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공부방/주식시황 및 경제이슈들

달러 환율이 1,400원을 뚫을 수 있는 이유

by 주부너구리 2024. 10. 28.
반응형

오늘 달러 환율이 1,392원을 돌파했다가 조금 하락했습니다. 최근 1개월동안 달러 환율은 무려 약 80원이 올랐고 수익률로는 6%에 육박하는데요. 달러 환율이 무슨 작전주도 아니고 한 달에 6% 변동성을 보인다는 건 사실 상 말이 안 됩니다.

이제까지 원달러 환율 1,400원은 심리적 마지노선 역할을 했는데요. 2024년 이후로는 벌써 2번째로 1,400원에 육박하고 있는데, 기존과는 달리 우리나라 경제상황과 환율방어능력이 좋지 않아 최근에는 이런 1,380원 이상의 높은 원달러환율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국내 경제상황만을 기준으로 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고 높은 환율이 고착화될 수 있는 이유들을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하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달러환율이 계속 높게 유지되는 이유 (국내요인 위주)

우리나라 3분기 GDP쇼크와 수출 부진

실질GDP성장률 변화추이와 지출항목별 성장률
실질GDP성장률 변화추이와 지출항목별 성장률

위 그래프는 우리나라 전분기 대비 GDP실질 성장률입니다. 최근 2024년 3분기 GDP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1%로 시장 전망치인 0.5%를 크게 하회했습니다. 2024년 연간 GDP성장률 목표인 2.2%달성은 사실 상 물 건너갔고, 예상치 대비로도 20% 수준밖에 되지 않아서 언론들이 이를 GDP쇼크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그동안 성장률을 견인하던 수출이 전 분기 대비 -0.4%로 돌아섰고, 민간소비가 +0.5%로 성장률에 기여했습니다만 요즘같은 불경기에 민간소비가 앞으로 계속 성장을 지원할거란 기대감이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이 와중에 수입은 전 분기 대비 1.5% 성장해서 성장률 하락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높은 달러환율도 크게 작용했을거라 생각합니다. 

GDP 수출 및 수입 변화추이
GDP 수출 및 수입 변화추이

전년동기대비 수출/수입액 증감율을 표시한 그래프입니다. 최근 수출액은 확실히 감소추세인 반면, 수입액은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추세입니다. 정부에서는 3분기 수출 감소가 일시적이라 판단합니다만, 시장에서는 중국경제 성장 부진과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서 우리 수출규모가 향후 추가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GDP대비 수출입 비중 변화추이
GDP대비 수출입 비중 변화추이

 2022년부터 GDP 대비 순수출 비중은 이전 대비로 크게 감소했고 수입비중은 반대로 증가했습니다. 2023년에도 GDP 대비 순수출 비중은 0.3%에 불과한데 2024년 이후로는 또 다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수출감소는 확실히 달러유입을 줄여 원화약세로 이어질 수 있는 주요 요인이라 생각합니다. 

외국인들의 주식매도 증가 

외국인 주식 보유비중 변화추이
외국인 주식 보유비중 변화추이

최근 1개월 정도 외국인들의 국내주식 보유비중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올해 7월 외국인들의 코스피 주식보유비중은 36%에서 현재 33%로 1달 만에 3%가 감소했는데요. 그래프만 보셔도 최근 1개월동안 외국인 비중이 아주 급격히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5년 11월부터 우리나라 채권이 세계 정부 채권 지수(WGBI)에 포함되기로 결정되었는데요. 외국인들은 9월부터 우리나라 채권 매수액을 늘였는데, 10월에는 채권 매수액도 감소추세로 돌아섰습니다. 즉, 주식을 매도한 금액이 채권 매수로 이동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국내에서 이탈한다는 것인데요. 이렇게 되면 외화보유액임 감소하여 환율에 악영향을 주게 됩니다. 

 국내로 외화가 유입되는 큰 2가지 경로가 주식과 채권 등의 금융시장과 순수출 증가에 따른 외화유입인데, 이 2가지가 모두 감소추세이고 내년도 전망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 환율에 불리한 영향을 주게 됩니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불길한 환율전망

정부의 환율 1,400원대 뉴노멀 발언

원달러환율 1,400원대를 뉴노멀로 얘기한 기재부 장관
원달러환율 1,400원대를 뉴노멀로 얘기한 기재부 장관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미국 뉴욕 롯데 펠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에서 현재 1,400원에 육박하는 환율을 뉴노멀로 봐야 한다는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 기사는 23일 여러 언론에서 보도했다가 24일에는 대부분 언론에서 삭제된 상황입니다. 

이 날 발언에서 최 장관은 우리나라 경제가 과거 환율이 1,400원대였던 외환위기와는 질적으로 달라 우려할 상황이 아니며, 최근 달러환율은 한미 금리 차이에 따른 강달러 효과와 중동 전쟁, 북한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발언했습니다. 

 하지만 1,400원대 환율을 뉴 노멀(새로운 표준)이라고 평가한 것에 대한 사회적 파장을 우려해서인지 관련 기사들이 급하게 삭제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발언 내용을 정치적으로 해석하거나 평가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만, 현재 정부가 1,400원대 환율을 그렇게 위기 상황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정부의 기조가 앞으로 1,400원대 환율을 그렇게 심각하게 보지 않고, 이에 대한 대처도 적극적으로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예전보단 조금 더 높게 예상하고 있어야 고환율이 오래 유지되는 것에도 미리 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물론 이런 발언이 아직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으로 밝혀졌다고 보긴 힘들지만, 이런 입장이 단순히 개인적인 의견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행의 환율 개입 가능성 시사

1,400원대 원달러 환율에서 개입필요성을 시사한 이창용 총재
1,400원대 원달러 환율에서 개입필요성을 시사한 이창용 총재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최근 2022년 글로벌 금리인상기에 원달러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을 때, 환율 상승 속도를 늦추는 것이 반드시 필요했다고 발언하면서 한국은행이 환율상승 시 개입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여러 국가들이 환율변동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합니다만 이렇게 중앙은행이 환율 변동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고 밝히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입니다. 

 이런 발언은 자칫 특정 가격대에 환율이 도달하면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환율을 낮춰준다는 기대감을 갖게 하여 투자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데요. 이창용 총재는 과거 2022년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이후 한 달도 되지 않아 1,450원까지 환율이 치솟은 현상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 

 이것은 중앙은행이 원달러 환율이 특정 가격선을 넘어가면 잘 제어되지 않고 급등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과 같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렇다면 이번에도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근접하거나 돌파했을 때 다시 직접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요한 지점은 정부와 한국은행 모두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점이기도 한데요. 다른 어떤 물증보다 이런 공식기관에서 원달러 환율이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 반대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반증하는 증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불안정한 해외요인

미국대선, 중동전쟁, 북한 리스크 

이번에는 많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만, 아래 3가지 해외요인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강세를 보일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증거라 생각합니다. 

  • 미국대선에서 트럼프 당선 가능성 증가: 트럼프의 핵심 공약사항인 관세증가와 세금감소는 모두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여 미국 기준금리를 상승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달러가 다시 강세를 띨 가능성이 높아져 원달러환율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 중동전쟁 장기화 및 본격화: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수록 안전자산인 달러수요가 커지면서 강달러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중동전쟁이 더 크게 번질 경우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띌 수 있습니다. 
  • 북한 리스크: 최근 북한과의 전쟁 리스크가 커지면서 원화 약세가 커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제적 요인들이 결코 원달러 환율에 우호적인 상황이 아닙니다. 그래서 원달러 환율이 계속 고공행진하는데 크게 작용하고 있는데, 이런 리스크들이 단기간 내에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높게 유지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진짜 뉴노멀이 시작되었을지도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1,400원대까진 아니어도 1,300원 중후반의 원달러 환율은 이제 정말 뉴노멀로 정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분간 미국 기준금리가 빠르게 인하되지 않고, 우리나라 경제가 침체위기를 맞고 있어서 원화가 강세를 보일 요인이 너무나 부족한데요. 

 물론 환율을 전망한다는 게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 말씀드린 내용들이 크게 의미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가 경제적, 지정학적으로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이라 달러를 일정 부분 보유해야 한다는 의견인데, 이에 대한 판단은 개개인의 몫이므로 내용은 참고만 해 주시기 바랍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