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실업률 발표 이후에 계속 상승하던 다우 및 나스닥 지수가 하락으로 반전했고, 달러는 급 강세로 돌아서면서 달러환율은 1,220원 대에서 1,250원 대로 급등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추후 금리인상 여부는 실업률에 가장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은데요.
최근 발표된 미국 실업률에 대한 해석과 앞으로 왜 실업률이 더 중요한지 이유를 정리했습니다.
목차
2023년 1월 미국 실업률 살펴보기
▣ 금리인상에도 역대 최고로 튼튼한 노동시장
2월 3일 발표된 23년 1월 미국 실업률은 3.4%로 전달 3.5%에서 하락했으며, 시장의 예측이었던 3.6%보다도 낮은 수치입니다. 3.4% 실업률은 1969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23년 1월 비농업 고용은 517,000명이 증가했는데, 다우존스 추정치 187,000명을 크게 상회한 수치입니다. 고용은 특정 부문에서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아래와 같이 고르게 증가세를 나타냈습니다.
- 레저 및 접객업: 128,000개 일자리 추가
- 비즈니스 및 전문직: 82,000개 일자리 추가
- 정부 관련: 74,000개 일자리 추가
- 건강 관리: 58,000개 일자리 추가
- 소매 및 건설업: 각각 30,000개와 25,000개 일자리 추가
▣ 고용률이 높아졌지만 임금인상률은 하락
고용이 늘었지만 임금인상률은 오히려 저조했습니다. 23년 1월 시간당 임금 인상률은 4.4%로 전년 4.8%보다 감소했습니다. 위에 그래프를 보시면 완만하게 임금 인상률이 낮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준이 2022년 3월 이후 8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도, 일자리 수는 급증하고 임금 인상률은 낮아지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죠.
▣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고용이 늘어나는데 임금 인상률이 줄어드는 것은 뭔가 이상합니다. 고용이 는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에선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노동자를 경쟁적으로 채용하려면 임금도 경쟁적으로 올려주는 게 상식적이기 때문이죠.
더구나, 최근 빅테크를 포함한 알려진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인력감축과 임금동결로 경기침체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용이 늘어나는 것은 뭔가 잘 이해되지 않는 현상인데요.
미국 급여서비스업체 UKG에 따르면, 신규 고용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즉, 대형 기술업체에서 인력을 감축하고 임금 인상률을 줄였지만, 중소기업이나 레저 등의 서비스 직종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력을 늘리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더불어, 금리를 그렇게 인상해도 실업률이 낮아지는 것은, 코로나 시기에 노동인구 자체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실업률은 실업자를 노동가능인력을 나눈 값인데요. 노동가능인력에 노동의사가 없는 인력, 즉 일자리를 구하지 않는 인력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주식이 급등하고, 건강관리를 걱정하는 노동인력이 많이 은퇴하면서 노동가능인력이 줄었기 때문에 실업률이 낮아 보인다는 해석도 있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낮은 실업률은 연준에게 좋은 것일까?
▣ 연준은 낮은 실업률이 부담스럽다
경기 연착륙을 목표로 하는 연준 입장에선 높은 고용과 낮은 임금 인상률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연준 관계자들은 실제로 낮은 실업률을 그렇게 반기고 있지 않습니다.
이유는 임금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의 재발 또는 장기화 가능성 때문입니다. 낮은 실업률은 강한 임금 상승을 필연적으로 불러오고 연준이 고생스럽게 잡아오고 있던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하거나, 오랫동안 고착화되는 상황을 피할 수 없습니다. 고물가 저성장의 스테그 플레이션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위험성 때문입니다.
▣ 고용시장은 서비스 물가지수의 60%에 연동
소비자 물가지수는 상품가격의 상승과 서비스 가격의 상승 2가지로 분리할 수 있습니다. 즉, 아래와 같이 정의할 수 있을텐데요.
소비자 물가지수 = 상품가격 상승 + 서비스 가격상승
2022년 12월 기준 소비자 물가지수는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상품가격은 전년대비 2% 증가했습니다만, 서비스 가격은 7% 증가했습니다. 고용시장은 주거 외 대부분의 서비스 항목에 영향을 끼치며, 대략 60%까지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을 2%대로 낮추기 위해선, 고용시장을 잘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실업률 발표 이후 주가지수 하락, 환율 상승
▣ 미국 주요 주가지수 하락
다우존스, S&P500, 나스닥 모두 낮은 실업률 발표 뉴스와 함께 하락했습니다. 연준이 지속적으로 2023년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고, 연내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만, 시장은 아직 연내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는데요. 역대급 낮은 실업률로 연준이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할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주가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 달러-원 환율 급등
추가적인 금리인상은 결국 달러가 조금 더 강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되는데요. 실업률 발표시점과 맞추어 달러는 강세로 전환했고, 달러-원 환율은 1,220원 대에서 1,250원까지 급등했습니다. 아직은 단순히 실업률에 대한 시장의 해석 결과입니다만, 오늘도 달러-원 환율 상승이 이어지고 있으므로 당분간 환율을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채권 시장은 어떻게 되고 있을까?
▣ 장기채권 수익률은 금리 인하를 너무 일찍 선반영한 듯
위 그래프는 기준금리 변화에 따른 미국 2년, 10년, 30년 채권 수익률의 변화를 함께 표시한 것인데요.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수익률은 같이 상승합니다 (반대로 채권 가격은 하락하게 되겠죠).
최근 0.25%p 기준금리 상승이 있었습니다만, 그래프 오른쪽 끝을 보시면 채권 금리는 추가적인 하락 없이 보합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무래도 시장이 연말까지 추가 금리인상이 없을 가능성을 먼저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추세는 조금 빠르다는 느낌이 듭니다.
현재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약 3.5%정도인데, 기준금리는 4.75%이니 차이가 꽤 발생하고 있습니다. 연말가지 추가 금리인상을 고려한다면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금보다 조금 더 상승하는 쪽으로 움직일 것 같은데요. 장기채권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좋은 시기라, 국채 수익률이 조금 더 상승하면 채권 투자를 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정리
아직 연준이 미래에 금리를 어디까지 인상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전문가들의 예측치는 연내 최고 5.25%를 예상하고 있습니다만, 금리인상 속도나 폭을 어떻게 할지는 아직 알 수 없는데요. 여기에 실업률이 큰 힌트를 제공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업률이 계속 낮은 상태를 유지한다면, 연준은 좀 더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할 수 있게 될 테고, 이것은 주가지수 하락과 채권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실업률이 갑자기 상승하고 임금인상폭도 높아지게 되면 금리인하 가능성이 열리게 되겠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2023년에 본격적인 경기침체가 시작된다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23년 1월 주식 장이 너무 좋았던 터라, 지금부턴 하락의 충격을 대비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더불어, 2022년 말에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면서 국내 기준금리나 여러 가지 경제지표들이 버틸 수 있었습니다만, 달러-원 환율이 다시 급등할 경우 여러 가지 국내 경제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예민한 시기라 항상 집중하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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