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동안 애플 주가는 약 3% 상승했으며 올해는 약 10%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매그니피센트 7로 불리는 미국 기술 대형주들은 테슬라를 제외하면 최소 30%에서 엔비디아와 같이 200%까지 주가가 상승했는데요. 심지어 테슬라도 최근 1년 수익률이 12%이고, S&P500은 24%, 나스닥은 35% 상승했습니다.
애플이 이렇게 상대적으로 약한 주가흐름을 보인 것은 약 2년 정도가 되었는데요. 최근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AI테마에 끼지 못했고, 미중갈등 및 중국 경기침체로 아이폰 중국매출이 지속 감소하고 있으며, 전기차와 같은 신제품 출시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등의 알려진 악재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론 지금이 애플의 저가 매수기회라 판단하고 있는데요. 관련 판단근거와 현재 알려진 악재들을 포함한 상황들을 아래에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애플의 현재상황 팩트체크
최근 3년 실적과 최근 분기 실적 살펴보기
참고로 회사 재무재표와 실적을 살펴볼 땐 기간이 길수록 좋습니다만, 최소한 최근 3년 연간실적은 챙겨보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 전체 실적을 일시적인 이벤트 효과를 제거하고 볼 수 있는 최소 기간이기 때문인데요. 물론 3년도 꽤 짧습니다만, 기업분석을 한다면 이 정도는 체크해야 한다는 최소치라고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최근 3년 실적: 2021년 이후 매출성장 정체
2023년 총 매출은 약 3,833억 달러로 전년 대비 약 3% 감소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2021년도에 코로나가 터지면서 정부 지원금과 재택근무 증가로 전자제품 수요가 크게 늘면서 회사 매출이 한번 점프업을 했었는데, 2022년도 코로나 종식 후 2023년도에는 매출이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애플 상품군은 크게 하드웨어 타입의 '제품'과 애플 스토어, 애플 Pay와 같은 '서비스'로 나뉘는데요. 특히 아이폰은 회사 전체 매출의 50% 이상 비중을 차지합니다. 2023년이 특이했던 것은 아이폰부터 웨어러블까지 모든 하드웨어 제품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는 점인데요. 이런 현상은 최근 10년 내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총매출을 지역별로 나눈 데이터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2023년은 글로벌 전 지역에서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매출비중이 가장 높은 북미에서 매출감소가 가장 컸습니다만, 감소율은 일본이 가장 컸습니다. 단일 국가로는 미국과 중국이 각각 10% 이상 매출비중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은 2023년 기준 약 19%를 차지합니다.
총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총 마진비율은 무려 40% 이상이며, 최근 3년간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총 마진(매출총이익)에서 판매비와 관리비를 차감한 영업이익률도 약 39%로 총마진과 큰 차이가 없는데요. 애플이 전 세계적으로 대단한 기업으로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 최근 분기 실적: 2023년 연간실적 트랜드와 유사
보시는 것처럼 애플은 달력 기준 4분기 매출이 가장 크고, 2분기 매출이 가장 작은 트렌드를 보입니다. 주로 고가의 전자기기들은 연말/연초에 많이 교체되거나 선물할 일들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24년 1분기 애플 총매출은 전년 대비 -4.3%,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이폰 매출은 -10.5% 감소했습니다. 아이폰 매출 감소치는 최근 3년 내에선 제일 나쁜 수준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나마 Mac과 서비스 부문 수익이 예상치보다 높아서 시장 기대치를 맞출 수 있었습니다.
서비스 부문수익은 전년 대비 11%나 증가하여 전체 매출 및 이익감소를 방어하는 가장 큰 역할을 했는데요. 서비스 부문이 애플에게 얼마나 중요한 사업인지 알 수 있는 데이터이기도 합니다. 애플은 아이폰과 맥북만 파는 회사가 아니죠 ㅎ;
시장과 언론에서 가장 주목한 것은 중국 매출의 감소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단일국가로 10% 이상 비중을 가진 국가이면서 매출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나라 중 하나라, 중국 매출변화는 애플에겐 매우 중요한데요. 분기 기준이지만 약 8~9%의 매출감소는 시장에선 좋지 않은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중국에서 아이폰 매출은 왜 빠진 걸까
2023년 1분기 애플은 중국에서 스마트폰 판매 1위였으나, 올해 1분기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19% 감소하면서 4위로 밀렸습니다. 반대로 가장 크게 판매량이 성장한 기업은 중국의 화웨이로 전년 대비 약 70% 성장했습니다.
위 이미지는 화웨이의 5G 지원단말인 메이트 60시리즈인데요. 1년 전까지 고급 반도체칩 개발과 구매가 제한되었던 중국에서 자체 개발/생산한 7nm 반도체가 장착되면서 메이트 60시리즈의 인기가 커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 애플에서 가장 중요한 아이폰 매출성장 부진
중국에서의 매출감소는 아이폰의 글로벌 전체시장 비중감소로 이어졌습니다. 24년 1분기 기준으로 아이폰은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다시 삼성전자에게 내어줬는데요. 애플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폰 매출감소는 애플 전체실적으로 당연히 연결됩니다.
아이폰의 매출하락에는 아이폰 15시리즈가 유독 인기가 없는 영향도 있습니다. 애플은 최근 수년간 고기능/고가의 아이폰 Pro제품을 출시하면서 매출을 상승시켰는데요. 이번 아이폰 15 Pro가 유난히 판매량이 부진하다는 평가들이 있습니다. (아이폰 사이즈가 커진 것에 대한 불만이 꽤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이게 아이폰 제품 경쟁력이 근본적으로 하락했다기보단 글로벌하게 진행되고 있는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고가의 아이폰 제품구매에 대한 부담감이 커진 게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문제는 아이폰은 앞으로도 계속 고가일 거라, 가격을 극복할 수 있는 최신기능이 추가될 수 있는지 여부라 생각합니다.
애플의 위기와 기회요인들
애플의 주요 위기 요소들
▣ 주력제품 매출하락, 부진한 신제품과 AI테마 부진, 독점 금지 소송 등
2024년 기준 애플 주가는 약 12% 하락했습니다. AI투자 붐을 일으킨 엔비디아 주가는 같은 기간 70% 이상 상승했으며, 메타와 알파벳, 아마존 주가도 각각 20% 내외로 상승했는데요.
냉정하게 현재 시점에서 AI와 관련된 직접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곳은 반도체주인 엔비디아 하나라 볼 수 있습니다. 나머지 업체들은 AI기술을 각종 사업영역에 반영하고 관련 투자도 활발하지만, 아직 AI로 직접적인 매출이 발생했다 보긴 어려운데요.
개인적으론 애플은 AI관련 신제품 개발도 부진했지만, 주력제품인 아이폰 매출하락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AI트렌드와 좀 더 멀어진 기업으로 평가되면서 주가흐름이 좋지 않았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앞으로 애플 주가가 반등하기 위해선 꽤 혁신적인 신제품이 필요해진 시점인데요.
작년 2분기에 출시되었던 비전 프로가 꽤 혁신적인 제품으로 잠깐 주목받았습니다만, 3500달러나 되는 고가인 데다, 아직은 VR기기가 아이폰처럼 대중화되기 어려운 한계를 가진 제품이라 매출변화에 큰 도움을 주진 못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최근 애플은 야심 차게 준비하던 전기차 프로젝트를 중단시켰고, 총마진율이 70%가 넘는 서비스 사업부문에서는 다양한 독점 금지 소송이 이어지고 있어서 시장에서는 향후 관련 사업실적도 계속 주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 애플의 주가흐름이 좋지 못한 것이 이해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 버핏의 퇴장에 따른 버크셔의 애플 지분 변동가능성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이 93세의 고령으로 이제 버크셔 헤서웨이 일선에서 내려와야 하는 상황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현재 버크셔의 투자 포트폴리오 중 50% 이상을 애플이 차지하고 있으며, 애플 기준으로도 버크셔의 애플 지분이 약 6%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입니다.
최근 주가 감소와 실적 부진, 그리고 독점 소송 등의 악재로 버핏이 퇴진한 이후에도 버크셔가 현재처럼 막대한 애플 지분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단도 투자'로 유명한 가치투자자 모니시 파브라이는 최근 '현재 기술지배 대기업이 향후 10~15년 뒤에도 지배구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한다는 의견을 낸 적이 있는데요. 시장에서는 애플을 염두에 둔 메시지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애플의 기회 요인들
이렇게 위기요인들이 많이 보이지만, 주가가 하락할 때에는 위기요인이 당연히 더 잘 보이는 법입니다. 개인적으로 지금 애플투자를 시작해 볼 만하다고 생각하는 배경은 아래와 같습니다.
▣ 역대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지속적인 기술투자
애플의 24년 1분기 실적이 그다지 좋지 못했지만, 실적발표 직후 주가가 크게 반등했는데요. 가장 큰 요인은 위에 보이는 역대 최대 1,1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4% 증가발표였습니다. 애플은 실적발표 당일 주가가 약 6% 상승했습니다.
1,100억 달러는 우리 돈으로 약 150조 원인데, S&P500 대부분 기업의 시가총액보다 크고, 뉴질랜드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보다 크며, 현재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잉을 살 수 있는 금액입니다. 회사가 이렇게 실적감소 시점에 큰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는 것은 뭔가 준비하는 것이 있다는 시그널이라 예상할 수 있겠는데요.
뭔가 새로운 한 방을 준비 중이라 생각할 수 있는 근거 중 하나가 바로 연구/개발비용의 증가입니다. 2023년 애플은 역대 최대 규모인 약 300억 달러를 연구/개발비로 사용했으며, 과거 3년 간 규모를 계속 키우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연구/개발비용이 꾸준히 증가한다고 하여 혁신적인 제품이 출시되거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진다고 확실할 순 없습니다. 관련 신제품 정보가 시장에 나온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 애플의 과거 행보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해야 하는 것이라 개인적인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올해 6월 애플 개발자 콘퍼런스를 주목
많은 사람들이 올해 6월 개최될 애플의 개발자 콘퍼런스인 WWDC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이 시점에 오랫동안 준비하던 온디바이스 AI제품을 선보일 것이란 예측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온디바이스 AI는 현재 ChatGPT처럼 서버나 클라우드 기반 AI가 아니라, 하드웨어에서 직접 실행해 주는 AI기술입니다. 애플뿐 아니라 삼성이나 HP, 인텔, AMD와 같은 하드웨어 관련 기술기업들이 관심을 가지는 분야인데요.
퀄컴 CEO는 AI디바이스는 과거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의 변화와 유사한 규모의 기술적 충격이 될 것이라 말한 적이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과 기능들이 가능해질지 모릅니다만, 그만큼 하드웨어 관련 기업들이 AI디바이스에 많은 기대와 승부수를 걸고 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올해 6월 만약 애플이 AI디바이스를 내보인다면 애플의 제품 교체주기와도 잘 맞춰집니다. 2020~2021년 코로나 시기에 많이 판매된 제품들이 2024~2025년 교체주기를 맞고 있어서, 만약 과거 애플이 보여줬던 것처럼 서프라이즈 한 제품이 출시된다면 최근 2년 정도의 매출부진을 바로 극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개인적인 투자전략
워런 버핏이 버크셔 헤서웨이 후계자인 Combs에게 아래 3가지 기준의 기업선별을 요청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아래 기준은 장기투자 관점에서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종목선정 기준으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아 내용을 공유해 드립니다.
- Fwd 12개월 기준 P/E Ratio가 15배를 넘지 않은 기업
- 향후 5년 동안 더 높은 매출 및 수익성장이 가능하다고 90%이상 확신하는 기업
- 회사 매출이 향후 5년동안 최소 7% 이상 성장 가능하다고 50% 이상 확신하는 기업
개인적으론 애플이 위 3가지 기준을 맞출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인데요. 일단 현재 애플의 P/E Ratio가 1년 전 30배에서 25배 이하로 떨어진 상황이라 목표 투자금 대비 10% 정도를 우선 투자하고, 6월 WWDC를 확인한 이후에 추가 투자여부를 결정하려는 생각입니다.
최근 2년 정도 미국 주식시장이 쉼 없이 상승했고, 하반기에는 미국 대선과 기준금리 인하 등 여러 가지 복잡한 이슈들이 산적해 있어서 주식시장 변화를 예측하긴 너무 어렵습니다. 기준금리 인하가 주식시장에 호재일 거라 대부분 생각합니다만, 과거 역사적으로 금리인하 시점에 주식시장이 폭락한 사례도 많았습니다.
투자여부는 결국 본인의 선택이자 책임이란 점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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