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원 대에서 방향성을 찾던 달러가 갑자기 1,290원으로 급락했습니다. 달러가 갑자기 급락한 이유가 엔화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정확히 어떤 원인들이 있는지 현재까지 나와있는 사건들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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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환율의 급락
1,300원 대 초반에서 움직이던 달러가 12월 20일을 기점으로 하루 만에 20원 하락하여 1,280원 대로 떨어졌습니다. 이런 현상은 달러-원 환율뿐 아니라, 달러 인덱스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달러 인덱스는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평균 가치를 지수화한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주요 6개국 통화는 유로화, 영국 파운드, 일본 엔화, 캐나다 달러, 스위스 프랑, 스웨덴 크로나 인데요. 확실히 달러-원 환율 그래프와는 조금 다르게 움직입니다만, 12월 20일 달러 인덱스가 105에 근접했다가 103까지 떨어졌습니다.
달러가 약해진 것은 엔화 강세 때문
이번에 달러환율이 떨어지고 달러가 약해진 것은, 상대적으로 엔화 가치가 올랐기 때문인데요. 엔화가치가 오른 이유는 일본이 갑자기 2016년부터 시행하고 있던 YCC(Yield Curve Control)의 상하한 밴드를 0.25bp에서 0.50bp로 2배 상향했기 때문입니다.
YCC란 우리 말로 하면 채권 수익률을 제어하는 정책으로, 중앙은행이 장기 국채 금리를 직접 컨트롤하면서 통화를 공급하는 적극적인 양적완화정책입니다. 물량을 정해두고 국채를 매입해 주는 게 아니라, 정해둔 금리 내에서 국채 수익률이 움직일 수 있게 무제한으로 매입하는 정책이라, 엔화를 시중에 적극적으로 유통시키는 양적완화효과를 보입니다.
이 내용은 엔화환율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별도 포스트로 정리해 두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포스트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복잡해진 달러환율 방향성
환율 방향성이 어려운 것은 그만큼 환율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 많고 복잡하기 때문인데요. 그중에서도 유통량이 많고 영향요소가 많은 달러는 그만큼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워졌습니다. 현시점에서 달러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을 체크해 보겠습니다.
1.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2022년 달러의 강세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드라이브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연준은 2022년 기준금리를 4.5%로 마감했습니다만, 2023년 상반기에 5.0~5.5% 사이로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그만큼 달러 강세가 다시 펼쳐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지금부터는 과거만큼 기준금리를 함부로 올리기 어려워졌습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과의 차이 때문인데요. 현재 미국의 국채 수익률 곡선을 살펴보겠습니다.
한달 전에 비해 국채 수익률이 많이 감소했습니다만, 이미 장단기 금리차는 역전된 상태입니다. 연준이 단기 채권금리에 영향을 주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장단기 금리차 갭이 더 커질 수 있으며 이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급격히 높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연준이 더 이상 금리를 쉽게 올리지 못할 것이라 보는 이유 중 하나인데요. 금리를 인상하지 못한다면 달러 강세도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장의 격언 중에 '연준을 이기려 들지 말라'는 얘기가 있습니다만, 많은 전문가들이 기준금리 인상이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는 쪽에도 배팅을 하고 있어서 기준금리가 어떻게 변화할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2.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미국의 기준금리 방향성도 문제지만, 현재는 우리나라 기준금리도 큰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현재 3.25%로,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가 현재 시점에 1.25%입니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차이가 커질수록 우리나라에서 외화가 빠져 미국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으며, 이 때 달러환율도 오르게 됩니다.
과거 금융위기 시절 등을 통틀어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는 최대 1.50%였습니다. 우리나라는 기업과 개인부채가 이미 GDP의 200%가 넘고, 부동산의 자산비중이 높아 기준금리를 3.50% 이상으로 실질적으로 인상하기 어려운 상황인데요. 만약 미국이 5.0%보다 높이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면, 그때부턴 역사적으로 경험한 적 없는 기준금리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 시기가 되면 달러환율이 급등하고,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하는 등 어떤 현상이 일어날지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3.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전쟁은 이미 주식시장이나 환율에 주는 영향이 어느 정도 파악된 상태입니다만, 만약 전쟁이 좀 더 심각한 상황으로 간다면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푸틴이 연일 핵 전쟁을 언급하고 있고, 내년엔 우크라이나 외에도 대만을 중심으로 한 미중갈등, 언제 전쟁해도 이상하지 않은 그리스-터키 등 지정학적 위기 요인들이 계속 도사리고 있는데요. 전쟁이 커질수록 달러환율이 급등할 수 있다는 점은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4. 엔화와 유로화의 강세
'아베노믹스'로 대표되던 양적완화정책을 고수하던 일본이 내년도엔 양적긴축으로 통화정책을 변경할 가능성이 노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준금리를 -0.1%로 고집하는 구로다 일본 중앙은행 총리 임기가 내년 3월로 끝나고, 이 시점부터 일본도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시장에선 보고 있는데요.
포스트를 시작할 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통화의 가치는 상대적이고 더욱이 엔화는 달러 다음으로 힘이 센 통화이기 때문에 일본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엔화를 강세로 전환시키면 달러가 약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YCC정책변화에서도 이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습니다.
유럽은 현재에도 경기침체 상황이라는 의견으로 유로화가 갑자기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진 않습니다만, 유럽도 전체적으로 기준금리를 많이 올려 유로화 가치가 많이 올라간 상태입니다. 그래서 유로화도 무시하지 않고 지켜봐야 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정리
언급하지 않았습니다만, 유가, 천연가스 등의 에너지 가격이나 일본이 보유한 해외채권 판매여부, 중국의 경제회복, 전 세계 부채규모 등 환율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무궁무진합니다. 개인적으로 지금 상황에서 환율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예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다만 조심스럽게 2023년도에 달러는 1,200원~1,400원 대로 몇 번 변동성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해당 밴드 내에서 저점에 달러 직접투자 혹은 미국주식투자, 고점에서는 매도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기 모든 내용은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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