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의 포트폴리오 변화는 항상 투자자들에겐 큰 뉴스가 되는데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2024년 7월 25일~29일까지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지분을 약 30억 달러(한화로 약 4.1조 원)나 처분해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시장에선 9월 기준금리 인하를 앞둔 상황에서 워런 버핏이 장기간 투자해 온 은행주 지분을 줄인 것이 어떤 의미인지 여러가지 해석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들을 아래에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워런 버핏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사랑
2011년도 투자 후 10년 이상 장기 보유
▣ 금융위기로 저평가된 BoA 매수
워런 버핏이 처음 뱅크 오브 아메리카 주식을 매수한 것은 금융위기로 대부분 사람들이 은행주와 미국주식 투자를 꺼리던 2011년이었습니다. 아래 그래프처럼 2011년 당시 뱅크 오브 아메리카 주가는 40달러에서 약 75%하락한 10달러 근처였는데요.
워런 버핏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손실을 처리하던 대출 기관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 뱅크 오브 아메리카 은행의 우선주와 와런트를 50억 달러 상당 매수했습니다. 현재 환율로 한화 기준 약 7조 원 정도인데, 이게 무려 13년 전이니 얼마나 큰 투자결정이었는지 감이 오시나요?
▣ 2024년 7월 매도 전까지 회사 지분의 13% 보유
최초 매수 이후로도 워런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를 통해 뱅크 오브 아메리카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여왔는데요. 아주 대략적인 히스토리는 아래와 같습니다.
- 2011년 뱅크 오브 아메리카 우선주와 워런에 50억 달러 투자: 상환 시 5% 프리미엄, 연간 5% 배당금 지급 조건
- 2017년 워런트 행사로 7억 주 추가: 워런트 행사로 7.14달러에 보통주 7억 주를 취득 (행사 당시 BoA주가는 24달러 이상)
- 2020년 12거래일 연속으로 BoA주식 취득: 약 21억 달러 상당의 보통주를 추가 취득
2024년 7월, 30억 달러의 지분을 매각하기 전까지 버크셔 해서웨이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 주식을 약 10억 3천만 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것은 BoA 전체 주식의 약 13% 비중을 차지하는 물량입니다. 버핏의 2011년 최초 50억 달러 투자는 서브프라임 모지기 손실로 바닥에 떨어진 은행 기관 및 미국 주식 투자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2019년 10월 워런 버핏은 뱅크 오브 아메리카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기 위해 Fed에 허가요청을 낸 바 있습니다. 이후 코로나 시기였던 2020년에 모든 사람들이 테슬라 등 각종 기술주와 성장주에 열광했을 때, 12거래일 연속으로 21억 달러 상당의 회사 주식을 추가로 취득하면서 전체 지분의 13%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워런 버핏은 왜 뱅크 오브 아메리카 주식을 팔았을까?
단순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이익 실현이라는 의견
▣ BoA는 최근 2년 간 가장 좋은 주가
워런 버핏은 7월 25일~29일까지 뱅크 오브 아메리카 주식을 약 30억 달러 가량 매도했습니다. 이렇게 매도했음에도 버크셔 해서웨이는 여전히 42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약 9억 9,900만 주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주식을 매도한 배경은 단순히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이익실현이라는 의견들이 있습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주가는 최근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워런 버이 오랫동안 보유했던 투자에서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번 지분 매각으로 워런 버핏의 보유한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지분이 10%이하로 감소했는데 이것을 원했다는 해석들도 있습니다. 미국의 자본법 상 특정 회사 지분을 10%이상 보유할 경우 주식 매수/매도 및 여러가지 사항들을 빠르게 공개하는 등의 여러가지 제약이 있는데요. 버핏이 이를 피하기 위해 지분을 줄였다는 해석들도 있습니다.
대체로 이번 매각이 은행주에 대한 특별한 포지션 변화로 보이지 않는다는 해석이 많은데요.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여전히 버크셔 해서웨이 투자비중의 2위를 차지하고 있고, 최근 은행주 상승세가 최근 몇 년 중 가장 좋은 시점이라 이익실현을 했다는 측면에서아직까진 확대 해석하지 않는 분위기로 보입니다.
물론 반대 의견도 있음
▣ 은행주에 대한 전략방향 변화
물론 반대의견들도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은행의 향후 재무 재표 및 미래 전망에 대한 대응이라는 의견인데요. 주요 내용들을 아래와 같이 요약해 볼 수 있겠습니다.
- 이번 BoA주식 매도는 2분기 재무 보고서 직후에 발생했으며, 이것은 은행의 특정 재무 지표 또는 미래 전망에 대한 대응일 수 있음을 시사함
-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최근 재무 실적은 최근 2년 간 유례없는 금리 상승의 배경 속에서 이루어졌음.
- 은행의 순이자수입은 처음에는 금리 인상의 혜택을 받았지만, 상당한 미실현 손실을 포함하여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음. 이러한 맥락은 워런 버핏이 은행에 대한 노출을 줄이기로 한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음
즉, 계속되는 고금리 환경에서 은행주들이 혜택을 받았지만, 연초에 고금리때문에 일부 은행이 파산하는 것처럼 재무구조가 나빠지는 문제들도 발생하고 있는데요. 이번 재무 실적에서 버핏이 이런 재무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을 체크했을 가능성도 얘기되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 많은 지분을 여전히 갖고 있습니다만, 버핏이 운용하는 자산규모가 너무 크고 지분도 많기 때문에 한번에 그렇게 많은 지분을 정리할 순 없습니다. 버핏이 한번 지분을 정리하기 시작하면 몇 분기 안에 해당 종목을 완전히 처분할 때까지 지분 정리를 멈추지 않았던 사례들도 많았기 때문에 이번 지분감소가 은행주에 대한 전략방향 변환점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 새로운 투자를 위한 총알 확보
버크셔 해서웨이는 현재 약 1,680억 달러에서 1,890억 달러의 기록적인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화로 약 270조 원이 훌쩍 넘는 큰 돈이구요. 이 정도 현금이면 언제든 원하는 회사나 지분을 매입할 수 있을거란 건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사실 워런 버핏은 현금을 많이 보유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요. 최근엔 미국 단기채에만 투자해도 5%가 넘는 수익을 얻을 수 있어, 뚜렷한 투자처가 없다면 현금보유도 좋다는 것(물론 그냥 현금 보유가 아니라 단기채 등의 현금성 투자는 하고 있음)이 최근 버핏의 의견입니다.
하지만 이런 막대한 현금 총알은 시장 침체를 이용할 수 있는 상당한 유연성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유동성 덕분에 워렌 버핏은 자산 가격이 하락할 때 기회주의적 투자를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경제 또는 시장 위기 동안 발생하는 저평가된 기회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뱅크 오브 아메리카 지분 매도가 없었어도 버크셔 해서웨이는 거의 2천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은행주가 계속해서 좋은 수익을 낼거라면 굳이 30억 달러를 추가 확보할 필요가 있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 곧 진행된 금리인하로 은행주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
- 더불어 다양한 경제지표를 통해 향후 경기침체가 올 것으로 예상되어, 해당 시점에 저가매수할 수 있는 총알확보가 필요
만약 향후 뱅크 오브 아메리카를 포함하여 워런 버핏이 추가적인 지분매도로 현금 확보를 시도한다면, 곧 경기침체와 주가하락이 있을 것을 예상하고 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해석해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이번 BoA매도사실만 볼 게 아니라, 좀 더 장기적으로 워런 버핏의 포트폴리오 변화를 관찰하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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