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환율이 최근 2주 동안 급격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7월 중순에 엔화-원 환율은 850원 이하까지 하락했습니다만 2주 만에 900원을 돌파했고, 달러-엔화 환율도 같은 시기 160엔을 돌파했었습니다만, 현재는 152.30엔까지 상승하고 있습니다.
기사로 알려진 엔화환율 반등이유들이 매우 많습니다만, 저는 현재 바이든 후보 사퇴 이후 트럼프-해리스로 변화하고 있는 11월 미국 대선구도가 엔화환율 반등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인적인 견해입니다만 이렇게 생각하는 근거를 아래에 정리해 보겠습니다.
최근 브릿지워터에서는 글로벌 주식에 투자할 때 통화 노출은 수익의 ±8%의 변동성을 만드는 요소로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며, 시장 퍼포먼스 차이에 따라선 ±30%까지 수익률에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통화는 투자의 부차적인 요소가 아니라 수익률을 결정하는 별도의 알파 소스로 봐야 할 정도로 중요합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엔화환율은 왜 반등했을까?
엔화환율 반등의 여러가지 배경
▣ 금리인상 가능성 증가
기사를 통해 많이 알려진 정석(?)적인 엔화환율 반등의 배경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수출성장 둔화예상에 따른 금리인상 가능성 증가 때문이었는데요. 관련 상세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높은 인플레이션
- 일본의 6월 인플레이션은 2.8%로 목표치인 2% 이상을 높게 유지
- 정부 보조금 삭감으로 에너지 비용이 상승했으며, 엔화약세로 수입물가가 상승하면서 식품 인플레이션도 강세
- 2025년 3월 인플레이션 예측을 기존 2.5%에서 2.8%로 상향 조정
- 수출성장 둔화
- 6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5.3% 증가했으나 5월 13.5% 증가 대비로는 성장 둔화
- 일본은 4~5월 무역적자 이후 6월에 무역흑자를 기록했으나 연간으론 무역적자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 중
- 연간 무역적자 예상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침체를 가장 크게 보고 있음
- 일본 당국의 개입
- 일본 당국은 엔화를 지원하기 위해 개입한 것으로 여겨지며, 이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에 기여했습니다.
- 개입은 두 거래 세션에 걸쳐 ¥5.64조(358억 달러)로 추산되었습니다.
일본중앙은행(BOJ)는 2024년 7월 30-31일에 통화 정책 회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회의에서 아래 2가지 변화가 있을 거라 예상하는데요.
- BOJ 금리 인상 : 경제학자의 약 30%만이 금리 인상을 예측하는 반면, 시장 참여자들의 90% 이상이 금리 인상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 결정은 BOJ가 경제 및 임금 성장이 2% 목표치 주변의 인플레이션을 유지할 것이라고 믿는지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 채권 매수 : BOJ는 또한 향후 몇 년 동안 채권 매수를 절반으로 줄일 계획을 자세히 설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광범위한 통화 지원을 점진적으로 축소한다는 신호가 될 것입니다.
금리인상만큼 채권 매수를 절감하는 것에 대한 효과도 큽니다. 더불어 9월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 금리 차이가 좁아지면 엔화가 달러에 비해 매력적인 구간이 올 거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 시장의 반응: 엔화반등의 시작
시장에서는 크게 아래 2가지 움직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2가지 움직임은 아래와 같습니다.
- 헤지펀드 활동 : 헤지펀드는 엔화에 대한 숏 포지션을 상당히 줄였습니다. 이러한 포지션의 해소로 통화에 대한 하락 압력이 일부 제거되어 반등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 캐리 트레이드 : 투자자들이 엔화와 같은 저수익 통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글로벌 캐리 트레이드의 해소 역시 엔화를 지지했습니다. 이러한 트레이드가 역전되면서 엔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여 가치가 상승합니다.
헤지펀드는 2024년 7월 16일까지의 주간 동안 엔화에 대한 순매도 포지션을 최근까지 38,025개 계약을 감소시켰습니다. 이는 2011년 3월 이후 가장 큰 감소였습니다. 이 감소는 단 1주일 만에 엔화 숏 엔 포지션의 20% 감소를 나타냅니다. 4년 만에 가장 빠른 감소 속도였습니다.
물론 이러한 상당한 감소에도 불구하고 헤지펀드는 엔화에 대해 여전히 약세 입장을 유지했으며 감소 이후 순매도 포지션이 76,588개 계약에 달했습니다. 이러한 위치의 변화는 일본 당국이 엔화를 지원하기 위해 개입했다는 의심과 동시에 발생했습니다.
엔화환율 반등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 트럼프 피습과 연설시점부터 시작
여기서부턴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엔화환율 반등의 배경입니다. 물론 완전히 개인적인 생각만은 아닙니다만, 어느 정도는 소설의 느낌으로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너무나 유명해진 사진인데요. 7월 13일 트럼프 피습사건 이후 11월 미국대선은 트럼프의 압승으로 굳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피습사건 이후부터 금, 비트코인, 달러, 엔화와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쏠림현상이 조금씩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엔화환율 변동은 그 이후에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후보는 7월 16일 최근 환율 움직임에 문제가 있다고 발언하면서 엔화 반등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트럼프는 "우리는 심각한 환율 문제를 겪고 있다"며 "약한 달러, 엔화, 위안화는 미국에 매우 불리하다"고 말했는데요.
트럼프는 엔화(위안화와 함께)의 현재 약세가 미국 기업과 제조업체를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구체적으로 그것이 "트랙터 등 여러가지 물건을 이 나라 밖의 다른 곳에 판매하려고 하는 우리 기업에 엄청난 부담을 준다"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달러-엔화환율은 7월 16일을 기점으로 2차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합니다(반대로 엔화가치는 상승). 이렇게 시작된 엔화강세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 민주당의 역습
바이든 후보가 사퇴하고 카멜라 해리스 후보가 지명되면서 선거구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물론 이게 대선결과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 후보가 트럼프를 이기는 결과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너무 빠르게 끝나버린 것 같았던 미국대선에 해리스라는 새로운 변수가 생겼습니다.
▣ 히든 플레이어: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저는 예전부터 바이든 정부가 재선을 위해 올해 하반기에 미국정부가 재정곡간을 열고 시장에 유동성을 불어넣어 주식시장을 상승장으로 유도하여 바이든 재선에 큰 역할을 할 거라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이 작업의 중심에는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있습니다.
트럼프 후보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그동안 바이든 정부정책의 수혜를 입고 있는 기존 주도주들이 하락하고 주도주 로테이션 현상을 만들면서 전체적인 지수는 하락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기존 기술 대기업들의 독점적 지배구조에도 큰 불만을 가지고 있고, 집권 시 이들 기업 중 일부를 분할하려는 움직임도 있어 주가하락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기존 시장 주도주인 기술 대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이를 피하려는 돈들이 엔화와 같은 안전자산(그리고 최근까지 달러 대비 약세였으나 반등가능성을 높이고 있는)으로 몰려들어 엔화가치가 더욱 상승했다는 분석들도 있는데요. 어쨌든 중요한 것은 현재 미국 정부는 '트럼프가 집권하게 되면 주식시장을 포함한 미국경제가 끝장난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을거라 현재의 주식시장 하락세를 굳이 대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예상 변곡점은 8월 19~22일 민주당 전당대회
현재 미국정부의 곡간인 재무부 TGA계정현황입니다. 바이든 후보 지지율이 트럼프와 비등했거나 앞서는 상황이라면 저는 8월 초부터 TGA계정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할 거라 생각했습니다만, 최근 TGA계정잔고는 꽤나 늘어난 상황입니다.
만약 8월 중순까지 TGA계정잔고가 줄어들지 않고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감소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이 유동성은 8월 19일~22일에 진행되는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해리스 후보가 공식적으로 확정되는 것을 기점으로 시장으로 풀려나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시장에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면 경제가 좋아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목적이 배경이겠죠.
연장선 상에서 현재 시작되고 있는 주식시장 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며, 엔화도 같은 기간 강세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것은 트럼프 후보 지지율이 좋아질수록 경제가 엉망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목적이 깔려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론 7월 말 일본중앙은행이 일본 기준금리를 인상시킬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존의 채권 매수규모를 줄여서 유사 금리인상 효과를 만들어 엔화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은 꽤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결과적으로 엔화환율이 어디까지 상승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 현상이 8월 말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시나리오입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대부분 내용은 개인적인 가정과 생각이므로 위 내용을 맹목적으로 믿으시면 안됩니다. 각자의 기준으로 이런 시나리오들이 유효할지 판단해 보시고, 현재 엔화투자를 고민 중인 분들은 다른 의견이나 시나리오들을 고려하여 좋은 투자결과를 얻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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