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초유의 투자 관심대상이 되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FT)는 최근 전년대비 매출 7%, 순이익 9% 성장을 보고하는 어쩌면 평범한 실적보고를 했습니다만, AI기능 사용자들의 인상적인 피드백에 힘입어 장중에는 2~4% 하락했으나 장마감 이후 8.8% 주식호가가 상승한 상태입니다.
이번 포스트는 현재 AI대장주로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근 실적과 전망, AI관련 실적 등을 점검하고 향후 투자방향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정리했습니다.
항상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아래 내용은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니며, 투자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점을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분기실적부터 살펴보기
ChatGPT에 대한 투자와 Bing을 통한 AI검색기능 제공으로 AI대장주로 손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회계3분기 실적(달력 상으로는 2023년도 1분기)이 어제 발표되었습니다. 주요 실적은 아래와 같습니다.
- 매출: 528억 6천만 달러(전년 동기 대비 7% 증가), 전문가 예상 510억 2천만 달러를 상회
- Intelligent Cloud: 220억 8천만 달러,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
- Productivity and Business Processes: 175억 2천만 달러,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
- Personal Computing: 132억 6천만 달러,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
- 순이익과 EPS
- 순이익 183억 달러(전년 동기 대비 9% 증가)
- EPS 주당 2.45달러, 전문가 예상 2.23달러를 상회
회사는 이번 분기에 총 97억 달러를 주주에게 돌려줬는데요. 46억 달러를 자사주 매입, 51억 달러를 배당금 지급으로 사용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분기 배당을 하며 배당률은 0.99% 밖에 안됩니다만 10년 이상 배당금을 꾸준히 증가시키고 있으며, 꾸준한 자사주 매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적이 다 좋아 보이지만, 현금흐름은 상대적으로 좋지 않습니다. 영업현금흐름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으며 잉여현금흐름은 11%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잉여현금흐름은 반등추세라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AI가 사업실적에 미치는 영향
AI가 실제로 기업실적 개선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체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요. 나델라 CEO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가 각 사업부에 끼친 영향을 비교적 상세히 언급했습니다.
● Intelligent Cloud
마이크로소프트의 Cloud 서비스인 Azure Platform에서는 ChatGPT와 GPT-4를 포함한 AI모델인 Azure OpenAI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OpenAI 서비스 사용자가 전 분기 대비 10배 증가한 2,500명의 사업체로 성장했으며 Coursera, Grammarly, Mercedes-Benz 및 Epic Systems과 같은 기업들이 OpenAI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개발코드 생성/배포를 지원하는 Github에서 제공하는 Copilot for Business (Github Copilot)은 제공 3개월 만에 1만 개 조직에서 가입했으며 개발코드 작업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AI 코딩 비서가 제안한 코드의 30% 이상을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직까지 OpenAI서비스가 얼마나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기존 고객들을 Rock-in 시키는지에 대한 효과는 검증되기 이른 시점입니다만, 일단 많은 사업체들이 OpenAI서비스를 긍정적으로 사용 및 평가하는 것으로 보여 다음 분기에는 좀 더 구체적인 신규고객확보 및 기존고객 Rock-in효과를 수치화하여 공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Productivity and Business Processes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의 Office 프로그램에서 사용할 수 있는 AI서비스인 Microsoft 365 Copilot 기능제공을 시작했습니다. 오피스 프로그램 사업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미 글로벌 1위를 독주하는 영역이라, AI기능 제공으로 시장확대나 사용자 Rock-in효과가 얼마나 생길 수 있을지에 대해선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향후 지속적으로 체크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 Personal Computing
Cloud와 함께 가장 흥미로운 영역은 바로 Bing검색과 Edge 사업부문입니다. 전 세계 검색엔진 시장규모는 연간 1,200억 달러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중 구글이 9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Bing검색의 점유율은 약 3%밖에 되지 않았는데요.
2개월 이전에 마이크로소프트는 Bing검색과 Edge앱에 AI검색 기능을 추가했으며, 3월 초 Bing검색 일일 사용자수가 1억 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구글검색 일일 사용자 수가 10억 명 이상으로 훨씬 많습니다만, 기존 점유율과 비교했을 때 이번 AI검색 기능 추가 이후 Bing검색 사용자수 증가는 현재까진 놀라운 성과입니다.
검색 및 뉴스광고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130억 달러를 기했으나, 이것은 아직 AI검색기능의 효과로 보긴 어렵습니다. AI검색은 기존 검색방식에 비해 광고제공방식과 효율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으며, AI검색 시스템은 기존 검색 시스템 대비 10배 정도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앞으로 AI검색을 앞세운 마이크로소프트가 구글 검색 사용률을 얼마나 뺏아올 수 있을지, 더불어 뺏아온 트래픽으로 얼마나 광고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며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보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지금 투자하기 좋은 시기일까?
마이크로소프트가 괜찮은 분기실적을 냈고 워낙 탄탄한 재무구조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지금 시점에 마이크로소프트를 투자하기 부담스러운 몇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음
마이크로소프트는 2023년에만 약 23% 주가가 상승했고, 최근 1년 기준으로 현재 주가는 52주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아직 기준금리 인상도 1~2회가 남아있고, 경기침체와 미중갈등 등 여러 가지 리스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52주 최고가에 투자를 시작하는 것은 상당히 부담되는 일입니다.
회사의 PE Ratio는 현재 약 32배인데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운영사업이나 매출규모가 많이 정착된 가치주 개념의 회사이며, 분기 매출성장이 7~8% 수준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32배의 PE Ratio는 너무 고평가 되어 있는 수치인 것 같습니다. (구글과 Meta와 같은 빅테크 기업의 PE Ratio는 현재 약 20배 수준이며, 나스닥 전체 평균 PE Ratio도 20배 수준입니다.)
● AI도입효과 검증 부족
Cloud사업부와 Bing검색에 도입된 AI기능에 대해서 매우 긍정적인 유저 피드백과 의미 있는 AI기능 사용자수 증가가 있었습니다만, 아직 매출증가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합니다.
회사 총매출의 약 40% 이상을 차지하는 Cloud사업은 이미 구글, 아마존 등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알리바바는 최근 Cloud제품가격을 최대 50%까지 인하하겠다고 밝히면서 가격경쟁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는 중국 비중이 높긴 합니다만) 가장 핵심은 AI기능이 도입되면서 전체 매출과 유저 retention이 상승하는지 검증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Bing검색 부문은 사용자수와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AI도입 효과를 검증하기에 데이터가 부족합니다. 실제 사용자수 증가가 계속 유지되는지, 그리고 검색매출은 증가할 수 있는지, 시스템비용은 어느 정도 효율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검증되어야 합니다.
● 주식시장 전반의 환경 리스크
최근 주식시장과 경제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악재들이 아직 뚜렷한 해결점 없이 진행 중 상태에 있습니다. 회사의 미래가 아무리 밝고 긍정적이어도 주식시장 전반의 하락장을 이겨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때문에 몇 가지 환경적인 리스크들의 진행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 실리콘밸리 사태로 시작된 은행파산과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 실리콘밸리 은행파산 건은 미국 정부가 신속하게 대응했고 이후 발생한 개별은행 이슈들도 적극적인 대응으로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다만, 현재 상업용 부동산 쪽에 큰 리스크가 하나 진행 중 상태에 있다고 보이는데요. 관련 내용은 제가 작성한 별도 포스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끝나지 않은 기준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주식시장에서는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점 더 높게 보는 것 같습니다만, 아직 연준의 금리인상은 끝나지 않았으며 인플레이션이 4%대에서 정체되거나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우려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5~6월까진 인플레이션 진행상황을 좀 더 체크하고, 연준이 언제 금리인하 시작 혹은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인지 좀 더 확실한 근거가 나오는 걸 기다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대만 중심의 미중갈등: 대만 중심의 미중갈등이 점점 격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옐런 재무부장관이 안보 관련 문제는 경제침체를 각오하더라도 대응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어서 앞으로 1~2개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마무리
마이크로소프트의 ChatGPT 등장과 함께 6개월도 안 되는 기간 동안 AI를 주식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끌어올렸고, 현재까진 AI시대의 제일 앞 줄에 선 회사임에 틀림없습니다. 더불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떤 기술주보다 탄탄하고 성숙한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 점유율을 가진 안정적인 회사입니다.
다만, 최근 너무 많은 사람들이 AI의 실체보다 기대감으로 끌어올린 주가가 부담스럽고, AI가 실제 기업가치와 매출 및 순이익을 증가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정확한 검증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더불어, 여러 가지 악재가 해결되지 않은 주식시장의 주변상황을 고려했을 때, 지금 시점에 마이크로소프트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엔 시점이 좋지 않아 보입니다.
개인적으론 2023년 중엔 분명 좋은 투자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하며, 시점을 잘 기다리면서 회사가치를 잘 분석해 두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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