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만장자' (요즘은 억만장자는 부자도 아니라고 합니다 ^^;)들만 참석한다는 Sun Valley Conference에서 애플의 팀쿡이 Rivian CEO인 RJ Scaringe를 만났고, 리비안 전기트럭 R1T를 빌려탔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애플과 리비안이 뭔 꾸미는 건지 궁금해졌습니다.
이것보다 먼저 Sun Valley Conference부터
오늘 주인공인 리비안보다 Sun Valley Conference를 꼭 먼저 소개하고 싶은데요. 이 행사는 민간투자회사인 allen & Company가 주최하는 연례 미디어 금융 컨퍼런스입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돈 많다는 사람들만 참석하는 비밀회담으로, 이곳에서 대장들끼리 만나 결정되는 신규 비즈니스들이 상상 이상이라고 합니다. (작년엔 MS와 블리자드 CEO가 만났었고, 이후 인수얘기가 나왔죠)
삼성 이재용 회장도 1년 중 가장 신경쓰는 해외출장이라고 하구요. 이번 컨퍼런스에는 이재용 회장은 불참했고, 쿠팡CEO인 김범석 의장이 2년 연속으로 이 행사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다시 리비안으로
리비안의 히스토리부터 잠깐 정리하겠습니다. 리비안은 2009년 설립되었고, 2021년 11월 10일에 상장되었습니다.
리비안의 상장 히스토리가 정말 화려한데요. 몇가지 내용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리비안은 상장 첫날 시가총액은 약 987억 달러(현재 환율론 130조군요)로 GM과 Ford를 제치고 글로벌 자동차 업체 중 시가총액 6위를 차지했습니다. 리비안은 2021년 최대 IPO로, 상장 첫날 차를 1대도 생산하지 않고 약 130조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군요.
- 리비안의 주요 주주현황은 아래와 같습니다. 리비안은 Amazon과 억만장자 소로스가 투자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 T. Rowe Price Associates, 약 18%, 1억 6천만 주 보유
- Amazon, 약 18%, 1억 6천만 주 보유
- Global Oryx Group Holding, 약 13%, 1억 1천만 주 보유
- Capital Research & Management, 약 3.5%, 3,100만 주 보유
- Fidelity Management & Research, 약 2.7%, 2,400만 주 보유
- BlackRock Investment Management, 약 2.5%, 2,200만 주 보유
- Soros Fund Management, 약 2.2%, 1,980만 주 보유
- 주요 주주 중엔 Ford도 포함되어 있었는데요 (약 11.2%, 1억 2백만 주 보유) 2022년 5월 락업이 해제되면서 보유하고 있던 주식 중 약 7백만 주를 매도했습니다. 포드는 최초 5억 달러를 리비안에 투자하여, 2021년 말에는 약 106억 달러 투자가치를 받았지만, 매도시점에는 최종적으로 15억 달러의 수익을 얻었습니다.
- 리비안은 2021년 11월 기준으로 일리노이주에 공장을 갖고 있으며, 미국 내 2번째 공장과 유럽/중국에도 각각 공장을 지을 계획이라고 발표했었습니다. 일리노이 공장은 연간 15만 대 생산 능력이 있으며, 2023년까지 연간 20만 대로 확장할 계획이었습니다.
- 리비안의 CEO인 RJ Scaring은 2030년 이전에 연간 최소 10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2021년 11월에 얘기한 바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상황은 그렇지 못합니다.
- 아마존은 2025년까지 10만 대의 전기전송 벤 구매를 리비안과 계약했습니다. 아마존이 주요 주주위치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상장 이후 바로 나타난 문제점들
리비안이 판매하는 모델은 현재 트럭타입의 R1T와 SUV타입의 R1S 2가지가 있습니다. 이외에도 아마존에서 주문한 EDV 700 벤 모델이 있으나, 홈페이지에는 이 모델은 나와있지 않습니다.
리비안은 2021년 10월에만 5만 5천대 ~ 7만 1천 대에 달하는 차량 선주문을 받았습니다만, 이 물량은 2023년까지도 소화하기 힘든 물량이라고 합니다. 리비안의 분기 별 차량 생산량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분기 | 총 생산량 | 고객 인도량 | 전 분기 대비 생산량 변화 |
2021년 4분기 | 1,015대 | 920대 | - |
2022년 1분기 | 2,533대 | 1,227대 | +149% |
2022년 2분기 | 4,401대 | 4,467대 | +72% |
현재 시점에 차량생산이 가능한 공장은 위에서 말씀드린 일리노이 공장 1곳 뿐입니다. 미국 내 추가하려는 조지아 공장은 2022년 여름 (이제 곧 시작이겠네요)부터 건설을 시작해, 2024년에 되어야 차량생산이 가능해집니다. 그 외 유럽과 중국공장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건설일정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리비안은 2022년 총 차량생산량 목표를 2만 5천대로 잡고 있습니다. 이 수치는 2021년 말에 5만 대에서 절반으로 줄어든 수치인데요. 상반기에 생산된 총 차량 수가 약 7천 정도이니, 2022년 목표수치 달성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리비안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2분기 생산량 증가로 올해 목표인 25,000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합니다.) 자동차라는 복잡한 제품을 만드는 공장을 운영한다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더구나, 공장을 3곳이나 증설하고, 전기차와 같이 기존과 다른 방식의 자동차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문제가 있을까요? 전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플 것 같습니다.
2022년 리비안의 생존을 위한 싸움이 시작되다
현재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악화, 경기침체 등의 악재는 리비안에게도 극복해야 할 산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금년 3월 리비안은 제품가격을 17~20% 가까이 인상하여, 고객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R1T 기준 가격이 1만 5천달러 (약 2천만원 정도 되겠죠?)나 올랐다고 하니, 정말 녹녹치 않은 가격인상이군요.
이 뿐 아니라, 7월 11일 리비안은 전체 직원의 5%에 달하는 인력을 감원(해고)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리비안의 직원수는 1만 명이 넘는다고 하는데요. 최근 최악의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를 대비하여, 여러 기술주들(테슬라를 포함)이 인력을 감원하고 있는 상황이라, 리비안도 이를 피해가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대단해 보이는 지점
일론 머스크는 리비안 IPO 직후, 트위터로 '생산량 증가와 손익 분기점을 넘기는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 리비안의 진정한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얘기했는데요. 아마도 테슬라를 운영하면서 본인이 직접 경험했던 가장 어려운 핵심 포인트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리비안의 히스토리를 조사하다보니, 테슬라가 매년 생산량을 늘이면서 좋은 현금흐름을 가져가는 것이 정말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애플과는 어떤 얘기를 한 것일까? 그리고 리비안에 대한 투자는?
이건 안타깝지만, 전혀 알 수 없습니다. Sun Valley Conference에서 나눈 이야기들은 외부로 전혀 공개되지 않기 때문인데요. 팀쿡이 리비안 CEO와 뭔가 얘기를 나눴다는 것은, 일단 애플과 리비안이 뭔가를 같이 할 가능성 자체는 높아보입니다. 당장 상상할 수 있는 것은, 2016년부터 애플도 애플카를 만든다고 발표한 상황이니, 애플카와 관련된 얘기일 가능성이 높을 것 같네요.
리비안은 사상최고 수준의 IPO로 상장 당시 주가가 너무 높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최고가 대비로 1/6 정도 수준까지 주가가 떨어졌습니다만, 지금도 리비안의 차량생산력을 보면 주가가 싸다고 보긴 힘들 것 같습니다. 가장 먼저는 2022년 리비안이 2만 5천대의 목표생산수량을 달성하는지, 조지아 공장이 계획대로 건설되고 생산력을 갖추게 될지 2가지 정도는 꼭 체크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인데요. 그래서 리비안에 대한 투자도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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