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포스트를 썼던 것처럼 트럼프 당선이 매우 유력해졌습니다. 국내 언론에서만 계속 해리스와 트럼프가 박빙이라고 얘기하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트럼프가 계속 유리한 상황이 지속되었는데요. 아무튼 이대로라면 트럼프 당선은 확정적일 것 같습니다.
문제는 달러환율인데요. 트럼프는 주요 대선공약 중 하나로 달러약세를 계속 얘기했는데, 트럼프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달러가 더욱 강세를 띄고 있습니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인데요.
하지만 월가에서는 몇 달 전부터 트럼프 당선이 유력해질 경우 당분간 달러가 강세를 보일거라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달러약세 현상이 나타날거라 전망했는데요. 관련 내용들과 향후 달러환율 전망에 대해서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국 대선결과와 달러강세
트럼프 압승 + 공화당의 상원 장악
60년 만에 박빙 승부를 예상했던 미국대선은 트럼프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아직 개표가 완료되지 않았습니다만 트럼프는 이미 2시간 전에 대선 승리를 선언한 상태인데요. 대부분 경합지역에서 어이없을 정도로 공화당이 무난하게 승리했습니다. 민주당은 이번 패배로 아마 당분간 상당히 위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시점에서 진짜 중요한 정보는 상하원의 구성입니다. 미국은 대통령제 외에도 상원/하원이라는 특이한 제도를 가지고 있는데, 상원은 각 주에서 2명씩 선출되며 고위 공직자 인준권, 외국과의 조약 비준, 탄핵 심판 및 필리버스터 권한을 가지고 있고, 하원은 총 435명으로 각 주의 인구비례로 의석 수를 배분하며, 세입 징수에 대한 법률안 우선 발의권과 고위 공무원에 대한 탄핵 소추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복잡한 상하원 제도를 모두 설명하긴 어렵습니다만, 대통령 및 집권당이 제대로 힘을 받으려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것이 필요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대통령 공약사항 이행에 상당한 제약들이 발생합니다. (우리나라 현재 상황과 비슷하다고 보셔도 될 듯)
그런데 이미 공화당이 상원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는 기사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공화당이 상원 과반을 차지하는 것은 4년 만이라고 하는데요. 하원도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할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번 미국대선은 공화당의 압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공화당 독식에서 가장 강한 달러 강세 예상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트럼프가 당선되고 상하원을 독식하는 상황에서 가장 큰 달러 강세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공통 언급되는 원인은 트럼프가 주장하는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인상 정책은 외국제품에 대한 수요를 낮춰서 달러화 강세로 이어진다는 논리입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트럼프와 부통령 후보인 JD 반스는 중국과 같은 국가들이 인위적으로 통화 가치를 낮추고 국가 차원의 불법적인 지원으로 생산원가를 낮춰 미국의 제조업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이미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60%까지 인상하고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10%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습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달러화를 평가 절하 시킬 수 있는 도구가 거의 없습니다. 과거 미국 재무부는 특정 국가들을 통화 조작국으로 규정하고 통화가치 절상을 강제적으로 요구한 바 있지만 영향력은 제한적이었으며, 현재 보유 중인 외환 안전 기금도 규모가 작아 달러화 가치를 평가 절하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세번째로 트럼프는 관세 인상을 통해 얻어진 수입을 국내 세금 인하 정책에 사용하겠다고 언급했는데요. 감세정책은 경제 부양책으로 작용되어 미국 기업 투자매력을 강화시키고 국내 내수를 강화하여 달러화 강세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 트럼프 행정부가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인하했을 때 해외자금들을 미국 주식으로 유입시켜 달러인덱스가 급등했고 S&P500도 급상승했던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이번에도 트럼프가 법인세를 추가 인하하는 것은 쉽지 않을거라 생각하는데요. 미국 재정적자규모가 너무 크고 필요한 예산은 너무 많기 때문인데 물론 미래는 알 수 없습니다.
향후 달러환율은 어떻게 될까?
미국 대선 직후 달러화는 대체로 약세 전환되었음
위에 있는 그래프를 다시 가져왔습니다. 최근 2번의 미국 대통령 교체직후에 우연히도 달러화 약세현상이 있었는데요. 그렇다고 이번 대선 이후에도 달러화가 약세가 될거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미국 대선과 달러 약세는 큰 연관이 없다는 것이 골드만삭스의 의견인데요.
2016년엔 중국과 유럽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져 해외자금이 미국보단 중국과 유럽으로 흘러간 것이 달러약세의 원인이었고, 2021년에는 코로나 백신이 나온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골드만삭스의 해석입니다. 즉 달러환율은 미국대선보단 경제상황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거지요.
지금 트럼프 당선확정으로 달러 가치가 크게 움직이고 있습니다만, 이런 일시적인 변동성은 금방 진정될테고 이후에는 진정한 달러 방향성은 역시 글로벌 경기 상황을 봐야 합니다. 약간 국영수 위주로 공부하라는 결론이긴 하네요...
지금까진 미국으로 모든 돈이 몰리고 있음
트럼프 당선소식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14%에서 4.47%까지 급등했습니다. 사실 해리스가 당선되었어도 미국 국채금리는 올라갔을거라 생각하는데요.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국정부는 수입보다 지출이 많을 예정이고, 부족한 돈은 국채 발행으로 충당해야하니 앞으로 미국 국채 수익률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로직입니다.
거기다 JP모건에서는 만약 트럼프가 중국 수입품에 60%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소비자 물가가 1.1% 상승하고, 보편적 관세 10%를 부과하게 되면 인플레이션이 1.5%상승할거라고 전망했습니다. 2가지가 동시에 병행되면 인플레이션이 2.4%까지 급등하면서 미국 기준금리를 다시 높여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건데요.
만약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주식시장은 망가지겠지만 달러화는 더 강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 국채금리가 튀어오를거라 달러화가 강해지는 건 자연스러운 결과일텐데요. 이건 좀 많이 앞서가는 전망이라 향후 추이는 지켜봐야 합니다.
위 그래프는 2023년 1월부터 현재까지 미국, 유럽, 중국으로 유입되는 투자자금 규모입니다. 최근 중국에서 여러가지 경제 부양책으로 해외자금이 유입으로 반전되고 있습니다만 현재 중국 경제가 근본적으로 회복되기에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고, 유럽도 독일을 포함하여 경제회복이 더딘 상황입니다.
반면 미국은 경제위기가 올거라는 수많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당장 경제상황이 좋다보니 글로벌 투자자금이 집중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한마디로 지금 지구상에 딱히 투자할 곳이 미국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과거의 데이터가 미래를 보장하지 않습니다만,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JP모건은 트럼프 당선 + 공화당 독식상황에서 달러화가 향후 1~2분기 동안 최대 7% 정도 강세를 보일거라 전망했습니다. 이게 현실화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전체적으로 모든 여론이 당분간 달러강세를 점치고 있는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달러 강세에 가장 취약한 원화
우리에게 가장 큰 문제는 원화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미 트럼프 당선 소식 이후 원달러환율은 하루 만에 무려 25원이 급등하여 1,400원을 돌파했습니다. 외환시장은 한국경제가 트럼프 당선으로 가장 취약해질거라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일단 트럼프가 주장하는 중국 60% + 보편적 10%관세정책은 우리 경제에 매우 불리합니다. 우리나라는 아시는 것처럼 수출중심 + 미국과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 대상 관세를 높이면 중국의 중간재 수입규모도 줄어들면서 우리 수출에는 악영향을 미치며, 최근 미국수출비중을 높이는 우리나라는 보편적 10% 관세정책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산업인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철강 대부분에 악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단 반도체는 Chips Act법에 따라 미국에 막대한 돈을 투자했는데 트럼프가 과거 법에 따라 보조금 등을 지원할지 미지수가 되었습니다.
자동차와 배터리 산업은 트럼프의 수입 제품에 대한 높은 관세와 전기차 관련 각종 인센티브 철회예정으로 크게 위축될 수 있습니다. 이미 어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를 반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반적으로 트럼프 당선은 우리나라 경제에 호재보단 악재가 많다는 것이 사실로 보입니다.
당분간 원달러 환율에 하락 요인이 보이지 않는데요. 1,400원이 심리적 마지노선이라 정부 차원으로 어느 정도 방어가 있을 것 같아 환율상승은 어느 정도 제한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더구나 거의 한 달 정도에 원달러환율이 무려 100원이나 상승한 상황이라 무엇보다 상승속도를 늦추는 것이 시급해 보입니다.
주식 투자는 어떻게?
너무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입니다만, 국내 주식시장이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주식시장도 올해 내에는 상승랠리를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내년부터는 여러가지 불확실성과 주력 종목교체 등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예전에 트럼프 당선 대비 예상 수혜주를 정리한 포스트를 아래에 참고로 링크해 두었습니다. 물론 참고용이며 투자결과는 본인의 몫이므로 투자 방향성을 세우는데 참고자료 정도로만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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