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미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과 위고비는 다이어트 약물로 너무나 유명합니다.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들뿐 아니라 일론 머스크도 위고비로 13kg을 감량했다는 얘기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요. 틱톡과 릴스엔 오젬픽으로 비만관리를 했다는 인플루언스들의 영상이 3억 뷰를 넘었다고 합니다.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는 아직 FDA승인이 되지 않았습니다만 기존 제품보다 다이어트 효과가 가장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이미 회사의 주가는 52주 최고가에 근접해 있습니다. 이번 포스트는 비만치료제와 관련된 2개 기업에 대해서 간략히 현황을 정리했습니다.
전세계 비만시장과 노보노디스크
▣ 미국 인구의 10명 중 4명이 비만
OECD 조사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40%가 비만이라고 합니다. 비만여부는 사람의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누는 체질량 지수(BMI)로 측정하는데요. 국제적으론 BMI 30 이상을 비만으로 정의하며, 우리나라에서는 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정의합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국제적으로 비만인구가 가장 적은 나라입니다만, 우리나라도 코로나 이후 비만율이 증가하고 있고 자체적인 특성상 비만에 민감한 사람들이 많아 다이어트에 대한 니즈는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 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과 위고비
노보노디스크는 덴마크의 제약회사입니다. 이 회사의 대표 제품은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Ozempic)과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Wegovy)로 알려져 있습니다. 2가지 제품은 세마글루타이드라는 같은 약물 기반의 제품입니다. (당뇨병과 비만과 관련된 회사제품이 더 있습니다만, 대표 제품만 적었습니다.)
위 그림의 좌측은 당뇨병 시장과 회사제품의 점유율을 표시한 것이며, 우측은 비만 시장과 회사제품의 점유율을 표시한 것인데요. 당뇨병 시장규모는 약 1조 덴마크 크로네 (우리 돈으로는 약 191조 원)이며,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32.2%입니다. 우측 비만 시장 규모는 300억 덴마크 크로네 (우리 돈으로는 약 5.7조 원)이며,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89%에 육박합니다.
비만 시장의 현재 볼륨은 당뇨병보다 작습니다만, 향후 무섭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022년 이후 2030년까지 시장규모는 연평균 10.1%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위고비는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삭센다(Saxenda)'의 후속 약물입니다. 삭센다보다 위고비가 더 인기 있는 이유는 치료방식과 성능에 있습니다. 삭센다는 하루 1번 주사를 맞아야 하지만, 위고비는 일주일에 1번만 주사를 맞으면 되며 삭센다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더 큽니다. 위고비의 임상 결과에 따르면 치료 68주째에 체중이 평균 15%가량 감소했다고 합니다.
오젬픽은 사실 당뇨병 치료제입니다만, 위고비와 같은 성분이라는 사실로 비만 환자 및 인플루언서들이 다이어트 목적으로 많이 사용하면서 품귀 현상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작년엔 당뇨병 환자조차 이 약물을 구하지 못할 정도였죠.
▣ 위고비와 오젬픽의 장단점
위고비와 오젬픽은 기존 비만 치료제보다 탁월한 비만치료 효과와 주 1회라는 간편한 치료방식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반면 이 제품들도 어쩔 수 없는 단점이 존재하는데요. 대표적인 단점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6개월~1년 이상 장기 투약 필요: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장기 투약해야 합니다.
- 약물 투약 중단 시 요요효과: 성인 327명 대상 연구에서 약물 투약을 중단한 이후 1년 내로 이전 몸무게의 75%가 회복되었습니다. 약물로 다이어트를 했으니, 운동 등을 동반하지 않으면 요요효과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 비싼 가격: 위고비는 한달 투약분 정가가 176만 원이며, 미국에선 1년 정기치료 비용이 1만 달러가 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약물은 당연히 보험이 안되므로, 비용이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노보노디스크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 2023년 1분기 분기보고서
일라이 릴리를 조사하기 전에 노보노디스크를 좀 더 파보겠습니다. 위에 보시는 것은 가장 최근 분기인 2023년 1분기 재무보고서인데요. 회사의 1분기 매출은 약 533.7억 덴마크 크로네 (우리 돈으로 약 10.2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CER은 고정환율 기준이란 뜻으로 25%)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198.1억 덴마크 크로네 (우리 돈으로 약 3.8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가 증가했습니다. 배경지식 없이 봐도 어마어마한 실적 증가죠.
매출 증가분을 제품별로 나눠서 보겠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Total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가 증가(이미지 상단에 있는 검은색 박스 숫자)했는데요. 파란색 박스로 표시된 GLP-1와 인슐린은 둘다 당뇨병 관련 제품들입니다. 아직까진 당뇨병 관련 매출이 회사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GLP-1제품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50%나 증가했네요)
우측에 있는 붉은 색 박스가 비만 치료제 매출입니다.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4%가 증가했으며, 국가별 매출비중은 NAO(북미지역)가 약 80%이고, IO(북미 제외한 글로벌 지역)가 나머지 비중을 차지합니다. 비만 치료제의 매출 및 시장 성장성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아직 글로벌 매출비중이 작은 것은 제품이 판매되는 글로벌 국가 수가 적기 때문입니다.
BAOM이란 노보노디스크에서 판매하는 비만치료제 제품 라인전체를 말하는데요. 과거 삭센다(Saxenda)만 판매되던 시기와 위고비가 판매를 시작한 작년부터의 시장성장성에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가운데 있는 그래프를 보시면, 작년 위고비 제품 판매개시 이후 삭센다 제품 판매량이 줄어들고, 위고비 판매량이 급증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 주가는 볼 것도 없다
GLP-1 당뇨병 치료제와 비만 치료제 판매가 시작되는 2021년부터 회사 주가는 급상승을 시작했고, 2023년에도 좋은 성장을 보이다가 최근 주가가 소폭 하락했습니다.
지금부터 일라이릴리
▣ 시가총액 1~2위의 제약회사
일라이릴리는 150년 역사를 가진 미국 제약기업입니다. 제약산업 섹터 내에서 시가총액 1~2위를 다투는데요 (최근에 잠깐 1위를 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인슐린을 개발한 회사이며, 노보노디스크와 함께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노보노디스크가 1위, 일라이릴리는 2위입니다.)
일라이릴리에 관한 자세한 분석 글은 아래 별도 포스트를 참고해 주세요.
일라이 릴리 주가전망, 비만치료제 터질까?
'이런 제품이 제대로 나오면 대박이겠지?'라는 질문에 쉽게 떠올리는 제품들이 있는데요. 이걸 약품으로 한정해 보면 탈모치료제나 비만치료제 같은 것들은 누구나 쉽게 동의할 수 있는 제품이
stock-raccoons.tistory.com
▣ 위고비보다 효과 좋은 비만치료제 출시 대기 중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도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같은 GLP-1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에서 파생된 비만치료제입니다. 하지만, 마운자로는 임상 결과 비만 체중을 최대 22.5%까지 감량시켜 위고비보다 월등한 효과를 입증하여 아직 제품은 출시도 안 됐지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22.5% 감량효과는 비만 수술효과와 동일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모건스탠리 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비만치료제 시장은 총 24억 달러 수준이지만, 2030년까지 연간 540억 달러(약 70조 원)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현재 시점에서는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가 출시되지 않았지만, 마운자로가 출시되면 일라이릴리가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비만치료제 출시 소식으로 주가는 52주 최고가
마운자로의 강력한 임상결과가 공개되면서 비만치료제 매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라이릴리 주가는 최근 52주 최고가를 계속 갱신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이 회사 주식투자를 고민하다 포기했는데, 지금은 주가가 너무 올라서 투자를 결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다른 이슈, 먹는 비만 치료제
▣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 모두 준비 중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가지는 공통적인 문제는 아직 주사처방만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만약 비만 치료제가 알약 형태로 나온다면, 아마 접근성이 좋아져서 두 회사의 매출이 크게 늘고, 제품 가격도 낮아질 수 있을 텐데요.
현재 두 회사 모두 알약 형태의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일라이릴리는 알약 형태로 36주차에 최고 14.7% 체중감량에 성공했다고 밝혔고,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의 알약 버전으로 68주 동안 평균 15.1% 체중감량에 성공하여, 주사와 비슷한 성능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두 회사가 알약 형태 비만 치료제를 출시한다면, 주사제품의 보조제로 사용하거나 가벼운 비만은 메인 치료제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데요. 그러면 비만치료제 시장규모는 지금까지 예측보다 훨씬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무리
이미 수도 없이 나와있는 다이어트 관련 제품들은 모두 그 효과가 미미하거나 검증되지 않았지만,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된 약물입니다. 지금은 가격 때문에 소수만 이용하고 있습니다만, 처음 시작할 때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 인구의 40%가 비만이고,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비만인구는 증가추세라 시장성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문제는 현재 주가가 두 종목 모두 넘나 비싸다는 것인데요. 적절한 투자시점을 놓친 감이 있습니다만, 두 회사가 현재 이슈를 계속 유지하면서 시장 영향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점을 노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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