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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환율 급등, 정말 문제는 외부에만 있는 걸까?

by 주부너구리 2024.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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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달러환율이 1,400원에 근접했습니다. 관련정보들을 찾아보면 미국 금리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이란-이스라엘 중동지역 분쟁으로 인한 유가상승우려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인데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정말 이런 외부요인들 때문에 달러환율이 급등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듭니다. 환율변동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이 너무 많아 정확한 원인파악이 어렵더라도, 어떤 변수들이 영향을 주고 있는지 제대로 알아야 향후 방향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달러환율 급등의 주요 원인들과 알려지지 않은(혹은 알려주고 싶지 않은) 요인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원.달러환율은 왜 이렇게 급등했을까?

많이 알려진 내용부터 체크하기

▣ 국내외 언론기사들부터 체크

국내기사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아래 내용은 조선일보의 달러환율 관련 기사내용입니다. 

달러환율 상승에 대한 국내기사 분석내용
달러환율 상승에 대한 국내기사 분석내용(출처: 조선일보)

언급된 내용들은 1) 중동 지정학적 위기 2)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3) 외국인 주주들의 배당금 해외 송금을 3대 악재로 꼽았습니다. 더불어 항상 언급되는 것은 글로벌 강달러 현상으로 달러인덱스가 연중 최고치이며, 원달러환율이 높은 것은 달러강세로 인한 글로벌 공통현상이라는 점을 알립니다. 

일단 차치하고 1,2번은 익숙한데 비해 3번은 낯선 분들이 계실 듯합니다. 저게 무슨 소린지 조금 살펴보겠습니다. 

4월 배당금 해외송금 관련 과거 기사들
4월 배당금 해외송금 관련 과거 기사들

매년 4월이면 국내증시에 투자한 외국인들에게 지급된 배당금이 해외로 빠져나가 환율과 경상수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기사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론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개방되어 있고 외국인 투자가 허용된다면, 지급받은 배당금을 본국으로 가져가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렇다고 매년 4월에 달러환율이 항상 올라가는 트랜드를 보이지도 않습니다. 배당금은 국내증시의 외국인투자 목적 중 하나이며, 우리나라가 그렇게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펼 치치도 않습니다. 문제는 외국인들이 받은 배당금의 상당 부분이 재투자되지 않고 해외로 이탈한다는 것인데요. 

이건 개인적으론 국내 주식시장과 경제문제로 봐야 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투자매력이 있다면 재투자 비율이 높아지겠죠. 아무튼 달러환율 급등의 주요 요인으로 보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해외언론 기사 체크

우리나라 달러환율이 급등하는 것은 해외에서도 기사로 다루고 있습니다. 아래는 미국 파이낸셜 타임즈의 기사내용입니다. 

한국 달러환율 상승에 대한 해외기사 (출처: 파이낸셜 타임즈)
한국 달러환율 상승에 대한 해외기사 (출처: 파이낸셜 타임즈)

주요 내용은 이런 것들인 것 같습니다. 

  • 한국의 달러환율은 심리적 기준점인 1,400원을 돌파하여 17개월 만의 최저치
  • 4월에만 4%하락으로 세계 주요 통화 중 가장 큰 하락폭, 2024년 기준 8.7% 하락
  • 한국은 중동 지역 석유 수입국으로 중동 긴장 고조에 따른 원화 압박 가중
  • 원화는 중국 위안화와 커플링 현상을 주로 보임 (그럼 중국 위안화도 가치하락했다는 의미)

마지막에 언급된 내용을 좀 더 주목해 봅니다. 대부분 해외 언론기사들은 달러가 강세를 띄면서, 위안화나 엔의 프락시 통화(대체 통화)인 원화가 약세를 띄고 있다고 분석하는데요. 

위안화와 엔화의 프락시 통화가 되려면 중국이나 일본에 대한 우리나라의 경제 의존도가 매우 높아야 하는데, 이것도 엄밀히 말하면 최근엔 추세가 변하고 있어 사실이 아닙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시죠.

우리나라 주요 상대국별 수출비율 변화추이
우리나라 주요 상대국별 수출비율 변화추이

우리나라의 주요 상대국별 수출비율을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일본은 197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최근엔 5% 이하이며, 중국은 2010년 이후 25% 이상을 유지하다가 최근 2년 동안 급속히 하락해서 미국과 1,2위가 역전되었습니다. 예전보다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더 낮아졌고, 미국은 높아졌다는 의미입니다. 

오히려 위와 같은 그래프라면 최근 2년동안 우리나라와 미국경제 연관도가 더 높아졌으므로, 미국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달러환율이 상승했다는 것을 설명하는 근거로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위안화/원환율도 계속 상승 추세
위안화/원환율도 계속 상승 추세

특히 위안화/원화 환율은 연초대비 약 5%나 상승했습니다. 위안화 대비로도 원화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인데요. 과거처럼 위안화의 프락시 통화라서 원화가치가 하락했다는 말은 이젠 그냥 사실로 믿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원화가치가 가장 크게 하락한 이유는?

최근 달러환율 움직임 해석

▣ 4월 10일 이후로 무슨 일들이 있었을까?

물론 달러/원화환율이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하락이나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이런 이벤트들은 글로벌 모든 국가통화 가치가 변화하는데 영향을 주는 공통적인 요소입니다. 다만 알고 싶은 것은 '원화가치가 글로벌 주요 국가 중 가장 크게 하락한 원인은 무엇일까'라는 의문점인데요. 

그래도 연초부터 달러환율은 1,300~1,350원대를 유지했었는데요. 4월 10일부터 확연하게 급등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4월 10일부터 달러환율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이벤트를 체크해 보면 될 것 같은데요. 

달러/원환율은 4월 11일 이후로 급등
달러/원환율은 4월 11일 이후로 급등

그래도 연초부터 1,300원~1,350원대를 유지하던 달러환율이 폭등했던 시점은 4월 10일 이후입니다. 그렇다면 해당일 이후에 원화가치가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이벤트들을 찾아보면 될 것 같습니다. 

 

▣ 국가경제 적신호가 연달아 출현

4월 11일 이후 주목할만한 국가경제 적신호들이 몇 가지 나왔는데요. 첫 번째는 국가채무입니다. 

4월 11일에 발표된 국가부채 GDP대비 50% 돌파 기사
4월 11일에 발표된 국가부채 GDP대비 50% 돌파 기사

GDP대비 국가채무 50% 돌파도 문제지만, 증가속도가 더 문제입니다. 2023년 국가적자가 87조 원 증가했지만, 올해는 이미 1분기에도 적자규모가 54조 원으로 올해 국가 전체 연간 적자 규모의 90%를 넘겼다고 합니다. 적자규모와 속도가 모두 급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4월 12일 한국은행 10차례 연속 금리동결
4월 12일 한국은행 10차례 연속 금리동결

4월 12일엔 한국은행에서 3.50% 기준금리를 10차례 연속 동결했습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요즘 물가상승 체감률이 장난이 아닌데요. 이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수 없습니다. 한국은행의 가장 큰 목표가 인플레이션과 고용시장을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20대 취업자수가 계속 감소하는 고용시장 문제
청년층 취업자수가 계속 감소하는 고용시장 문제

그런데 한국은행이 마냥 고금리를 유지할 수 없는 문제가 여러 가지 있는데 첫 번째는 고용시장입니다. 전체 고용자수가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 60대 이상이고, 청년층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계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용시장이 축소되면 경기침체로 이어지므로, 한국은행은 금리인하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동산PF 4월 위기설에 대한 기사들
부동산PF 4월 위기설에 대한 기사들

거기에 부동산 PF 부실문제도 골칫거리입니다. 부동산 시장침체도 문제지만, 결국 고금리 상황에서 더욱 문제가 커지는 것이 부동산 PF라 현재 금리를 계속 유지하면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4월 12일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과 별개로 하락하는 10년물 국채금리
4월 12일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과 별개로 하락하는 10년물 국채금리

한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월 11일 기준금리 동결 소식 이후로 하락하다가 다시 상승하고 있습니다. 채권 투자자들은 국가부채도 늘어나고 고용시장과 부동산PF 등에서 문제가 생기고 있으니, 금리를 인하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을 텐데요. 정리하면 한국경제가 침체될 가능성이 높아지니, 금리인하를 기대하면서 달러환율이 올랐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달러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돌파하면서 한국은행이 구두 개입하고 금리인하 가능성도 일축하면서 국채금리는 다시 상승하고 달러환율은 조금 진정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현재 한국경제 상황이 그렇게 쉽게 개선될 것 같지 않아, 달러환율이 앞으로도 쉽게 진정될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향후 달러환율은 어떻게 될까?

▣ 2분기는 고환율 유지, 3분기나 되어야 하락할 듯 

근본적인 경제상황이 좋아질 가능성이 낮아 보여, 2분기에는 달러환율이 계속 1,350원 이상에서 유지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며 환율변동에는 변수가 너무 많으므로 하나의 의견정도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은행은 현재의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서라도 미국보다 빠르게 금리를 인하하기 어렵지만, 반대로 경기침체도 진행되고 있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치적인 특성으로 고물가와 부동산 시장침체가 계속 문제가 된다면 금리인하를 압박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적어도 2분기엔 가능성이 없어 보입니다. 

3분기에는 몇 가지 달러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이벤트들이 있습니다. 관련해서 자세한 내용은 아래 포스트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금, 달러환율 상승원인과 향후 전망 (feat. 외환시장개방과 WGBI편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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