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2022년 7월부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서, 증권사에서 TDF 상품 홍보 및 고객유치활동이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각각의 용어도 아래에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만, 기본적으로 TDF는 주식과 채권 투자비중을 나이에 맞게 조절해 주는 투자상품인데요.
TDF가 향후 10년, 15년동안 내 자산을 불려줄 수 있는 상품인지 알아보려면, 대표적인 주식과 채권 분산투자전략인 60:40 투자전략이 앞으로도 좋은 투자전략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월스트리트저널과 JP모건에서 60:40투자전략에 대해, 다소 상반된 의견의 기사를 보게 되어, 관련 내용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퇴직연금 운용은 노후대비에 너무나도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관련된 정보를 여러 경로로 많이 확인하시고, 본인만의 투자전략을 꼭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퇴직연금 디폴트 제도란? TDF란?
60:40 투자전략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기에 앞서, 우선 퇴직연금 디폴트 제도와 TDF상품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1) 퇴직연금 디폴트 제도
퇴직연금 디폴트 제도는 '사전지정운용제도'라고도 하는데요. 단어 그대로, 퇴직연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미리 지정해 두는 제도입니다. 상당히 많은 퇴직연금제도(DC형과 IRP형)에 들어있는 퇴직연금이 어떤 금융상품으로도 운용되지 않고 현금으로 잠자고 있는데요.
이제는 근로자가 미리 퇴직연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정해두고, 아무 금융상품도 운용되지 않는 시기에는 자동으로 지정해 둔 금융상품이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아마도 DC형이나 IRP형 퇴직연금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면, 증권사에서 사전지정운용제도 안내 메시지를 받은 분들이 꽤 계실 것 같습니다.
2) TDF란?
TDF는 타겟 데이트 펀드(Target Date Fund)의 약자로, 은퇴시기에 맞춰 주식과 채권 등 투자자산의 비중을 조절해 주는 투자상품입니다. 최근 퇴직연금 디폴트 제도와 함께 국내에서도 홍보가 많아지고 있는 상품인데요. 관련된 정보를 별도 포스트에서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해당 포스트 내용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월스트리트 저널 - 60:40 투자전략은 무너지고 있다.
1) 현재, 채권이 더 이상 주식 하락을 방어하지 않음
위 그래프는 역사적으로 60:40 투자전략이 가장 나쁜 연간 수익률을 냈던 기간을 표시한 것인데요. 2022년이 60:40 투자전략의 최악 실적은 아닙니다만, 다른 해와 비교했을 때 특징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채권과 주식하락률이 거의 비슷한 해였다는 점입니다. (위 수치는 주식 60%, 채권 40% 포트폴리오 내에서의 주식과 채권의 각각 영향도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채권은 역사적으로 주식의 디커플링 (주식 상승 시 하락, 주식 하락 시 상승) 내지는 주식 수익률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시절에 주식은 -35% 성과를 냈지만, 채권이 약 +20% 수익률을 내면서, 전체 포트폴리오를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보호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은 주식과 채권 모두 비슷한 -15%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개인 투자자 협회의 10월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포트폴리오의 약 62%가 주식, 14%가 채권, 25%가 현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식 배분은 과거 평균 데이터와 일치하지만, 과거에 비해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채권을 적게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JP모건 - 과거 10년 중 가장 매력적인 60:40 투자기회
JP모건에서는 해마다 10-15년 장기적인 기간에 대한 투자 수익률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2023년 장기 자본시장 가정'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했는데요.
보고서는 무려 12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내용이라, 제가 전체 내용을 요약하는 것은 능력 상 아직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해한 부분까지의 내용을 아래에 정리했습니다.
1) 지난 25년 간, 채권 수익률 하락이 60:40 투자전략의 수익률을 꾸준히 감소시켰음
그래프를 보시면, 검정 색 실선은 해당 시점에서 과거 10년 간의 60:40 포트폴리오의 투자성과를 나타내며, 파란색이 해당 투자성과 내에서 채권 수익률의 기여도를 나타냅니다. 2010년도엔 채권 기여도가 거의 50% 이상이었음에 비해, 채권 수익률이 점점 떨어지면서 2021년 말에는 거의 수익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 과거 1년 간 급등했던 달러 환율은 투자 수익률을 악화시킴
위 그래프는, 2021년 9월 30일 ~ 2022년 9월 30일까지 특정 자산을 로컬 통화와 달러로 투자했을 때의 수익률을 나타냅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상대적으로 하락했던 유럽과 일본, 중국 지역의 달러환산 수익률이 로컬 통화대비 크게 낮음을 알 수 있습니다.
3) 최근 인플레이션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향후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
다들 아시는 것처럼, 2021년 말부터 인플레이션이 급등했습니다. 위 그래프는 글로벌 전체 관점에서의 GDP성장률을 명목성장률(실제가치, 파란색)과 인플레이션 성장률 (노란색)으로 나눠서 표시한 것입니다. 주황색 실선은 GDP성장률 내에서 인플레이션 비율을 나타낸 것인데요.
2022년 글로벌 GDP성장률이 약 4.8%정도라면, 그 중 인플레이션 영향이 50%를 넘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2023년까진 인플레이션 영향도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지만, JP모건은 향후 2년 내에 인플레이션은 2.6% 수준으로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준입니다)
4) 10-15년 장기투자 관점에서, 현재는 주식과 채권 모두 좋은 진입시기
여러가지 가정을 종합했을 때, JP모건에서는 현재 시점에서 향후 10-15년 60:40 포트폴리오의 연간 복리 수익률을 7.2%로 예측했습니다. 이 수치는 작년에 측정했던 4.3%에서 크게 증가한 것인데요.
위 그래프는 특정 자산에 투자했을 때의 연간 복리 수익률와 변동률(리스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파란색 실선은 2023년 주식과 채권 투자비율에 따른 최대 수익률을 나타낸 것이라 보시면 되는데요. 직사각형 점으로 표시된 것이 60:40 포트폴리오의 예상 수익률입니다. (주황색은 2022년, 검정색은 2008년 금융위기)
2008년 금융위기 시기의 60:40 포트폴리오 투자수익률과 좀 더 높고, 리스크도 좀 더 작았습니다만, 2023년이 거의 2008년 금융위기 시기만큼 좋은 투자시점이라는 것을 그래프에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수익률이 달성되기 위한 몇 가지 가정이 있는데요.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향후 10-15년 간 인플레이션은 평균 2.5~2.6% 수준
- 현재 강달러로 특정 자산 투자수익률은 악화된 상태지만, 향후 10-15년 환율로 인한 투자수익률 악화는 거의 없음
- 채권은 짧은 기간동안 수익률이 압축적으로 악화된 상태, 채권 가격과 수익률은 앞으로 계속 정상화될 것임
- 주식도 짧은 기간동안 주가가 하락했지만, 이로 인해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인 구간으로 진입
해당 보고서에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보고서 PDF파일을 보실 수 있는 링크를 아래에 추가해 두었습니다. 참고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정리
1년 전만 해도, 60:40 투자전략은 이제 내 자산을 불려줄 수 없다거나, 채권 투자는 쓰레기라는 말도 있었는데요. 최근 채권투자로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60:40 포트폴리오 전략도 다시 주목을 받는 상황입니다.
1년 만에 투자예측 보고서 내용이 크게 바뀐 것만 보더라도, 사실 어떤 내용도 본인의 판단없이 믿어선 안된다는 점을 아실 수 있으실텐데요. 개인적으로 당장 현재가 아니라도, 2023년까진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는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물론, 어떤 비중으로 어떤 주식과 채권에 투자를 할 것인지, 그리고 진입시점을 어떻게 되어야 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제가 정리한 자료 외에 여러가지 정보를 찾아보시고 본인만의 투자 방법을 고민해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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