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언론기사들은 어느 정도 숨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최근 애플에서 VR헤드셋을 출시한다는 기사와 함께 지금이 애플에 투자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애플이 좋은 회사임에 분명합니다만, 과연 지금이 좋은 투자시기인지 몇 가지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참고자료로만 봐주시기 바랍니다.
목차
애플의 수익구조부터 이해해 보자
▣ 일단 iPhone이 많이 팔려야 한다
애플의 순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iPhone이 항상 전체 매출의 약 50%를 차지합니다. Mac과 iPad, Apple Watch와 AirPods 매출을 모두 합쳐도 iPhone의 절반 수준이며, 이건 수치가 조금씩 다르지만 2020년부터 비슷한 트렌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순매출에서 모든 직접 비용을 제외한 총 마진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물론 마진율은 서비스 카테고리가 훨씬 높습니다만, 전체 마진에서 제품 카테고리 마진 비율은 약 70%입니다. 쉽게 생각하면, 일단 애플이 좋은 실적을 내려면 기본적으로 iPhone 판매량이 좋아야 하고, 그 외 제품 판매량이 뒤를 받쳐줘야 한다고 기억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그럼 과거 iPhone은 분기 별로 얼마나 팔렸나?
최근 5년을 살펴보면, iPhone은 분기 별로 약 40만~90만 대 사이가 팔립니다. 보통 4분기 판매량이 급증하고, 1~3분기는 떨어지는 추세를 가집니다. 1분기 판매량은 최근 2년동안은 약 55~56만 대 정도가 팔렸는데요. 그럼 2023년 1분기에도 iPhone 판매량이 55만 대를 넘길 수 있는지가 궁금해지는데요.
2023년 iPhone 판매량 예측은?
▣ 23년 1분기 판매량은 감소할 전망
대만 리서치 회사인 TrendForce에서는 2023년 1분기에 iPhone이 약 4,700만 대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2022년 대비 22% 감소한 수치입니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 장저우에 있는 가장 큰 iPhone 생산업체인 폭스콘의 생산량 급감입니다. 폭스콘은 애플 아이폰14 시리즈 생산량의 70~80%를 담당하고 있는데요. 이 회사는 중국 코로나 봉쇄정책으로 2022년 10월부터 제품을 거의 생산하지 못했고, 현재에도 약 70% 수준으로 생산이 이뤄지고 있습니다.(폭스콘에서는 최근 90% 이상 정상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 애플은 인도와 베트남 중심으로 생산기지 이전 중
애플은 이번 사태 이후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아이폰 및 맥북, 애플 워치 등의 제품생산을 베트남과 인도로 이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베트남은 아직 애플워치나 에어팟과 같은 제품 생산라인 위주이고, 인도는 2023년에 아이폰 생산량의 6% 정도를 커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인도에서 아이폰 생산량을 2025년에는 25%까지 늘여갈 전망이나, 당장 올해와 내년에는 아이폰 생산은 중국에 크게 의존해야 하는 구조인데요. 다행히, 중국이 코로나 봉쇄정책을 끝내고 경제를 오픈하는 상황입니다만, 일단 2023년 1분기에는 생산에 차질이 있었던 상황이라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 같습니다.
▣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로 2분기 판매량도 위험
잘 아시는 것처럼 2023년 1~2분기는 높은 기준금리와 인플레이션, 그리고 높은 확률의 경기침체로 인해 아이폰과 같은 고가 전자제품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성장하긴 힘들어 보입니다. 물론, 이것은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현재의 시장 분위기로는 2023년 상반기에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다소 고전할 것으로 보이며, 애플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것 같습니다.
애플 주력 신제품 출시는 3분기에 모여 있음
▣ 아이폰 15는 9월 출시 유력
아이폰 15는 올해 2023년 9월 즈음인 가을 출시가 유력한데요. 애플은 폭스콘에서 아이폰 15 시리즈 제품의 초기 시험 생산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드디어 USB-C 충전케이블을 지원하다고 하네요)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을 발표하면 주가가 항상 올랐던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신제품 출시 당일에는 주가가 하락했던 경우가 더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폰 신제품 출시는 단기적으로 애플 주가를 움직일 수 있는 가장 큰 이벤트이기 때문에 주식 매수시점으로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
▣ VR헤드셋도 가을 출시
최근 떠들썩한 기사들이 나오고 있는 애플의 VR헤드셋인 '리얼리티 프로'가 올해 봄이나 6월 WWDC에서 공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실제 시중 판매는 역시 하반기 또는 가을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새로운 하드웨어를 출시할 때마다 시장에서 열광을 받았던 애플입니다만, 기존 제품들은 시계나 무선이어폰과 같이 사용자들에게 이미 익숙해진 제품들이었고, 이번 제품은 컨텐츠까지 같이 준비되어야 하는 VR헤드셋이란 점에서 주가 영향력은 과거보단 적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의견)
하지만, 하드웨어 괴물인 애플에서 만든 VR헤드셋이 회사 이름까지 '메타'로 바꾼 메타의 제품보다 얼마나 차별성있게 나올지 개인적으론 매우 궁금하며, 시장의 반응도 너무 궁금합니다.
정리: 2분기까진 주식매수는 관망 또는 소극적
전체적으로 종합해 보면, 제가 생각하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애플의 2023년 1,2분기 실적은 저조한 것으로 예상: 아이폰이 잘 안 팔릴 것이기 때문
- 미국 주식시장과 경제도 1,2분기는 악재가 많음: 계속되는 금리인상,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경기침체 예상
- 3분기에는 애플 주력제품의 신제품 출시가 많음: 아이폰15, VR헤드셋 등
결론적으로 2023년 1~2분기는 애플뿐 아니라 대부분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횡보 또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2분기 후반부터 주식시장 분위기를 보면서 애플주식 분할 매수를 해 보는 것이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인데요.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개인적인 생각과 전망이며, 기업의 실적과 주식가치평가보다 전체 주식시장 분위기가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주가는 더 많이 변합니다. 주식투자에 정답이 없습니다만, 뉴스기사를 너무 그대로 믿지 마시고, 기업의 상황을 미리 분석해 두고 투자전략을 세워두면, 주식시장 분위기 변화시기에 빠르게 투자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 분위기가 바뀌어서 과거 10년동안 좋았던 주식이 앞으로 10년 동안 좋다는 보장이 없어졌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좋은 기업이라도 기업가치를 체크하고 투자여부를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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