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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공부방/개별종목분석

한미반도체 주가, 앞으로도 계속 갈 수 있을까?

by 주부너구리 2024.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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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업황회복과 HBM 반도체 인기영향으로 관련 장비주인 한미반도체 주가는 최근 1년 동안 600% 상승했습니다. 2024년만 해도 134% 상승했으니 반도체 장비주 중에서도 폭발적인 성과임에 분명합니다. 

1년 전 2만원 하던 주가가 현재 14만 원을 넘었으니 투자가 매우 부담스러운 지점입니다만, 증권사 리포트나 신문기사에선 앞으로도 더 상승여력이 있다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한미반도체 주가는 이미 미래 상승분을 모두 반영한 상태로, 앞으로 큰 주가상승은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한미반도체 현황과 향후 주가전망에 대해서 수집한 정보들을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미반도체는 왜 잘 나가는 걸까? 

AI와 HBM 반도체 수요증가의 수혜주

▣ 점점 더 주목받고 있는 반도체 후처리 공정

한미반도체는 1980년에 설립된 종합 반도체 후공정 장비회사입니다.  회사의 주가가 최근 급등한 것은 점점 더 중요하게 평가받고 있는 반도체 후처리 공정의 중요성 때문인데요. 

반도체를 만드는 과정은 크게 전공정과 후공정으로 나뉩니다. 전공정은 반도체를 설계하고 우리가 신문이나 뉴스에서 보는 동그란 판(웨이퍼)에 단일 반도체칩(IC)으로 만드는 과정을 말하는데요. 전공정이 끝난 반도체칩은 매우 약한 웨이퍼판에 붙어 있고, 전기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서 바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반면 후공정은 전공정으로 만들어진 반도체칩을 껍데기도 붙이고 전력선도 연결하고 우리가 스마트폰이나 서버, 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패키징 및 검사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아래 이미지가 가장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형태라 생각해서 첨부했습니다. 

반도체 전공정(좌측)과 후공정(패키징 포함) 도식화

물론 전체 시장 사이즈는 전공정이 후공정보다 큽니다. 하지만 전공정은 현재 3nm에서 2nm(나노미터)로 미세공정의 한계치까지 접근한 상태라 획기적인 성능개선이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후공정을 통해 전공정의 한계를 극복하는 성능개선을 시도하고 있으며, 관련 시장규모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상황입니다. 

▣ 후공정 중에서도 더 주목받는 패키징 시장

성장하는 패키지 장비 시장
성장하는 패키지 장비 시장

반도체 후공정은 크게 패키징과 테스트 과정으로 나뉘는데요. 윗 그림처럼 2021년부터 패키징 장비시장이 테스트 장비시장규모를 추월했습니다. 패키징을 통해 고객사들이 원하는 다양한 사이즈 및 성능개선니즈를 충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패키징 시장과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 시장 향후 추이
반도체 패키징 시장과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 시장 향후 성장추이

반도체 후공정 전체 시장규모는 패키징 시장만 약 512억 달러로 패키징+테스트 장비 시장규모 (약 120억 달러)는 약 23% 정도입니다. 반도체 후공정 중에선 메모리 패키징 시장의 성장성이 상대적으로 매우 큽니다. 이건 최근 AI 때문에 수요가 폭발한 HBM이 후처리 공정으로 성능이 향상되는 메모리 반도체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 한미반도체는 후공정 패키징 관련 장비 전문업체

반도체 후공정 주요 프로세스
반도체 후공정 주요 프로세스

반도체 후공정은 위와 같은 9단계가 순서대로 진행되는데요. 아래 핑크색으로 표시된 과정 관련 장비가 한미반도체의 주력제품들이 사용되는 과정이라 볼 수 있습니다. 

  1. 라미네이션: 회로가 새겨진 웨이퍼 단면에 테이프를 붙이는 공정
  2. 백그라인드: 라미네이션된 웨이퍼 뒷면을 얇게 갈아내는 공정
  3. 웨이퍼 소우: 웨이퍼를 개별 단위(net die) 소자로 잘라내는 공정
  4. 다이 어태치: 회로기판에 잘라낸 소자 붙여서 고정하는 공정
  5. 본딩: 와이어나 범프로 칩을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공정 
  6. 몰드: EMC물질(에폭시)로 칩이 장치된 기판을 감싸는 공정 (보호막을 만듦) 
  7. 마킹: 레이저로 개별 제품에 제품정보를 새기는 공정
  8. 솔더볼 마운트: 회로기판에 솔더볼을 붙이는 공정
  9. 싱귤레이션: 모듈/보드/카드에 장치할 수 있도록 개별 반도체를 잘라내는 공정

한미반도체의 주력 장비는 본딩과 싱귤레이션 과정관련 장비들임
한미반도체의 주력 장비는 본딩과 싱귤레이션 과정관련 장비들임

회사의 주력제품은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TC 본더와 Micro Saw & VP시리즈(줄여서 MSVP)입니다. 원래 주력제품은 MSVP였으나 AI 때문에 HBM시장이 급성장하면서 TC본더 매출이 커졌습니다. HBM은 잘 아시는 것처럼 DRAM을 여러 겹 쌓아 올려서 성능과 전력 사용량을 줄인 제품이라, TC본더의 니즈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한미반도체 제품별 실적추이 및 전망
한미반도체 제품별 실적추이 및 전망

2022년도엔 MSVP제품 매출이 약 60%에 달합니다만, 2025년이 되면 TC본더 매출이 MSVP매출을 역전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만큼 한미반도체 실적에는 HBM시장 성장이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 한미반도체는 국내 최초로 miscro SAW를 국산화 성공했으며, 글로벌 MSVP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제품 포트폴리오도 괜찮은 상황입니다. 

DRAM과 HBM시장 변화추이
DRAM과 HBM시장 변화추이

HBM 시장규모는 2023년 기준 DRAM시장 전체의 8.3%에 불과했는데요. 2024년부터 16%로 급증할 전망이며, 이후로는 수요가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향후 한미반도체의 매출성장을 긍정적으로 보는데 합리적인 이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미반도체 지금 투자해도 될까?

현재 주가가 고 평가라 생각하는 이유

▣ 너무 과도하게 올라버린 주가

한미반도체 PER은 현재 50배를 넘어 고평가상태
한미반도체 PER은 현재 50배를 넘어 고평가상태

한미반도체의 현재 PER은 약 52배로 반도체 후공정 기업들의 평균PER인 30배보다도 60~70%가량 높습니다. 주가가 미래의 매출성장을 이미 다 반영한 상태라 보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출 및 영업이익 상승대비 주가상승이 너무 빠르고 가파름
매출 및 영업이익 상승대비 주가상승이 너무 빠르고 가파름

4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도 이제야 반등을 시작했는데, 주가는 2023년 시작시점부터 급등을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론 반도체 경기회복과 더불어 HBM이 국내에서 화두가 되자 관련 장비주인 한미반도체가 급등한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HBM의 시장성장을 너무 일찍 주가에 반영한 경향이 있어 단기적으론 조정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 삼성전자에 장비 공급 못하는 한미반도체

한미반도체의 TC본더는 SK하이닉스와 공동개발되었으며 2017년부터 SK하이닉스에 납품되었습니다. 이후 HBM시장이 뜨거워지면서 SK하이닉스뿐 아니라 마이크론에도 최근 4월에 장비 납품계약을 했었는데요. 

문제는 한미반도체가 HBM시장의 40%, DRAM시장의 5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에는 장비를 납품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한미반도체는 2011년 삼성전자에 MSVP장비를 납품하는 세크론이 자사 특허를 침해하여 피해를 봤다고 소송했으며 2012년도에 승소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후 한미반도체와 삼성전자는 관계가 좋지 않아 한미반도체는 삼성전자에 장비를 납품하지 못했는데요. 

삼성전자에도 한미반도체가 장비를 공급할 수 있을까?
삼성전자에도 한미반도체가 장비를 공급할 수 있을까?

작년 12월부터 한미반도체가 삼성에도 HBM관련 장비를 공급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한다는 뉴스기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한미반도체가 삼성전자에도 장비를 납품한다면 악재가 호재로 바뀔 수 있겠지만, 그전까진 악재로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 교체주기가 긴 장비시장의 특성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반도체 후공정 장비시장 규모는 반도체 후공정 전체 시장 대비 약 20%수준입니다. 그리고 한번 납품한 장비는 최소 4~5년의 교체주기를 가지는데요. 때문에 증권사에서 예측하는 매출예측도 2024년에는 전년대비 3배 가까이 성장하지만, 2025년부터는 성장률이 급격히 낮아집니다. 

2024년이 HBM시장 성장의 원년이라면 장비들도 올해 대부분 수요가 해결될 가능성이 높고, 내년부터는 올해와 같은 성장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하는데요. 이 부분은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참고만 해 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기술들은 어떻게 발전할지 모른다

▣ AI수요는 앞으로도 계속될까? 

SK하이닉스가 처음 HBM을 개발한 것은 2017년입니다만 과거에는 HBM수요가 거의 없었습니다. 이유는 단순한데요. HBM이 기존 DRAM대비 큰 대역폭과 적은 전력사용량을 가지고 있지만, DRAM보다 가격이 5배나 비싸고 그렇게 큰 데이터를 한 번에 처리할 수요가 적었기 때문인데요. 

한미반도체가 HBM수혜주가 될 수 있었던 것은 ChatGPT로 AI기술에 많은 기업들이 뛰어들었고, 엔비디아의 주력제품인 H100제품에 SK하이닉스의 HBM3가 독점 사용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AI에 대한 투자가 지금처럼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기술이 계속 개발된다고 해도 일시적인 투자공백기가 온다거나, AI기술에 막연한 환상이 있었다고 평가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AI수요와 HBM수요가 계속 유지되더라도 현재 한미반도체의 장비들이 미래 HBM제품에도 계속 사용될 것이란 보장도 없습니다. 일단 HBM1~HBM3+제품에서는 한미반도체의 장비들이 계속 수요가 있습니다만, 미래 HBM4부터 기존 TC본더 장비가 사용될 것이란 보장은 없습니다. 

물론 현재 한미반도체 주가가 저렴했다면 당연히 더 긍정적으로 투자가능성을 보겠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 미래에 있을지 모르는 이런 리스크들을 감당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이므로 투자에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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