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 주식시장은 어느 해보다 많은 변수로 변동성이 매우 크리라 생각하는데요. 우선 금리변화부터 주요 국가들의 선거, 신흥국들의 주가변화, 장단기 금리 차에 따른 채권수익률, 인플레이션의 미래, 작년을 불태웠던 주요 기술주(매그니피센트 7이라 불리는 미국 기술 대형주들)의 주가방향성 등이 떠오릅니다.
모든 질문을 다룰 수 없지만, 주식시장 변동성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몇 가지 질문에 대한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과 개인적인 견해를 아래에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질문 1: 금리 인하는 어떻게 될까?
불투명한 금리인하 시점
현재 미국 기준금리가 5.25~5.50%인데요. 시장에서는 0.25%p씩 총 6번의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으며, 2024년 3월이 금리인하의 시작점이 될 거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연준과 시장의 기대치는 확실히 큰 차이를 보입니다. 연준은 2024년 말까지 0.75%p 인하를 예상합니다만, 시장 기대치는 이에 2배에 달합니다. 더불어 진행 스케쥴에 대해선 연준은 매우 불확실하다는 입장인데, 시장에선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이미 62.7%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금리인하는 무조건 주식시장에 좋을까요? 경기침체 없이 연착륙하는 과정에서의 금리인하는 무조건 주식시장에 호재입니다만, 경기침체를 동반하는 금리인하는 분명 주식시장에도 악재입니다. 과거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과 함께 닥친 경기침체를 피하고자 금리인하를 했을 때, S&P500 지수가 최고점에서 50% 가까이 하락했던 사례를 기억해야 합니다. (대부분 금리인하 시기에는 주식시장이 같이 내려 앉은 이후에 반등했습니다.)
경기침체에 대한 학문적인 정의는 2분기 연속 GDP성장률이 마이너스일 때를 말합니다만, 경기침체 상황이 오면 이미 수많은 언론과 매체에서 경기침체 영향에 대해서 떠들 겁니다. 은행파산과 같은 대형 악재가 없다면 경기침체로 인한 금리인하도 최소 1~2년에 걸쳐 진행될 것이므로 개인적으론 너무 경기침체를 미리 예측하는 데 힘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경기침체를 빠르게 판단하고 주식투자 등을 대응하는 편이 나아 보입니다.
모건스탠리에서는 급격한 경기침체나 노동시장 악화와 같은 변수가 없어도 금리인하는 올해 6월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왔는데요. 아래에 관련 링크를 첨부했으니 한번 참고로 봐 주시기 바랍니다.
연말 미국 대통령 선거는 주식시장의 큰 변수가 될 듯
올해 꼭 체크해야 할 이벤트 중 하나가 주요 국가들의 선거입니다. 미국은 올해 11월에 대선, 우리나라는 올해 4월에 총선이 있죠. 신흥국들을 따로 보면 대만은 1월에 총통 선거, 인도네시아는 2월에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인도는 4월에 총선이 있습니다.
다른 국가들은 각종 선거가 주식시장 방향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는 의견이 많습니다만, 미국 대선은 상황이 좀 다릅니다. 어느 당의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가에 따라 바뀌는 정책사항이 많기 때문입니다.
일단 트럼프와 바이든의 재대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사법, 바이든은 건강에서 각자 큰 리스크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현재 시점에서의 가상 대결에서는 트럼프가 좀 더 우세한 결과를 보이고 있는데요.
미국 대선이 있는 해에 주식시장은 대체로 상승장이 더 많았습니다. 미국 대통령 임기 4년차엔 약 83% 기간에 주식시장이 상승했고, 달러 기준 11.4%의 평균 수익률을 보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종목 및 섹터 별로도 결과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각 후보의 정책방향성이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일단 트럼프 당선을 가정한다면 아래와 같은 변화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매우 주관적이고 가정을 기반한 것이므로 참고로만 봐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예측은 틀릴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 미중갈등 확대: 트럼프는 지난 대통령 시절부터 미국이 무역적자를 보는 상대국 (특히 중국)에 관세를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며, 이번엔 미국 전 수입품에 관세 10%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 걸고 있습니다. 관세의 메인 타깃은 중국입니다만, 중국 무역수지가 줄어들고 미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우리나라도 타격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전기차 관련 정책 대규모 변경: 트럼프는 전기차 전환 정책을 폐지하고, 미국 내 전기차 지원 정책을 모두 폐기하겠다는 공약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2차 전지 및 전기차 관련 기업들 주가에 큰 변화가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 방산산업 주가 변동성 확대: 이스라엘 및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과 관련해서 트럼프가 기존 정권과 다른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방산관련 기업들의 주가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국방정책에 대해선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책방향성이 같으므로 긍정적인 변화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래는 삼성증권에서 정리한 공화당(트럼프) 승리 시 정책 수정 시나리오입니다. 참고로 보시기 바랍니다.
선거가 있는 해에는 아무래도 집권 정부가 복지성 정책을 펼치면서 재정 적자를 키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선 돈을 푸는 게 효과적이니까요. 예를 들면 건강보험 혜택 확대나 등록금 대출상환 연기와 같은 정책들이 과거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바이든 정부가 선거 때문에 기준 금리를 빨리 인하하는 것은 어려워 보입니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인플레이션 수치에 집중되어 있어, 혹시라도 인플레이션 수치가 다시 상승하면 정권 획득이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빠른 금리 인하나 재정확대 정책은 현재 시점에선 사용하기 어려울 거란 생각입니다. (개인적인 의견)
질문2: 신흥국 주식시장은 어떻게 될까?
금리인하는 신흥국 시장에 유리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은 세계의 유동성을 빨아들였습니다. 때문에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신흥국 시장에 투자되던 돈들도 미국으로 빨려 갔는데요. 2023년은 신흥국 주식시장에 좋은 해가 아니었습니다.
역사적으로 달러가치와 신흥국 시장 주식은 역의 관계를 보입니다. 평균적으로 달러가치가 1% 하락할 때 신흥국 주식은 4% 상승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금리인하는 달러가치를 하락시키므로 신흥국 주식시장에 유리한 이벤트였습니다.
하지만 2가지 측면에서 신흥국 주식시장 투자가 그렇게 재밌는 결과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미국의 경기침체 혹은 금융사고를 동반한 금리인하가 진행되는 상황입니다. 두 번째는 미국 금리인하가 올해 기대치보다 적게 진행되고 상대적으로 신흥국들의 금리인하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입니다. 결국 달러 대비 통화가치가 떨어져서 주식시장의 상승분이 통화가치 하락으로 상쇄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2023년 미국 주식시장은 일부 대형 기술주 (매그니피센트 7) 투자 및 성과로 집중되었는데요. 2024년에는 확실히 기존 주도주들의 투자 피로도가 커졌고, 어떤 형태로든 기술주들이 경기침체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거라 분산 투자가 필요하며, 투자 대상으로 신흥국 투자를 고려해 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일단 인도와 일본, 남미 쪽은...
가장 먼저 인도입니다. 인도 주식시장은 탄탄한 경제 성장을 기반으로 8년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인도는 인플레이션을 빠르게 벗어났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과 기업 성장도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인도 투자상품과 인도에 대한 소개는 아래 별도 포스트를 참고해 주세요.
인도는 중국보다 인구가 많고 60%가 30세 미만인 젊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GDP가 성장하고 있으며, S&P 500 기업 중 25명의 CEO를 보유할 정도로 인재풀이 넓고 강합니다. 거기다 인도는 중국과 다르게 민주주의 국가이면서 가치중립적으로 이념과 관계없이 이익이 되는 곳과 거래하는 국가이기도 합니다.
2023년 기준 인도의 GDP는 38억 달러로 글로벌 5위인데요. 아직 2위인 중국 (177억 달러) 대비로 많이 작은 수치입니다만, 개인적으론 인도는 결국 중국 이상으로 경제 규모가 발전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다른 국가는 일본인데요. 일본은 신흥국은 아닙니다만, 2024년 G7으로 분류되는 선진국 중에선 가장 높은 GDP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는 국가이며, 2023년 주식시장 상승률도 미국을 능가했습니다.
2023년 일본 주식시장에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평가들이 많습니다. 일본은 수십년 간 이어지던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고 2023년에는 평균 3.3%라는 인플레이션을 만들면서 일본 국민들의 저축금을 주식시장으로 끌어냈습니다. (저축 이자율이 낮고 인플레이션이 높으니 주식시장으로 자본금을 이동)
거기다 2023년 일본 기업들의 수익 성장률이 평균 7%를 넘으면서, 미국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일본기업들은 안정적인 성장기반으로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지급 같은 주주 친화적 정책을 펼쳤고, 워런 버핏 등 다수의 해외 자본이 일본 주식시장에 유입되고 있습니다.
거기다 일본은 현재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양적완화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마이너스 기준금리와 YCC정책을 유지하면서 미국의 높은 기준금리를 이기지 못해 2023년 엔화는 역대급으로 저평가되었는데요. 이런 엔저현상이 일본기업들의 실적상승에도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2024년에는 일본도 양적완화 정책을 끝내고 상반기 중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양적긴축 정책을 시작할 거란 의견들이 많습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엔화가치가 상승하면서 해외투자를 유인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2024년에도 일본 주식시장은 높은 상승률을 보여줄 것이란 게 공통적인 의견인 것 같습니다.
일단 마무리
주식투자? 채권투자? 어느 쪽이 나을까?
주식과 채권 중 어떤 투자가 나을지 등, 추가적인 내용들은 다음에 다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1년 단위를 미리 예측하는 것은 꽤 힘들고 복잡합니다만, 주기적으로 계획을 세워두는 것이 안정적인 투자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