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2024년 7월분 미국 실업률이 예상 외 수치인 4.3%로 발표되고 일본이 기준금리를 깜짝 인상하면서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미국 국채가격은 급등했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올해 5월달만 해도 4.6%를 넘었는데 주식시장이 폭락했던 지난 주 기준으로는 최저 3.80%를 찍었으니 정말 어마어마한 변동성입니다.
결국 현재 주식시장이 두려워하는 것은 미국경제의 갑작스런 침체분위기 전환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많은 언론에서 7월 미국 실업률 반등이 경기침체 경고신호이고 이를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할거라는 기사에 쏟아지자 투자자 분들도 미국 기준금리 인하 대비 목적으로 미국 장기채 ETF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만 절대 몰빵은 금물이며, 레버리지 투자도 되도록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가지 배경으로 향후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인데요. 미국 장기채 ETF 투자와 관련해서 꼭 참고하셔야 할 관련 내용들을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왜 지금 미국 장기채 ETF에 투자할까?
드디어 다가오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 미국 장기채 ETF투자급증
최근 1주일동안 우리나라 투자자 분들이 많이 매수한 해외주식 및 ETF Top10종목 중에 유일한 채권투자종목이 모두 미국 장기채 투자ETF입니다. 8위는 미국 잔존기간 20년 이상 장기채 3배 레버리지 투자상품인 TMF ETF이고, 10위는 1배 상품인 TLT ETF인데 두 종목을 합치면 매수결제액이 약 3억 달러 (우리 돈으론 4,100억 원이 넘음)에 달합니다.
여담입니다만 여전히 부동의 1위는 반도체 지수 3배 레버리지 상품인 SOXL ETF인데, 사자의 심장을 가진 투자자 형들께 항상 놀라움과 존경심을 표하고 싶습니다; 다른 종목들의 매수규모와 비교하면 채권ETF가 상대적으로 작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만, 무려 애플보다 매수액이 많으니 작다고 할 순 없는 규모입니다.
이렇게 미국 장기채 ETF 투자가 늘어난 이유는 무엇보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상승입니다. 시장에선 9월 FOMC에서 0.25%p금리인하 가능성을 50%넘게 보았고, 11월과 12월에도 각각 0.25%p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시장의 생각은 최근 7월 실업률 지표가 4.3%로 예상보다 증가하면서 '샴의 법칙' 등을 언급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졌으니 연준이 예전보단 금리인하를 서두를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는 이미 2025년 말 미국 기준금리를 3.50%대가 될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반면 연준에서는 아직 9월 기준금리 인하까진 시인하는 분위기입니다만 11월과 12월에는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을 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9월의 FOMC가 매우 중요한데요. 연준이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얼마나 많이 인하하는지보단 9월 이후에 기준금리 방향성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만약 연준이 9월 FOMC에서 향후 기준금리 인하는 경제지표를 체크하면서 신중하게 하겠다고 하면 기준금리를 빠르게 혹은 지속적으로 인하할 생각이 없는 것이고, 최소 경제상황에 따라 빠르게 혹은 적극적으로 금리인하를 단계별로 진행하겠다는 뉘앙스의 발언 정도는 나와야 향후 기준금리가 기대만큼 인하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 어쨌든 기준금리 인하 시점엔 장기채 투자가 좋은데
어쨌든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는 장기채 투자가 유리합니다. 만약 미국이 지속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해서 현재 대비 1%p까지 인하한다면 (위에서 말씀드린 2025년 말까지) 만기가 20년 남은 장기 국채가격은 약 20%가 상승한다고 합니다. TMF ETF처럼 3배 레버리지 상품은 이론적으로 60%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혹시 위 글을 보고 끄덕끄덕하셨다면 채권 레버리지 ETF투자는 한번만 더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 위에서 말씀드린 기준금리 변화에 따른 장기 국채가격 상승률은 매우 긍정적인 가정치로 계산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채권 ETF는 실제 국채가격 상승률보다 수익률이 낮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TLT나 TMF ETF 모두 다양한 장기채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잔존기간이 20년보다 작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3배 레버리지 ETF는 하루 기준으로 가격이 정해지므로 채권가격의 등락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변합니다. 기준금리가 1%p나 인하되려면 최소 6개월~1년의 시간이 필요한데, 이 기간동안 3배 레버리지 ETF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리가 없습니다. 가격이 상승/하락으로 변동성이 커질수록 수익률이 크게 변동됩니다.
추가적으로 레버리지 ETF는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수익률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여러가지 측면을 고려할 때 개인적으론 레버리지 ETF에는 투자하지 않기를 권하는데요. 이건 물론 개인의 선택이고, 운용방법에 따라 분명 높은 수익을 낼 가능성도 있으므로 결국은 개인선택의 문제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지금 채권ETF 투자가 괜찮다고 보는 측면
▣ 드디어 채권이 주식의 헷지역할을 시작함
사실 기준금리가 0%에 가까웠던 코로나 이전 10년정도 채권투자는 그닥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었습니다. 한번쯤 들어보셨을 '주식 대 채권 6:4투자법칙'은 주식과 채권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성향을 기반으로 채권이 주식의 헷지역할을 해 주는 것을 가정한 것인데, 채권 수익률 변동이 크지 않았고 주식 헷지역할도 해주지 못했습니다. 낮은 기준금리에 코로나 지원금으로 시장에 유동성이 터져서 주식이 미친듯이 올랐으니 채권에 투자할 이유도 딱히 없었습니다.
특히 2022년은 최악이었습니다. 인플레이션 문제가 터지면서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니, 경기침체와 자본조달비용까지 급증하는 환경에서 주식이 폭락했고 채권가격은 당연히 하락했습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니까)
그런데 최근 1주일동안 S&P500 및 나스닥 지수와 미국 장기채 ETF가격이 반대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S&P500과 나스닥이 각각 약 5%, 9% 하락하는동안 잔존기간 20년 이상 국채에 투자하는 TLT ETF는 약 2.5%상승했고, 잔존기간 7-10년 국채에 투자하는 IEF ETF는 1.80%상승했습니다. 드디어 주식과 채권가격이 역의 관계를 보이기 시작한 것인데요.
채권가격 상승에 정말 수없이 많은 배경들이 있겠습니다만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경기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시작되었다는 것이 가장 큽니다. 미래에 미국경제가 침체로 돌아선다면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낮출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렇게 경기침체 두려움의 방아쇠는 실업률 데이터가 당겼습니다.
다만 채권가격이 급등하고 채권ETF 수익률이 좋아지는 상황이 결코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생각해 보시면 채권ETF 수익률이 급등한다는 것은 기준금리를 빠르게 인하했거나 경기침체 가능성이 사람들의 생각보다 훨씬 높아지는 상황이라는 것인데, 이러면 주식 뿐 아니라 금융시장이 박살나는 상황일거라 채권ETF 수익률만 상승했다고 좋아할 상황은 아닐 겁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최근 1주일처럼 주식 변동성의 약 30~40%정도를 채권투자로 헷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제부터 채권이 과거 6:4투자에서의 헷지 역할이 부활했다고 보기엔 조심스러운 측면을 아래에서 좀 더 얘기해 보겠습니다.
미국 장기채 ETF 투자도 조심해야 하는 이유
정말 미국에 경기침체가 오고 있는걸까?
▣ 생각보다 잘 나오는 미국GDP
주식시장이 경기를 6개월~1년 정도 선행한다고 하면, 주식시장 다음으로 경기를 반영하는 지표는 GDP이고, 그 다음은 환율입니다. 그러니까 실제로 경기침체가 올거라면 주식시장이 가장 먼저 하락하고, 그 다음은 GDP, 그 다음이 환율의 순서라는 의미인데요. 일단 위와 같은 내용을 차치하더라도 기술적인 의미의 경기침체는 2분기 연속 GDP가 역성장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경기침체가 오려면 적어도 최근에 GDP가 역성장했거나, 최소한 GDP성장률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야 하는데요. 24년 1분기 GDP가 1.3%로 다소 낮았습니다만 2분기 GDP는 2.8%로 예상치 2.0%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일단 과거 GDP성장률만 보면 미국에 경기침체가 온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요. 이건 3분기 GDP예측치에서도 나타납니다.
GDP라는 게 워낙 방대한 국가전체 경제 데이터를 망라하는 지표라, 과거 데이터만 정확할 수 있고 과거 데이터라 해도 몇 번의 보정과정을 거치는데요. GDP가 워낙 중요하고 관심도 많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큰 오차를 감안하더라도 실시간으로 미래 GDP를 예측치를 뽑는데 이걸 GDPnow라는 곳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위 이미지에서 보시는 것처럼 최근 2024년 3분기 GDP를 2.9%로 2분기보다 소폭 높게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3분기에도 GDP는 2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할거라 예측하는 것인데요. 이렇게 아직까진 여러가지 경기침체 신호가 있지만 대체로 2024년은 경기침체 위기가 오지 않을거라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물론 여기에도 함정이 있습니다. 실제로 GDP성장을 세부항목으로 뜯어보면 미국 가계소비 성장에 크게 기대는 측면이 있는데, 올해 1분기로 미국 가계의 저축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카드대출 연체율이 증가하는 등 가계소비 성장에 위험신호를 보내는 지표들이 많습니다.
일단 3분기는 11월 미국대선을 위해서 현재 집권당인 미국 정부가 여러가지 정책이나 채권 바이백 프로그램 등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서 GDP성장에도 크게 기여하겠습니다만, 4분기와 2025년에는 이런 무리한 활동들의 역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주제는 매우 복잡하니 별도로 한번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할 수 있음
기준금리를 인하했을 때 미국 장기채 ETF가 수익을 낸다는 것은 장기 국채금리도 기준금리를 따라 하락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데요. 실제로는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재 미국 재무부 장관인 옐런이 미국 국채시장을 조작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옐런 장관은 2023년부터 미국 단기채 발행량을 늘이고 장기채 발행량을 줄여서 경기를 부양하고 장기채 금리가 높아지지 못하게 막았음. (장기채 발행량이 줄어드니까 시장에 장기채가 부족해져서 금리가 오르지 않는 원리)
- 이렇게 옐런 장관이 의도적으로 미국 국채시장을 조작한 이유는 바이든 정권의 인기와 재집권을 위한 것인데, 결과적으로 5.5%라는 놈은 금리에도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 않고 장기채 금리가 낮춰져 있음
- 만약 옐런 장관이 단기채/장기채 발행량을 조작하지 않았다면, 현재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현재 수준에서 0.5%가 바로 튀어오를 수 있음
- 대선 이후 장기채 발행량이 정상화되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6%이상으로 급등할 리스크 존재
기준금리는 상대적으로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출금리나 모기지 등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장기채 금리인데요. 옐런 장관이 장기채를 발행해서 채워야 할 돈을 단기채 발행으로 막아서 장기채 금리가 인위적으로 낮춰져 있다는 내용입니다.
모든 작업의 목적은 민주당의 재선입니다. 일단 미국대선이 끝나고 2025년에 장기채 발행이 정상화되었을 때 미국 장기채 금리가 급증하면서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는 의견들이 많은데요. 이 시나리오도 꽤 근거와 설득력을 가지고 있어서 기준금리가 인하된다고 해서 무조건 미국 장기채 투자로 돈을 벌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박종훈님의 유튜브 영상으로 관련 내용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는데요. 조금 어려운 내용입니다만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 꼭 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이 외에도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미국 장기채 금리가 상승할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금까지 미국 장기채를 많이 보유하던 국가들이 장기채를 매도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인데요. 일본이 현재 엔화약세로 많이 고통받고 있습니다만 미국대선 이후 어느 시점에는 환율방어를 위해 보유한 미국 장기채를 매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무조건 미국 장기채 ETF로 돈을 벌 수 있을거란 생각은 틀릴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경제세상에는 무조건이란 상황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려운 투자상황이 펼쳐질 듯
▣ 분기점은 미국 대선 전후
일단 지금부터 미국 대선 직전까진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세와 채권시장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대선에서 경제성장와 주식시장 상승은 집권당에게 매우 중요한 어필요소라 다소 의도적으로 주식시장을 상승시키고 채권시장을 안정화시킬 가능성이 높은데요.
그래서 지금부터 대선 직전까진 미국주식투자도 괜찮고 채권투자로도 큰 손실은 없을거라 생각합니다만, 대선 이후부터는 상황이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만약 대선 전이라도 특정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지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모두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잃지 않는 것입니다. 잃지 않으면 투자기회는 언제든 다시 오니, 혹시라도 이번 상승장에서 투자기회를 놓쳤거나 약간의 손실을 입으셨어도 차분하게 대응하시는 것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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