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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공부방/주식시황 및 경제이슈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1차 내용 공개

by 주부너구리 2024.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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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PBR 주식 테마랠리로 이끌었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1차 내용이 오늘 공개되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일본에서 먼저 시행되어 30년 만에 주가지수 최고점을 갱신하는데 크게 일조했고,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도 간만에 좋은 상승동력이 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개인적인 기대치엔 크게 미치지 못한 수준이며, 이 프로그램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업 벨류업 프로그램 진행 배경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특징

'코리아 디스카운트'니, '선순환적 자본시장 구축'이니 어려운 말들이 많습니다만, 결론적으로 오랫동안 지지부진한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개선시키겠다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그러면, 왜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이렇게 오랜 기간 지지부진했던 걸까요? 

최근 5년 코스피, S&P500, 닛케이지수 주가변화 비교
최근 5년 코스피, S&P500, 닛케이지수 주가변화 비교

최근 5년 간 코스피 지수는 약 24% 상승한데 비해, S&P500은 80%, 나스닥은 110%, 심지어 닛케이 지수도 80% 넘게 상승했습니다. 닛케이 지수는 최근에 크게 상승한 것처럼 생각하시겠지만, 2021년 말부터 닛케이 지수가 코스피 성장률을 앞질렀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우리나라 주식시장 성장이 항상 지지부진하고 장기투자보다 단기투자 위주가 된 것은 개인적으론 주식매매차익에 대한 세금이 없고, 장기투자에 대한 혜택이 적었던 것이 가장 컸다고 생각합니다.

부동산 시장은 거래세, 상속세 등으로 국가재정에 큰 보탬이 되기 때문에 여러가지 규제와 체재정비가 되었지만, 우리나라 주식은 기본적으로 매매차익에 대해 세금이 없고, 미국처럼 퇴직연금 등 국가적으로 주식에 장기투자할 수 있는 혜택과 체제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주가가 널뛰기하고 단타와 테마매매가 주를 이루는 시장이 되었죠. 


두번째로 우리나라 기업들은 소유자와 경영자가 동일한 오너 경영체제가 많습니다. 이게 왜 주식시장이 우상향하지 못한 이유가 되냐면, 기업 소유자는 주가를 높이면 손해를 보는 상황이 생기지만 경영자는 주가를 높여야 많은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 소유자들이 많은 주식지분을 보유하는 목적은 크게 첫번째로 기업에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과 두번째로 자식들에게 주식을 증여(상속)해서 지배력을 이어가는 것인데요. 증여와 상속의 영역에선 주가상승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내야 할 세금만 많이 나오니 손해인 것이죠. 

반면, 전문 경영인은 일반적으로 회사성과와 본인의 실적을 동기화하기 위해 주식을 받는 경우가 많으며, 이들의 목적은 최종적으로 주식을 팔아서 현금화하여 돈을 버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전문 경영인 체제에선 회사 주가를 무조건 높여야 하는 목적이 생기게 되고,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 친화적인 정책들도 펼칠 이유가 생기게 됩니다. 

일본의 기업지배구조 개선 정책

일본 주식시장도 우리나라와 여러가지 측면에서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기업지배구조가 취약하고, 국민들과 기업들은 잉여자금을 은행 저축 등의 보수적인 투자에 크게 의존하며, 가계소득 증대를 위해 주식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2023년 기준 일본에서도 PBR이 1이하이거나, ROE가 8%미만인 기업들이 약 50% 이상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도쿄증권거래소에서는 글로벌 투자자금의 유입과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PBR이 1 이하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현황분석과 평가를 실시 > 정기적으로 개선방법과 목표를 공시하고 관련 경영을 추진하도록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방법으론 1)연구개발(R&D)및 투자를 늘이고, 핵심사업 위주 포트폴리오 구조조정 요구, 2)자사주 매입, 배당지급 등 주주 친화적인 정책진행 3)프라임 시장 상장기업의 경우, 독립 사외이사 비율을 이사회 구성원의 최소 1/3이상 유지 등을 포함시켰는데요. 

이에 대한 혜택으로 2023년 6월부터 ROE가 자본비용보다 높고 PBR이 1을 초과하는 기업들을 주력으로 포함하는 JPX 프라임 150지수를 만들고, 일본 공적연금과 중앙은행의 투자 및 해외 투자자금 유치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2023년부터 일본 주식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가 되었죠.

일본 주식시장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 포스트에서 별도 작성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4년 엔화환율과 일본주식 전망

일본 주식시장이 30년 만에 전고점을 뚫었습니다. 대표적인 일본 주가지수인 TOPIX와 니케이 225 모두 30년 만에 전고점을 돌파하고 최고점을 갱신한 상태인데요. 2024년에도 일본 주식시장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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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주요 내용 

일본 프로그램과 기본적인 골격 동일

2024년 2월 26일 1차 세미나가 개최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주요 골자는 위에서 소개해 드린 일본 프로그램과 거의 골격은 동일해 보입니다. 일단 주요 내용은 아래 3가지입니다. 

1. 상장기업이 자발적 '기업가치 제고 계획'수립
어떤 형태로든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만, 일단 현재까진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를 유도할 수 있는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현황진단', '자본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는 3년 이상의 중장기 목표설정', '관련 구체적인 계획수립', '주주 및 외부투자자와 소통할 수 있는 이행평가 및 소통'의 내용을 담아야 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는데요. 

관련된 인센티브로는 다양한 세제지원 방안, 우수기업에 대한 표창, 모범납세자 선정 우대 등의 세정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2. 기업가치 우수 기업에 대한 시장평가와 투자 판단 지원 
기업가치 우수 기업에 대해서는 '코리아 벨류얼 지수'를 개발하여, 연기금 및 기관투자자가 벤치마크 지수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ETF상장 등으로 일반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합니다. 

위에 일본 사례에서 말씀드린 것과 유사한 혜택내용인데요. 일본에서도 개인들의 주식투자를 좀 더 유도하는 목적으로 과세혜택을 강화하는 NISA(일본 개인 저축계좌) 프로그램 강화가 있었는데요. 우리나라도 최근 ISA 납입한도 상향 및 과세혜택 조정 등으로 비슷한 개정이 있었죠. 


3.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중장기 추진을 위한 전담 지원체계 구축
한국 거래소에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자문단을 구성/운영한다고 합니다. 관련 정보를 볼 수 있는 홈페이지도 구축한다고 하는군요. 이 외에도 여러가지 지원방안에 대해서 준비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뭔가 아쉬운 프로그램 내용

전체적인 내용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는데요. 개인적으론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1. 프로그램 전반에 강제성 부족
기본적으로 참여에 대한 혜택보단 번거로움이 많은 정책이라, 어느 정도 참여 강제성이 있길 바랬는데 핵심 키워드로 '자발적' 또는 '스스로'라는 단어가 떠오를만큼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많이 전제하고 있습니다. 과연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이 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될지 의문입니다. 

2. 주주친화적 정책 이행요청 부족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도 자사자 매입과 배당강화 등 주주친화적 정책들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이것도 아주 일부 기업이고, 자사주를 매입한 후 소각하지 않는 특이한(?) 행태도 보이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세부적인 규제가 포함되었으면 했는데 전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소액주주에 대한 권한강화 항목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3.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방침 없음
전문경영인이나 사외이사, 이사회나 감사의 역할과 기능 등을 강화 및 개선하는 관련 조항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본에서도 포함되어 있는 이런 내용들이 빠진 것은 아무래도 아쉽고... 그렇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내용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부정적인 느낌을 갖게 하는데요. 이미 일부 개인들은 그동안 사모았던 저PBR주들을 매도하고 주가지수 인버스에 배팅한다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1차 개선간담회이고 최종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만큼, 향후에는 좀 더 내용들이 보강되고 일본처럼 주식시장이 우상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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