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분기에 대한 13F 공시가 나왔습니다. 13F는 미국에서 최소 1억 달러의 운용자산을 가진 모든 기관 및 투 관리자가 제출해야 하는 분기별 투자 보고서인데요. 3개월의 시차가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대가들이 어떻게 시장을 바라보고 대응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정보입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워러버핏, 세스클라만, 리루 3명의 포트폴리오 변화를 살펴보고 어떤 인사이트가 있는지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정보는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목차
워런버핏의 포트폴리오 변화 살펴보기
▣ 워런버핏은 누구인가?
이 분에 대한 설명은 크게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워런버핏은 버크셔 헤서웨이의 CEO이자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투자자 중 한 명입니다. 현재 나이는 93세의 고령입니다만, 2023년 2월 현재 1,080억 달러(약 137조 원) 이상의 순자산을 보유한 세계에서 5번째 부자입니다.
▣ 2022년 4Q 포트폴리오 변화
1) 포트폴리오 가치
포트폴리오 가치는 약 2,990억 달러로 전 분기 대비 소폭 증가했습니다. 전체 자산가치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간단히 이해하시면 될 듯합니다. 최근 10년동안 버핏의 포트폴리오 가치는 약 1,000억 달러에서 3,000억 달러로 3배 증가한 것이 눈에 띕니다.
2) 상위 10개 종목
버핏의 포트폴리오 상위 10개 종목에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가장 많은 비중을 가지고 있는 애플(AAPL)을 조금 더 추가했으며, 최근 가장 큰 이익을 발생시킨 에너지 회사인 쉐블론(CVX)의 비중을 조금 감소시켰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액티비전 블리자드(ATVI)의 주식비중을 12.35% 감소시킨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에 대해 여러 가지 반발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유럽연합에선 두 회사의 합병이 반독점에 해당한다는 경고를 내었으며, 위 기사와 같이 영국에선 합병 조건으로 기업 분할을 제시하는 등 난항이 있습니다.
버핏이 액티비전 블리자드 지분을 줄인 것이 현재 매끄럽지 않은 합병과정을 의식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여전히 액티비전 블리자드 지분은 버핏의 포트폴리오 9위에 해당하는 많은 지분이므로 추가적인 해석은 현재로선 어려울 것 같습니다.
3) 비중변화가 큰 종목들
가장 비중 변화가 큰 3개 종목에 대해서만 좀 더 살펴봤습니다.
첫 번째 종목은 뉴욕멜론은행(BK)입니다. 버핏은 총 6,220만 주의 뉴욕멜론은행 주식을 매수했으며, 2010년 3분기에 처음 이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했습니다. 2022년 3분기에 약 1,010만 주를 매도했고, 4분기에는 약 3,700만 주를 매도하면서 비중을 줄이고 있습니다. 버핏은 이 종목으로 총 투자 대비 28% 수익을 얻었습니다. (이미지는 4분기 매도가 표시되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종목도 은행주인 US Bancorp(USB)입니다. 버핏은 2001년 1분기에 처음 이 회사 투자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43%의 수익을 얻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최근에는 연속해서 해당 주식을 매도하면서 비중을 줄이고 있습니다.
이번 분기 가장 큰 변화는 TSMC입니다. 버핏은 2022년 3분기에 약 6천만 주 TSMC 주식을 사들이면서, TSMC를 '오마하의 반도체'라고 부르기도 했었는데요. 단 1분기만에 버핏은 TSMC 지분 86.19% (약 5,100만 주)를 매도했습니다.
아직 1천만 주 정도가 남아 있습니다만, 버핏이 반도체에 장기투자를 시작하는 것이냐는 기사가 많았었는데 이번에 TSMC매도가 반도체 산업경기가 아직 상승하기 이르다고 판단한 것인지 좀 더 분석해 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세스클라만 포트폴리오 살펴보기
▣ 세스클라만은 누구인가?
세스클라만은 역대 해지펀드 매니저 중 17번째로 많은 수익을 낸 가치투자자입니다. '포스트 워런버핏', '보스턴의 현인'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요(워런버핏이 오마하 출생이라 '오마하의 현인'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죠). 1982년 바우포스트 설립 후 8년 간 CEO로 활동했으며 지금까지 연평균 20%의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 2022년 4Q 포트폴리오 변화
1) 포트폴리오 가치
2022년 4분기 기준 포트폴리오 가치는 약 61억 달러로 전 분기 대비 소폭 증가했습니다. 2021년 3분부터 2022년 4분기까지 매서운 주식시장을 워런버핏처럼 잘 피하진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2) 상위 10개 종목
워런버핏과 마찬가지로 상위 10개 종목에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QRVO의 지분을 약 15% 줄이고, 알파벳(구글) 지분을 190% 늘인 부분 2가지가 눈의 띄는데요. QRVO는 TSMC와 같은 파운드리 사업 및 유무선 연결을 위한 기술 및 제품을 개발하는 미국 반도체 회사입니다. 워런버핏이 TSMC지분을 줄인 것과 비슷한 맥락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글에 대한 내용은 아래에서 다시 다루겠습니다.
3) 비중변화가 큰 종목들
매수/매도를 모두 살펴보는 것은 내용이 많아, 매수증가가 큰 종목만 정리했는데요. 우리가 잘 아는 아마존, 메타, 구글과 같은 대형 기술주 비중이 크게 늘어난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2023년 1-2월에 미국 주식시장이 반등하면서 그동안 하락폭이 컸던 대형 기술주들이 크게 반등했는데요. 세스클라만은 2022년 4분기에 대형 기술주들의 가격하락이 너무 컸기 때문에 매력적인 진입시기로 판단한 것 같습니다.
리루의 포트폴리오 살펴보기
▣ 리루는 누구인가?
히말라야 캐피털의 CEO로 중국계 미국투자자입니다. 19년 간 연평균 수익률 19.4%를 내고 있으며, 찰리멍거가 가장 신뢰하는 투자자로 유명하기도 합니다. 이 분은 '중국의 워런버핏'으로도 불리는데요. 가치투자 방식으로 유명한 사람들을 워런버핏과 많이 비교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 분은 비즈니스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종목을 철저히 분석해서 적은 종목 수에 투자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래서 작은 규모의 회사나 미국 외 다양한 국가 주식에도 투자를 했었는데요. 우리나라에는 2000년대 초반 '아모레 퍼시픽'을 발굴해서 80배의 투자성과를 낸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리루에 대해선 예전에 제가 작성했던 포스트 내용도 같이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0억으로 20조를 만든 중국버핏, Li-Lu(리루)
주식공부를 시작한 이후로, 다른 분들과 비슷하게 찾아보게 되는 것이 있는데요. 바로, 투자의 대가들은 어떻게 투자를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일입니다. 저도 이런 공부를 전문적으로 해 본
stock-raccoons.tistory.com
▣ 2022년 4Q 포트폴리오 변화
1) 포트폴리오 가치
2022년 4분기 기준 포트폴리오 가치는 약 20억 달러로, 전 분기보다 조금 상승했습니다. 세스클라만과 유사하게 2022년의 주식시장 침체로 자산규모가 많이 하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2) 포트폴리오와 비중변화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리루는 많은 종목에 투자하지 않습니다. 투자종목은 현재 6개가 전부인데요. 2022년 4분기에는 세스클라만과 마찬가지로 구글 비중을 크게 늘였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빅테크 업체들이 현재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하는 대가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정리
3개월의 시간차를 가진 정보에서 인사이트를 찾고 이를 현재에 대입하는 것이 어렵겠습니다만, 이들이 모두 비교적 장기투자 기반의 가치투자자이기 때문에 그나마 이들의 포트폴리오 변화가 알려주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개인적으론 버핏이 은행주들의 비중을 줄이는 것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2022년 하락폭이 컸던 구글, 메타, 아마존 등의 기술주들이 현재 많이 저평가된 상태라 투자기회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면, 3명의 대가 모두 반도체 업종 관련 주식비중을 줄이거나 유지하는 수준으로 보수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데요. 반도체 업종에 한번 더 바닥이 있을지 모른다는 정도로 해석하고 관련 정보를 좀 더 조사해 보려고 합니다.
이와 같은 해석은 모두 개인적인 견해이므로, 글을 보시는 분들도 대가들의 포트폴리오를 좀 더 살펴보시고 각자의 투자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으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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