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실적발표 이후 주가가 하루 만에 약 14% 급등했습니다. 실제 실적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만, 월가 기대치보다 높은 실적이라는 점과 ChatGPT가 이슈화되면서 이제는 현실화되고 있는 AI시대의 수혜주라는 측면이 부각되었는데요.
엔비디아의 실적정리 및 주가에 대한 개인적 평가, 그리고 ChatGPT에 대한 핵심내용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언제나 말씀드리는 것처럼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가 포함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목차
2022년 4분기 엔비디아 실적과 의미
시작에 앞서 아래 자료는 1월 29일로 마감된 엔비디아 회계연도 2023년 4분기 실적입니다. 엔비디아는 1월을 회계마감기준으로 사용하고 있어서, 실적자료는 2022년 11월~2023년 1월의 데이터를 담고 있습니다. 달력기준으로 나누기 좀 애매합니다만 아래에서는 2022년 4분기 실적이라고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 2022년 4분기 실적요약
4분기 총 매출은 약 60.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 전 분기 대비로는 2% 상승했습니다. 월가의 기대치는 60억 달러로 약 5천만 달러를 상회한 수치입니다.
각 사업군 별로 실적을 살펴보면, 데이터 센터 관련 사업매출은 약 36억 달러로 지난해에 매출이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2021년부터의 추이를 보면 데이터 센터관련 사업은 회사 매출의 50% 이상으로 비중을 높이면서 주력사업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반면, 한 때 회사 매출의 50%를 차지했던 Gaming 사업군은 매출이 지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기였던 2021년에는 개인PC판매증가와 비트코인 채굴 관련 수혜까지 더해져서 매출이 높았으나, 작년에는 전체적으로 개인 PC판매량이 줄고 코인 관련 수혜가 사라지면서 Gaming 사업군 매출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Visualization 사업군 매출이 감소하는 반면, 자율주행 관련 Auto 사업군 매출이 볼륨은 작지만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영업이익(Operating income)은 22.2억 달러로 전년 대비 40% 감소했으며, 주당 순이익(EPS)는 0.88달러로 전년 대비 52% 감소했습니다. 다만, 월가의 기대였던 EPS 0.80달러보다 좋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 주가는 왜 올랐을까?
시장기대치 이상의 실적을 냈다고 해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 EPS와 영업이익이 약 33~35% 감소한 것은 객관적으로 좋은 수치는 아닌 것 같습니다.
엔비디아의 벨류에이션을 살펴보면 P/E Ratio, EV/EBITDA, Price/Cash Flow 등 대부분 지표가 유사한 사업을 가진 AMD나 TSMC 등에 비해 2~3배 이상 높습니다. 수치만을 비교해서 고평가되었다고 단정할 순 없습니다만, 이번 실적으로 주가가 10% 이상 반등한 것은 개인적으론 조금 과격한 반응이 아니었나 싶은데요.
엔비디아 CEO 젠슨황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AI기술이 변곡점에 있으며 모든 AI기술개발기업들이 엔비디아 칩을 구매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AI프로세스를 높이는데 사용되는 GPU시장의 80%를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주가상승은 이렇게 AI시대의 개막으로, 향후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사업매출이 AI수요 급증으로 크게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을 반영한 것 같습니다.
ChatGPT와 AI시대
▣ ChatGPT를 만든 OpenAI
OpenAI는 2015년 1월에 10억 달러 펀딩으로 시작된 AI를 연구하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당시 투자자는 너무나 잘 아시는 일론 머스크와 아마존 Web Services, LinkedIn 창업자 Reid hoffman, 현재 CEO인 Sam Altman과 Y Combinator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근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0억 달러 펀딩을 추가로 받았죠.
회사의 대표제품은 ChatGPT와 텍스트 요구사항을 이미지로 바꿔주는 DALL.E, 그리고 음성인식솔루션인 Whisper가 있습니다. ChatGPT만큼이나 DALL.E도 유명해서 사용해 보신 분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ChatGPT 인기가 심상치 않은 것은 현재 사용자 수 증가와 사용자 층에 있습니다. 이 제품은 출시 1주일 만에 100만 사용자를 돌파했고, 2023년 1월에 MAU 1억 명을 돌파했습니다. 참고로 인스타그램이 1억 명 MAU를 만드는 데 30개월이 걸렸으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겠습니다.
ChatGPT는 속칭 얼라어덥터로 불리는 IT쟁이들에게만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파괴력이 있습니다. 이미 ChatGPT의 활용법은 유튜브 등을 통해 수십, 수백만 가지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10-20대들이 ChatGPT를 과제에서도 많이 활용하고 있고, 일부 학교에서는 ChatGPT사용을 금지시켰다는 사례들이 많이 알려지고 있죠.
▣ ChatGPT는 뭐가 특별한걸까
ChatGPT가 특별한 점은 개인적으로 아래 2가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확장성이 무한한 사용성과 쉬운 UI: 누구나 사용하는 언어 기반의 인터페이스가 일반 사용자들도 쉽게 이 제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장벽을 낮췄습니다. 그리고, 기존에는 어렵게 생각했던 AI라는 영역에 대해서, 일반 사용자들도 ChatGPT를 기반으로 나의 전문영역에 어떻게 활용할지 상상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이 제품의 큰 차별점이자 경쟁력으로 보입니다.
- 학습 및 성장하는 시스템: ChatGPT는 기존 애플-Siri나 네이버-Clova처럼 단순 질문에 대한 답변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했던 질문을 학습하고 나에게 맞는 개인화된 답변을 해 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같은 질문에 대해 같은 답만 내는 것이 아니라, 이전 질문에서 선호했던 답을 기억하고, 혹은 유저의 요구사항에 따라 글을 요약하거나 그림이나 동영상을 만드는 등 다양한 형식의 산출물을 만들어 줍니다.
이 제품의 특징을 요약하는 동영상이 엄청나게 많습니다만, 일반인들 눈높이에서 사업적인 부분까지 정리하는 영상이 있어서 아래에 첨부해 두었습니다. ChatGPT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은 아래 유튜브 영상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AI시대의 수혜주인 엔비디아
▣ 방대한 컴퓨팅 비용이 발생하는 AI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네이버, 구글과 같은 검색시스템에 비해, 언어기반 AI시스템은 상대적으로 훨씬 많은 컴퓨팅 비용이 필요합니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각종 전문가들이 추정하는 ChatGPT 시스템 비용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비용보다 7~10배가 더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만큼 많은 데이터 센터 구축과 AI용 칩이 필요할 텐데요.
ChatGPT를 활용한 마이크로소프트가 AI시대의 승자가 될지, 오랫동안 AI를 준비한 Google 혹은 다른 업체가 승자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떤 업체가 AI시대의 승자가 되든 엔비디아의 칩을 활용해야만 한다는 점은 현재 시점에서는 사실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앞으로 중요해진 데이터센터 매출변화
정말 AI시대가 열리고 엔비디아가 수혜주라는 것이 검증되려면, 앞으로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사업군 매출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위와 같이 ChatGPT 등으로 AI를 활용하기 위해 기존보다 훨씬 높은 컴퓨팅 비용이 필요하다면, 엔비디아의 칩 판매량이 실제로 증가하는지 확인해야 할 테니까요.
현재 주가가 하루 만에 10% 이상 오른 것은 바로 납득하긴 어렵습니다만,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사업군 매출이 의미 있게 변화할 수 있다면 장기투자를 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현재 주가는 여전히 다소 높은 편이라 하락 시점을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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