어 단도투자로 유명한 인도계 미국투자자인 모니시 파브라이의 13F 공시내용과 주요 특징을 살펴볼 텐데요. 1탄 내용과 이어지는 부분이 있으니 1탄 내용을 먼저 보시길 권합니다.
모니시 파브라이의 포트폴리오
모니시 파브라이는 누구?
모니시 파브라이는 인도계 미국투자자로 워런버핏의 가치투자 방식을 이어받은 투자대가입니다. 모니시 파브라이도 집중투자로 유명한데요. 2018년붜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에 높은 비중으로 투자했던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모니시 파브라이에 대한 내용은 제가 별도 작성한 포스트를 참고하시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아실 수 있습니다.
이번 포트폴리오 변화 주요 내용
이번 파브라이의 포트폴리오에 큰 변화가 있었는데요. 기존에 보유하던 모든 종목을 청산하고 신규종목 2개를 편입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포트폴리오에 80%를 차지하던 마이크론을 청산한 것도 매우 이슈 중 하나입니다.
그보다 신규 편입된 2개 종목에 더 많은 관심이 가는데요. 바로 80%비중으로 편입한 Alpha Metallurgical Resources(AMR)과 20% 비중의 콘솔에너지(CEIX) 2개 종목입니다. 두 종목 모두 석탄 관련 기업이라는 점과 1편에서 소개된 데이비드 아인혼의 2분기 포트폴리오에도 콘솔에너지(CEIX)가 높은 비중으로 편입되어 있었습니다.
대가들의 의도가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겠지만, 두 종목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들을 찾아봤습니다.
모니시 파브라이의 신규 편입종목
Alpha Metallurgical Resources (AMR)
한글로 번역하면 '알파 야금 자원' 정도가 되는데 좀 어색한데요. 이 회사는 미국 3번째, 글로벌 5번째로 큰 석탄 생산업체입니다. 이 회사는 제철 용광로에서 사용되는 코크스를 생산할 때 사용하는 야금용 석탄과 전력생산에 사용하는 열탄을 모두 공급합니다.
이 회사 석탄 판매량의 90% 이상이 야금용 석탄에서 발생(2023년 2분기 기준 430만 톤 석탄 판매량 중 410만 톤이 야금용 석탄)하므로, 회사실적은 야금용 석탄 및 철에 대한 수요와 연관되어 있다고 봐도 될 것 같은데요.
회사의 주가는 2022년 1분기 시점부터 급등하여, 5년 누적 수익률은 약 180%입니다. 현재 주가가 5년 중 최고점에 있는 상태인데요. 몇 가지 이해할 수 없는 포인트들이 있습니다.
최근 5년 석탄 선물가격은 2022년까진 회사주가와 거의 같은 패턴으로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2022년 1분기부터 석탄가격이 급등한 후, 계속 감소추세에서 2023년 석탄가격은 2022년 최고점 대비로는 거의 1/4 수준까지 떨어졌는데 회사 주가는 이상하게 2023년에도 계속 상승했네요.
AMR의 2023년 2분기 실적은 좋지 않았습니다. 매출은 8.5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6% 감소했으며, 주당 수익(EPS)은 12.16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습니다.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세계 최대 철 수요국가인 중국의 경기침체와 수요하락이 크다고 합니다. 하지만 주가가 상승했던 것은 시장 기대치보다 실적이 좋았기 때문인데요. AMR의 EPS 시장 기대치는 9.32달러로 실제 실적은 기대치 대비 30.47% 높아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되었습니다. 석탄가격 하락이 컸지만 이에 대응하는 사업관리능력이 좋았을 것으로 예상해 봅니다.
회사의 영업이익 마진(Gross Margin)은 35.73%, EBIT마진은 29.22%, Net Margin은 26.73%로 전체적인 마진구조가 상당히 높습니다. 작년에 석탄 단가가 높았던 시점 대비로 많이 하락했지만, 그에 비해서도 마진율이 좋은 것 같습니다.
가치투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하자본이익률(ROIC)이 50%나 됩니다. 백만원을 투자하면 내년에 150만 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이니 너무나 좋은 수치인데요. 하지만, 과거내역을 보면 ROIC와 석탄가격 변화와 비슷한 형태라 이런 효율이 계속 유지된다 확신하긴 어렵습니다.
회사 자산 대비 부채비율도 0.49%로 매우 낮습니다. 현재와 같은 고금리 환경에서 낮은 부채율은 회사의 존속과 수익률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부채를 쓰지 않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만, 기준금리가 5%가 넘는 고금리 환경에선 투자기업을 찾을 때 꼭 보셔야 할 지표입니다.
회사의 배당률은 0.93%밖에 되지 않습니다만, 이 회사는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식 수를 줄여왔습니다. 컨퍼런스 콜 자료를 보니 2분기 동안 약 1억 5,500만 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위에 보시는 그래프와 같이 지속적으로 주식 수가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콘솔 에너지(CEIX)
콘솔 에너지도 미국 석탄 생산업체로 석탄 업계에서 가장 평가가 좋은 업체입니다. 이 회사는 주로 유연탄 또는 역청탄이라 불리는 석탄 중 가장 용도가 많은 제품을 생산합니다. 회사의 자산으로는 펜실베니아 광산(Pennsylvania Mining Complex, PAMC)과 이트만 광산(Itmann Mining Complex, ITMC)과 생산된 석탄수출을 위해 해상시장까지 운반하는 CONSOL Marine Terminal (해양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콘솔에너지 주가도 최근 5년 내 최고점인데요. 콘솔에너지는 앞에서 소개한 AMR과는 사업적 환경이 다소 다릅니다.
회사의 2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총 매출, 순이익 모두 높았으며 운영비는 전년 동기 대비 약 -42%로 대폭 감소되었습니다. 실적 상승률로 보면 어닝 서프라이즈가 볼 수 있으며, 회사의 주가도 최근에 급등하며 반응했네요.
회사실적이 크게 상승한 동력 중 하나는 인도 시멘트 시장의 상승입니다. 콘솔 에너지의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인 인도 시멘트 시장규모는 지난 8년 동안 50% 증가하여 현재 연간 총용량은 거의 4억 8천만 톤에 이른다고 합니다.
또한 일반 가정까지 사용되는 역청탄은 최근 유럽이 러시아에서 석유 및 천연가스, 석탄 등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어 미국 공급 의존도가 높아진다고 합니다. 최근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다시 급등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어, 올해 겨울에는 유럽에서 상당량의 에너지 수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 회사가 수혜를 얻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회사의 영업이익 마진이 엄청납니다. 2020년 대비로 많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겠지만, 영업이익 마진이 90.4%이고, EBIT마진과 순마진도 각각 37.31%와 29.17%나 됩니다. 석탄산업이 한번 인프라가 구축되면 이후에는 비용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투자자본이익률(ROIC)는 작년부터 급등해서 최근엔 약 46%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변동성이 너무 크므로 앞으로의 변화추이를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효율이 지속될 거라 보긴 좀 비현실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좀 더 조사필요)
부채비율도 8.73%로 넘나 낮습니다. 수치 자체보다 더 좋은 건 최근 추이가 계속 부채를 줄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한 2022년부터 부채비율을 줄여갔던 것은 경영진이 일을 잘한다는 생각입니다.
돈도 잘 벌고 부채도 줄이는 와중에 자사주 매입으로 주식 수도 줄이고 있습니다. 더 예쁜 건 이 회사의 연간 배당률이 5.95%나 된다는 점입니다. 자사주 매입에 높은 배당까지 해주고 있으니 빠르게 훑어 본 것을 감안해야 하지만, 예쁜 짓은 골라서 하는 회사인 것 같습니다.
왜 이 시점에 석탄회사에 투자하는 걸까?
경쟁사는 증가하지 않고 수요는 늘어나는 화석에너지
1편에서도 적었던 것처럼, 재생에너지와 청정에너지가 요즘 주식시장의 화두입니다만 생각만큼 진전도는 빠르지 않습니다. 일전에 태양광 투자방법 포스트에서도 적었습니다만,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로 만들겠다는 Net Zero공략은 실현 가능성이 50%도 되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긴 시간동안 화석연료 사용이 계속될 텐데요. 최근엔 화석에너지 개발투자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국가에서 청정에너지 개발을 진척하는 건 어렵지만, 화석에너지 투자는 여러 가지 규제로 신규업체들을 진입시키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당분간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존재할텐데 새로운 경쟁사가 생기기 어려운 화석에너지 산업에서는 기존 선두업체들이 많은 수혜를 얻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의견)
많은 리스크들도 존재
2개 기업의 주가 Beta값은 1.5이상으로 변동성이 꽤 큽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석탄이란 게 대체재가 많고, 규제가 언제 또 강화될지 모르며, 러시아 전쟁과 같은 지역적인 특수성까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철 생산에 사용되는 야금석탄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반 가정집이나 전기생산에 사용되는 석탄은 석유, 천연가스 등의 대체재가 명확히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엔 러시아 전쟁 때문에 천연가스 확보가 어려워져 가격도 올라 석탄수요가 커질 수 있지만, 언제 다시 석탄수요가 줄어들거나 변화할지 모르는 일입니다.
또한 2개 기업 모두 주가가 52주 최고점에 있습니다. 아직 기업 및 산업분석도 너무 얕은 수준이지만, 투자를 해보려고 해도 주가가 최고점이란 건 실제가치보다 낮은 가격이라고 해도 부담스럽습니다.
마무리
13F는 좋은 주식공부자료
최대 4-5개월의 투자시점 차이가 있다는 게 많이 아쉽지만, 투자대가들의 13F 공시자료는 개인적으론 새로운 종목을 발견하고, 매크로 경제상황을 재점검하며, 개별종목의 매수/매도 시점까지 고민할 수 있게 하는 좋은 공부자료라고 생각합니다.
모니시 파브라이의 블로그에 보면 'Free Lunch portfolio'라고 공개 운영되는 포트폴리오가 있습니다. 이 포트폴리오는 3가지 아이디어 기반으로 15개 종목을 구성하는데, 이 아이디어 중 하나가 'Shamelessly Cloned Idea'라고 해서, 번역하면 '뻔뻔한 복제 아이디어'로 다른 투자대가의 포트폴리오 5개 종목을 카피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무조건 따라하는 건 안 되겠지만, 본인만의 분석과 기준을 잡아서 투자대가의 포트폴리오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얻는 건 꽤 괜찮은 것 같습니다. 저도 이번 포스트 준비하면서 알게 된 콘솔에너지는 좀 더 파보고 투자여부를 고민해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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