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인텔 주가에 관심이 많습니다. 인텔은 과거 20년 간 메모리 반도체의 선두기업이었지만, 최근 3~4년 동안 경쟁사 대비 연구개발보다 마케팅에 치중하여 제품 경쟁력을 잃으면서 주가 및 기업가치가 많이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갤싱어 CEO 취임 이후 인텔은 다시 기술개발과 제품본질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최근 침체기였던 PC시장이 조금씩 살아나면서 향후 5~10년 내에 가장 많이 성장할 수 있는 기업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분히 개인적인 판단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인텔 주가와 손익계산서 변화추이, 그리고 최근 인텔의 회사동향에 대해서 조사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이번 포스트에는 일단 손익 계산서 중심으로 분석에 집중했으며, 향후 대차대조표나 현금흐름도 추가적으로 살펴보는 포스트를 써 볼 예정입니다.
인텔 주가동향과 관련 이벤트들
최고점 대비 40% 하락했으나 올해 60% 상승
2021년 코로나 시기에 인텔도 주가가 약 70달러로 최고점을 도달했습니다. 하지만, AMD와 같은 경쟁사들의 제품성능이 지속적으로 발전한 반면, 인텔제품들은 10나노 기술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많이 빼앗겼습니다. 더불어, 작년 초부터 지속적인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PC시장도 침체기를 맞아 인텔 매출에 타격이 컸습니다.
인텔의 매출은 50%이상이 PC사업부문에서 발생합니다. 때문에 PC시장의 활성화 여부는 인텔 주가 방향성을 예측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요. 작년 초부터 PC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어 인텔 매출에도 큰 타격이 있었는데요.
PC시장에 반등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23년 4분기 기준으로 8분기 연속 하락하던 PC시장 수요가 반등할 것이란 예측과 함께 내년에는 전년대비 8% 규모가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텔, AMD 등과 같은 업체에 가장 좋은 뉴스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매출은 줄었는데 2023년 주가는 왜 올랐을까?
아래 손익계산서 분석에서 말씀드리겠지만, 2023년 인텔 매출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감소했고 매출원가는 상대적으로 증가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텔주가는 올해 60% 넘게 상승했는데, 이건 나스닥 상승률 37% 대비로도 거의 2배에 달합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주가상승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요. 아래 간략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배당주에서 성장주로 기업체질 변환
23년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인텔 주가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배당금 삭감이었습니다. 과거 10년 이상 인텔을 기술적인 개혁보다 운영과 마케팅 최적화에 중점을 두었는데요. 갤싱어 CEO 취임 후 다시 과거의 인텔을 기술혁신의 아이콘으로 비즈니스 체질을 바꾸고자 배당금 삭감을 발표했습니다.
갤싱어 CEO는 작년부터 매출 및 영업이익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늘여 인텔을 성장기업 타입으로 체질을 바꿨습니다. 2021년 갤싱어CEO는 IDM2.0 전략을 발표했는데, 내용의 핵심은 외부고객 확보 목적으로 만들어 직 IFS와 기존 모든 조직을 통합하여 외부뿐 아니라 인텔 내부 비즈니스 사업 부문을 모두 같은 고객으로 취급하도록 프로세스를 단일화하는 것입니다.
이 전략을 통해 내부적으로 무분별하게 발생하던 비용을 절감하고 인텔의 사업영역을 TSMC와 같은 파운드리 사업까지 확장하여 PC산업 매출비중을 낮추고 새로운 매출원을 추가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요. 예상되는 비용절감 효과는 2025년까지 80~100억 달러 규모이며, 영업총마진 60%, 영업이익 40%를 달성하는 목표를 포함합니다.
좀 복잡한 내용입니다만, 간략히 정리하면 인텔이 기술력 향상과 생산 프로세스 최적화 및 파운드리로 사업영역 확장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고, 투자자들은 이런 회사의 전략이 회사 매출과 이익을 개선할 것이라는 데 신뢰를 주었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2) 새로운 미국 보호무역주의의 수혜주
위와 같은 인텔의 전략방향성 변화가 최근 미국정부가 추진하는 새로운 미국 보호무역주의와도 결이 같아 인텔이 이에 대한 수혜주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커지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작된 보급망 리스크, 유례없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은 역사적 고금리 정책과 함께 자국 무역보호주의를 펼치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값싼 노동력을 찾아다니는 게 아니라 미국 내에서 만들고 팔고 다 해 먹겠다는 거죠.
파운드리 사업도 예외가 아닐 겁니다. TSMC가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능력을 키우는 것은 미국의 최근 무역정책과도 결이 같습니다. 저는 인텔이 이번 미국정권의 최대 수혜주 중 하나가 될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
인텔 손익계산서 살펴보기
과거 3년 & TTM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률 감소
손익계산서에서 가장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것은 총 매출과 총이익(Gross Profit), 영업이익(Operating Profit) 3가지의 성장성입니다. 결국 매출이 성장해야 궁극적으로 회사가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 그래프에서 2022년 표시가 좀 잘못되어서 마지막 막대를 2022년으로 보시면 되는데요. 2021년부터 총매출(Revenue)성장이 정체되었으며, 2022년에는 전년 대비 -20%로 감소했습니다. 최근 12개월 매출 추정치는 528억 달러로 2022년 대비 약 -24% 감소할 예정이라, 올해까지 매출 감소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12개월 반도체 산업평균 매출 성장률은 약 0.5%로 인텔은 산업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매출성장 실적을 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총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 총이익률(Gross Margin)도 2021년 55%에서 2022년 약 43%까지 감소했습니다. 이건 매출원가비율이 올랐다는 의미인데, 2023년 매출 총이익률은 38%까지 하락할 예정이라, 매출이 감소하면서 제품수익률도 감소하고 있다는 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매출총이익도 최근 12개월 산업평균 48%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입니다.)
결과적으로 매출원가가 상승했다는 것인데, 매출원가가 상승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공급망 문제로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을 수 있으며, 매출규모가 줄면서 원재료 수급가격이 상승했을 수도 있는데요. 정확한 원인을 조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IDM2.0전략이 예정대로 추진된다면, 전문가들은 인텔이 매출 총이익률은 2025년에 약 49%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 수치는 IDM2.0전략의 목표치인 매출 총이익률 60%에 미치지 못합니다만, 2030년 목표치임을 감안했을 때에는 괜찮은 상승률로 보입니다.
영업이익(매출총이익에서 판매관리비, 연구개발비, 감가상각비를 빼고 비경상이익을 더한 금액)도 2021년부터 하락을 시작해서 2022년에 약 34억 달러로 전년 대비 약 83%나 감소했습니다. 최근 12개월 영업이익은 약 36억 달러 적자로 2023년에는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12개월 산업평균은 약 10%로 인텔의 2023년 영업이익이 상대적으로 얼마나 낮은지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영업이익이 낮은 이유는 매출과 총이익 감소에도 증가시킨 연구개발비 영향이 가장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인텔의 연구개발비는 2020년 약 135억 달러에서, 2021년 152억 달러, 2022년 175억 달러로 연간 20억 달러 이상씩 증가시켰습니다. 최근 12개월 연구개발비도 약 165억 달러로 4분기를 더하면 작년 금액을 초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매출이 줄었는데 연구개발비를 더 늘였으니 영업이익 하락에 크게 기여했다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투자결과가 내년부터 결실을 맺을 수 있는지를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인텔 향후 실적예상에 고려해야 할 PC시장 변화
내년도 PC시장이 성장할 것이라 예상하는 이유 중 하나는 Windows 10 지원이 중단되고 Windows 11 업데이트가 진행되면서 PC교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인데요. 인텔칩이 MS의 윈도우즈 시스템에 최적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PC시장 전반적으로 윈도우즈OS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Mac OS비중이 30%를 넘었으며, 구글의 크롬북도 10%를 넘어 성장하고 있습니다. 윈도우즈OS의 시장 점유율이 낮아지면 그만큼 인텔칩에 대한 니즈도 줄어들거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인텔이 진행하는 파운드리 사업확장은 인텔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향후 만약에라도 중국이 대만을 장악하게 되면 TSMC와 미국기업의 관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인텔은 정말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정부 입장에서도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은 꼭 성공시켜야 할 이유가 있어 지원이 적지 않을 겁니다.
일단 마무리
인텔은 투자난이도가 높은 기업
최근 5년간의 인텔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매출과 총이익, 영업이익이 모두 역성장 중이라 투자결정이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텔은 2023년 주가가 60% 이상 상승했고, 인텔의 전략이나 미국정부와의 관계에서 인텔의 미래가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점도 적지 않은데요. 일단 3년 이상 매출과 총이익, 영업이익이 역성장하는 기업은 투자여부를 매우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단순히 긍정적인 희망만으로 투자를 결정하면 생각치 못한 손실을 보거나, 예상보다 오랜 시간 동안 투자를 유지해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텔의 다른 재무재표들도 좀 더 분석해 볼 생각인데요. 다음 포스트에서 이어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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