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FOMC가 이제 하루 남았는데요.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p가 아닌 0.5%p 인하할거란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기사가 많다는 것은 어떤 기관 혹은 투자자들은 0.5%p 인하를 준비 중이란 걸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개인적으론 아직도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0.25%p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입니다만, 좀 의아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렇게 연준의 생각보다 시장 기대치가 높은 상황이 발생하면, 연준은 항상 시장에 찬 물을 붓는 기사들을 이리저리 흘렸는데요. 이번에는 0.5%p 빅스텝 관련 기사들이 넘치는 반면 이를 반박하는 기사가 극히 적다는 점입니다.
결과는 하루만 있으면 알 수 있습니다만, 이제라도 미국 장기채 투자를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시장에서 빅스텝을 기대하는 이유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시장의 기대가 타당한지 각자의 기준으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셨으면 합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시장에선 왜 0.50%p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할까?
시장에선 0.50%p 금리인하에 더 큰 배팅 중
현재 FedWatch에서 확인되는 9월 기준금리 시장 기대치는 0.50%p가 67%로 치솟았습니다. 이게 얼마나 빠르게 변화한 수치냐면, 지난 주 월요일 0.50%p 기대치는 4%였는데 지난 주 금요일 40%를 거쳐 오늘은 67%까지 상승한 것인데요.
FedWatch는 단순히 시장 참여자들이 기준금리 기대치를 배팅하는 도박사이트가 아닙니다. 이 사이트는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연준의 미래 정책 금리를 반영하는 '30일 연방 기금 선물 계약' 가격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준금리 기대치를 계산합니다.
근데 이렇게 어려운 선물 계약같은 걸 이해하지 않더라도, 최근 0.50%p 기준금리 인하 배팅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여러가지 데이터들이 있습니다.
- 소형주 주가상승: 최근 5일동안 미국 소형주에 투자하는 IWM ETF는 4.12% 상승했는데, S&P500, 나스닥 지수보다 상승률이 높았습니다. 소형주들은 자본 조달비용이 중요해서 금리인하 시기에 대형주보다 많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달러가치 하락: 현재 달러 인덱스는 최근 1년 중 가장 낮은 100에 근접했습니다. 1주일 전까지 달러 인덱스는 100을 찍고 반등하던 모습이었으나, 1주일 전부터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엔화환율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 국채가격 상승: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가 1주일 전부터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고, 10년물 국채금리도 같은 추세를 보였습니다. 국채금리가 내려가면 국채가격은 상승합니다.
3가지 모두 금리인하 시기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만, 6월부터 금리인하 기대감을 반영해서 모두 최근에는 반등추세를 보였으나 1주일 전부터 다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론 시장에서 기존 기대보다 더 큰 금리하락이 있을거라 판단하기 시작했다는 근거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은 왜 빅스텝을 원할까?
시장에서 0.50%p 빅스텝 금리인하를 기대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크게는 아래 2가지가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2가지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물가상승률(CPI)하락에 대한 믿음
물가상승률(CPI)하락속도가 최근 6개월동안 빨라지고 있습니다. 9월 CPI는 전년 대비 2.5%상승으로 연준의 목표치인 2.0%에 가까워졌는데요. 시장에서는 물가상승률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하락할거라 강하게 예상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에너지와 식품이며, 에너지의 상당 비중을 석유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WTI원유가격은 69달러로 70달러를 하회했으며 최근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원유가격은 향후 글로벌 경제상황을 선반영하며 중국과 미국에서의 원유수요 감소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OPEC+는 원유가격 하락때문에 마진이 감소하여 상당기간동안 감산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2025년도에도 가격상승 요인이 적어 증산계획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즉, 원유수요 측면에서 본다면 글로벌 경제가 빠른 시점에 침체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인데요. 그만큼 물가상승률도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원유가격 하락에 따른 경기침체는 빠르면 6개월에서 2년 사이에 나타날 수 있는데, 경기침체가 실제로 닥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번에 빅스텝이 있을거라 예상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 기준금리가 너무 높은 상태임을 해석해 볼 수 있는데요.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가 2%라고 많이 들어보셨을텐데, 이 말은 아래와 같이 풀어서 써 볼 수 있습니다.
- 연준은 완전고용과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중립적 실질금리 상태를 추구하는데, 실질금리는 명목금리 - 인플레이션으로 구할 수 있으며, 연준이 추구하는 중립적 실질금리는 0.5~1.5%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과거에는 인플레이션 2%면 명목금리가 2.5~3.5%대에서 움직이면서 중립적 실질금리 상태를 만들 수 있었는데요.
- 최근 실질금리는 3.2~3.5%인데 연준의 목표치보다 최소 1.7%나 높은 상황입니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2.5%였으니 명목금리가 5.7~6.0%대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가 되는데, 기준금리와 명목금리가 같은 의미는 아니지만 기준금리를 낮추면 명목금리도 같이 하락하므로 기준금리 하락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성립합니다.
다소 어려운 개념이 포함되었습니다만, 현재 실질금리가 연준 목표치보다 1.7%나 높기 때문에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선재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0.50%p의 빅스텝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펼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악화되는 고용지표
인플레이션은 하락추세이지만, 실업률은 상승추세입니다. 위 그래프처럼 최근 1년동안 미국 실업률은 작년 9월 3.8%에서 올해 8월은 4.2%까지 상승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데 실업률이 높아지면 그만큼 실질임금 및 내수가 감소할 수 있어서 경기침체나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물론 아직 GDP나 미국 내수지표 등은 경기침체를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만, 실업률은 경제지표 중에서도 가장 잡기 힘든 지표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잡히는 추세라면 지금 시점에 빅스텝을 단행하여 실업률을 잡아야 한다는 해석이 커지고 있으며 연준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압박을 받을거라는 것이 시장의 해석입니다.
▣ 잠재적인 인플레이션 상승리스크
원유가격이 중국 수요감소로 하락추세입니다만, 아직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언제든지 원유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으며, 미중갈등이 계속 격화고 미국대선까지 진행되면서 관세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입물가가 상승하면 인플레이션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현재 시점에는 선재적으로 기준금리를 크게 인하하여 경기침체를 미리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시장의 결론입니다. 만약 7월 달에 연준이 0.25%p 금리인하를 시작했다면 9월에도 0.25%p 인하가 괜찮지만, 현재는 2024년 이내 최대 1.0%p 이상의 기준금리를 시장에서 요구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9월에 연준이 기습적으로 큰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높게 보기 시작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연준이 시장의 기대에 맞게 움직여 줄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이건 내일이 되어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어떻게 될까? (개인적 의견)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목소리 큰 놈들
최근 0.50%p 빅스텝 인하를 원하는 대표적인 금융기관은 JP모건과 씨티그룹입니다. 주장의 배경은 위에서 설명드린 내용과 대부분 일치하는데, 추가적으로 금리인하 폭을 예상할 때 고려해야 할 곳은 각 정당 및 대선후보와 연준입니다.
▣ 민주당은 0.75%p, 공화당은 금리동결을 주장
최근 해리스-트럼프 TV토론에서 대부분 언론 및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후보가 65:35 정도로 앞서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대선 이전에 가장 중요했던 이벤트로 민주당은 정권 재창출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트럼프 후보는 기본적으로 연준이 기준금리를 확 낮추고 시장에 개입하지 말라는 입장이지만, 대선직전인 9월에 기준금리 동결하여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선제적인 경기침체 및 실업률 대응을 위해 9월에 0.75%p인하를 주장하고 있는데요. 재밌는 것은 이게 원래 양쪽 후보의 입장이 아니라 최근 1~2주 사이에 급격히 변했다는 것입니다.
이전 여러 포스트에서 말씀드렸습니다만, 민주당은 선거승리를 위해 대선 전에 주식시장과 경제지표들을 계속 부양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트럼프는 분명 반대 입장일텐데, 최근 TV토론회 이후 민주당 지지도가 조금 더 반등했으니 민주당은 좀 더 자신감있게 경제지표와 주식시장을 부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10월에는 미국 재무부의 새로운 회계년도가 시작되므로, 민주당은 기준금리 인하 + 재무부 계정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폭발시켜서 경제와 주식시장이 짧은 기간에 확 좋아진 것처럼 어필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는 연준이 0.75%p를 받지 않더라도 0.50%p 빅스텝을 받을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 연준은 보수적인 공무원들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중앙은행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공무원이고, 공무원들은 대부분 정책을 보수적으로 운영하여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는 것을 선호합니다. 트럼프 편도 아니지만 민주당 편도 아닌 파월의장은 더욱 더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기준금리를 크게 인하했다가 혹시라도 인플레이션이 반등하는 걸 매우 싫어할 수 밖에 없는데요.
8월 물가상승률(CPI)가 2.5%로 전월 대비 0.4%나 하락했습니다만 세부적인 데이터를 살펴보면 주거비나 의류, 보험료 등이 상승하는 추세로 아직 인플레이션이 완벽히 하락추세라 보기 어려운 부분들이 존재합니다. 만약 0.50%p로 크게 기준금리를 인하했다가 주거비를 포함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게 되는 것을 연준은 상당히 싫어할거라 생각합니다.
관련된 상세내용은 아래 포스트를 참고하시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여전히 0.25%p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
전 개인적으론 파월 의장이 굳이 0.50%p 빅스텝 인하를 선택할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금리인하 폭보다 중요한 것은 연준이 향후 기준금리를 어떤 기조로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이라 생각하는데요.
연준이 0.25%p를 인하하더라도 향후 실업률 등 경기침체 지표들을 선제적으로 적극 대응하겠다는 뉘앙스를 준다면 주식시장은 상승모드, 채권금리는 하락/채권가격은 상승모드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론 내일 FOMC는 위와 같이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구요.
결론적으로 금리인하 폭과 상관없이 주식과 채권 모두 대선 이전까지 상승모드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데요. 말씀드린 것처럼 이건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전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번 상승장은 기술주 반등도 만만치 않을 듯
만약 말씀드린 것처럼 주식 상승장이 진행된다면, 최근 성장세가 주춤했던 기술주들이 미국 대선 이전까지는 꽤 높은 상승세를 만들거라 생각하는데요. 근거는 2024년 미국 주식장과 기술주들을 이끌고 있는 엔비디아에 대한 성장성에 아직 문제가 없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 주가가 반등하고 전고점을 돌파할 경우, 그동안 경기침체 대비로 기술주보단 부동산, 유틸리티, 필수소비재와 같이 방어주 및 방어섹터 주가가 상승하던 추세가 조금 꺽이고 기술주들의 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것도 개인적인 의견이 포함된 부분이라 투자에 참고만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문제는 달러가치 변화 (+엔화환율)
0.50%p 기준금리 인하가 진행될 경우, 가장 큰 문제는 달러환율입니다.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분들은 결국 달러환율에 노출되어 수익률이 많은 영향을 받게 되는데요. 주식시장 상승폭만큼 달러환율 하락폭이 커져서 수익률을 깍아먹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더불어 달러가치가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엔화가치가 상승 + 미국 대선 이전에 일본이 기준금리라도 한번 더 인상하게 되면 7월 초에 있었던 엔캐리 청산 이슈가 다시 발생하면서 미국 주식시장 상승세를 꺽어버릴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그냥 무시하기에는 7월 초 엔화영향이 너무 컸기 때문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는데요.
개인적으론 이런 문제들 때문에라도 연준이 0.50%p 기준금리 인하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생각합니다만, 만약 0.50%p 기준금리 인하가 진행될 경우에는 엔화가치가 얼마나 상승하는지 꼭 모니터링을 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달러를 사서 미국 장기채권과 주식을 사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패턴이라, 엔캐리 청산이 발생되면 장기채 가격도 예상보다 적게 상승하거나 반대로 하락할 가능성까지 존재한다고 생각하니 꼭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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