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분기 현대차가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주가는 최근 1개월동안 약 16%하락했습니다. 코스피 지수가 같은 기간동안 2%하락한 것에 대비하여 큰 하락세인데요.
증권사 리포트와 뉴스기사의 상당수가 '조정은 매수기회'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는데요. 주요 배경은 ①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실적 유지 가능성이 높고 ②하반기 대규모 주주환원(자사주 매입) 기대감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목표 주가를 올린 증권사는 찾아보기 어렵고 기존 목표 유지 혹은 소폭 감소한 곳들만 존재해서 메시지의 진정성이 있는지 약간 의심하게 됩니다.
이번 포스트는 현재차의 최근 실적분석과 하반기 및 향후 주가 예상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정리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내용엔 개인적인 견해가 포함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현대차 24년 2분기 실적
실적증가는 지역적으론 북미, 차량은 SUV 및 하이브리드 영향
▣ 분기 기준 최대 실적 달성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현대차가 2024년 2분기에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세부적인 내용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매출: 매출 믹스 개선과 유리한 환율로 인해 전년 대비 6.6% 증가한 45조 200억 원의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
- 영업이익: 전년대비 0.7% 증가한 4조2,800억원으로 역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며, 영업이익률은 9.5%를 기록
- 영업이익 변동(+310억원)에는 환율 (+4,000억원), 물량(+1,530억원), 믹스(+950억원), 그리고 금융(+1,360억원) 등이 긍정적이 었지만, 판매보증비를 포함한 기타 비용의 증가(-7,530억원)가 부정적이었다. 영업외로 지 분법이익은 11,230억원
- 순이익: 전년 동기 대비 24.7% 증가한 4조1,700억원을 기록
- 차량 판매량: 1,057,168대로 거의 변동없음
- 한국 외 지역 판매는 북미에서의 강력한 성과에 힘입어 2% 증가
-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26.4% 증가해 122,421대에 달했으며, 이는 전기 자동차 판매의 24.7% 감소를 상쇄
- 현대차의 강력한 성과는 특히 SUV가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높은 마진의 SUV와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한 데 기인
- 전년 대비 33.3% 증가한 주당 2,000원의 분기별 배당금을 지급
제품 믹스 개선은 기본적으로 전반적인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마진이 높거나 수익성이 더 높은 제품을 더 많이 판매하는 데 집중하는 동시에 마진이 낮은 품목에 대한 강조를 줄이는 작업을 말합니다. 따라서 자동차 산업에서의 믹스 개선은 SUV, 고급 모델,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와 같은 마진이 높은 모델 판매에 중점을 뒀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번 분기 현대차의 차량 판매수는 전년 동기 대비 변화가 거의 없었으나, 분기 매출이 증가한 것은 SUV와 하이브리드 차 판매가 개선되었던 것이 가장 큰 원인(반면 전기차 판매수는 감소)입니다. 하이브리드 차는 일반적으로 기존 내연기관(ICE)차량 대비 20% 정도 가격이 비싸지만, 생산비용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크게 높지 않습니다. 더불어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기차보다 일반적으로 인센티브가 덜 필요하여 더 높은 이익 마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감소했습니다만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증가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런 트랜드가 현대차 매출 증가에 주요 요인이라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지역적으론 북미 성장이 가장 큰 영향
위에 보시는 그래프는 2017년 3월부터 2024년 3월까지의 지역별 분기실적 변화를 보여주는 것인데요. 국내 및 유럽, 아시아 지역의 매출증가도 있었습니다만 북미 지역 매출증가가 확연하게 가장 큰 비중과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건 현대차의 미래실적도 북미 지역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자연스러운 명제가 성립합니다. 따라서 향후 북미지역의 매출증감 및 시장상황을 이해하는 것은 현대차의 미래실적 예측에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현대차 2024년 하반기 실적 예상
알려진 내용들부터 정리
▣ 증권사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
여러가지 증권사 리포트들은 대체적으로 하반기에도 현대차가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중복적으로 언급되는 요인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북미지역 매출성장 지속: 전체적으로 증권사들은 북미지역 외 다른 곳에서의 매출성장 가능성을 낮게 보았습니다만(오히려 감소추세) 북미지역에서는 기존의 매출성장 추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 하이브리드 차량과 산타페, 산타페 하이브리드, 제네시스 GV80 등 신차 판매 호조가 계속될 것
- 특히 10월 조지아 공장 가동으로 보조금 수령이 가능해지면 인센티브가 낮아져 각종 이익치들도 상승할 것
- Investor Day기대: 8월 28일 CEO Investor Day에서 주주환원정책 가이던스, 미국 조지아주 생산공장 가동계획, 재무재표 공유예정
- 특히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현대차는 연초 순이익 기준 25% 이상의 배당성향 유지와 매년 1%씩 자사주를 3년 간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음. 이번 Investor Day에서는 이 약속이 지켜지는지 관심이 모이고 있음
- 우호적인 환율효과 유지: 2023년부터 시작된 원화약세로 수출의존 기업인 현대차는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큰 혜택을 보았는데, 2024년 하반기에도 이런 우호적인 환율효과는 기본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기대
- 유연한 생산물량 조절: 11월 미국 대선판도에 따라 전기차에 대한 수혜가 축소되고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 있음. 현대차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유연하게 생산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이런 정책적인 변화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음
최근 분기 실적을 꼼꼼히 보셨다면 증권사에서 제시한 여러가지 요인들은 대부분 예측 가능한 내용들입니다만,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조금 다르게 하반기를 예측한다는 느낌입니다.
▣ 주요 자동차 기업주식들이 시장지수보다 크게 하락
국내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 기아 주가는 최근 1개월동안 약 15%이상 하락했는데, 상대적으로 코스피 지수는 약 2%하락에 그쳤습니다. 물론 이것이 2024년에 현대차와 같은 자동차 및 관련기업 주가들이 북미 실적호조로 실적이 증가하면서 코스피 지수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증가했기 때문에 더 많이 빠진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만, 현대차가 역대 분기 최고 실적을 보고했음에도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시장에선 하반기 완성차 기업들의 실적을 그렇게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이건 미국 및 일본 자동차 기업주가에서도 동일한 현상으로 나타납니다. 2024년 실적악화로 주가하락이 심했던 테슬라를 제외하면 GM, Ford, 토요타 등 미국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이 높은 완성차 기업들의 주가가 공통적으로 S&P500지수보다 크게 하락했습니다.
테슬라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현대차처럼 2024년 2분기 실적이 모두 전년 대비 상승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렇게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은 자동차 주식에 대해 시장에선 매도 현상을 보이는 것에는 뭔가 의문을 가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현대차 하반기 주가전망
▣ 신차가격 하락전망
현대차 실적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현재 현대차 주가 방향성을 정하는 가장 핵심요소는 미국시장에서의 실적입니다. 때문에 현대차 하반기 주가를 예측하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미국 하반기 자동차 시장을 전망해봐야 하는데요. 가장 먼저 살펴볼 데이터는 미국 자동차 시장 신차 가격변화입니다.
펜데믹 이전까지 미국 신차 가격은 일정한 수준으로 우상향했었는데요. 펜데믹 시기에 공급망 이슈로 재고가 부족해지고 정부지원금으로 사람들의 여유자금은 늘어난데다 고가의 전기차 등장으로 신차 구매수요가 급증하여 신차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을 보였습니다. 물론 펜데믹 시기에는 자동차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가 좋지 못했습니다. 신차가격이 상승해도 재고가 부족해서 판매량이 저조했기 때문인데요.
2023년에 접어들면서 신차가격이 피크치를 찍었고 이 시기부터는 공급망 이슈도 어느 정도 해결되면서 재고 및 생산량이 늘어 자동차 기업들의 이익이 증가하게 됩니다. 이게 주가에 반영되는 시점은 2024년 상반기였습니다. 신차가격은 예상보다 하락폭이 적었고 6~7%에 달하는 높은 자동차 대출금리에도 사람들의 신차수요가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최근 신차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선 신차가격의 하락에는 기존 고가의 전기차들이 수요가 줄고 가격경쟁이 강화하는 요인이 크게 하나가 있을 것 같고, 두번째는 늘어난 재고와 공급망 회복으로 공급이 원활해졌기 때문입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을 보시면 신차 가격이 최고점이었던 2023년 초반에 같이 최고치를 찍고 이후로는 조금씩 감소하고 있습니다. 실적보고에서 밝힌 원가율도 78.4%로 10년 내에 최고수준이었다고 하는데요. 자동차 판매가격은 높고 원가율은 낮았으니 기업실적이 좋아지는 것에 큰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신차가격와 원가율의 추가적인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워보여, 하반기에는 최선의 상황이 기존 수치의 유지라 생각하는데요. 2가지 지표 모두 하반기에 소폭 나빠질 가능성이 커서 하반기 완성차 기업들의 실적 및 주가에도 나쁜 영향을 주리라 생각합니다.
▣ 정책적인 불확실성
하반기 현대차 및 완성차 기업들의 실적이 상반기 대비로 좋지 않을거라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책적인 불확실성입니다. 가장 먼저 기준금리 인하가 있겠습니다.
2024년 7월 기준 신차 자동차 대출금리는 평균 6.73%이며,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2024년 말에는 7%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2022년에 4.5%였던 대출금리에 비해 현재 금리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 구매자들에게 꽤 많은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신차 구매량 증가는 미국 경제가 꽤 좋은 상태를 유지했다는 증거인데요.
최근 미국 가계의 여유자금이 감소하고 카드대출잔액이 증가하고 있다는 지표들을 통해서, 하반기에 미국 경제 전반적으로 가계지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덧붙여 올해 9월로 예상하고 있는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자동차 대출금리가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거의 3년만에 진행되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때문에 하반기에는 대출이 필요한 큰 규모의 가계지출을 9월 이후로 늦출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실제로 기준금리가 얼마나 인하되는지, 그리고 다른 경제상황들도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따라 지출규모는 달라지겠지만 전체적으론 하반기 자동차 매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요소입니다.
또한 주목해야 할 것은 11월 미국대선입니다. 바이든 후보가 물러나고 트럼프 vs 해리스 구도가 될 가능성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습니다만, 전기차 우호적인 민주당 vs 내연기관 우호적 공화당 정책적 대립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또한 트럼프는 미국에서 무역 흑자를 보고 있는 국가에 일괄적인 10% 관세를 예고하고 있어서 현대차로선 큰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느 쪽이 당선될 것인지 예측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자동차 구매자들이 11월 대선결과 이후로 자동차 구매를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대선결과에 따라 자동차 타입별 지원금 및 혜택이 달라질거라, 대선 이후에 조금이라도 더 혜택이 많고 지속적인 정책지원이 있는 쪽으로 자동차 구매를 결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정확히 수치화하여 예측할 순 없지만, 민주당에선 트럼프 후보와 차별화된 전기차 지원정책을 강조하기 위해 예정보다 빠르게 IRA법에 따른 전기차 지원금 지급을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여러가지 변수들 때문에 자동차 구수요가 하반기에는 좀 감소하는 추세가 나타날거라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 환율이 계속 유리할까?
2023년 하반기부터 1,300원대 이상의 높은 달러환율과 원화약세가 시작되었습니다. 2024년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강달러 효과를 많이 보았습니다만, 2024년 하반기에도 상반기 수준의 강달러가 유지될 것인지에 대해선 변수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일단 그동안 달러강세를 강하게 뒷받침했던 엔화약세가 최근 반전되고 있습니다. 일본은 중앙은행의 직접 개입과 미국 대선판의 판도변화로 달러 당 160엔에서 153엔까지 상승했습니다. 특히 트럼프는 일본의 엔화약세가 미국에 해를 끼친다는 입장이고, 일본은 여러가지 이유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해서 상대적으로 달러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거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도 달러약세에 영향을 주는 요소입니다.
현대차의 2024년 2분기 실적을 보시면 영업이익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줬던 요인임을 감안하면, 하반기에 환율변화가 현대차의 매출 및 이익변화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달러강세가 그렇게 드라마틱한 반전을 보일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상반기 수준으로 우호적일거라 생각하는 것은 조금 긍정적인 예상치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개인적인 의견
그 외 현재 현대차 하반기 주가의 호재라고 얘기하는 주주환원정책, 미국 조지아 공장의 생산시작 등도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주주환원정책은 이미 올해 1월달에 회사가 공약하고 주가에 반영된 이벤트이며, 상반기에 대대적인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던 애플 등 여러 회사들도 주가하락을 방어했지 상승으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하진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종합적으로 현대차의 현재 주가가 벨류에이션 대비 낮다고 해도, 그렇게 상승여력이 큰 저가는 아니면 상승 기대치는 크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물론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투자에 참고만 하시고 투자여부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신중히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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