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최고의 명작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저'를 보시면, '졸라 알고리즘'이란 하이드라의 프로젝트가 나오는데요. 사람들의 과거 데이터를 분석하여 미래의 성향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입니다. 영화 이미지를 보면 생각나실지 모르겠네요.
미래를 예측하는 힘은 누구나 갖고 싶은 슈퍼파워 같은 것일 텐데요. 평범한 저와 같은 사람들들이 높은 확률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흥미롭지 않을까요? '슈퍼 예측 - 그들은 어떻게 미래를 보았는가'라는 책은, 평범한 일반인들도 높은 정확도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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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예측하는 현실 세계 예측 토너먼트
미국 한 정보기관에서 정보 전문가들이 다루는 까다로운 문제들을 맞히는 토너먼트를 만들었습니다. 5개 단체가 참여했고, 이 중에는 세계 최고수준 과학자와 MIT 출신의 높은 학력을 가진 집단이 포함되었으며, 4년 동안 500여 개의 까다로운 세계정세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 짧게는 1개월부터 길면 1년 뒤 결과를 예측했는데요.
모든 전문가 그룹을 누르고, 일반인 그룹에서 탁월한 성적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그룹은 다른 집단보다 학력 수준이 높지 않았고, 특정 분야의 전문가 집단도 아니었으나, 500여 개의 질문 전체에 70%가 넘는 정확도로 미래를 정확히 예측했습니다.
책에서 얘기하는 2가지 결론이 서두에 언급되고 있는데요.
- 슈퍼 예측 가는 실제로 존재한다 : 다른 사람들보다 탁월하게 높은 확률로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하며, 이들은 대부분 특정 교육과정이나 특정 지식에 대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이었습니다.
- 슈퍼 예측가들의 예측력은 그들이 가진 고유한 예측 방법론에서 나온다 : 슈퍼 예측가들이 사용하는 사고 방법론에 공통점이 있었으며, 같은 방법론을 학습한 집단의 예측력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
사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입니다. 주식이나 비트코인과 같은 투자를 떠올리지 않아도, 우리는 회사에서 하는 일이나 프로젝트의 방향성과 미래의 성과를 예측해야 하고, 정치적 사건에 대한 결과나 스포츠 경기 결과를 가볍게 예측하기도 합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특별한 마법공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책에서는 운이 아닌 슈퍼 예측가들이 가진 공통적인 사고방법을 학습/반복하면 누구나 미래를 맞추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모든 예측은 결과적으로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쳐 도출됩니다.
- 질문을 정의하고
- 관련 정보수집 및 가설 정의, 그리고 결론내기
- 결론에 대한 오류를 수정/보정
평범해 보이는 이 각 과정에서,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려면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각 과정의 핵심 내용들을 아래에 정리했습니다.
1. 질문을 정의하는 단계
1) 질문을 선별하기
책에서는 좋은 질문을 선별하는 이 과정을 '골디락스 존의 난이도를 갖는 질문에 집중'하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은 2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 너무 추상적이거나, 노력 대비 보상이 너무 적을 것 같은 질문을 버리는 것
- 노력에 대한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질문을 선택하는 것
10년 뒤 대통령은 누가 될 것인지, 시작 단계에서 프로젝트나 사업의 결과는 어떻게 될지 예측하는 것은 지금 단계에서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이런 질문은 예측 자체를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책에선 말하고 있습니다.
2) 까다로운 문제는 다룰 수 있는 부차적인 문제로 분해하기
어렵고 난감한 문제는 풀 수 있는 문제와 풀 수 없는 문제로 분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페르 마이징이라고 합니다.
경기도 어딘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제가 강아지를 키울까요? 여러분이 만약 이런 질문을 만났다면, 이 질문을 어떻게 분해하면 좋을까요? 대략 아래와 같은 질문으로 나눠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 대한민국 (가능하면 경기도)엔 얼마나 많은 가구가 개를 키우고 있을까요?
- 아파트에서 개를 키우는 비율은 어떻게 될까요?
- 저희 집 가족 수는 어떻게 될까요?
- 저의 한 달 수입은 어떻게 될까요?
3번째와 4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알 수 있다면, 아마 좀 더 높은 확률로 이 문제의 답에 가까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질문은 저와 커넥션이 없다면 관련 정보를 알기 어려우므로, 질문 자체를 다른 것으로 바꿔 예측하는 편이 좋아 보입니다.
좋은 예시가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만, 핵심은 객관적으로 답하거나, 객관적으로 추리할 수 있는 문제로 원래 문제를 쪼개어서 생각해 보는 과정입니다.
2. 관련 정보수집 및 가설 정의, 그리고 결론내기
3) 내부 관점과 외부 관점의 균형 맞추기
이 관점의 핵심은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종류의 문제도 100% 독특하거나 독창적인 것은 없습니다. 때문에, 슈퍼 예측가들은 습관적으로 외부적 관점에서 질문을 분석합니다.
제가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지를 맞추는 질문에서의 외부적 관점은, 대한민국에 강아지를 키우는 가정 수가 얼마나 되는지, 혹은 대한민국에서 남성과 여성, 각각이 강아지를 키울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를 기준으로 예측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막연한 질문에 대해서 정답을 예측하는 과정에는, 객관적인 기준점이 필요하며 외부적 관점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들은 이런 기준점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습니다. 저도 대한민국 거주자일 테니 (그럴 가능성이 현저히 높으니) 저와 관련된 개인적 정보를 찾는 것보다, 훨씬 쉽고 간단하게 외부적 관점으로 객관적 정보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외부적 관점으로 얻은 정보는, 내부적 관점의 정보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수정해서 균형을 맞춰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경기도 중에서도 과천에 살고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된다면, 당연히 강아지를 키울 확률도 이 기준에 맞춰 수정을 해 주는 게 맞습니다.
4) 증거에 대해서는 과하거나 모자라지 않게 반응하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들의 신념에 따라 특정 정보를 과대 또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신념이 정치적/사회적/종교적과 같은 문화적인 신념뿐 아니라, 여러분들이 남들보다 잘 알거나 많이 경험했다고 생각하는 특정 분야의 지식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예측을 잘하려면 여우처럼 수집된 정보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나의 가설을 수시로 업데이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런 과정은 번거롭고 복잡할 뿐 아니라, 가치 있다 판단한 여러 가지 정보를 가설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나의 의견이 자칫 모호하고 자신감 없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절대적 정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가설이 깔끔하고 자신감 있게 보인다 하여, 이런 정보를 가진 사람이 미래를 잘 예측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여우처럼 신중하게 예측을 세우고, 수집된 정보를 통해 조금씩 가능성을 조정해 나가는 것이 훨씬 더 미래예측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5) 모든 문제에서 반목하는 원인 찾기
외부 관점과 내부 관점을 종합하여 질문을 만들고, 수집된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반영해서 하나의 결론을 만들었다고 해서 끝난 것은 아닙니다. 세상에서 발생하는 이슈들은 수학 문제가 아니라서, 하나의 해결법엔 그에 대한 반증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내가 세운 1차 결론에 대한 반증 혹은 반대의견을 듣고, 문제점을 보완해서 새로운 해결책으로 만드는 과정은 미래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합니다. 특정 집단이 팀워크가 좋다고 해서, 어떤 사안에 대해서도 만장일치로 진행방법을 결정하고 있다면, 혹시 우리 집단이 내는 결론이 바보 같은 내용이 아닐지 의심해 봐야 합니다.
6) 의심의 정도를 구분하되, 그 이상을 세분화하지 말 것
우리가 만들려는 미래 예측의 결론은 단정적이고 깔끔한 문장이 아닙니다. 우리의 결론에는 '아마도'나 '그렇다면' 등의 가정과 불확실성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불확실하고 모호한 표현은 미래예측 확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불확실성은 그 수준에 따라 세분화하고, 이를 수치화해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중국 코로나 봉쇄정책이 완화된다면 75% 확률로 달러 환율이 내려갈 것입니다'와 같은 표현이 되겠네요. 이렇게 수치화된 표현을 통해, 우리는 결과를 좀 더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예측할 수 있으며, 실수에 대한 보정도 할 수 있습니다.
7) 자신감은 부족하거나 넘치지 않게
슈퍼 예측 가는 성급한 판단이나 우유부단함으로 시간을 끌지 말아야 합니다. 단호한 입장을 취할 때와 본인 의견을 수정해야 할 때를 잘 구분해야 하는데요. 수정과 결단을 잘하려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실패에 대한 책임 전가나 비방을 초월해야 합니다.
3. 결론에 대한 오류를 보정하는 단계
8) 실패의 원인을 찾아내되 사후확신 편향을 조심할 것
실패를 변명하거나 정당화해선 안 됩니다. 모든 실패는 인정하고 껴안아야 하며, 실패의 원인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성공했을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세운 가설과 논리가 그대로 잘 맞아 결과가 좋았는지, 그저 운이 좋아 성공한 것인지를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9) 타인의 장점을 취하고 다른 사람이 당신의 장점을 취하게 할 것
이것은 일반적인 팀의 리더들에게도 요구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정확히 질문하고, 건설적으로 대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통해 서로의 장점들이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10) 실수의 균형을 잡는 자전거 타기를 터득할 것
이 모든 과정은 책으로 배울 수 없으며, 결국 실습과 반복을 통해서만 체득하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자전거 타는 방법을 이론적으로 쓰면 복잡하고 두꺼운 책 한 권이 되지만, 직접 자전거를 타보지 않고서는 책만으론 자전거 타는 방법을 익힐 수 없습니다.
정리
위 방법론은 미래를 예측하는 절대적인 프로세스나 진리가 아닙니다. 때문에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위와 같은 과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연습을 반복하되, 절대적인 십계명처럼 여기지 말라는 것입니다. 어떤 과정에서도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하며, 모든 사안에 대해서 적절한 타이밍이 언제인지 새롭게 고민해야 합니다.
이 책은, 서두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거창한 미래나 주가 예측만을 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이나 제가 일하고 있었던 직장에서도 수시로 발생되고 요구되는 능력으로, 누구나 이런 능력을 어떻게 가질 수 있고, 어떻게 증가시킬 수 있는지 고민해 보셨을 것 같습니다.
책에서는 위에서 요약해 드린 내용보다 훨씬 더 자세하고 풍부한 예시와 설명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고민을 한 번쯤 해보셨던 분들이라면, 책을 한번 정독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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