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기업입니다. 현재 애플의 시가총액은 2조 4,900억 달러, 한화로는 약 3,309조 2,100억 원인데요. 2023년 우리나라 예산이 약 640조 원이니, 우리나라 1년 예산의 약 5배의 가치를 가진 기업인 셈입니다.
이 어마어마한 시가총액 기업은 2023년에만 무려 34% 주가가 상승했는데요. 이렇게 덩치가 큰 기업의 주가가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수 있을지, 앞으로도 장기투자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고 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목차
애플의 현재상황 이해
▣ 애플 재무제표 살펴보기
애플은 항상 4분기에 최고 분기 실적을 내는 흐름을 보여줍니다. 2022년 4분기 매출은 1,171억 5천만 달러로 2018년 이후 전년 동기 대비 4분기 매출은 처음으로 5%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 4분기가 유례없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이슈, 달러강세 등으로 제조와 수요 모두 원활하지 않았던 상황을 고려한다면 애플의 실적은 놀라운 수준입니다.
애플의 2022년 4분기 매출 1,171억 5천만 달러를 제품/비즈니스 별로 나눠서 살펴보면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 iPhone: 658억 달러,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 (환율영향을 제외하면 큰 변동 없음, 애플 전체 매출의 50% 이상 차지)
- Service: 208억 달러, 사상 최고 매출 (Apple Store, Apple TV+ 등 서비스 매출 포함)
- Wearable, home 및 액세서리: 135억 달러,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 (Apple Watch, Earpods 등 포함)
- iPad: 94억 달러,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
- Mac: 77억 달러
애플의 Profit Margin은 2008년 이후 몇 개 분기를 제외하고 항상 20% 이상을 유지했습니다. 애플이 iPhone, Wearable 액세서리, iPad, Macbook과 같은 단말 판매로 많은 수익을 낸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라고 밖에 말할 수 없겠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0년 동안 5,730억 달러 (한화로 약 756조 원)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했습니다. 애플이 과거 10년동안 낸 순이익이 약 755조 원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순이익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했다는 얘기입니다. 자사주 매입은 주주가치를 상승시키고 세금을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애플이 벌어들인 돈을 너무 미래에 투자하지 않고, 자사주 매입에 치중하여 미래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은 기업과 주주가치를 높이는 가장 훌륭한 행위라는 관점도 있으므로 이에 대해서는 개인의 판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 현금이 최고
애플의 현금성 자산은 2022년 4분기 기준으로 약 513억 5천만 달러 (한화로 약 68조 원)으로 미국에서 현금을 가장 많이 보유한 회사 중 하나입니다. 2020년에 비해 많이 줄어든 규모입니다만, 현재의 현금보유액으로도 애플은 앞으로의 경기불황이나 고금리 상황을 오래 버틸 수 있는 회사입니다.
회사가 가진 모든 부채를 갚은 후 보유하는 현금 양을 측정하는 Levered Free Cash Flow Margin도 애플은 약 22%에 달합니다. 현금이 넉넉하여 부채에 대한 걱정이 없다는 정도로 이해하셔도 되겠습니다.
주당 무료현금흐름도 2018년 3.3달러에서 2022년에는 6.93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꾸준하고 안정적으로 현금흐름을 증가시키는 회사는 쉽게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버핏이 애플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 워런 버핏이 말하는 애플
워런 버핏은 애플을 생활필수품의 개념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버핏은 최근 인터뷰에서 "만약 아이폰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1만 달러를 준다는 제안을 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거절할 것이나, 그들은 순식간에 포드를 쉐보레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애플의 브랜드 가치와 영향도가 크다는 것을 의미하며, 애플이 인플레이션이나 경기 침체를 잘 견딜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애플의 최근 상황들
▣ 삼성, 디폴트 검색을 구글에서 MS로 변경 검토
최근 삼성이 제조하는 모든 디바이스에서 디폴트 검색을 구글에서 MS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구글주가가 일시적으로 3% 이상 하락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삼성은 구글로부터 디폴트 검색을 구글로 제공하는 것에 대한 대가로 연간 30억 달러를 받고 있다고 알려졌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애플은 조용히 웃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은 디폴트 검색을 구글로 제공하는 것에 대한 대가로 연간 약 150억 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삼성의 행보로 애플은 이 계약금액을 200억 달러로 높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구글의 검색 비즈니스가 연간 1,620억 달러임을 감안하면 매우 큰 비중입니다.
▣ 인도에 첫번째 매장 오픈
애플은 올해 처음으로 인도 뭄바이에 애플 매장을 열었습니다. 이에 대한 조건으로 애플은 애플 매장 근처에 삼성스토어가 들어오지 못하는 조건을 걸었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는데요.
애플은 미국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지만 중국 비중도 적지 않습니다. 2023년 1분기 기준으로 애플은 중국에서 약 24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되어 있는데요. 반면, 아직 인도 시장의 매출은 매우 적은 상태입니다. 최근 미중갈등이 커지면서 애플이 단기적으로 중국 시장을 포기하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중국 대체시장을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애플은 작년부터 중국 아이폰 공장비중을 줄이고 인도에서 아이폰 공장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작년에 상하이 코로나 사태로 애플이 아이폰 수급에 큰 문제를 겪었으며 미중갈등으로 수급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리스크를 줄이는 목적이라 보입니다. (이미 2022년 인도에서 650만 대의 아이폰을 출하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애플은 2025년까지 인도에서 연간 매출을 200억 달러까지 늘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인도가 세계 최고의 인구대국이 되었다는 기사도 나오고 있으며, 최근 미중갈등으로 인해 인도가 주목받고 있다는 점은 다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 이자율 4.15% 저축계좌 출시
애플은 골드만삭스와 함께 연간 4.15% 이율을 제공하는 저축 계좌 출시를 발표했습니다. 이 계좌는 iPhone 월렛 앱에서 계정을 설정할 수 있으며, 최소 보증금과 잔액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더불어, Apple카드로 구매 시 최대 3%를 돌려주는 Daily Cash보상이 자동으로 입금되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애플 저축계좌의 4.15%이율이 가장 높은 것은 아니지만, 25만 달러까지 예금자보호를 받으며 Apple카드와의 여러 가지 기능 연동으로 중소형 은행들의 예금을 위협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애플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자사 제품에 대한 Rock-in효과입니다.
이미 전세계에서 가장 충성도 높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Apple카드와 이런 높은 이율 저축계좌 서비스는 iPhone을 계속 사용하도록 사용자들을 묶어두는 효과가 있을 겁니다. 최근 애플이 미국 특정 주와 협업하여 디지털 버전의 운전 면허증을 만들고 있다는 것도 결국 iPhone을 생활필수품으로 만들어가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애플 투자의 리스크
▣ 이미 세계 1위의 시가총액 회사
애플은 이미 전세계 1위의 시가총액을 가진 거대 기업이며, 과거 5년 동안 300% 넘게 주가가 올랐습니다. 애플에 투자하여 2배 수익을 거두려면 애플 시가총액이 5조 달러에 육박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이렇게 생각하면 현재 보유한 제품군과 비즈니스만으로 이런 가치를 달성할 수 있을까 의문이 생깁니다.
▣ 투자시점과 분산투자가 중요
하지만 2023년 애플은 약 34% 주가가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S&P500 수익률인 9%와 나스닥 17%를 2배 이상 능가했습니다. 애플의 기업가치가 바뀌지 않는 한, 주가가 급락할 때 애플을 분산투자로 모아가는 것은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가능성이 높습니다.
애플투자의 또다른 매력은 배당금입니다. 애플 배당률은 2022년 기준으로 0.70%밖에 되지 않습니다만, 2018년에 투자를 시작했다면 연간 15% 배당성장률을 제공받을 수 있었습니다. 애플이 워낙 돈을 잘 벌고 있기 때문에, 빨리 투자를 시작한다면 그만큼 꾸준한 배당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 느려지고 있는 혁신
애플이 더없이 단단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만, 최근 애플이 과거 스티브 잡스가 운영하던 혁신적인 기업 이미지와는 거리가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는 비판들이 있습니다.
굳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참고하지 않더라도, 애플이 최근 기술 트렌드인 AI나 전기차, 메타버스와 같은 주제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관심받았던 애플카는 2024년 출시에서 최근 2026년 이후로 연기되었으며 완전자율주행은 스펙아웃되었다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스펙이 나오지 않는 상황입니다.)
마무리
TipRanks에서 예상하는 애플의 12개월 예상주가는 174.86달러로 현재 주가에서 큰 상승여력이 없습니다. 물론 이런 예상주가는 큰 의미가 있다고 보긴 어렵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2023년의 상황에서 애플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는 의미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확실한 것은 애플의 브랜드 인지도와 제품 차별성입니다. 현재의 기업가치만으로도 애플은 큰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 2~3년 정도는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개인적으로 지금 시점은 주가가 너무 높다고 생각하므로 투자시점은 잘 판단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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