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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공부방/개별종목분석

캐피탈원 - 워런버핏과 마이클버리가 선택한 은행주

by 주부너구리 2023. 5. 30.

2023년 1분기 13F공시에서 워런버핏과 마이클버리의 선택을 받은 금융주가 있습니다. 심지어 워런버핏은 오랜 기간 장기투자하던 금융주 대부분을 매도하면서도 캐피탈원에 신규투자를 시작했으며, 마이클버리도 오랜만에 금융주에 투자를 시작한 종목이 캐피탈원입니다. 

특히 1분기는 은행파산 리스크로 대형은행을 제외한 대부분 지방은행들의 주가가 하락했고 투자를 꺼리는 시기에 캐피탈원(COF)이란 종목에 신규투자가 이루어진 것은 좀 흥미로운데요. 캐피탈원이 어떤 회사인지 조사가능한 자료들을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캐피탈원은 어떤 회사?


▣ 미국에서 9번째로 큰 은행

미국 통합자산 기준 10개 은행 ranking
미국 통합자산 기준 10개 은행 ranking (2023년 3월 31일 기준)

저도 잘 몰랐습니다만 캐피탈원(Ticker: COF)는 자산기준으로 미국에서 9번째로 큰 은행입니다. 통합자산(Consolidated Assets)은 약 4,594억 달러(약 611조 원)이고 누적자산(Cumulative Assets)은 54%로 10위권 내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일단 자산규모만 보면 만약 캐피탈원 은행에 큰 문제가 있다고 해도, FED나 미국정부가 그냥 파산하게 두면 안 되는 은행으로 보이는데요. 이것만 보고 캐피탈원이 안정적인 은행이라 결정하긴 어렵습니다. 

 

▣ 검증된 안정성

캐피탈원에 투자를 결정하기 위해선, 최소한 이 은행이 현재 파산위험이 없는 안전한 상태인지 검증해야 하는데요. 이 부분은 JP모건에서 발간한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에 대한 리포트에서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1) 소매예금 비율 및 예금 대비 대출 및 유가증권 비율

은행이 조달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하고 안정적인 자금은 일반 고객들의 예금(소매 예금)입니다. 은행은 일반 고객들에게 일정한 예금금리를 제공하고 저축을 받는 형태로 자본을 확보하고, 확보된 자금은 대출 또는 유가증권(채권 및 주식)에 투자하여 돈을 법니다.

만약 실리콘밸리 은행처럼 상당 양의 예금이 일시적으로 빠져 나가게 되면,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예금 금리를 인상하거나 더 높은 금리로 도매 자금을 대출받아 고객들의 예금을 돌려줘야 하는데요. 그래서 안전한 예금 은행은 고객 예금에 비해 대출 및 유가증권 비율이 낮고, 총예금 대비 소매예금의 비중이 다른 은행보다 높아야 합니다

미국 은행 예금대비 소매예금 비율 및 대출비중
미국 은행 예금대비 소매예금 비율 및 대출비중

JP모건은 총예금 대비 소매예금 비율은 약 50%로 조금 낮습니다만, 예금 대비 대출 및 유가증권 비율이 약 70%로 일반은행들보다 가장 낮아 그래프 상에선 가장 안전한 은행으로 평가됩니다. 반면 캐피탈원(COF)은 예금 대비 대출 및 유가증권 비율은 약 115%로 높은 수준입니다만,  총예금 대비 소매예금 비율이 80%를 넘어 미국은행들 중에서도 가장 좋은 비율에 속하고 있습니다

 

2) 미 실현 손실에 대해 조정된 Tier1 자본비율

좀 어려운 용어들이 등장하는데, 우선 Tier1 자본은 은행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이며, 은행의 알짜 자산에 가장 가까운 자산을 말합니다. 즉 현금화 가능성이 가장 높아서 만약 은행이 손실을 입었을 때 다른 대출이나 투자자로부터 자본을 조달하지 않고도 손실을 충당할 수 있는 자본을 말하는데요. 일반적으로 보통주나 우선주, 이익잉여금이 포함됩니다. 

실리콘밸리 은행은 보유했던 대부분 자산을 미국 국채에 투자했습니다. 국채는 사실 만기까지 유지만 한다면 원금손실없이 정해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현금같은 자산이지만, 실리콘밸리 은행은 금리가 낮을 때 미국국채에 투자하여 금리인상으로 채권에서 손실을 입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실리콘밸리 은행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만기까지 보유할 수 있었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만, 예상치 못한 대규모 예금인출이 일어났습니다. 실리콘밸리 은행은 어떻게든 사용자들에게 예금을 돌려줘야 했는데, 이 때 Tier1 자본으로 예금인출을 감당할 수 없어서 미국 국채를 팔아야 했고, 이를 통해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미국은행들의 미실현 손실 대비 Tier1 자산비율
미국은행들의 미실현 손실 대비 Tier1 자산비율

그래서 국제 은행 규정인 Basel III Accord에서는 은행이 위험자산 대비 Tier1자본비율을 최소 4.5% 이상 유지할 것을 요구합니다. 실리콘밸리 은행 예시처럼 채권과 같은 자산의 미실현 손실 대비 Tier1 자본비율이 높을수록 은행은 안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데요. 그래프를 보시면 현재 JP모건과 캐피탈원(COF), 씨티은행(C)정도가 Tier1자본비율이 10% 이상으로 매우 강한 상태, 즉 가장 안정적인 상태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2023년 1분기 캐피탈원 실적발표에서 Tier1 자본비율은 12.5%까지 증가했습니다. 최근 회사의 트랜드도 안전자본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캐피탈원의 사업구조


 

캐피탈원 2023년 1분기 비즈니스별 실적정리
캐피탈원 2023년 1분기 비즈니스별 실적정리

위 내용은 2023년 1분기 실적을 비즈니스 별로 정리한 장표입니다. 보시면 회사가 크게 아래 3가지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신용카드(CreditCard): 신용카드 결제에 대한 이자와 신용카드 대출에 대한 이자수익
  • 소매금융(Consumer Banking): 일반 개인사용자 예금 및 대출사업 (자동차 대출 등)
  • 상업금융(Commercial Banking): 상업용 예금 및 대출사업

첫번째 붉은색 박스 안에 있는 '비용을 제외한 순 이자수익(Total net revenue)'를 보시면, 신용카드 사업수익이 총 수익의 2/3를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마지막 순이익으로 내려가면 소매금융 수익이 더 많습니다. 그 이유는 파란색으로 표시한 신용손실충당금(Provision for Credit Losses, 줄여서 PCL) 때문입니다. 

2023년 1분기 캐피탈원 신용카드 실적 상세내용 정리
2023년 1분기 캐피탈원 신용카드 실적 상세내용 정리

2023년 1분기 신용카드 대출금은 약 1,37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나 증가했습니다. 신용카드 대출마진(Total net revenue margin)은 약 17~18%로 매우 높은 수익율을 보이고 있으며, 신용카드 결제액(Purchase volume)도 전년 대비 6% 증가한 상태입니다. 

반면 신용손실충당금(PCL)은 전년동기 대비 거의 4배 이상 증가했는데요. 지난 분기부터 신용손실충당금 비율을 크게 높인 것으로 확인됩니다. 아마도 최근의 고금리 및 경기침체, 은행리스크 등을 대비하는 과정이라 생각하는데, 이 비율이 과거처럼 낮아진다면 회사수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캐피탈원이 1~2%대의 은행예금으로 자본을 모아 17~18%대의 신용카드 대출로 돈을 버는 구조라면 앞으로도 돈을 잘 벌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신용카드 대출은 경기침체 시기에도 계속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고금리라도 돈을 빌려야 하니까요. 워런버핏과 마이클버리가 캐피탈원을 투자한 이유가 이 사업구조에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캐피탈원 주가와 배당금


캐피탈원(COF) 2023년 주가변동 추이
캐피탈원(COF) 2023년 주가변동 추이

캐피탈원은 4월 27일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주가가 5%정도 하락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신용손실충당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순이자 수입이 전 분기보다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5월 달에 워런버핏과 마이클버리의 투자소식과 미국 부채한도 상향 소식으로 최근에 주가가 소폭 반등한 상태입니다. 

워런버핏과 마이클버리의 캐피탈원 구매가는 약 96달러로 보고되어 있는데요. 지금도 가격상승이 크지 않았고 은행주는 기본적으로 장기투자가 필요한 종목이라 지금도 가격대는 투자하기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캐피탈원 최근 5년 배당금 지급 히스토리
캐피탈원 최근 5년 배당금 지급 히스토리

캐피탈원은 2022년에 주당 2.4달러의 배당으로 2.61% 배당률을 제공했습니다. 올해에도 비슷한 수준의 배당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배당률이 아주 높거나 안정적인 배당성장률을 제공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2% 중반대의 배당률은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 장기투자를 이어가는데 도움을 받을 것 같습니다. (회사는 1년에 4번 분기별 배당을 합니다.)

 

 

마무리


캐피탈원에 대해 아주 기본적인 정보들만 정리했습니다. 아주 디테일한 정보를 다 찾아보진 못했습니다만, 회사가 자본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고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는 2가지만으로도 꽤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투자를 위해 좀 더 리서치를 해 보려고 합니다. 캐피탈원에 관심있는 분들께 참고가 되길 바라며, 투자결정을 위해선 좀 더 많은 리서치를 해 보신 이후에 본인상황에 맞는 좋은 결정을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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