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2월 17일경부터 석유화학주들이 갑자기 상승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금호석유는 1)중국의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통한 수요회복 기대, 2) 합성고무와 라텍스 가격 반등 2가지 요인으로 최근 2주 사이에 약 15% 이상 주가가 반등했는데요.
금호석유는 5% 이상의 배당지급으로 고배당주 투자를 검토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좀 더 관심이 가는 종목입니다. 투자여부 검토를 위해 최근 금호석유 분기실적, 비즈니스 환경변화 등의 투자요인 자료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아래 내용은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목차
예상보다 저조했던 22년 4분기 실적
▣ 22년 4분기 실적요약
금호석유 22년 4분기 실적은 매출액 1.6조원, 영업이익 1,139억 원 (영업이익률 6.9%)으로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했습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약 50%나 감소했으나, 이미지 상엔 나와있지 않은 정기보수+성과급으로 발생한 1회성 비용 500억 원을 감안하면 그나마 컨센서스보다는 수치가 잘 나온 편이라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빨간색으로 표시한 사업군 별 실적을 살펴보면 3분기 대비로는 합성고무와 EPDM/TPV(특수합성고무) 실적이 가장 크게 감소했습니다. 합성고무와 합성수지는 이미 2분기부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고 있던 상황이었네요.
금호석유는 21년도 최대 실적 기반으로 배당금을 크게 올렸습니다만, 2023년 지급될 배당금은 22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이기 때문에 크게 줄어들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회사의 약관 상에는 당기순이익의 20~25% 수준의 배당지급, 5~10% 수준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하나증권의 22년 예상 배당금은 주당 6천원, 배당률은 약 4.76%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년도에 주당 1만 원 배당을 지급하던 것에 비하면 확실히 줄어든 수치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예상 치이므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는 아직 지켜봐야 합니다.
▣ 실적하락에도 아직 안정적인 재무상태
2022년 회사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으나, 회사 부채비율은 3분기 41%로 매우 안정적입니다. 거기다 22년 3분기 기준 자본총계가 약 5.5조 원인데 재무재표를 찾아보니 자본금은 약 1,670억 원 정도이고 5조 원이 넘는 이익잉여금이 자본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해, 회사가 가진 현금성 자산이 무지 많다는 뜻이죠.
현금흐름도 꽤 안정적입니다. 영업현금흐름이 플러스를 이어가고 있고, 투자 및 재무활동이 마이너스로 투자활동과 부채를 줄이는 활동이 꾸준하다고 이해해도 될 듯합니다. 영업현금흐름이 분명 2021년 대비로 22년이 하락세입니다만, 그 이전 2018년~2020년 수준으로 보면 비슷하거나 아직 높은 수준이라 걱정할 상황은 아닙니다.
주가는 왜 올랐을까?
▣ 실적상승의 원인은 중국 경기부양책과 원재료 매입방식(다운스트림)
뉴스매체들이 전달하는 금호석유 주가상승의 요인은 크게 1)중국 경기부양책과 2) 다운스트림 형태의 원재료 조달방식 2가지로 요약되는데요. 각각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보겠습니다.
1) 중국 경기부양책 (중국 양회)
중국 최대 정치 이벤트인 양회에서 대규모 경기부양 및 소비활성화 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삼성증권에서는 금호석유를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수혜주로 꼽았습니다. 중국경기가 부양되면서 금호석유 중국 매출이 커질 것이라 예상한 것인데요.
하나증권에서는 최근 SBR(합성고무) 마진증가와 NB Latex 수출량이 2년 만에 전월대비 30% 증가한 것을 추가적인 근거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금호석유는 합성고무 부분 세계최대 제품생산력과 NB Latex에서도 절대적 강자업체입니다. 2021년 금호석유 실적을 급증시킨 것도 NB Latex의 영향이 컸죠.
하지만,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국내 경제 파급효과가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란 분석이 있고, 현재 반도체 중심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많이 틀어진 상황이라 중국 리오프닝 효과 때문에 지금 금호석유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꽤나 성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2) 다운스트림 방식 원재료 수급
글로벌 탈탄소 정책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정제설비 신설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 때문에 사우디는 원유를 정제하지 않고 바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COTC공법을 개발했고, 이를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새로운 원유 정제 설비가 도입되면서, 직접 원유를 가공해서 기초 석유화학 재료를 생산하는 업스트림 업체들의 손해가 컸습니다. 설비도 새로 해야 하는데 원유 가격도 무섭게 올랐기 때문에 업스트림 업체들의 실적하락이 더 컸다는 분석입니다.
반면 원재료를 외부에서 사서 합성고무나 합성수지를 생산하는 다운스트림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실적하락이 적었습니다. 위에 있는 이미지를 보시면 금호석유와 한화설루션이 다운스트림,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업스트림 방식업체인데요. 다운스트림 업체 영업이익 하락폭이 업스트림보다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다운스트림 방식 화학업체들의 실적이 좀 더 나을 것이라는 하나증권을 포함한 전문가들의 분석이 있습니다. 이 분석내용은 일단 상식적인 내용으로 보여, 금호석유 투자선택 배경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누가 주가를 올렸을까?
금호석유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한 2월 17일~2월 24일까지의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매 거래량인데요. 17일과 20일은 기관과 외국인 동시 순매수로 주가를 크게 끌어올렸습니다만, 2월 22일부터는 기관 순매수, 외국인 순매도의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외국인이 최근 3거래일 정도 매도가 있었습니다만, 외국인 비중은 21.9%를 거의 유지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최근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전체적으로 매도하는 추세도 있기 때문에 외국인이 이 종목을 매도하고 있다고 단정하긴 어려운데요. 하지만, 그렇다고 현재 기관이 어떤 근거로 주식을 매수하고 있는지도 개인적으론 잘 모르겠습니다.
정리
간략하게 금호석유 최근 분기 실적과 주가상승 원인을 분석해 보았는데요. 제가 이전에 금호석유 주력제품 및 회사구조를 정리했던 포스트가 있어서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포스트도 참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금호석유는 굉장히 성숙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고 현금흐름과 영업이익률이 훌륭하며, 4~6%까지 배당금을 기대할 수도 있어서 장기투자가 괜찮은 종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유가가 하락하고 있고, 위에서 언급된 것처럼 다운스트림 방식 업체로서 혜택을 보는 부분도 좋은 점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단기적으로 주가가 별다른 이유 없이 10% 넘게 올랐고, 미국은 23년 6월까지 2~3차례 기준금리 상승이 있을지 모른다는 예측들이 있어서 주식시장 변동성이 당분간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지금 16만 원이 넘는 금호석유 주가는 많이 비싼 편이라 매수 타이밍이 아닌 듯합니다.
개인적으론 최소 13만원 이하, 12만 원 수준에서 분할 매수를 시작해 볼까 하는데요. 물론 이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와 분석이라 금호석유 투자여부를 결정하실 때 참고만 해주시길 바랍니다. 모든 투자성과는 개인의 몫이고, 몰빵은 안되며, 분할투자로 매입단가를 낮춰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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