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환율이 잠재적 저항선인 1,350원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우리나라는 2023년 들어 수출은 계속 악화상태이며 IMF에 따르면 GDP성장률도 주요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경기침체 상태라 원화가치가 더 떨어지고 환율이 올라가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데요.
그렇다고 지금 시점에 달러투자에 올인하는 것을 좀 위험해 보입니다. 계속된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달러도 고평가 상태이며, 미국 경제도 불황을 피하기 어려워 보여 달러 가치도 추가 하락이 가능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상대적 관점에서 원화보다 달러가 당분가 더 나을 수 있습니다만, 달러가치가 더 하락할 수 있는 리스크를 분명히 인지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요. 관련 정보들을 정리했습니다. 아래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매수/매도에 대한 추천이 아님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떨어지는 달러
▣ 달러 인덱스 하락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U.S. Dollar Index (DXY)는 작년 미국 기준금리 급상승에 맞춰 115 가까이까지 증가했다가 최근 102까지 하락한 상태입니다. 고점 대비로는 약 10% 하락했는데요. 오늘 골드만삭스에서는 2021년부터 계속된 금리상승 영향으로 달러가 랠리 하면서 현재 미국 통화 가치 대비 15% 과대평가되었다는 평을 했습니다. 코로나 직전 달러 인덱스가 약 90수준이었으니 여기까지 달러 인덱스가 하락하는 것을 염두에 둔 평가라고 생각되는데요.
▣ 달러를 둘러싼 여러가지 악재들
투자자들은 아래와 같은 요소들이 달러가치 하락에 압력을 주고 있으며, 앞으로 달러가치가 더 하락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요 요소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금리인상 종료: 1980년대 이후 가장 공격적이었던 연준 금리인상이 5월을 마지막으로 종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은행 시스템 우려: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을 시작으로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까지 3번의 은행파산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 은행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며, 연준의 금리인상과 긴축정책을 중단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 미국 채무 불이행 우려: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현재 미국 부채 한도를 인상하지 않으면 빠르면 6월 1일에 디폴트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주에 약 31.4조 달러 차입한도 인상 건을 논의/처리할 예정입니다. 미국은 과거에도 비슷한 상황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만 채무 불이행으로 이어진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불안 심리가 커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 미국의 경기침체: 많은 경제학자들이 향후 몇 달 안에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 중국과 유럽의 경기회복: 중국은 1분기에 GDP성장률 4.5%로 큰 성장을 기록했으며, 유럽은 예상보다 낮은 에너지 위기로 괜찮은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습니다만, 미국은 1분기 GDP 1.1%성장으로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률이 둔화되었습니다. 중국경제가 살아나면서 위안화 파워가 커지고 있으며, 유럽은 연내 기준금리를 0.5% p 인상할 계획이라 앞으로 유로화 대비 달러약세도 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 달러 무역결제 비중 감소와 페트로 위안화: 전 세계 무역 결제에서 위안화 파워가 커지고 있습니다. 3월 중국 대외결제에서 위안화 비중이 처음으로 달러를 넘어 48%로 집계되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달러 거래가 막힌 러시아는 수출 대금의 16%를 위안화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동 국가들과 석유 거래로 위안화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요. 사우디와 중국이 첫 위안화 결제를 시작했으며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에서 무역 결제 통화로 위안화를 사용하는 케이스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달러 하락 베팅
일반적으로 환율은 2~3년 동안 추세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2023년부터 본격적인 달러가치 하락 사이클이 시작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사례로,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인 스탠리 드러컨밀러가 달러 공매도에 배팅했다고 밝혔습니다.
스탠리 드러컨밀러는 글로벌 매크로 투자 기법의 달인으로, 조지 소로스에게 파운드화 공매도를 제안하여 영란은행을 굴복시킨 사나이로 유명합니다.
스탠리 드러컨밀러는 2022년 미국 강달러 랠리에 베팅하지 않은 것이 본인 경력에서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라고 말하면서, 이번 미국 경기침체는 가장 많이 예고된 사례로 자신 있게 달러 공매도에 베팅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특정인의 말을 무조건 신뢰할 순 없으나, 달러 약세가 계속되는 상황이라 개인적으론 납득되는 부분이 많은 의견입니다.
국내 하반기 GDP성장율이 회복될 것이라는 한국은행과 정부의 주장에도 이런 약달러 현상이 기저에 깔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약달러는 미국엔 좋지 않지만 세계 경제에는 좋은 소식입니다. 대부분 에너지와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수출의존도가 높은 경제를 가진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약달러가 좀 더 좋은 상황입니다.
더불어, 달러가치가 낮아지면 외국 기업과 정부들의 달러 부채 및 이자상환비용이 감소하여 신흥국들의 경제상황이 개선됩니다. 2023년 신흥국 투자가 하나의 트렌드로 거론되는 것도 약달러 예측을 동반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신흥국 관련 투자에 대해서는 제가 별도 작성했던 포스트 내용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달러가치는 무조건 떨어지는 걸까?
당연히 그렇지 않습니다.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영역이며, 데이터는 한쪽으로만 쏠려 있지 않습니다. 달러는 일반적으로 최종 금리 인상 이후 3~4개월동안 약세를 보이지만 결국 강세를 다시 회복한 사례가 많습니다.
이번 5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 많은 사람들이 달러 약세를 예상하고 있지만, 시장 대다수의 기대는 비껴 나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최근 빅테크 중심으로 미국 주식시장이 상승 중인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마무리
달러가치가 약화되고 있습니다만 우리나라는 달러보다 더 하락 중인 원화가치 때문에 달러환율이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달 원화 가치가 주요 26개국 통화 중 세 번째로 많이 하락했는데요. 러시아 등의 특수 상황 국가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통화가치 하락률이 1위입니다.
이런 시점에는 달러, 원화 등 특정 통화에 집중 투자하는 것에 리스크가 있습니다. 혹시 최근 환율상승으로 달러투자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계신다면, 개인적으로는 너무 끝물이라는 의견입니다. 오히려 기존에 투자했던 달러자산들을 5~6월에 환율이 1,350원을 돌파하면 분할매도하고 현금비중을 높였다가 진짜 하락장에서 투자를 재개하는 것이 좋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이므로 투자에 참고만 하시고, 투자에 대한 책임은 언제나 본인에게 있음을 숙지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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