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공부방/주식시황 및 경제이슈들

2024년 하반기 미국 장기채 투자를 생각해 봐야 하는 이유

by 주부너구리 2024. 6. 24.
반응형

2023년 말부터 국내에서도 미국 장기채 투자바람이 있었습니다. 연준이 2024년에 최대 3번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시장에서 해석한 결과였는데요. 때문에 많은 분들이 TLT, TMF ETF 혹은 국내에서 출시된 미국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여러가지 ETF 상품에 많은 돈이 몰렸습니다. 

문제는 2024년 6월 현재 시점에서 미국 장기채 ETF를 투자해야 할 지 여부입니다. 대부분 시장예측은 올해 9월 연준이 첫번째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며, 이에 따라 미국 장기채 ETF 상품들이 새로 출시되고 투자규모도 계속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금리가 인하되면 채권 투자 수익률이 높다는 단순한 논리인데요. 

물론 저의 예상이 틀릴 수 있고, 시기에 따라선 금리인하 시점부터 일정 기간 미국 장기채 투자로 수익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미국 대선 시점과 맞물려 장기채 수익률이 급등할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수익률이 상승하면 국채 가격은 하락해서 투자 손실이 발생하게 됩니다.)

현재 미국 장기채 투자현황과 관련 리스크들을 아래에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국 장기채 ETF의 인기와 투자 증가 배경

금리인하 기대감에 시작된 미국 장기채 ETF 투자

▣ 미국 장기채 ETF 기본개념 

많이들 아시는 내용이라 아주 간략히 정리하겠습니다. 흔히 말하는 미국 장기채 ETF는 미국 정부가 발행한 20~30년 잔존기간을 가진 국채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입니다. 많이 알려진 몇 가지 상품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 (TLT ETF)
  • 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ares ETF (TMF ETF): TLT ETF의 3배 레버리지
  • Ace 미국30년 국채 액티브(H) ETF: TLT ETF의 성과를 추종하는 국내 ETF, (H)는 환헷지 상품을 나타냄

Ace 미국30년 국채 액티브(H) ETF는 국내에서 출시된 미국 장기채 ETF 중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큰 상품으로 현재 시가총액은 약 1조 3천억 원에 달합니다. 이 외에도 국내 출시된 미국 장기채 ETF 상품들은 종류가 많으며, 6월 18일 삼성자산운용에서는 'KODEX 미국 30년 국채 액티브(H) ETF를 곧 출시한다는 기사도 발표된 바 있습니다. 

최근 미국 장기채 레버리지 ETF 투자를 권하는 기사
최근 미국 장기채 레버리지 ETF 투자를 권하는 기사

요즘도 조금만 찾아보면 미국 금리인하를 기대하며 미국 장기채 ETF (혹은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를 유도하는 기사들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는데, 아직 금리인하가 시작되지 않았고 기대만큼 금리인하가 크지 않을거란 예상이 많아 투자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 금리인하만 기다리는 미국 장기채 ETF들

금리인하 시기에 미국 장기채 ETF의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은 '듀레이션'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금리와 채권가격은 역의 관계를 가지는데,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가격은 하락하고, 반대로 금리가 인하되면 채권가격은 상승합니다. 그리고 이런 금리변동은 듀레이션이 긴 장기채에 훨씬 큰 변동성을 가져오는데요. 

예를 들어 이론적으로 금리가 1% 하락하면 듀레이션이 30년인 채권 가격은 30% 상승할 수 있습니다. 미국 장기채 3배 레버리지인 TMF ETF는 금리 1% 하락에 채권가격은 이론적으로 90% 상승할 수 있다는 계산이니, 많은 사람들이 금리인하 소식만 나오면 미국 장기채 ETF에 투자를 늘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2023년 중반부터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서 미국 장기채 ETF에 대한 투자가 시작되었는데요. 연말로 갈수록 그 열기가 더 뜨거워졌습니다. 2024년에는 금리인하가 최소 3번에서 최대 5번까지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는데, 결과적으로 미국 기준금리는 아직 한번도 인하되지 않았습니다. 

국내 채권형 ETF 시가총액 별 Top10
국내 채권형 ETF 시가총액 별 Top10

위 목록은 국내에서 판매 중인 채권형 ETF를 시가총액 기준으로 정렬하고, 2024년 기준 수익률도 같이 표시한 것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붉은 색으로 표시된 미국 장기채 ETF들은 시가총액은 모두 상위권입니다만 2024년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인 상태입니다.

특히 미국 30년 장기채를 엔화로 투자하는 KBSTAR 미국 30년 국채 엔화노출 ETF는 2024년도에만 약 12% 하락하여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는데, 이건 엔화환율 하락효과가 겹쳐서 ETF 수익률 하락이 더 커졌기 때문입니다. 

TLT ETF와 TMF ETF의 최근 1년 주가변화 추이
TLT ETF와 TMF ETF의 최근 1년 주가변화 추이

미국에 상장되어 있는 대표적인 미국 장기채 ETF인 TLT ETF와 TMF ETF의 최근 1년 수익률을 표시한 그래프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TMF ETF는 최근 1년동안 약 마이너스 34%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굉장히 좋지 않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9월 기준금리 인하설이 유력해지면서 미국 장기채 ETF 수익률이 조금씩 반등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장기채 ETF 투자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

바이든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이 시작됨

▣ 미국 경제지표 동향 살펴보기

최근 미국 CPI지수 흐름: 최근 2개월 예측치 이하로 감소 중
최근 미국 CPI지수 흐름: 최근 2개월 예측치 이하로 감소 중

미국 CPI지수는 2개월 연속 예측치 이하로 나타나면서 상승세가 둔화되는 모습입니다. 만약 7월 11일에 발표되는 6월 CPI가 예측치를 부합하거나 예측치 이하로 나타날 경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와 압박이 더 커지겠지만 연준은 아직 2%대 인플레이션 목표치까진 갈 길이 멀다는 이유로 연내 1회 이상 기준금리를 인하할 의지가 없어 보입니다. 

문제는 경기침체 조짐입니다. 고금리로 경제를 때려조지기 때문에 경기침체가 전혀 없을 순 없습니다. 미국 GDP성장률은 예측치를 계속 낮춰잡고 있는 중인데, 가장 가까운 2024년 2분기 GDP성장률은 2.7%추정치에서 1.2%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론 소비 수치가 계속 감소하고 소득 증가율도 계속 정체 및 감소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고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을 잡으면서 약한 강도라도 경기침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5월 CPI발표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상승 (Feat. 상반기 주식시장 결산)

미국 경제 및 주식시장에 가장 중요한 5월 CPI보고서가 발표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시장 기대치보다 낮은 보고서 결과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식시장은 상승 모드로 돌아섰습

stock-raccoons.tistory.com

▣ 바이든 정부가 경기침체를 용납하지 않을 듯

방금 전 경기침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적어도 올해 대선 전까진 바이든이 경기침체를 용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엄청난 재정 총알을 경기부양 목적으로 살포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대선이 11월로 예정되어 있는데, 바이든은 공식적으로 트럼프보다 지지율이 뒤쳐진 상황입니다. 이런 대선싸움을 위해 바이든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대선 전까지 경제와 주식시장이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고, 이를 위해 강력한 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이를 현재 미국 재무부 장관인 옐런 장관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선 전 미국 정부의 유동성 지급을 예상하는 기사
미국 대선 전 미국 정부의 유동성 지급을 예상하는 기사

미국 재무부는 2024년 5월 1일에 미국 재무부 현금 관리 계획 (일명 TGA 관리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건 우리나라로 치면 정부가 1년동안 예산을 어떻게 쓰고, 분기별로 잔고는 얼마나 남기고, 국채는 얼마나 발행할 건지에 대한 계획들이 들어 있는건데요. 

기사내용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2분기 말 기준으로 7500억 달러의 잔고를 남길 계획인데, 4월 24일 기준으로 9300억 달러가 잔고에 쌓여 있으며 이 중 남는 2000억 달러 (약 275조 원)의 자금을 대선 전에 시중에 풀 것이라는 시나리오이었습니다. 

미국 TGA잔고 변화추이
미국 TGA잔고 변화추이

실제로 미국 TGA잔고를 보면 4월 24일 경 약 9300억 달러에서 6월 19일 기준으로 약 7200억 달러로 2천억 달러 정도를 소진했습니다. 정부가 시장에 돈을 푸는 것은 다들 아시는 것처럼 미리 정해진 경기부양 및 투자관련 정책에 따라 예산을 집행하는 것인데요. 이렇게 미국 정부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주식시장도 계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문제는 장기 국채 발행규모

▣ 앞으로 장기국채 발행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

미국이든 우리나라든 정부가 재정을 마련하는 방법은 비슷합니다. 당연히 세금을 통한 수입이 있을 것이고, 모자란 부분은 국채발행을 통해서 부채형태로 조달합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앞으로 미국 장기채 발행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단위: 억 달러 장기채 발행액 단기채 발행액 채권발행 합계  TGA 분기말 목표잔액
2023년 4분기 3,380 4,370 7,750 7,500
2024년 1분기 3,390 4,090 7,480 7,500
2024년 2분기 ? ?   7,500
2024년 3분기 ? ?   8,500

2024년 2~4분기까지 얼마나 많은 국채가 발행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연초에 미국정부는 올해 약 2조 달러의 국채를 발행할 거라고 예측했습니다. 예측치가 맞다고 가정한다면, 약 1조 2,500억 달러의 국채가 남은 기간동안 발행될 예정인데요. 3분기는 미국 대선 전 마지막 분기이고 TGA 분기말 목표잔액인 8,500억 달러를 맞추기 위해 약 8,470억 달러를 국채로 조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위 데이터를 자세히 보시면 2023년 4분기와 2024년 1분기 모두 장기채보다 단기채 발행량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건 좀 문제가 되는데, 미국 재무부 차입자문위원회(TBAC)에서는 시중에 발행된 국채 중 단기채 비율을 15~20%로 유지하라고 권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3년 6월 기준 잔존기간 별 미국국채 비중
2023년 6월 기준 잔존기간 별 미국국채 비중

위 그래프는 2023년 6월 기준 잔존기간 별 미국국채 비중을 표시한 것인데요. 잔존기간이 1년 미만인 Bills의 비중이 18%로 표시되어 미국 재무부 차입자문위원회의 권고치 상한선에 거의 도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2024년 6월 기준으론 잔존기간 1년 미만의 Bills의 비중이 21%까지 상승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단기채 비중이 높아지면 안되는 이유

국채는 결국 정부가 갚아야 하는 빚입니다. 과거 금리가 제로금리에 가까웠던 시기에는 대부분의 국채들이 장기채로 발행되었는데, 당연히 원금을 갚아야 하는 시점이 길고 이자만 갚아도 되어서 재정부담이 적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발행한 국채에서 단기채 비중이 높아지게 되면 아래와 같은 문제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 위기에 대한 취약성 증가: 생각해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단기 국채 비율이 높을수록 국가는 자본흐름이 갑작스럽고 대규모 위기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져서 금융 위기에 취약해 집니다. 1년 이내 단기채들은 결국 1년 이내에 원금을 갚아야 하는 시점이 도래하기 때문에 국가재정에서 부채를 해결해야 하는 비중이 커지게 됩니다. 
  • 차입 비용 증가: 단기 부채 비중이 높은 국가는 투자자들이 증가된 위험을 보상받기 위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함에 따라 차입 비용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 재정 유연성 감소: 국가 재정에서 부채로 갚아야 할 비중이 늘어날수록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정이 감소하게 됩니다. 결국 국가는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거나 장기적 국가 개발 전략을 구현하기 위한 재정 유연성이 감소하게 됩니다. 

거창하고 어려운 조건들이 아니어도 국가 재정에서 빚 갚는데 쓰는 돈이 많아지면 결국 원하는 정책을 펼치기 위해 그만큼 더 많은 돈을 빌려야 하는 악순환이 생기므로 단기 국채비중이 높은 것은 좋지 않습니다. 미국은 11월 대선을 치뤄야 하기 때문에 더더욱 단기 국채보단 장기 국채로 재정을 마련할 필요가 높다고 생각하며, 3분기 중 특정 시점에는 시장에 미국 장기채가 대량 쏟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대선 전후 발생가능한 이벤트 전망

여러가지 예상 시나리오들

▣ 대선 전까지 괜찮을 듯 

결론적으로 미국 정부는 대선 전까지 재정적자 규모를 키워서 TGA잔고를 녹이는 한이 있어라도 경제와 주식시장을 부양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몇 가지 예상 시나리오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정부가 풀어주는 돈으로 실업률이나 GDP성장률은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조금 상회하는 정도가 유지할 듯
  • 주식시장은 정부 정책이 지원하는 섹터 위주(ex: 반도체, 인프라, 재생에너지 등)로 상승세를 유지할 듯
  • 10년물 국채 금리는 3.7~4.9%사이에서 움직일 듯
  • 채권은 지금부터 9월 금리인하 시점까지 수익률이 서서히 하락 (채권가격은 상승하니까 관련 ETF수익률도 상승)

한마디로 투자는 채권보단 주식시장이 좀 더 나을 것 같고, 채권에 투자하려면 9월 금리인하 전까지 레버리지 상품 정도로 고수익을 노려볼 수 있겠지만 리스크는 매우 클 것 같습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이건 투자권유가 아니고 투자책임은 본인에게 있으므로 잘 판단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대선 이후는 좋지 않을 듯

미국 정부가 2024년 5월부터 시장에 유동성을 뿌리기 시작했고, 대선 전까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돈을 뿌리는 데에는 반드시 부작용이 있고, 이런 재정적인 방법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면 6~12개월 이후부터 효과가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관련된 예상 시나리오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대선 직후 혹은 직전부터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돈을 많이 뿌렸기 때문입니다.)
  • 바이든과 옐런 장관은 이미 이런 부작용을 예상하고 있으므로, 기준금리는 올해 1번 이상 인하되지 않을 겁니다. (인플레이션이 심하면 오히려 금리인상을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상상들)
  • 눌렀던 장기국채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장기채 ETF로는 투자손실을 입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장기채 ETF에 투자한다면 9월 금리인하 이후 1개월 정도 안에는 수익실현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 주식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기 시작하면 급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식시장은 금리인상을 매우 싫어합니다. 

다시 한번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가 다수 포함되었고, 투자권유가 아니라는 점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