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Ticker: BRK.B)가 8월 19일 금요일에 옥시덴탈 페트로늄 주식의 최대 50% 구매를 위한 승인을 받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옥시덴탈 주가는 10% 급등
옥시덴탈(Ticker: OXY)의 주가는 금요일에 10% 급등했고요. 2022년 회사의 주가는 129% 상승했습니다. 이 주가는 거의 워런 버핏이 '영끌'했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겠네요 :) 회사의 주가는 현재 71달러를 넘었습니다.
버핏은 7월 이전부터 옥시덴탈 구매를 준비
얼마나 가지고 있을까?
버크셔는 7월 11일에 연방 에너지 규제 위원회 (Federal Energy Regulatory Commission)에 옥시덴탈 회사 보통주를 더 많이 구매하기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이 신청이 8월 19일에 승인이 난 것이고요. 버크셔가 옥시덴탈의 최대 50% 지분을 구매하더라도, 불공정 경쟁이나 규제 권한을 약화시키지 않는 걸로 판단한 것 같습니다.
현재 옥시덴탈의 Top10 주주는 아래 표와 같습니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옥시덴탈 지분의 20.1%, 약 1억 8,830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23.8억 달러에 달합니다.
과거 13F공시 자료를 찾아보니, 버크셔 해서웨이는 2022년부터 옥시덴탈의 지분을 보유하기 시작했으며, 대략적인 주식구매단가는 아래와 같습니다. 현재 주가 대비로 보면 거의 80% 이상의 수익권이구요. 시장의 예상으로는, 옥시덴탈 주가가 70달러 또는 75달러 이하에서 매수를 계속할 것이라고 하네요. 일각에선 버핏이 옥시덴탈을 곧 인수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아직 구체화된 정보는 없는 상태입니다.
- 2022년 1Q: 주식구매단가 40.30달러
- 2022년 2Q: 주식구매단가 43.04달러
버핏은 왜 에너지 주식에 투자할까?
여기까지가 기사화되었던 내용이구요. 조금 더 알고 있던 정보들을 조합해 보겠습니다.
버핏은 에너지 부문에 옥시덴탈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일단, 버핏의 석유회사 투자가 현재 옥시덴탈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버핏은 현재 쉐브론(CVX) 주식을 약 1억 6천만주 (약 234억 달러 가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쉐브론 주식은 버크셔 포트폴리오의 약 7.8% 비중으로, 이번에 구매한 옥시덴탈 주식 3.11%를 합치면, 에너지 부문에만 거의 11%의 자금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13F공시 자료를 섹터비중으로 해석한 그래프인데요. 2022년부터 에너지 부문 투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왜 지금 시점에 에너지 투자일까?
오늘의 진짜 질문입니다. 물론 제가 워런버핏처럼 똑똑하지 못하기에, 당연히 제대로 된 답을 얻기 어려운 질문입니다만, 저의 개인적인 상상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석유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계최대 석유기업 아람코는 2022년 2분기에만 순이익을 484억 달러(약 63조 2,000억원)로 발표했습니다. 아람코가 1배럴의 석유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습니다만, 2020년 자료에 배럴당 약 3달러로 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합니다.
Oxy는 어떨까요? 옥시덴탈은 2022년2분기 순이익을 약 36억 달러로 발표했습니다. 이는 전년동기 9,700만달러 순손실 대비로 비교할 수 없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두 회사가 이렇게 큰 수익을 낸 것은 결국 석유가격의 증가 때문입니다. 2021년 8월달 WTI 오일가격은 배럴 당 약 70달러였습니다만, 현재는 배럴 당 90달러 이상을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Oxy의 손익분기점이 되는 석유가격은 배럴당 40달러인데요. 단기간 혹은 앞으로 이 가격 아래로 석유가격이 떨어질거라 보는 의견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올해 3월, 옥시덴탈 CEO는 러시아 전쟁 영향으로 원유 가격이 배럴당 150달러까지도 갈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오르진 않았습니다. 그렇게 올랐다면 지금 인플레이션이 훨씬 심각했을 듯)
2. 그래도 최근 녹색에너지며, 탄소배출제한 등 난리인데 석유투자가 맞을까요?
작년 버크셔 주주총회에서도 누군가 버핏에게 같은 질문은 했다고 하는데요. 버핏의 대답은 아래와 같습니다.
"I would say that people that are on the extremes of both sides are a little nuts. I would hate to have all hydrocarbons banned in three years, or you wouldn't want a world that, it wouldn't work. And on the other hand, what's happening will be adapted to, over time, just as we've adapted them to all kinds of things"
대략 요약해보면 3년 안에 탄소배출을 100% 제한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화석연료 > 녹색에너지로의 전환은 생각보다 오랜 기간동안 필요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최근 그린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제재가 점점 더 커지면서, 에너지회사들이 상대적으로 투자매력을 잃어가는 것처럼 보이고 있었는데요. 버핏은 이런 시점을 놓치지 않고, 석유회사 주식들을 담아가는 것 같습니다. (최근 유럽에서 러시아 석유를 수입하지 못하자, 석탄 수요가 급증한 것과 비슷한 원리인 것 같습니다.)
석유는 결국 유한자원이라, 원유가격은 장기적으로 높아질 수 밖에 없을테고, 생산기술은 기술의 발전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석유가격이 하락한다 해도, 생산단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낮아보이므로 회사가 수익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3. 실제로 이것보다 더 복잡한 배경도 있습니다.
버핏이 옥시덴탈 주식을 처음 소유한 것은 2022년이 아닙니다. 2019년도에 100억 달러를 옥시덴탈에 투자하며, Anadarko Petroleum의 인수를 지원했습니다. (Anadarko Petroleum는 세계 최대 수준의 석유 및 천연가스 탐사 회사입니다) 이 거래로 버핏은 10만주의 우선주를 받았고, 연간 8% 배당과 약 8,400만주의 옥시덴탈 주식을 56.624달러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받습니다. 이 권리도 계속 유요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 부분은 워낙 복잡한 관계가 있어서, 다음에 다시 별도 포스트로 분석 글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같은 개인투자자에게도 투자가 유효할까?
장기적으로 원유가격의 상승에 투자하는 것이라면, 저와 같은 일반 투자자에게도 옥시덴탈 혹은 쉐브론이나 에너지 관련 ETF에 투자하는 것은 유효해 보입니다. 하지만, 버핏의 투자는 저와 같은 개인투자자와 상황이 다르고, 이익을 창출하는 프로세스도 달라 보입니다.
유가의 상승이 장기적으로 언제까지 진행될지 모릅니다만, 상반기 높은 유가로 에너지 주식이 큰 이익을 챙겼고, 지금 시점에서 에너지 주식이나 ETF에 투자하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당장의 투자보단, 버핏이 어떤 배경과 목적으로 투자기업을 선정하고 장기투자를 이어가는지 제대로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이 먼저일 것 같습니다.
이 글은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음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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