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최근 4~5년간 깊은 경기침체로 주식시장은 크게 하락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이탈했고 코로나 이후 GDP성장률은 목표치인 6~7%에 크게 미달했으며 소비와 부동산 경기는 계속 악화되고 있습니다. 거기에 미국은 달러패권을 지키기 위해 언제든지 중국과 대립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모든 미래가 잿빛처럼 보일 때, 장기적인 시각으로 중국을 다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 1위의 헤지펀드인 브릿지워터를 운영했던 투자대가 레이달리오는 최근 본인의 링크드인을 통해 현재 중국의 문제는 중국 지도자들이 똑똑하게 일하면 관리 가능한 수준이며, '투자시점은 거리에 피가 흐를 때'라는 격언을 인용했습니다.
중국은 더이상 저부가가치의 공산품만 판매하는 국가가 아닙니다. 중국은 세계최대의 EV 내수시장과 테슬라를 누르고 세계최대 EV수출기업이 된 BYD를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EV배터리와 태양광 패널 공급망을 절대적으로 장악하고 있으며, 4세대 원자로 기술을 가장 먼저 상용화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중국의 미래가 가장 암울해 보이는 지금 시점에 중국투자, 특히 EV산업 투자를 검토해야 하는 이유를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레이달리오가 말하는 중국의 현재 이슈들
중국이 처한 5가지 큰 상황(혹은 위기)
레이달리오는 오래전부터 중국에 호의적인 투자자로 유명했습니다. 레이달리오는 효과적인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중국은 꼭 필요한 투자처이며, 중국에 아래와 같은 5가지 큰 변화(혹은 위기)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투자 관점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그가 말하는 5가지 상황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원문을 보고 싶은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서 내용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첫번째. 막대한 부채와 경제위기
부채 쪽은 역시 부동산 관련 기업들과 지방정부입니다. 관련 내용은 아래 GDP성장률 그래프를 통해서 핵심적인 부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1980년대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중국은 연 10%라는 무시무시한 GDP성장률로 국가를 성장시켰습니다. 핵심성장동력 3가지는 ①저부가가치 공산품 생산 ②중앙/지방정부의 막대한 인프라 투자 ③부동산 개말였는데요.
값싼 노동력 기반의 저부가가치 공산품 수출로 돈을 벌고, 지방정부는 토지사용권을 매각한 돈으로 세수를 마련해서 경쟁적으로 공항/주택/철도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했으며, 대외수출과 정부지출로 시장에 쌓인 돈들은 엄청난 부동산 가격상승을 만들어, 부동산 관련 기업들은 막대한 부채를 안고 계속 아파트와 주택들을 공급했습니다.
시진핑 집권시점부터 인건비 상승, 경제인구의 노령화 및 감소, 미국 금융위기 등으로 인해 저부가가치 공산품 수출규모는 점차 줄어들었고, 부동산 가격상승이 정체되면서 공급과잉과 일부지역의 부동산 투기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면서 부동산 관련기업과 지방정부의 부채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중국에서 부동관 관련 산업의 GDP비중은 약 30%, 인프라 등을 포함한 고정자산투규모는 약 50%에 달합니다. 부동산 산업이 정체되면서 중국 경제성장률은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헝다 등 주요 부동산기업에 부도위험이 나타났고, 지방정부 부채규모는 공식적으론 약 7천조 원 규모이나 비공식적으론 1경을 넘었다는 알려져 있습니다.
▣ 두번째. 빈부격차와 부의 가치를 둘러싼 갈등의 심화
급격한 경제성장은 중국에서도 심각한 빈부격차를 만들었는데요. 미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와 달리 중국에서는 이런 빈부격차의 문제를 강력한 중앙 정부 주도의 조치로 해결하려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보다 중국에선 부자는 이기적이고 부패했다는 의식이 강하며(중앙정부가 심은 이미지일지도), 중국정부의 규제조치에 반대했던 일부 사람들(ex: 알리바바 등)은 힘으로 억눌렸으며, 일부 자본가들은 이러한 규제를 피해 중국을 이탈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정부가 힘으로 억압하는 고전적인 방식에 익숙하며, 대화나 합리적인 조치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약해 보인다는 점인데요. 시진핑의 장기집권을 위해 점점 더 중앙집권적으로 변하는 정부성향에 변화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 세번째. 중국과 미국의 강대국 갈등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고, 여러 가지 경로로 중국의 달러패권에 도전하면서 미중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 미국은 자국 우선주의로 모든 경제적 정책을 변화시키면서 중국제품에 대한 관세강화나 높은 기준금리로 달러강세를 의도적으로 유지하면서 중국으로 유입되는 해외자금을 압박하고, 대만 중심으로 물리적 충돌의지까지 전방위적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11월로 예정된 미국대선이 중요한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중국 견제강화와 바이든 대통령이 해오던 여러 가지 정책들을 폐지 또는 완화시키는 정책들을 내걸면서 대중관계를 더욱 대립관계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중국이 주도하는 여러가지 산업 (ex: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 에너지, 인공지능, 양자역학, 원자력, 우주산업 등)들에 대해 미국은 관세 인상 등으로 견제를 키우고 있습니다. 레이달리오는 향후 10년 내에 이런 갈등이 전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오래 전부터 얘기하고 있습니다.
▣ 네번째. 기후 관련 문제들
가뭄이나 홍수, 전염병, 이상 기온 등 다양한 기후문제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건 중국만이 처한 상황은 아닙니다만 중국 또한 많은 비용과 상처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 기술개발과 관련된 미중대립
기술전쟁에서 승리하는 국가가 경제 및 지정학, 군사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으며, 현재 미국과 중국은 가장 큰 서로의 적수입니다. AI와 양자역학 등은 미국이, 전기차와 배터리, 재생에너지 분야는 중국이 앞서고 있는데요. 결국 미국과 중국은 이런 기술전쟁 관점에서 앞으로도 크게 대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향후 10년동안 이런 기술들이 기존 경제적 판도를 완전히 바꿀 것이라, 중국뿐 아니라 미국에게도 이 점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중국이 계속해서 대만을 먹으려고 하는 여러 가지 이유 중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려는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며, 미국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견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중국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다양한 관점과 데이터들
▣ 레이달리오: 언급한 5가지 문제는 모두 해결한 문제들
레이달리오는 중국 지도자들이 똑똑하고 용기있게 일을 잘하면, 위에서 언급한 5가지 문제들은 모두 해결가능할 거라 예상했습니다. 물론 중국이 도덕적으로 반대해야 하는 공산주의 국가이며, 미중갈등으로 중국이 계속 피해를 입을 가능성, 그리고 현재 처한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한 위험들이 존재하지만 문제가 없는 투자처란 없다는 의견이고요.
서두에 말한 것처럼 레이달리오는 '투자란 모든 상황이 호황일 때 뛰어들지 않고, 상황이 어려울 때 뛰어내리지 않는 것'이며, '매수시점은 거리에 피가 흘러내릴 때'라고 말합니다. 중국이 가진 기술적/자원적 경쟁력을 기반으로 미래에 선도할 수 있는 산업분야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중국투자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이 안정된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그는 믿습니다.
이런 관점들을 수용할지 말지는 개인의 영역이며, 관련해서 투자와 관련해서 많은 조사와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중국경제가 드디어 바닥을 찍고 반등?
중국 2024년 1분기 GDP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5.3%로 바닥을 찍고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이번 수치는 전 분기 5.2%대비, 그리고 시장 기대치였던 4.8%를 웃도는 수치라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번 GDP성장률을 분야별로 뜯어보면 산업생산과 고정자산투자가 견인했으며, 전기자동차, 재생에너지 등 새로운 최첨단장비 및 기술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투자노력기반이라는 분석입니다. 다만, 고정투자영역이 여전히 정부 부채주도로 이루어졌으며, 생산능력 성장 대비 소비수요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우려들도 있습니다.
3월 중국 청년 실업률도 15.3%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는데, 작년 6월 청년 실업률이 21.3%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한 수치입니다. 청년 실업률 안정은 경제가 안정될 수 있는 강력한 신호 중 하나인데요.
이것도 문제는 있습니다. 중국은 작년 6월 청년 실업률이 최고치로 상승하자 실업률 데이터 발표 자체를 중단했고, 올해 1월부터 새로운 방법론으로 다시 데이터를 공개했습니다. 방법론의 주요 변화는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을 실업률 데이터에서 제외한 것입니다만, 이런 변화가 데이터를 어떻게 변화시켰을지에 대해서 많이 의심받고 있습니다.
중국 전기차와 배터리 투자
▣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
여러가지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EV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최근 EV시장이 축소되면서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BYD가 전 세계 1위의 EV판매기업이 되었습니다만, 전기차 분야에서 중국이 가진 기술적/자원적 경쟁력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구조와 중국의 경쟁우위에 대한 내용은 아래 별도 포스트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내에서 중국 전기차 시장 및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ETF 주가는 최근 5년 동안 약 22% 하락했습니다만, 2024년부터는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비슷한 의미로 국내 2차 배터리 관련기업들의 주가도 최근 하락추세라 저점투자를 고려해 볼 수 있지만, 아직 국내 증시는 전반적으로 환율이나 유가, 경기침체 등 하락요소가 많아 투자시기를 잘 조절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ETF는 주요 중국 전기차 및 배터리 대기업 투자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데요. 관련 상세내용은 아래 포스트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 투자여부와 투자시기는 모두 본인의 결정
마지막으로 다들 아시겠습니다만 투자여부와 투자시점은 모두 본인의 판단이며, 결과는 본인의 몫입니다. 개인적으론 중국 EV시장과 관련 기업에 낮은 가격으로 투자할 수 있는 시점이라 생각합니다만,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레이달리오는 중국이 처한 5가지 현존과제들을 중국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정책 및 변화가 발생하는 시점을 투자적기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으며, 저도 개인적으로 이 의견에 크게 동의하는 바입니다. 이런 관점에서는 아직 중국이 가진 리스크가 해결되기 시작한 시점이라 보기 어려운 부분도 분명 존재합니다.
어쨌든 가장 중요한 것은 특정 종목이나 상품에 투자를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보다, 중국이라는 국가와 중국이 보유한 경쟁우위 산업들을 내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고 투자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여전히 현재 중국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미국과 경쟁하고 차기 패권을 차지할 수 있는 주요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