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 중에서 평생 하나의 지표만 봐야 한다면, 가장 중요한 경제지표는 고용시장 지표입니다. 고용시장은 연준이 가장 중요하게 관리하는 노동과 물가 2가지 지표 중 하나인데요. 고용지표를 통해 소비와 기업의 생산 증감의 방향성을 예측할 수 있으며, 연준이 가장 적극적으로 문제를 대응하는 영역이라 연준의 정책 방향성을 알아볼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2024년 미국의 경기침체 여부에 대해서 정말 많은 의견과 예측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의 의견을 보는 것도 좋지만, 직접 경제지표를 살펴보고 본인만의 관점을 가지고 검증하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것 같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24년 미국 고용시장 예측치 살펴보기
미국 고용시장 보고서는 언제, 어디서 확인?
미국 고용시장 보고서는 매월 첫째 주 금요일에 발표되는데, 경제 주요 지표 중에서는 가장 빠르게 발표됩니다. 고용시장 보고서는 미국 노동통계국 웹사이트에서 언제든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용 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2가지 지표는 실업률(Unemployment Rate)과 인구 대비 고용률(Employment to Population Ratio)인데요. 인구 대비 고용률은 실업률을 통해서 유추할 수 있으므로, 실제로는 실업률과 비농업 고용자 수를 가장 먼저 보여줍니다. 그럼 미국 투자전문기관에서 예측하는 2024년 주요 고용시장 지표들을 아래에서 하나씩 살펴 보겠습니다.
첫번째, 실업률과 비농업 고용자 수
1) 실업률
2023년 4분기부터 2024년 4분기까지의 실업률 예측치인데요. 웰스파고, S&P 글로벌, 모건스탠리 세 곳에서 예측했고 웰스파고가 가장 보수적인 전망을 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연착률 예측에 가깝습니다. 2024년 4분기 기준 4.50% 실업률도 역사적으론 절대 높은 수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위 그래프는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미국 실업률 추세인데요. 3,5~4.0% 정도의 실업률은 미국 역사 상 가장 낮은 수준의 수치입니다. 2024년 하반기부터 실업률이 4%를 넘어 기존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하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경기침체가 가속화된다는 예측입니다만, 이마저도 그렇게 위험한 수치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2) 비농업 고용자수
2023년 4분기 총 비농업 고용자 수는 약 55.7만 명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4년 1분기부터 비농업 고용자 수가 분기 별 20만 명 이하로 급감한다는 예측인데요. (2024년 1분기 20만 명 > 2분기 7.7만 명 > 3분기 8.2만 명 > 4분기 10만 명)
연간으로 보면 2023년 비농업 고용자수는 약 270만 명으로 과거 평균치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이렇게 튼튼한 고용시장 때문에 연준이 계속 높은 고금리를 유지하면서도 경기침체가 오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2024년 전망치는 50만 명이 되지 않아, 2010년 이후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비농업 고용자 수 예측치는 2024년부터 확실히 고용시장이 냉각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제부턴 세부지표 트랜드 체크
고용지표의 핵심인 실업률과 비농업 고용자 수 전망치를 봤으니, 지금부터는 관련된 세부지표들의 2023년 트렌드를 체크해 보겠습니다.
비농업 고용자 수는 특정 산업에 집중
2023년 일자리는 헬스케어, 레저 및 숙박, 의료부분에 집중되었습니다. 위 그림은 전년 대비 2023년의 비농업 고용자 수를 산업 카테고리 별로 나눈 것인데요. 가장 고용이 많은 정부 부문은 원래 경제상황을 빠르게 반영하지 못하는 카테고리라 일단 배제하고 살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눈에 띄는 산업은 의료부문과 레저 및 숙박 2곳인데요. 각각 고용자 수가 증가하는 배경이 있습니다. 우선 의료부문은 미국 인구의 노령화를 반영하여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산업입니다. 그리고 레저 및 숙박산업은 2022년 펜데믹 기간 동안 해고했던 인력을 빠르게 재수급하는 단계입니다.
나머지 산업분야는 채용둔화 혹은 위축되고 있는 상황으로 보셔야 하는데요. 2024년엔 전체적으로 고용이 축소되지만, 산업 카테고리 별로는 비슷한 트렌드가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임금 인상률은 감소하고 있으나 연준의 목표보다 높음
전년도 대비 평균임금은 전체적으로 하향추세인데요. 2023년 고용자 수가 많았던 레저 및 숙박업도 연초 7%에서 12월에는 4.6%까지 감소했지만 여전히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인 2%보단 높습니다. 전체 노동자의 평균임금 인상율도 2023년에 4%까지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상황입니다.
임금 인상율이 높은 것은 결국 고용자 수가 아직 많다는 의미입니다. 2024년에 실업률이 높아지고 고용자 수가 줄어들면서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에 수렴하는지 지켜봐야 합니다.
임시직 감소 중
전체적으로 고용지표는 경기지표를 약간 후행하는데요. 경제가 좋아질 때 바로 사람을 뽑는 게 아니라, 초반에는 기존 인력의 근무시간을 늘리거나 임시직을 뽑아서 대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경제가 나빠질 때에도 사람을 바로 해고하지 않고,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임시직을 먼저 해고하는 형태로 대응합니다.
그런데 위에 보시는 것처럼 임시직 고용자 수가 2022년부터 최근까지 계속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걱정할 정도의 수준은 아닙니다. 임시직 고용자 수가 줄어드는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인 실업률도 역사적인 저점 수준이라 고용지표로 살펴보는 2024년 경제는 약한 경기침체 정도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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