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AI대장주로서의 주가상승이 끝나지 않음을 예고했습니다. 23년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한 181억 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시장 기대치를 살벌하게 뛰어넘은 실적이라고 합니다.
AI가 가장 주목받는 기술 트렌드가 되면서 AI관련 주식 수혜주 발굴에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계신데요. 조급하게 종목을 찾아 투자여부를 결정하시는 것보단, 실제로 AI로 실적을 낼 수 있는 기업인지 냉정하게 판단해 보시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상을 뛰어넘은 엔비디아 역대급 실적
전년 동기 대비 3배를 넘어선 매출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은 속된 말로 약간 미쳤(?)습니다. 분기 총 매출은 약 1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증가했습니다. 매출은 주도했던 영역은 역시 AI칩 수요가 높은 데이터 센터입니다. 2분기부터 매출 성장세가 3배 이상으로 급증했음을 보실 수 있습니다. 한동안 정체되었던 게이밍 영역도 성장세는 꽤 좋았습니다.
더 무시무시한 것은 영업마진과 영업비용입니다. 매출이 3배나 증가했는데도, 영업비용은 전 분기대비 12%밖에 증가하지 않았으며, 영업마진은 무려 약 20% p가 뛰었습니다. 순이익 성장률은 무려 10배가 넘습니다. AI Chip과 관련한 수요가 회사 전체를 구름 위에 앉혔습니다.
엔비디아의 회계년도는 올해가 FY24이므로, 위 그래프는 내년도까지의 매출 예측치를 그린 것인데요. FY25년에도 엔비디아 예상매출과 영업이익은 성장세가 무섭습니다. FY22~FY23년의 정체시기를 완벽히 탈피하는 모습입니다.
엔비디아 매출주역은 A100과 H100입니다. 이 2개 칩은 현재 AI GPU 시장의 90% 점유율을 갖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기술을 설명하기엔 다소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워 생략하겠습니다만, H100은 A100보다 최대 30배의 성능이 향상된 버전입니다.
이번 실적발표 때 엔비디아는 NVIDIA H200 출시일정도 발표했는데, 이 칩은 내년 2분기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이 칩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를 제공하는 최초의 GPU인데, SK하이닉스가 이 메모리를 독점 공급 계약했다는 기사가 10월에 나와 있었네요.
왜 이렇게까지 엔비디아를 원할까? 경쟁자는 없나?
결론적으로 엔비디아 칩 수요가 폭발한 것은 AI기술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ChatGPT와 같은 Generate AI를 훈련시키는 데에는 기존에 혼자서 똑똑하게 모든 작업을 처리하던 CPU보다 병렬로 여러 가지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GPU가 훨씬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NVIDIA A100은 원래 3D그래픽 랜더링 작업용으로 만들어진 GPU였으나, AI시대가 개막된 이후로는 데이터 센터에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A100은 하나에 1만 달러나 하는 고가의 제품이며, H100은 약 3만8천달러입니다. 이런 칩이 IT대기업이나 AI관련회사에 수백에서 수천 개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Bing검색에서 제공하는 ChatGPT기능이 100% 제공된다면 이론적으로 약 40억 달러의 비용이 필요합니다. 구글은 800억 달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엔비디아가 시장을 90%이상 장악하고 있습니다만, 앞으로 계속 이렇게 시장을 독점하긴 어렵습니다. 내년 초에는 AMD와 인텔에서 A100 성능에 버금가는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며, 구글은 브로드닷컴과 함께 자체적인 AI칩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내년에는 아마도 좀 더 구체적으로 엔비디아의 경쟁사들이 출현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내년까진 엔비디아의 시장점유율은 거의 90%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AI관련 주식은 전부 다 상승할까?
엔비디아에 대한 상반된 시선
역대급 실적을 낸 엔비디아의 주가가 그렇게 실적만큼 상승하고 있지 않습니다. 올해 엔비디아 주가는 233%나 올랐습니다만, 실적발표 이후 주가는 500달러에서 꺾여 조금 하락하는 추세인데요.
가장 큰 원인은 중국 매출하락 우려입니다. 엔비디아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수출규정을 준수하는 새로운 AI칩인 H20 출시계획을 내년 초까지 연기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특정 기술력 이상의 반도체 칩을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규제하는 법안이 10월부터 강화되면서 엔비디아는 중국 매출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받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분기 실적이 중국을 제외해도 3배나 상승했지만, 이미 주식가격은 이런 엔비디아의 실적상승 여력을 대부분 반영했다고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엔비디아에 대해서 단기적인 시각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 현재 시점에서는 고점에서 상투를 잡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AI로 수익을 내는 업체는 아직 엔비디아 뿐이다
많은 분들이 엔비디아 외 많은 회사들이 AI로 수익을 내고 있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습니다.
ChatGPT에 130억 달러를 투자하고, GenerateAI를 전제품군에 기능적으로 반영한 마이크로소프트는 AI붐 영향으로 주가가 역사적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최근 주가 상승은 OpenAI의 CEO인 알트만이 이사회를 통해 해고되었다 다시 CEO로 채용발표된 이후에 상승한 것인데요. 아이러니하게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 AI기능으로 흑자를 내고 있지 않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Github Copilot 기능으로 사용자 당 매월 20달러(최대 80달러)의 손실을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AI기능에 대한 사용자 반응이 좋지만, 아직 AI기능이 일부 유료화 상태이고 서버 등 관련 장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나 크기 때문입니다.
구글도 아직 AI기능으로 유의미한 매출이나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구글 최근 실적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는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 대비로 성장률이 좋지 못했는데요.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에서 준비하는 AI기능으로 자사 제품 수요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여 대규모 AI기능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AI기능에 따른 유의미한 매출변화가 나오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아직 많은 기업들이 AI기능을 통해 향후 비용절감이나 가격인상 등의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고, 시장점유율을 방어 및 증가시키기 위해 AI에 투자하고 있습니다만, 정말 AI로 유의미한 매출변화나 시장점유율 변화가 없을 거라 판단된다면 AI열풍도 한 번에 시들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가능성을 완전히 접어두고 맹목적으로 AI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걸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산업 초기에는 장비 관련 기업들이 투자에 유리할 듯
구글 CEO가 AI기술을 인류가 불을 발견한 것과 비유할 정도로, AI기술은 현재 강력한 기술의 흐름인데요. 수많은 기업들이 제품경쟁력과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AI기술과 관련 시스템에 투자하는 것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엔비디아는 여전히 AI칩 부문에서는 시장점유율 80~90%를 차지하는 선두업체입니다. 내년부터 신규출시된 HBM3e를 탑재한 H200제품도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관련해서 SK하이닉스나 제품생산장비와 관련된 기업들의 실적은 상승여력이 있어 보입니다.
다만 SK하이닉스에서 아직 HBM제품군의 매출비중이 그리 높지 않고, 삼성전자와 마이크론과 같은 메모리 분야 경쟁업체들도 이미 HBM3e제품개발 및 양산이 가능하다는 점을 참고하셔야 합니다. 오히려 내년 출시예정이 신규제품군에 꼭 필요한 장비를 납품하는 업체들을 찾아보시면 괜찮은 투자기회를 발견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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