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 주식시장이 거품단계라는 여러가지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 시장이 과거 닷컴버블 시절처럼 고평가된 상황은 아닙니다만, 2021년 테슬라, 엔비디아 등을 중심으로 S&P500이 4,700을 돌파했다가 2022년 3,500선까지 하락했던 시기와 비슷한 현상들이 최근 나오고 있는데요.
올해 하반기엔 미국 대선과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체적으론 주식시장이 상승장을 유지할거란 의견들이 많습니다만, 현재 시점이 저점보단 고점에 가깝고 주식투자를 조심스럽게 해야 하는 시점이라 생각하는데요. 관련해서 현재 주식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주요 과열 경고 데이터들을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국 주식시장이 거품 단계일 때 나타나는 현상들
첫번째. 페니주식 거래량 증가
▣ 페니주식이란?
페니주식(Penny Stocks)은 주가가 5달러 미만으로 거래되는 소기업 주식을 말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시가총액이 작고 성장 초기단계 기업들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변동성이 매우 커서 고위험 고수익성 투자 상품으로 분류됩니다.
페니주식 투자 증가는 주식시장 거품단계의 전조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 전반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이 퍼지면서 투기성 투자가 늘어나면서, 기업실적과 상관없이 상대적으로 거래부담이 낮은 페니주식들의 거래량이 폭발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 최근 한달 내 급등하는 페니주식 거래량
위와 같이 2024년 5월 31일 기준 미국 주식시장 거래량 상위 10개 종목 중 8개가 페니주식들입니다. 같은 달 1일에만 해도 거래량 상위 10개 종목에 페니주식은 하나도 없었는데, 5월 중순 이후부터 페니주식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2024년 5월 한달 기준으로도 거래량 상위 10개 종목 중 7개 페니주식들로 확인됩니다. 5월 한달 기준으론 거래량 상위 10개 종목 중 대기업은 테슬라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페니주식 투기성 투자현상이 최근 한달동안 빠르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2022년도 주식 폭락장이 시작되던 시점과 비슷합니다.
▣ 대표적인 페니주식 사례들
2024년 5월 미국 주식시장 거래량 2위를 차지한 Greenwave Technology Solutions은 버지니아, 오하이오, 북캐롤라이나에서 금속 재활용 시설을 운영하는 기업입니다. 쉽게 말해서 고철 재활용 업체인데요. 이 회사는 최근 5년동안 한번도 순이익을 내지 못했고, 2024년 1분기 실적에서도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5%, -100%로 역성장했습니다.
문제의 주가흐름입니다. 5월 초 일 거래량은 약 1,000만건 정도였는데 5월 중순이 되면서 약 6억 건으로 늘어나고 주가도 급등합니다. 위에서 이 회사가 페니주식이라고 말씀드렸는데 현재 주가가 4달러인 이유는 5월 29일 기존 주식 150주를 1주로 합치는 주식병합을 진행했기 때문인데요. 주식병합에 대해선 아래 따로 정리하겠습니다.
이 회사 주가급등에 명확한 원인은 없습니다. 알려진 상승원인은 최근 구리 및 금속가격 폭등을 배경으로 2024년 1~6월 상반기 전체실적이 전년 대비 소폭 개선되었다는 정도인데, 주가와 거래량이 폭등하는 근거라 보긴 어렵습니다.
이 회사의 총 주식발행량은 5억 8,800만 주인데 최근 한달동안 일평균 약 5억 1천만주가 거래되었습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많은 거래량이 발생했는데 페니주식 투기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24년 5월 거래량 3위를 차지한 패러데이퓨처는 한때 '중국판 테슬라'라 불렸던 전기차 스타트업으로 고성능 프리미엄 전기차를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2022년에 차량 예약물량을 실제보다 1400%나 부풀렸다는 조작혐의로 우리나라 기업들도 몇 곳이 엮여서 고생한 이력이 있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최근 한달동안 회사 주가는 약 1500% 상승하고 거래량도 폭등하며 2024년 5월 미국 주식시장 거래량 2위를 차지했는데요. 당연히 순이익은 없고 매출도 거의 없으며, 2023년 연간 실적은 차량 4대 판매와 6대 임대가 전부였습니다.
사례로 보여드린 기업들 외에도 거래량 Top10에 있었던 대부분 페니주식들이 업종을 달라도 위와 같이 이유없는 주가 및 거래량 폭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주식들은 거래하실 때 매우 주의하셔야 합니다.
두번째. 밈(Meme)주식 재출현
▣ 밈주식이란?
밈주식은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 등에서 생겨난 입소문으로 주가가 급등락하는 주식을 말합니다. 페니주식처럼 기업실적이나 성과과 무관하게 단순한 유행처럼 주가가 파도친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2021년 미국 주식시장이 뜨거웠을 때 대표적으로 게임스탑(GameStop)이나 AMC, 블랙베리(BB)같은 기업들이 밈주식으로 거래되었습니다.
▣ 다시 나타난 밈주식, 게임스탑
5월 초 약 15달러, 일 2천만 거래량 정도였던 게임스탑은 5월 중순에 주가는 3배, 거래량은 10배 폭등하게 됩니다. 이후 주가는 다시 폭락했습니다만 어제 또 주가와 거래량이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게임스탑은 미국 대표 비디오게임 소매 기업으로 신규/중고 비디오 게임이나 컨트롤러, 액세서리를 파는 회사입니다. 2021년 코인 유행 이후 게임 내 디지털화폐나 다운로드 컨텐츠도 판매하고 있습니다만 눈에 띄는 실적이나 미래 전망성은 없어서 그저 밈주식으로 주가 변동성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게임스탑과 함께 출렁이는 밈주식들
밈주식들은 대장주가 움직이면 다른 종목들도 이유없이 따라 변동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번에도 게임스탑과 아무 관계없는 AMC가 게임스탑 주가와 비슷한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참고로 AMC는 미국 영화관 체인 기업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CGV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세번째. 주식병합(액면병합) 증가
▣ 주식병합(액면병합)이란?
주식병합이란 기존의 여러 개 주식을 합해서 발행 주식 수를 줄이고 주가를 올리는 것을 말합니다. 과거 테슬라나 엔비디아와 같이 주가가 너무 올라서 1주당 주가가 부담스러워지면 액면분할을 하는데, 주식병합은 액면분할의 반대개념으로 하는 목적도 주식분할(액면분할)과는 반대되는 행위입니다.
주식병합을 하는 목적은 증권거래소의 최소 주가기준을 맞추지 못하거나, 주가가 너무 낮아서 기업가치가 너무 낮아보일 때 이를 탈피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활용되며, 당연히 위와 같은 페니주식 기업들이 많이 활용합니다. 참고로 위에서 페니주식 사례로 알려드린 그린웨이브 테크놀로지나 패러데이퓨처 2개 회사 모두 최근에 주식병합을 진행했거나 진행 중입니다.
▣ 주식시장 거품시기에 주식병합 증가
주식시장에 낙관론이 퍼지는 거품시기에 주식병합 행위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건 특별히 논리적인 이유보단 주식병합으로 투자자들에게 단순히 주가가 상승하는 것처럼 보여 투기를 유도하려는 목적이 있으며, 결국엔 가격이 폭락하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알려진 통계로 미국 주식시장에서 2023년 219건의 주식통합이 있었는데, 2024년은 1분기에만 70건의 주식통하으로 전년대비 건수가 증가했습니다. 일단 주식통합을 진행하는 기업이 많아지면 주식시장이 거품단계인지 의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네번째. IPO증가
▣ IPO란?
잘 아시는 것처럼 IPO는 기업이 외부 투자자에게 주식을 공개 매도하는 것으로 흔히 주식시장 상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IPO는 결국 기업의 비전을 보여주고 주식이란 매개체로 투자를 받아야 하는 일이므로, 주식시장에 유동성이 많거나 상승장일때 많이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 2024년 IPO건수 증가추세
코로나 시절 국가보조금이 많았던 2021년도 미국 주식시장에는 1,000건이 넘는 IPO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2년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IPO건수는 181건, 2023년에는 154건으로 줄어가는 추세였는데요. 2024년 5월까지 IPO건수는 76건으로 전년 대비로는 조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최근 IPO사례
아직까지 IPO건수가 걱정할만큼 폭발적으로 증가하진 않았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소폭 증가추세이고, 눈여겨 볼만한 IPO들도 조금씩 나오고 있어서 주의깊게 지켜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행동주의 투자자이자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헤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이 최근 본인의 캐피털 매니지먼트 회사 '퍼싱 스퀘어'에 대한 IPO를 진행 중이며, 빠르면 내년 초에 상장할 수 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빌 애크먼은 워런 버핏과 같은 가치투자 스타일로 6~7개 종목에 장기투자를 하고 있습니다만, 기막힌 타이밍에 다양한 투자방식으로 돈을 벌었던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단적으로 코로나 초기였던 2020년 봉쇄조치로 영향을 받은 주식을 선정해 롱숏 전략으로 약 40억 달러 (5조 2천억 원)을 벌었으며, 2023년엔 기준금리가 5%가 인상될 것이라 예상하여 미국 30년물 국채에 숏 포지션을 취해 2억 달러를 벌었습니다.
이 분은 2020년 주식시장이 엄청난 상승장일 때 SPAC이란 우회상장 목적으로 약 40억 달러를 투자받았으나 2022년까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이를 청산했던 사례가 있습니다. 비록 상장시키진 못했으나 SPAC 역사 상 최대규모 자금을 모았던 사례로, 개인적으론 이 사람의 SPAC상장과 함께 2021년의 주식시장 랠리가 시작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빌 애크먼이 현재 시점에서 다시 IPO를 진행 중이라는 것은 현재 주식시장에 많은 돈이 돌아다닌다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고, 이런 시점은 거품 단계일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부분은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그저 참고용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미국 주식시장이 과열되었음을 보여주는 데이터들
버핏지수 최고치 육박
▣ 버핏지수란?
버핏지수는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을 국내총생산(GDP)로 나눈 비율을 말하는데요. 워런버핏이 주식시장 과열여부를 판단할 때 활용했고 좋아하는 지표라 해서 '버핏지수'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이 지표는 아래와 같이 3가지 구간으로 해석하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70~80%: 주식시장 저평가 구간
- 100% 이상: 주식시장 적정 상태
- 200% 근접: 주식시장 고평가 상태
워런버핏은 버핏지수를 '특정 시점에 시장 밸류에이션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지수'라 말했는데요. 이 지표 하나로 주식시장 과열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만, 버핏지수와 함께 다른 지표들을 활용해서 시장상황을 체크해 보시는 건 주식투자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2024년 버핏지수 과열구간
2021년 미국 주식시장이 크게 과열되었을 때 버핏지수는 200%를 넘었고, 이후 2022년에는 150%까지 하락했습니다. 그런데 현재 버핏지수는 약 190%으로 거의 200%에 근접한 상태입니다.
버핏지수만 보면 현재는 주식투자 비중확대보단 축소로 미래 쇼크를 대비해야 하는 시점인데요.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단일지표로 현재 상황을 판단하는 것을 위험하므로, 다른 지표와 병행해석해서 상황을 체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 외 지표들
▣ VIX지수
VIX지수는 S&P500 지수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지수로, 미래 30일간 S&P500지수의 변동성이 어떻게 될지를 숫자로 표현합니다. 일반적으로 VIX지수가 높을수록 미래 변동성이 커지고,반대로 작을수록 변동성이 낮아지면서 안정적인 시장이 될거라 예상하는데요. 금융위기나 코로나 시기에는 70까지 상승했던 적도 있습니다.
현재 VIX지수는 대부분 15이하로 유지되고 있어 당분간 주가 변동성이 적을거라 예상하는데요. VIX지수는 단순히 높다고 해서 무조건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아니고, VIX지수가 상승할 때에는 주가가 반등하거나 하락할 가능성을 모두 가지고 있어 단순하게 VIX지수를 해석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만 VIX지수는 일반적으로 상승할 때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고, VIX지수 30~40수준에서는 주가가 반등하는 계기도 나올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해석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히려 15이하로 유지되는 VIX지수는 주식시장 참여자들이 모두 향후 주가하락 가능성을 낮게 보고 낙관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견해도 있으므로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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