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배당주인 맥쿼리인프라가 최근 배당컷과 하남 데이터센터 유상증자 건이 겹치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2024년에 맥쿼리인프라 주가는 약 6.5%하락했는데 주가변화가 크지 않고 높은 배당때문에 투자하는 리츠 종목에서는 꽤 큰 하락인데요. 같은 기간 SK리츠, 롯데리츠, KB스타리츠 등의 종목은 10~25%정도 주가상승이 있었던 것과도 비교됩니다.
맥쿼리인프라는 하남 데이터센터 투자를 위해 약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데요. 10월 7~8일 기존 주주들 대상신주인수권 청약, 10월 11~14일까지 일반공모 청약이 진행될 예정이라 투자가치가 궁금한 분들이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
투자에 정답을 알려드릴 순 없습니다만, 맥쿼리인프라 투자에 참고하실 수 있는 여러가지 정보들과 개인적인 생각을 아래에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맥쿼리인프라 비즈니스 구조 이해
대한민국 대표 인프라 펀드
맥쿼리인프라는 2002년에 설립되어 20개의 국내 인프라 자산에 투자하는 회사입니다. 세부적인 투자자산들은 아래와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맥쿼리인프라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내용이므로 꼭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 16개 SOC인프라사업: 각종 유료도로 및 철도, 항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자산으로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동북선 도시철도, 서울-춘천 고속도로, 우면산 터널,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부산항신항 등이 있으며 이런 자산들의 유료이용비(ex: 도로비, 항만이용비)를 주기적으로 정산 받습니다.
- 3개의 도시가스사업: (주)해양에너지, (주)씨앤씨티에너지, (주)서라벌도시가스 3개의 도시가스 인프라에 투자하며, 이에 대한 이용료를 주기적으로 정산 받습니다.
- 1개의 데이터센터: 이번에 투자하는 하남데이터센터가 이미 자산으로 편입되어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자산에 대해서 맥쿼리인프라는 선순위대출, 후순위대출, 주식 3가지 형태로 투자하며, 이에 대한 이자/원금이나 주식에 대해서는 배당금을 수익으로 돌려받습니다. 차입금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다시 말씀드릴텐데 이 투자형태에 대해서 좀 더 알아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선순위 대출이란 투자대상이 채무불이행이나 파산시점에 원금을 먼저 상환받는 대출을 말하며, 후순위 대출은 말 그대로 선순위 대출상환이 이뤄진 이후에 후순위로 원금을 받을 수 있는 대출을 말합니다. 얼핏 보면 선순위가 더 좋을 거라 생각하는데, 이 투자자산들이 사회적인 인프라라는 것을 고려하면 꼭 그렇지 않습니다.
선순위 대출은 원금보존 관련 안정성이 높은만큼 대출이자가 낮으며, 후순위 대출은 반대로 대출이자가 높습니다. 감수하는 리스크를 생각하면 당연히 리스크가 큰 쪽이 이자가 높은거라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쉬운데요. 여기서 키포인트는 해당 투자자산들이 대부분 사회적 인프라라 채무불이행이나 파산할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들이 인천국제공항 유료도로에 투자할 수 있다면 선순위 대출보단 이자율이 높은 후순위 대출로 투자를 하는 게 수익률 관점에선 유리할텐데요. 같은 원리로 맥쿼리인프라는 대부분 투자형태가 후순위 대출과 주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맥쿼리 인프라의 수익구조
이미지가 커서 중요한 숫자가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는데요. 맥쿼리인프라는 총 3조 원 규모의 자본을 투자하고 있는데 이 중 선순위 대출은 0.9%, 후순위 대출 60.8%, 주식 30.3%로 투자형태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투자대상의 안정성이 높으니 수익률이 높은 후순위 대출과 주식 형태로 투자하여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선순위 대출과 후순위 대출 수익률은 투자대상 별로 조금씩 다릅니다만 보통 후순위 대출 수익률이 선순위 대출보다 2배 이상 높습니다. 예를 들어 선순위 대출 이자율이 5%면 후순위 대출은 10%인 구조인데요. 맥쿼리인프라는 투자자산의 운영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투자 리스크만 조금 늘여 높은 수익률을 가져가는 노나는(?)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다른 특이사항은 일부 투자자산들은 적자가 발생해도 정부가 약속된 수입을 보장하는 기간들이 있습니다. 이미지에서 잘 보이지 않겠습니다만 현재 시점 녹색으로 표시되는 자산들은 운용적자가 발생해도 정부가 맥쿼리인프라에게는 정해진 수입을 보장합니다. (ex: 백양터널을 운영해서 얻은 유료통행료보다 운영비용이 많아 적자가 나도 맥쿼리인프라는 정해진 이자를 정산받음)
2024년 이후로는 이렇게 정부가 수입을 보장하는 투자자산이 많이 줄어듭니다만, 전체적으로 사회적 인프라들이라 수입 안정성이 크게 떨어지진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이렇게 수입을 보장받는 구조 자체가 특혜라면 특혜였지요.
맥쿼리 인프라의 문제점
후순위 대출의 문제점도 있습니다. 위 이미지처럼 후순위로 밀려 아직 받지 못한 미수이자가 총 투자자본의 30%에 달하는 약 9천억 원인데, 해당 투자자산들의 수익이 갑자기 좋아질 리 없으므로 미수이자는 앞으로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비엔씨티'로 표시되는 부산항의 미수이자가 약 5,700억 원으로 전체 미수이자의 63%를 차지합니다. 최근 경기둔화와 수출입 침체로 부산항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서 기존 미수이자를 회수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해 보이고, 향후에도 당분간 미수이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위 이미미처럼 맥쿼리인프라가 2016년 이후 8년 만에 2024년 상반기 배당금을 소폭 삭감했는데, 그 원인을 위에서 말씀드린 부산항의 수익부진으로 분석하는 언론기사들도 있는데요. 개인적으론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맥쿼리인프라가 부산항에 투자한 자본규모가 약 2,600억 원으로 총 투자자산 대비 약 8~9%수준입니다. 이 규모가 작다고 볼 순 없지만 맥쿼리인프라 수익에 줄 수 있는 영향은 제한적이고, 최근 추가된 도시가스와 데이터 센터 인프라 수익성은 좋아지고 있어서 향후 추가적인 배당컷이나 투자가치에 큰 악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물론 5,700억 원에 달하는 미수이자 회수 리스크가 있습니다만, 맥쿼리인프라도 이를 인지하고 아래와 같이 대응하고 있습니다.
7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부산항 관련 후순위대출 약정조건을 연 12% 고정에서 실적에 따라 6~12%내에서 변동되는 것으로 조정했고, 이자 상환순서도 발생이자 우선에서 기존 미수이자를 회수 우선으로 자산관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런 조치들로 맥쿼리인프라에 주는 악영향은 제한적일거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맥쿼리인프라의 투자수익률
2023년 기준 연간 운용수익은 3,960억 원이며 대출이자나 운용수수료 등의 비용을 제한 영업이익은 3,260억 원입니다. 제가 위에서 현재 맥쿼리인프라의 총 투자자본이 약 3조 원이라 말씀드렸는데, 영업이익 기준으로도 투자자본 대비 10% 이상의 수익률(ROA)을 유지하고 있으며, 2024~2026년 예상 수치들도 수익률 하락은 크게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 증권사 자료이며 전망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맥쿼리인프라는 수익금의 90%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하는 조건으로 각종 세금혜택을 받는 리츠회사입니다. 때문에 배당성향은 항상 90%이상이며 배당수익률은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지만 대략 6~7%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제 곧 우리나라도 기준금리가 인하되기 시작하면 투자자들에겐 배당수익률이 점점 더 매력적으로 어필될 수 있습니다.
2024년에 주가는 약 6~7%하락했습니다만 2014년 대비로는 약 100% 상승했습니다. 주가수익률을 연으로 환산하면 약 7%정도일 것 같은데요. 맥쿼리인프라와 같은 리츠 종목은 기본적으로 6~7%에 달하는 고배당을 먹으면서 장기투자하는 종목이라, 10년 주기로 2배의 주가상승이 있다면 결코 투자매력이 적지 않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주가상승이 기존처럼 이뤄지리란 보장이 없고, 2008년처럼 기존 고점 대비 주가가 50%까지 하락하는 구간이 없으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보다는 인하 가능성이 커지는 시점에서는 맥쿼리인프라와 같은 리츠종목에 장기투자를 시작하는 것은 개인적으론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이므로 투자권유가 아니며, 내용들은 참고만 해 주시기 바랍니다.
맥쿼리인프라 유상증자에 대해서
유상증자 목적과 규모 및 일정
2024년 7월 30일에 맥쿼리인프라는 회사가 설립한 그린디지털인프라(주)를 통해서 하남 데이터센터를 7,340억 원에 100% 인수했습니다. 여기에 잔여공사비용과 각종 부대비용으로 1,840억 원을 더하여 총 투자비는 9.180억 원입니다.
이 건물은 현재 (주)LG CNS가 100% 임차하고 있는데, 맥쿼리인프라의 투자기준이 배당수익률 6%초반의 자산을 편입하고 있어서 이번 데이터센터도 6% 중후반의 배당수익률을 보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남 데이터센터에 맥쿼리인프라는 230억원 자본금과 브릿지론 1,200억 원 + 후순위 대출 2,800억 원을 투자하는데 위 이미지처럼 브릿지론은 향후 후순위 대출로 대체할 계획이라 맥쿼리인프라는 약 4,000억 원 후순위 대출에 대해 연 8.5%금리로 4년 간 수익을 얻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맥쿼리인프라는 4,931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는데, 이를 위해 약 4,300만 주의 신규 보통주를 발행하여 총 주식 수는 약 9.9%가 증가하게 됩니다. 유상증자 주요 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 최종 발행가액 확정 및 공시 (각 9월 30일 및 10월 2일)
- 구주주 청약 및 초과 청약 (10월 7일~8일)
- 일반공모 청약 (10월 11일~14일)
- 주금 납입 (10월 16일)
- 신주 상장 및 거래 (10월 25일)
현재 구주주 청약기간인데 미래에셋증권으로 확인한 청약단가는 11,430원으로 확인됩니다. 오늘 맥쿼리인프라 주가가 11,670원인데 아마도 일반청약기간인 10월 14일까지 주가는 청약단가 수준까지 하락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기존 유상청약 시점에도 청약이 완료될때까지 주가는 하락하는 패턴이 있었습니다.
왜 데이터센터일까?
데이터센터는 IT 및 AI발전으로 앞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인프라이며, 인구감소로 인해 도로나 항만과 같은 사회적 인프라는 향후 지속적인 이용규모와 수익성이 감소할거라 맥쿼리인프라가 데이터센터와 같은 미래지향적인 인프라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향후에도 맥쿼리인프라는 도로나 항만, 철도와 같은 인프라 투자를 줄이고 에너지나 데이터센터와 같은 자산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계속 바꿔가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장기투자 관점에서 맥쿼리인프라의 포트폴리오 변화가 바람직해 보이는데 이건 각자의 기준으로도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꼭 유상증자를 해야할까?
맥쿼리인프라는 민간투자법 상 자본금의 30%한도로 차입이 제한되어 있어서 이번 하남 데이터센터처럼 대규모 투자가 진행될 때에는 부득이하게 유상증자를 통해서 자본을 조달하게 됩니다.
위 이미지는 맥쿼리인프라의 차입금 규모인데요. 회사 부채규모는 아직 차입한도의 50% 미만으로 낮아서 부채이자가 회사 영업이익이나 배당금 지급에 그닥 지장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10~11월에 여러 리츠회사들의 유상증자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왜 이 시기에 유사증자가 집중되고 있는지 이유를 정확히 알 순 없습니다만, 개인적으론 금리인하 시기가 시작되면서 투자자들 관심도 늘어나고 자본확보도 상대적으로 쉬워지기 때문에 리츠회사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시기라 생각하는데요.
위 이미지를 보시면 알겠지만 맥쿼리인프라는 시가총액 대비 유상증자 규모가 10%로 가장 낮은 수준이고, 투자자산도 오피스 빌딩이 아니라 미래수요가 많은 데이터센터라 회사의 방향성은 상대적으로 매우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판단도 개인적인 성향이 반영된 것이므로 보시는 분들은 참고만 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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