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스닥 지수가 2% 이상 폭등했고 그 중심에는 엔비디아가 있었습니다. 엔비디아는 골드만삭스 기술 컨퍼런스에서 젠슨황의 연설 영향으로 8% 이상 급등했고 연일 하락하던 나스닥 지수를 머리채 잡고 끌어올렸습니다.
젠슨황의 주요 메시지가 엔비디아는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쫓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었으니 주가가 오를 만도 했습니다. 엔비디아 향후 주가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주요 원인으로 1)AI투자 대비 이익을 내고 있는 회사가 아주 일부이며, 2)투자도 할만큼 해서 향후 매출성장이 둔화될 수 있고, 3)장기적으론 AI반도체 및 인프라 단가도 현재보단 하락하지 않겠냐는 의견들이 항상 거론되는데요.
저도 엔비디아가 향후 1~2년 이내에 기존과 같은 성장성을 보여주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입니디만, 이와 반대되는 의견과 데이터가 여러가지 나오고 있으므로 이번 포스트에서 관련 내용들을 한번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엔비디아 AI반도체는 없어서 못 팔 지경
젠슨황 발언이 나스닥을 반등시킴
9월 11일 어제 열렸던 골드만삭스 기술 컨퍼런스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세션은 단연 엔비디아 CEO인 젠슨황의 연설이었습니다. 최근 나스닥 지수 변동성과 시가총액 비중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기업이며, 최근 실적발표 이후 주가가 15%나 하락한 상황에서 향후 성장 가능성과 차세대 AI칩인 블랙웰(Blackwell) 수요 및 생산이슈에 대해 궁금했기 때문인데요. 젠슨황의 연설은 여러 투자자들의 불안과 의심을 잠재우고 결과적으로 회사주가를 8%이상, 나스닥 지수를 2%이상 급등시켰습니다. 연설에서 주목해야 할 주요 내용들을 아래 3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엔비디아 AI칩 수요는 여전히 많은지?
어제 나스닥 지수를 급등시킨 가장 핵심 발언이 아닐까 싶는데요. 젠슨황은 아래와 같이 답변했습니다.
- 수요가 너무 커서 고객들이 너무 감정적인 상태임 (제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해서 화가 났다는 뜻)
- 엔비디아 AI칩은 고객들의 수익과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강한 책임을 느낌 (젠슨황은 요즘 이런 압박감 때문에 잠도 잘 못 잔다고 함)
최근 엔비디아의 AI칩에 대한 꾸준한 수요를 증명하는 2개 기업의 실적발표가 있었는데, 첫번째는 오라클이며 두번째는 TSMC입니다. 관련 주요내용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오라클은 9월 10일 분기 실적발표에서 매출 133억 달러(전년 동기 대비 7% 증가), EPS 1.39달러로 시장 기대치를 뛰어 넘었습니다. 오라클은 이번 실적이 AI수요 기반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오라클의 가장 큰 사업이 되면서 영업이익과 주당 순이익(EPS)이 모두 개선되었다고 밝혔습니다.
- 특히 오라클은 향후 AI학습 인프라 지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 향후 5~10년동안 더 크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주요 국가들이 AI모델의 기술적 우위를 놓고 수년동안 경쟁할거라 밝혔습니다. 특히 AI업계에 진입하기 위해선 최소 1,000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엄청한 규모와 수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 TSMC는 8월 매출이 약 78억 달러로 전월 대비 33%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매출은 7월 매출의 전월 대비 성장률인 45%에 미치지 못했지만,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37% 성장하면서 2023년의 매출 성장둔화를 회복할거라 전망했습니다.
- TSMC 매출의 50% 이상이 AI관련 고성능 컴퓨팅에서 비롯되는데, 이는 엔비디아의 AI칩과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아이폰 16을 말하는 듯)의 영향이 가장 큽니다. TSMC는 이런 AI수요 급증으로 2024년 매출전망을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라클과 TSMC 주가는 각각 9월 10일 이후 11%, 7%씩 상승했습니다. 이렇게 엔비디아 AI칩 수요와 관련된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같이 개선되고 있어서 엔비디아 AI칩에 대한 수요가 아직 충분하다고 볼 수 있는 증거로 볼 수 있겠습니다.
고객사들은 AI지출로 수익을 만들고 있는지?
서두에서 언급했던 2번째 질문입니다. 결국 AI지출이 수익으로 연결되어야 고객사들의 수요도 꾸준할거란 것인데요. 최근 엔비디아 향후 매출성장을 의심하는 가장 주요 질문이기도 한데, 이에 대해서 젠슨황은 아래 2가지 사항을 언급했씁니다.
- 일단 고객사들이 AI기술을 계속 구축하려면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을 수용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음, 엔비디아의 기술은 기존 작업 부하(데이터 처리)를 가속화하고, 기존 기술로는 관리할 수 없는 AI 작업도 처리
- 현재 엔비디아 AI칩의 주요 고객인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들은 엔비디아 AI칩에 1달러를 지출투자할 때마다 5달러 상당의 임대료(클라우드 매출)을 얻고 있음
첫번째 질문에서 잠깐 나왔습니다만, 현재 AI사업에 신규 진입하려면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에만 1,000억 달러가 필요합니다. 때문에 현재 엔비디아 AI칩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META와 같은 대형 서비스 혹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 매출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는데요.
일단 현재까진 이런 업체들이 엔비디아의 AI칩 투자로 5배에 가까운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불어 젠슨황은 현재 AI 데이터센터에 투자된 비용이 약 1조 달러에 가까운데, 이제 투자된 인프라에서 생성형 AI 기반의 새로운 소프트웨어들이 나올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즉, AI 기초 인프라를 기반으로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들이 생겨날 시점이라는 것이죠.
상당 부분 위 내용에 대해서 동의합니다만, 개인적으로 새로운 AI서비스들이 출현하는 시점이 빠른 미래가 될지 아니면 아직 시간이 걸릴지는 알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AI킬러 서비스들이 출현되어야 AI투자비용이 정당화되고 AI관련 산업규모가 성장할텐데 현재 나와있는 생성형AI기반 서비스와 도구들이 고객들의 지갑을 여는 킬러 서비스라 보긴 조금 부족한 면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건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각자의 기준에 따라 한번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엔비디아 AI칩 공급은 안정적인지?
최근 분기 실적발표 이후 주가를 하락시킨 근본 요인 중 하나였다고 생각하는데요. 차세대 GPU인 블랙웰의 생산차질 문제가 해결되었는지, 그리고 TSMC에 의존적인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 일단 가장 중요한 Blackwell GPU는 현재 본격적인 생산 단계로 4분기에 출하를 시작할 예정
- 현재 TSMC 공급비중이 높은 것을 인정하며 다변화를 준비 중, 하지만 TSMC의 생산능력이 너무 탁월하여 업체 변경 시 제품 품질저하가 우려된다고 밝힘
TSMC가 아직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 중이고 미국 현지공장 설립도 진행 중이라, 이 부분에 대해선 크게 언급된 내용이 없었고 투자자들도 관심이 적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엔비디아가 TSMC에 너무 의존적인 공급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이며,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엔비디아 주가는 어떻게 될까?
주가가 상승반전했으나 전고점을 뚫지 못함
이번 젠슨황의 연설로 주가가 11%나 반등했고 2024년에만 주가는 약 140%이상 상승했습니다만, 최근 추세를 보시면 하락 후 반등 시 전고점을 넘기지 못하고 상승폭이 점점 작아지는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장기적으로 성장할거라 판단하신다면 최근의 주가하락을 저점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겠습니다만, 엔비디아 주가도 결국 전체 지수변화에 큰 영향을 받으므로 향후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하락장이 발생할거라 예상하신다면 개인적으론 지금 시점에 투자를 시작하는 것은 그렇게 좋은 선택은 아닐 것 같습니다.
다만 저도 장기적으로 AI산업 분야가 계속 성장한다는데 큰 의심이 없고, 엔비디아가 AI산업의 중추기업 역할을 계속할거란 믿음을 가지고 있는데요. 조금 길게 보면서 저점 매수기회를 찾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투자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책임이므로 잘 생각하시고 판단하시기 바라겠습니다.
단기적으론 보합 내지 살짝 하락할 것으로 예상
어제 발표된 CPI가 전월 대비 0.3%상승으로 기대치를 부합하지 못했습니다만 아직 장기적 하락추세이고, 오늘 발표되는 미국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전월 대비 2,000건 증가한 23만 건으로 발표되었는데 이것도 장기적 하락추세라 주식시장에 아주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2가지 지표 모두 개선된 수치는 아니므로 시장에 상승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9월말까진 엔비디아 주가도 단기적으로 보합 내지 살짝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10월달 미국 주식시장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어서 단기적으로 투자를 해 보는 방법도 불가능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리스크가 있음)
더불어 최근 기술 대기업들이 반독점 소송에 휩싸이고 있는데, 엔비디아도 지난 주에 법무부에서 반독점 조사의 일환으로 소환장을 받았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이런 건은 단기적인 이슈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기업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로 참고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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