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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정책조정 후 엔화환율 급등!

by 주부너구리 2022.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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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정책조정 후 엔화환율 급등!

12월 20일 일본중앙은행(BOJ)이 채권 수익률 통제정책(YCC)을 변경하면서 엔화환율이 하루만에 20원 가량 급등했습니다. 같은 날 미국과 유럽, 일본의 10년 물 채권 수익률이 동시에 급상승했으며, 주식시장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정확히 어떤 변화때문에 환율, 채권, 주식에 모두 영향을 주었는지, 앞으로 엔화환율은 어떻게 될 것인지 관련 내용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복잡한 내용이지만, 하나씩 쉽고 자세히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은 무슨 정책을 변경했는가?


1. YCC(Yield Curve Control)이란?

이번 엔화환율 상승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채권 수익률 통제정책인 YCC(Yield Curve Control)이 무엇인지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YCC는 중앙은행이 펼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양적완화 정책 중 하나입니다. 경기가 침체되고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상황이 되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낮추거나 채권을 매입하면서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 정책을 실행하는데요. YCC는 채권 수익률의 상하단을 정해두고, 정해진 수준이 될 때까지 채권을 무제한 매입하는 정책입니다. 

 

2. 일본 중앙은행이 YCC 상하한 기준을 변경함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 제어정책 변화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 제어정책 변화

일본은 2022년 미국, 유럽 등 대부분 주요 국가들이 기준금리를 인상시켜 인플레이션을 대응하는 양적긴축 정책을 펼치는 상황에서도 기준금리를 -0.1%로 유지하면서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했습니다. 더불어, 10년 물 채권 수익률 목표를 0%로 설정하고, 상하단 25bp 밴드에서 실제 10년 물 채권 수익률이 움직이도록 컨트롤하고 있었는데요.

이번 정책조정으로 기준금리와 10년 물 채권 금리의 목표치(0%)는 변화가 없으나, 10년 물 채권 수익률을 상하단 25bp 밴드에서 50bp 밴드로 상향조정했습니다. 밴드 상향조정 발표가 나오자마자, 10년 물 채권 수익률은 0.25%에서 0.460%로 급등하였는데요. 이것은 2015년 이후 최고수치라고 합니다. 

 

3. 왜 채권 수익률 조정이 금리인상과 같은 효과를 주는 걸까?

장기 국채 수익률을 제어하는 YCC는 일본 중앙은행이 정해 둔 가이드 이상으로 장기 국채 수익률이 올라가지 않도록 계속해서 장기 국채를 매입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앙은행이 국채를 매입할 땐 엔화를 사용하게 될텐데, 그럼 시중에 엔화가 늘어나고 엔화가치는 떨어지게 되는데요. 결과적으로 엔화환율이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0.25bp 밴드에서 0.50bp 밴드로 가이드를 상향했다는 것은, 이젠 중앙은행이 예전만큼 일본 장기 국채를 매입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엔화를 줄이겠다는 양적긴축 정책과 유사합니다. 이렇게 되면, 엔화환율이 상승하고 시중에 유통되는 돈이 줄어들게 되니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일본 YCC정책 변화의 영향


1. 주식은 대체로 하락

YCC정책 변화 후 닛케이지수 변화
YCC정책 변화 후 닛케이지수 변화

이번 정책변경이 발표된 12월 20일에 닛케이 지수는 약 2.1% 폭락했습니다. 12월 20일 이후 그래프가 갑자히 급락한 지점을 보시면 되는데요. 이제 일본도 양적긴축 정책을 펼치려는 것인가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가장 먼저 반응했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2. 엔화환율은 급상승

YCC정책 변화 후 엔화-원화환율 변화
YCC정책 변화 후 엔화-원화환율 변화

같은 시점에 엔화-원 환율은 950원 미만에서 975원까지 급상승했습니다. 엔화 유통수량이 줄면 그만큼 엔화가치가 올라가니 환율이 올랐다고 이해하시면 되겠는데요. 이는 엔화-달러 환율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YCC정책 변화 후 엔화-달러환율 변화
YCC정책 변화 후 엔화-달러환율 변화

엔화-달러 환율도 0.73달러에서 0.75달러로 해당일에 급등했습니다. 현재 추가적인 상승이 없는 상태입니다만, 일본에서 만약 추가적인 양적긴축 정책이 나온다면 엔화는 훨씬 더 강세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럼 이제 일본도 양적긴축을 시작?


1. 시장에선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일

일본은 1990년대 이후 저성장, 저물가로 인한 디플레이션이 계속되면서 다양한 양적완화정책을 펼쳤습니다. 지속적인 마이너스 금리정책와 더불어, 2016년 9월부터 YCC정책으로 장기 국채 금리를 제어하는 등 적극적인 경기부양정책을 펼쳐 2%대의 인플레이션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는데요.  이것을 아베노믹스라 부르며, 핵심인물로 현재 일본 중앙은행의 총재인 구로다 하루히코가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전세계적으로 발생한 인플레이션으로 주요 국가들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양적긴축을 펼치는 와중에도, 일본은 이런 양적완화정책을 계속 유지했습니다. 때문에, 엔화는 2022년 기준으로 32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는데요.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계속 자리를 유지하는 한, 아베노믹스의 일환인 양적완화정책을 변경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었는데요.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임기가 내년 4월로 끝날 예정이라, 내년에는 일본에서도 양적긴축 정책을 펼치면서 엔화를 방어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습니다만, 그 전엔 정책적인 변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깨고 이번 YCC정책이 이례적으로 먼저 변경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2. 일본도 인플레이션이 심한 상황

일본 CPI지수는 4월에 이미 2%를 돌파
일본 CPI지수는 4월에 이미 2%를 돌파

사실 아베노믹스의 최종 목표였던 인플레이션 2%는 2022년 4월에 이미 깨졌습니다. 일본의 근원 CPI지수는 금년 4월에 2%를 이미 넘었고 9월엔 3%를 넘고 있는 상황인데요.

수치로만 보면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이 끝나야 하는 시점임을 말하고 있습니다만, 일본 중앙은행은 현재 인플레이션은 엔화 약세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발생한 일시적인 상황으로 판단하며, 2023년엔 2% 아래로 다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통화 완화를 지속화는 것이 여전히 적절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3. 일본은 이번 조치가 양적완화의 시작이 아니라고 부인


실제로 일본 중앙은행은 매월 일본 국채를 7조 3천억엔 (약 71조 원)씩 매입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10년 물 국채 수익률 컨트롤 가이드를 상향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국채를 매월 9조엔 (약 87조 원)씩 매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정책변경이 기존의 양적완화정책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양적완화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채권 시장기능을 개선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데요. 쉽게 말해, 아직 양적긴축정책을 실행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조금 다릅니다. 이번 채권 수익률 조정정책을 변경한 것은, 향후 일본이 양적완화정책을 펼치기 위한 테스트를 시작한 것이란 의견이 절대적입니다. 일본 중앙은행 예상과 달리, 내년에도 인플레이션이 쉽게 꺽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일본 국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서 일본도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의 양적긴축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앞으로 엔화환율은 어떻게 될까?


1. 생각보다 빨리 엔화환율이 상승할 수 있음

원래 일본은 계속 양적완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가정으로, 엔화환율은 2023년 초까지 계속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지금과 같이 YCC정책 변경 테스트를 시작한다면, 일본이 예상보다 빨리 양적긴축 정책으로 금리를 인상하거나, YCC를 종료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엔화환율이 급상승할 수 있다는 건데요.

 

2. 하지만 엔화환율 급등은 전세계적인 금융위기 발생 가능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해외자산을 보유한 일본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해외자산을 보유한 일본

일본은 실제 부채보다 대외자산이 많은 세계 최대 채권국입니다. 일본 사람들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 금융자산이 전세계에서 제일 많다는 뜻이고, 그 중 상당 부분이 달러자산이기도 합니다. 

만약 YCC가 갑자기 해제되면서 일본환율이 계속 상승하고, 일본 채권가치가 떨어지게 되면 손해를 막기 위해 해외보유자산들을 매각할 가능성이 발생합니다. 더불어, 일본 금리까지 상승하게 되면, 결국 이는 미국 기준금리를 더 높이는 쪽으로 압력을 가하게 되어, 전세계적으로 달러 영향이 높은 나라들에게 악영향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 없습니다만, 예전보다 빨리 엔화환율이 상승할 수 있고, 더불어 달러환율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개인적으론 현재 환율이 저점이라 생각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미리 해 두는 게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상기 모든 내용은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니며, 개인적인 분석과 의견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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