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FOMC가 꽤 중요하여 2번째 포스트를 씁니다.
FOMC 이후로 확실한 2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작년 7월 이후 처음으로 4% 이하로 하락한 것이며, 2번째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인 현물인 금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이번 FOMC는 이상한 점들이 많습니다. 우선 그동안 매파적 입장을 고수하던 파월 의장이 갑자기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완화적 입장으로 돌변한 것과, 10년물 국채금리가 4.2~4.5%로 현재 안정권인 상태에서 갑자기 금리인하 카드를 꺼냈다는 점인데요. (10년물 금리만 봤을 때에는 파월의장이 매파적 입장을 취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살펴보면 과거에도 미국이 금리인상을 고려하다 금리인하를 결정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그땐 중국 위안화 환율이 변수였는데 현재는 일본 엔화환율(또는 일본 경제)이 문제가 되었다고 생각하는데요. 또한 향후 금리인하가 발생하면 원화-달러환율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도 간략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연준은 왜 금리인하 입장을 밝혔을까?
12월 FOMC는 금리인상 입장이 맞다고 생각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어 발작을 일으키자 11월 FOMC에서 파월 의장은 금리동결과 함께 향후 금리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매파적 발언을 했습니다. 아래는 11월 FOMC의 주요내용입니다.
11월 FOMC 이후, 10년물 국채금리는 4.5%근처까지 하락했고, 12월 FOMC시점에는 4.2%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어 있고, 기준금리가 5.5%나 되는 현 상황에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2~4.5%가 적정 선이라는 게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그런데 연준은 12월 FOMC에서 갑자기 금리인하 카드를 꺼냈습니다. 기존 연준의 방향성을 생각하면, 12월에는 금리인상 가능성을 거론해서 시장을 약간 위축시키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경제는 고금리 상황에서도 잘 버티고 있고, 주식시장은 전고점에 근접하는 등 경제가 너무 활성화되어 금리인하까지 거론하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질 수 있는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연준이 갑자기 12월 FOMC에서 경제성장률이 둔화되어 금리인하를 검토 중이란 말은 11월까지의 입장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2024년 GDP성장률은 몇 개월 전부터 1.2~1.4%를 거론했고, 실업률이 낮아진 것은 최근이라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잡기 위해 고금리유지 혹은 추가인상 가능성을 열어 시장을 위축시키는 게 기존 입장과 맞았습니다.
과거에도 금리인상 시점에 금리인하를 했던 적이 있었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박살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장기간 제로금리 정책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2015년에 들어와서 실업률이 기존 10%에서 5%까지 하락하고 임금인상률이 높아지자, 인플레이션 상승을 우려해서 2016년에 4차례 금리인상을 검토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시는 것처럼 2016년엔 기준금리를 한 번밖에 인상하지 않고 계속 인상을 동결했는데요. 금리동결의 배경에 중국이 있었다는 분석들이 많습니다.
당시 막대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한 중국이 위안하 가치 절하를 하면서 중국경제에 큰 위기가 왔었는데요. 미국의 금리인상은 중국에 투자된 외국자본을 빨아들여 중국에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발생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런 중국의 경제위기를 막고자 미국이 금리인상을 중지했다는 분석입니다.
당시만 해도 미국과 중국은 사이가 좋았습니다. 중국이 저렴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세계의 공장역할을 하던 시절이었고, 전 세계적으로 중국의 생산력을 기반으로 경제가 호황을 누리던 시절입니다. 이에 당시 연준 의장인 옐런 의장이 중국에 전격 방문했고 금리인상을 중단하는 딜을 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중국의 부채 및 위안화 위기와 관련해서는 아래 포스트가 매우 정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참고하실 분들은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결론적으로 2016년 당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중지는 우방국의 경제상황을 고려한 조치였다는 의견인데요. 그렇다면, 2023년 12월에는 어떤 국가에서 문제가 생겼던 걸까요? 많은 분들이 일본을 지목합니다.
일본경제가 심각, 엔화환율은 어떻게 될까?
일본의 부채가 심각한 수준
일본은 소위 '아베노믹스'라 불리는 양적완화 정책을 2013년부터 펼쳐 왔습니다. 장기간 이어지는 디플레이션을 탈출하기 위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2%'를 목표로 두고 향후 2년간 본원통화량 2배 확대와 매입 국채의 평균 잔존만기 연장 및 자산매입(일본기업에 투자하는 ETF와 J-REIT 등) 확대 등의 세부정책을 실행했는데요.
아베노믹스로 급격한 증가하는 부채를 줄이기 위해 2016년부터 YCC정책으로 장기국채 매입량을 줄였습니다만, 코로나 대응을 위해 장기국채를 다시 매입하면서 2023년 3월 기준 일본중앙은행이 보유한 장기국채는 581조 엔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장기국채를 포함한 일본 부채규모는 현재 GDP 대비 200%를 초과했습니다. 이로 인해 세금의 30% 이상이 부채에 대한 이자 및 국채 관련 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일본 재무부는 현재 시점에서 장기 금리가 1%만 올라도 2026년도에는 국채비용이 약 3.6조 엔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거나, 인상하겠다고 시장에 엄포를 놓으면 어떻게 될까요? 일본은 이자 부담 등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못하고 있는데 장기금리는 결국 미국의 장기 국채금리를 쫓아가므로 일본의 장기금리도 의도치 않게 증가할 겁니다. 일본정부 재정과 경제에 문제가 커지는 상황이 되겠죠.
일본도 이제 뭔가 해야 하는 시점
그렇다고 일본이 계속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을 수 없습니다. 엔화환율이 너무 약세상황이고, 엔저현상이 더 이상 일본기업 수출증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까지 왔기 때문입니다.
달러-엔화환율은 연중 152엔까지 치솟으면서 심각한 엔저현상을 보였습니다. 이에 우에다 일본은행총재는 12월 7일에 '연말부터 내년에 걸쳐 한층 더 도전적인 상황이 될 것'이란 발언으로 그동안의 금융완화정책을 종료할 수 있다는 의미의 발언을 했는데요.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일본이 드디어 금리인상을 하거나 YCC정책을 포기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현재 달러-엔화환율은 142엔까지 내려간 상태입니다. (엔화가치가 올라갔다는 의미)
그래서 엔화환율은 어떻게 된다는거지?
우리는 보통 100엔 기준 엔화-원화환율을 보기 때문에, 위 그래프에서는 100배를 해서 보시면 되는데요. 최근 엔화-원화환율은 860원대까지 하락했다가 915원까지 올라온 상태입니다.
일단 오늘 (12월 19일) 일본중앙은행의 연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가 있습니다. 오늘 이 회의에서 어떤 내용이 발표되는지가 중요한데요. 개인적으론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10년물 국채금리를 3.9%까지 내려놨으니, 일본은 금리인상이나 YCC정책 포기 혹은 상한선 조절과 같은 긴축성 발언으로 10년물 국채금리를 높이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어느 선까지 엔화-원화환율이 상승할지는 지적하기 어렵습니다만, YCC정책 포기와 같은 파격적인 발언이 나온다면 950원 선까진 가뿐히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아직 기준금리 인상까진 결정하지 못할 거란 생각입니다.
이번에 YCC정책 포기가 나오지 않더라도 내년 상반기 중엔 YCC정책 포기, 내년 하반기 말 정도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정책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그전에 미국 기준금리가 실제로 인하되면 엔화-원화환율은 추가 상승할 여지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2024년 이후의 상황입니다. 일본경제가 워낙 약한 상황이라 엔화가치가 계속 상승할 것이라 보긴 어렵습니다 (개인적인 의견). 전 개인적으로 내년 중에는 엔화투자를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너무 조급하지 않게 엔화환율 변화추이를 지켜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달러-원화환율은 어떻게 될까?
크게 하락하긴 어렵다고 생각
12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 이하 가능성을 공개했는데도 달러-원화환율은 크게 하락하지 않았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현재 달러강세가 미국-한국의 기준금리 차이로 인해 상당 부분 발생했으니,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달러-원화환율도 하락하는 것이 맞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달러-원화환율이 크게 하락하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미국-한국 사이 2% 정도의 기준금리 차이가 있고,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여전히 미국의 기준금리가 높은 상황은 유지될 테고요.
또한,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내수와 수출 모두 줄어드는 상황에, 인플레이션은 높은 수준이 계속되고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로 원자재 및 원유 가격도 변동성이 심합니다. 원화가 강세가 될만한 상황이 그닥 예상되지 않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론 내년 중에는 달러투자를 한번 정리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당장 달러투자를 중지하는 것보단 우리나라 한국은행의 향후 금리대응 방안과 내년 1분기 내 미국 기준금리 인하여부를 지켜보셔도 1,300원대의 달러환율은 크게 움직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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