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위태로웠던 주식 상승장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골디락스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의견들도 나오고 있었는데요. 예상보다 높은 1월 CPI가 발표되면서 미국 주식시장이 급락했습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금리인하가 더 늦춰질거란 예상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와 달러환율이 급등했고, 엔화환율은 하락추세를 이어갔으며, 미국 금리인하 시점은 기존 3월에서 5월, 최근엔 6월까지 밀렸습니다. 환율이 불리하게 벼변하면서 국내 외국인 투자자금의 매도세도 커지며 국내 주식시장도 하락 중입니다. (일본도 마찬가지네요)
일단 미국 1월 CPI가 어떻게 나왔는지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고, 향후 환율, 채권금리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3년 1월 미국 CPI 자세히 살펴보기
CPI 상승률은 그렇게 높지 않았지만...
1월 미국 CPI는 전월대비 0.3% 상승했는데, 시장 기대치였던 0.2%보다 높았습니다. 전월대비로만 보면 감이 잘 안 올 수 있으니 YoY 데이터도 같이 확인해 보겠습니다.
미국 CPI는 전년 동기 대비로 3.1% 상승했는데, 이건 12월 3.4%보다 낮아진 수치입니다. 이것도 어쨌든 전년 대비나 전월 대비로도 하락한 수치입니다만, 시장 기대치는 2.9%보다 높은 수치였습니다. 그러니까,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전년 대비론 낮아졌고, 전월 대비론 소폭 상승한 정도지만 시장 기대치보다 높아 주식시장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CPI 연간 변화율을 표시한 위 그래프를 보시면 확실히 2023년 6월 이후로는 하락세가 거의 없어지고 정체되는 모습입니다. 특히나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많이 주는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Core CPI는 2023년 중반부터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잘 죽지 않는다
1월 CPI 상승분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60% 이상이 주거비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거비는 전년 동기 대비 6%나 상승하여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고, 식품도 꽤 상승했는데요. 예상외로 에너지 가격은 계속되는 중국의 경기침체와 미국의 무지막지한 셰일 오일 생산량으로 인플레이션 감소에 기여했습니다.
파월의장이 1월에 언급했던 슈퍼 코어 물가(에너지와 음식,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는 위에서 보시는 것처럼 최근 지속적인 상승 추세입니다. 연준에서 이런 지표들을 중요하게 본다면 금리인하가 점점 더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미국 인플레이션 방향성을 미리 점치기엔 너무나 변수도 많고 능력도 부족하지만, 개인적으론 인플레이션이 쉽게 하락할거란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작년 11월~12월에 파월의장이 금리인하 기대감을 높이는 발언 이후에 인플레이션 감소세가 더욱 늦춰지는 분위기라 향후 FOMC에서 다소 매파적인 발언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3월에서 5월, 다시 6월로 연기되었습니다. 아마 3월 FOMC에서 좀 더 매파적인 발언이 나온다면 6월에서 더 밀릴 가능성도 있겠죠. 지금 시점에선 예측이 어렵습니다.
향후 채권금리와 환율은 어떻게 될까?
장기채 투자는 생각보다 장기전이 될 듯
대표적 장기채권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작년 10월 말~11월 초에 거의 5%에 근접했다가, 파월의장이 11~12월 FOMC를 통해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이면서 지속적으로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연초부턴 연준은 다시 금리인하 시점이 시장 기대치보단 늦을 수 있다고 금리인하 시점을 조절하면서 장기 국채금리가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데요.
결과적으론 연준이 장기 국채 금리를 3.5~4.5% 정도의 박스권에서 관리하고자 한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이를 관리하는 가장 큰 수단은 역시 금리인데요. 금리인하 시점을 시장 기대치가 과열되면 늦추고, 금리가 너무 올라가면 다시 당겨서 장기 국채 금리를 조절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금리인하 기대감에 TLT나 TMF와 같은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 예상보다 금리인하는 멀고 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플레이션도 쉽게 잡히지 않고,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풀린 통화량도 너무 많아 과거처럼 제로 금리 시대로 돌아가는 데에는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할 거란 생각인데요.
개인적으론 장기채에 너무 큰 비중을 투자하는 건 좋지 않을거란 생각인데, 이건 개인적인 견해이므로 참고하셔서 각자의 판단에 따라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올해도 1,300원 이하 달러환율을 보기 힘들지도
달러환율이 하락할거란 기대감에도 배경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우리나라 경제가 좋아질 거란 2가지 배경이 어느 정도 깔려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기준금리 인하가 빠르지 않고 폭도 크지 않다면, 달러환율도 1,300원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올해도 1,300원 이하 달러환율을 보는 것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인데요.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곤 하지만 중국 무역수지가 계속 적자이고, 미국 경제가 너무 강한데 비해 우리나라 경제가 상대적으로 약하며, 올해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될지 모르지만 자국 보호무역이 강화되는 방향성은 같을 거란 배경입니다.
최근 달러환율도 결국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과 함께 움직이는 분위기라, 일단 단기적인 달러환율은 미국 FOMC에서 어떤 발언이 나오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인데요.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각자의 판단에 참고만 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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