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과 올해 초에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의 FDA심사요청 소식과 함께 주가전망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는데요. 최근 FDA승인이 완료되면서 비만치료제 시장이 다시 한번 들썩일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 일라이릴리의 주식투자를 생각하고 계신다면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는 FDA승인이 예정된 사실이라 주가는 미리 비만치료제 승인을 가정으로 많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이번 포스트는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 FDA승인 및 비만치료제 시장에 대한 간략한 정보와 일라이릴리 주가전망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와 플레이어들
2030년까지 연 1000억 달러(약 132조 원) 규모 예상
2017~2020년 3월까지 미국의 비만률은 40% 이상이며, 비만 관련 연간 의료비는 2019년 기준으로 1,730억 달러였습니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컸으니 지금 현재는 이보다 20~30%는 더 잡아야 할 것 같은데요.
작년에 모건스탠리가 추정한 비만치료제 시장규모는 2030년 기준 약 540억 달러(70조 원 정도)였습니다만, 1년만에 거의 2배로 이상 시장규모 전망치가 커져 1,000억 달러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비만치료제 시장이 핫합니다.
현재 기준 시장의 핫플레이어는 덴마크 제약회사인 노보노디스크입니다. 아직 일라일리의 '마운자로'가 FDA승인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시장 점유율은 거의 90%에 달합니다.
2023년 1~9월까지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매출은 약 300억 덴마크크로네 (한화로 약 5조 6천억 원)이며, 전년 동기대비로 174%가 성장했습니다(북미지역 매출이 244%성장했으며, 북미 외 글로벌 지역은 52% 성장). 이제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가 FDA승인을 받았으니 비만치료제 시장이 더 빠르게 성장하겠죠.
비만치료제의 히어로가 될 'Zepbound'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제품명은 '삭센다'와 '위고비'입니다. 이 중 '위고비'가 훨씬 유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삭센다'는 매일 1회 주사해야 하지만, '위고비'는 주 1회만 주사하면 되며 효과도 위고비보다 비만치료 효과도 더 크기 때문입니다.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제품명은 '마운자로'입니다. 실제 시장에는'Zepbound'란 이름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합니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같은 GLP-1이란 약물이며 비만치료 효과는 최대 22.5%체중감소로 현존하는 비만 치료제 중에선 가장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위고비'와 같은 투약방식에 비만치료 효과가 큰 '마운자로'가 FDA승인을 받았으니, 이제 앞으로 '마운자로'가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키워갈 것으로 보입니다. 위 이미지에 정리된 비용은 시간이 지난 자료로, 이번에 FDA승인 시점에 회사에서 밝힌 가격은 월 1,060달러의 정가로 판매될 거라고 하네요.
일라이릴리에 대해서 알아보자
세계 1~2위의 제약회사
일라이릴리는 150년 이상 역사를 가진 미국 제약기업입니다. 시가총액은 5,674억 달러로 현재 제약회사 중 1위입니다. 코카콜라 시가총액이 2,452억 달러이니 코카콜라 2배 규모의 회사이구요. 올해 3월 시가총액이 3,757억 달러였으니 올해 얼마나 주가가 상승했는지도 예상해 보실 수 있겠습니다.
회사는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만, 특히 당뇨병 치료제 쪽에서 큰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라이릴리는 세계 최초로 당뇨병 치료약물인 인슐린을 개발한 회사이기도 합니다.
'마운자로'는 원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약물입니다. 그래서 비만치료제가 'Zepbound'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것인데요. '마운자로'는 2022년 5월부터 판매를 시작해, 회사에서 신규 제품군에선 가장 큰 매출비중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표시된 붉은 색 영역이 대부분 '마운자로'로 인해 발생한 매출이라 보시면 됩니다.
회사는 2023년 3분기에 95억 달러의 매출을 냈는데, '마운자로'는 당뇨병 치료제로 약 14억 1천만 달러의 매출을 냈습니다. 위에서 23년 3분기 신규 제품(New Products) 총 매출이 약 20억 달러이니, 대략 75%가 '마운자로'에서 발생한 것인데요.
회사 주가는 2023년에 약 60% 상승
일라이릴리의 주가는 2023년에만 약 60%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노보노디스크의 주가가 약 50% 상승했는데요. 다른 제약회사들이 이렇게 같이 상승한 것이 아닙니다. 아래 존슨앤존슨과 화이자의 주가가 올해 얼마나 하락했는지 비교해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올해 일라이릴리 주가가 상승했던 것은 일단 '마운자로'가 당뇨병 치료제로 시장점유율과 매출을 높여가고 있던 결과인데요. 현재 주가에 비만치료제에 대한 기대치가 없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일라이릴리 주가는 현재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최근 5년으로도 한번도 하락없이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비만 치료제가 출시하면 일라이릴리 주가는 무조건 상승?
'마운자로'가 획기적인 비만치료제입니다만, 그렇다고 매출이 무조건 급상승한다고 보장된 것은 아닙니다. 물론 잘 팔리겠죠. 하지만 일라이릴리가 원하는 규모의 매출을 발생시키려면 2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1) 가격접근성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는 위에 이미지로 보신 것처럼 월 1,400달러 정도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우리 돈으론 거의 월 200만원에 달하는 큰 돈이죠. 복용기간이 약 20주에 달하므로 생각보다 큰 비용이 필요합니다.
노보노디스크는 소비자들이 좀 더 쉽게 '위고비'에 접근할 수 있도록 '위고비'처방에 각종 의료보험혜택이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의료보험혜택이 적용될 수 있게 '위고비'에 비만치료 외에도 다른 치료효과를 추가 검증하는 부분까지 지속적으로 챙기고 있고요.
일라이릴리가 'Zepbound'의 판매가격을 1,000달러 근처로 낮추는 것은 일단 가격접근성 때문입니다. 약품처방에 보험이 적용되면 소비자들은 1~3개월 처방에 대해 월 25달러까지 비용을 낮츨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보험사들이 체중감량약물을 보험적용에서 제외시키려고 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보험사들은 '위고비'나 '마운자로'가 워낙 고가의 약물이고 소비자 니즈도 높은데 약물을 보험으로 보장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러다보니 보험사 입장에선 이 약물들을 보험적용대상으로 포함하는 걸 꺼리는 게 사실인데요. 그래서 노보노디스크가 약물이 추가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되는 효과들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일라이릴리도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2) 부작용 개선
FDA승인 내역에 따르면 'Zepbound'도 다른 체중감량약물처럼 복통, 메스꺼움, 설사, 구토, 변비, 피로 및 알레르기와 같은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고 하며, 일부 환자들에겐 갑상선 수질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췌장 염증, 급성 신장 손상이나 자살 충동 증가 등의 문제들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이런 문제들은 체중감량약물에서 이전부터 계속 있었던 문제들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약물은 이제 승인초기단계로 추가적으로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지 모르며, 체중감량효과도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있을거라 보장하긴 어렵습니다. '위고비'도 일부 소비자들에게 효과없음이 나타나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일라이릴리의 주가는 역대 최고치입니다. 현재 일라이릴리의 PE Ratio는 83배로 2018년 일시적으로 튀었던 지점 외에는 최고점입니다. 현재 주가가 고평가인지 여부는 현재주가의 적정여부를 다시 분석해야겠습니다만, 분명 최고점이라는 것은 사실입니다.
최근에 한미약품 등 우리나라 회사들도 비만치료제 임상실험에 들어갔다는 뉴스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임상실험은 보통 수년이 필요한 과정이며, 임상실험 이후에도 판매승인은 또다른 절차이므로 이런 기사만 보고 비만치료 관련주들을 투자하는 것은 다소 위험이 있습니다.
다만, 일라이릴리 등 비만치료제와 관련된 또 하나의 빅 이벤트가 있습니다. 현재는 투약방법이 주사 뿐이지만 현재 노보노디스크를 포함한 여러 제약회사들이 알약형 비만치료제를 만들고 있는데요. 이게 출시되면 또 한번 시장사이즈가 획기적으로 변할 것 같습니다. 관련 내용들은 아래 포스트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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