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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공부방/주식시황 및 경제이슈들

엔화환율 약세는 의도적인 결과? (feat. 엔화환율 전망)

by 주부너구리 2024.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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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일본 중앙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마침내 포기했고, 많은 사람들은 이후로 빠르게 엔화가치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4월 들어 한때 엔화는 1900년대 이후 최저치인 달러 당 160엔을 돌파하면서 심각한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일부에서 일본이 엔화 약세를 의도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어서 내용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엔화가치가 조만간 반등될거라 생각하고 투자하는 것은 여러 모로 리스크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엔화환율은 왜 오르지 않을까?

역대 최저치를 갱신 중인 엔화환율

▣ 장중 달러 당 160엔을 돌파 

달러 당 엔화환율은 30년 만에 158엔을 돌파함
달러 당 엔화환율은 30년 만에 158엔을 돌파함

보시는 그래프는 최근 1년 간 달러/엔 환율입니다. 1달러 당 엔화를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를 표현했으니 숫자가 높을수록 엔화가치가 낮은건데요. 엔화는 올해 3월 일본이 수십년 간 유지하던 마이너스 기준금리 정책을 포기하면서 잠깐 반등하다 다시 원상복귀했고 4월 말엔 1달러 당 160엔을 잠깐 돌파하면서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 일본 내적 요인과 외적 요인

일본은 4월 26일 기준금리를 0~0.1%로 동결했습니다. 지난 달에 제로금리 정책을 폐기했지만 사실 상 0~0.1% 기준금리는 시장 기대치보다 낮았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정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기준금리 인상을 원했을 겁니다. 

일본 인플레이션 수치는 최근 2년동안 목표치인 2%를 상회함
출처: ft.com
하지만 기준금리 동결보다 더 엔화환율 하락을 자극했던 것은 일본 중앙은행의 정책 입장입니다. 일본 인플레이션은 벌써 2년 가까이 목표치인 2%를 초과한 상태였고 엔화가치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져 있지만, 일본 중앙은행은 올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매우 조심스럽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일본 외적으론 단연 미국 기준금리 정책변화가 엔화가치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미국 인플레이션 지수는 최근 하락세가 확실히 둔해졌고 여전히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으며, 고용 시장은 여전히 견고한 상태라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계속 늦춰지고, 인하 폭도 점점 낮게 예상되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FOMC를 포함한 여러가지 공식 석상에서 기준금리 변동성에 대해 매번 일관되지 않은 메시지를 내고 있습니다. 언제는 인하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하지만, 최근엔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하고, 다시 최근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는데요. 파월 의장이 이렇게 일관적인 방향성과 메시지를 내지 않는 것은, 파월 의장의 메시지만으로도 주식이나 채권 등 자본시장의 급등/급락을 컨트롤할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하락이 둔해졌고 11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금리인하 시점은 분명히 예상보다 늦고 폭도 적을 겁니다. 

엔화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질수록 점점 더 약세를 띄는 구조입니다. 애초에 기준금리 차이로 인해 약세가 시작된 것이라, 미국 기준금리 변화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일본 중앙은행의 대응은 시작되었음

▣ 엔화환율은 단기적으로 달러 당 150~155엔 사이에서 유지될 듯

달러 당 158엔을 돌파한 후, 일본 중앙은행의 개입으로 엔화환율이 하락함
달러 당 158엔을 돌파한 후, 일본 중앙은행의 개입으로 엔화환율이 하락함

엔화환율이 달러 당 158엔을 돌파하자 일본 중앙은행은 결국 환율에 직접 개입했습니다. 일본 중앙은행의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습니다만 전문가들은 4월 말에 약 350억 달러(약 48조 원)가 직접적으로 투입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본 중앙은행의 직접 개입은 향후 엔화환율 변화에 중요한 시그널입니다. 앞으로도 엔화환율이 달러 당 155엔을 넘어가면 일본 중앙은행이 직접 개입할 수 있다는 증거를 남긴 것인데요. 외부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연말까지 약 700억 달러(약 100조 원)정도가 환율방어에 직접 투입될 수 있다고 예측합니다. 

엔화가치가 낮아지면 생활 물가와 국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게 되므로 일본 정부에서도 특정 지점에선 방어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엔화 당 원화환율로는 약 850~900원 선으로 예상되는데요. 환율변화에는 너무 많은 변수가 영향을 줄 수 있어, 변화범위에 대해선 한가지 의견으로 참고만 해 주시기 바랍니다. 

▣ 연말까지 일본 기준금리는 최대 0.5% 예측

일본 중앙은행이 계속 직접 개입하는 방식으로 엔화환율을 방어할 순 없습니다. 궁극적으로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선 일본 기준금리 인상이 필연적인데요. 많은 일본 투자자들은 일본 기준금리가 2024년도에 0.5%를 넘기긴 힘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 중요한 것이 인상시점인데요. 시장에서는 올해 여름, 7월에 일본이 기준금리를 1차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보수적인 관점에서는 9월에 시작될 것이란 의견들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엔화환율은 빨라도 7월 이후에나 의미있는 반등을 예상할 수 있다는 건데요. 위에서 말씀드린 연말 0.5% 기준금리는 매우 긍정적인 전망치이고, 개인적으론 보수적으로 0.3%정도를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시기에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동시 진행된다면 엔화환율이 조금 더 유의미하게 상승할 수 있을겁니다. 그런 관점에서는 올해 9월이 되어야 엔화환율이 900원 선을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엔화가치를 일부러 낮추고 있는 건 아닐까?

엔저는 현재 일본경제에 도움이 된다

▣ 역대급 이익을 내고 있는 일본기업

엔저영향으로 일본 기업들의 실적개선
엔저영향으로 일본 기업들의 실적개선

엔저현상으로 일본기업 80%가 실적전망을 상향했으며, 일부 기업들은 역대급 실적잔치를 하고 있습니다.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은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와 기계, 전기와 같은 산업인데요. 예를 들어 도요타와 같은 기업은 최근 1년동안 주가가 약 2배 상승했습니다. (물론 도요타 실적개선 환율 뿐 아니라 최근 하이브리드를 선호하는 전기차 시장 분위기 전환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물론 모든 산업에 엔저가 긍정적인 효과를 주진 않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일본은 에너지 및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서 엔저영향으로 원가가 상승하고 수익률이 낮아지는 산업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내수형 산업들은 엔저영향으로 큰 손해를 보고 있는데요.

하지만 전체적인 관점에서 엔저현상은 일본 경제에 긍정적입니다. 2023년 일본 경상수지 흑자는 185조 원으로 전년 대비 92%가 증가했으며, 엔저를 기반으로 실적이 개선된 기업들과 일본 정부의 부양책으로 주식시장은 크게 상승했습니다.

엔저가 앞으로도 일본 경제에 계속해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순 없습니다만, 적어도 현재까지 일본 정부는 엔저를 유지하는 것이 현재 시점 일본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판단했을거라 강력하게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 약 310조 원의 흑자를 낸 일본 정부 연금 투자 기금

일본의 국민연금인 GPIF는 엔저영향으로 2023년 역대 최대 실적
일본의 국민연금인 GPIF는 엔저영향으로 2023년 역대 최대 실적

일본정부 연금 투자기금은 우리나라의 국민연금과 같은 것인데요. 약 1조 4천억 달러(약 2040조 원)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일본 연금 투자기금(GPIF)는 2023년 약 310조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수익은 해외주식 50%, 일본주식 50%비중으로 발생했는데요. 일본 연금 투자기금은 자산의 50%를 해외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어서 엔저현상으로 인해 투자 수익률을 크게 높일 수 있었습니다. 엔저가 일본의 국민연금 수익률에도 이득이 되는 상황이었다는 얘기입니다.

우리나라만큼 일본도 노령화가 심각한 사회문제이며, 연기금의 긍정적인 운영은 정권 인기에도 크게 작용합니다. 물론 현재 일본정권은 우리나라만큼 지지율이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만, 연기금에서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것은 정권 지지율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수단임에 분명합니다. 

 

장기적으로 일본은 엔화가치를 높여야 함

▣ 계속 정체되고 있는 일본경제

일본 GDP성장률은 최근 10년 이상 1%대
일본 GDP성장률은 최근 10년 이상 1%대

코로나 직후를 제외하고 최근 10년동안 일본의 GDP성장률은 대부분 1%대에 머물렀습니다. 평균 2~3%대의 GDP성장률을 보인 미국과는 대조적이었으며, 일본은 명목 GDP에서도 55년 만에 독일에게 뒤져서 글로벌 4위로 내려 앉았습니다

일본의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내수규모는 커지지 않았으며, 많은 산업부문에서 글로벌 선진국에 비해 투자와 기술수준이 뒤쳐지기 시작했습니다. 더구나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일본도 심각한 노령화가 시작된 국가라 앞으로는 노동력 부족문제까지 해결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계속 유지될 경우, 향후 백년안에 글로벌 선진국 지위를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일본이 앞으로 발전하려면 2%대의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 젋은 세대의 새로운 도전의식과 많은 기술투자가 필요합니다. 

▣ 엔화가치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 인상은 필수적

일본이 현재와 같은 글로벌 위치를 유지하고 향후 발전하기 위해선 엔화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야 하며, 이를 위해 기준금리 인상은 꼭 필요합니다.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은 선택이 아니라 국가성장을 위해 필수적인데요. 일본은 수십년간 모든 정책에서 보수적인 성향을 유지했기 때문에 금리인상이 쉽게 이루어질 리 없습니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2024년은 향후 일본경제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일본이 앞으로 현재와 같은 글로벌 선진국 위치를 유지하려면 올해부터 의미있는 GDP성장률 유지 및 주식시장 성장과 임금인상, 그리고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저 같은 개인 투자자가 일본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이며, 기준금리 인상이 그렇게 중요하고 필요한 시점인지에 대해선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올해 일본이 기준금리 등 경제 정책을 바꾸지 않는다면 당분간 엔저현상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입니다. 

개인적인 견해가 많이 포함된 내용이므로, 상기 모든 내용은 참고만 해 주시고, 각자의 기준으로 잘 판단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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