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글로벌한 인기 하나로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약 380% 상승했습니다. 시가총액은 3조 7천억 원으로 영원히 넘기 힘들거라 생각했던 농심 시가총액을 넘어섰는데요. 해외에서 제품이 하나 터지는 데 불과 1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삼양식품 주가가 날아가는 날이 올 거라 예상하신 분들은 많지 않을 텐데요.
상대적으로 농심은 24년 1분기에 북미 매출이 소폭 감소하면서 삼양식품 대비로는 아쉬운 주가흐름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농심이 튼튼하고 안정적인 재무재표를 가지고 있고, 라면이 글로벌 K푸드 열풍을 만든다면 중장기적으로 농심 주가도 한번 반등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여 관련 내용들을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농심 재무재표 살펴보기
24년 1분기 실적 분석
▣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했지만 나쁘지 않았던 실적
농심은 24년 1분기에 매출액 8,725억 원에 영업이익 614억 원(OPM 7.0%), 순이익 533억 원(NPM 6.1%)의 실적을 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7%, 순이익은 -2.1% 감소했는데요.
위 이미지에 있는 증권사 기대치 대비로는 전체적으로 낮은 실적입니다만, 전분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은 57.6%, 순이익은 136.8% 상승한 양호한 실적입니다. 농심은 분기 별로 그렇게 큰 차이가 없는 실적흐름을 가지고 있으므로 전분기 대비 실적성장은 나름 의미 있는 성과였습니다.
개인적으론 농심의 분기 실적이 저평가된 것은 삼양식품과의 상대적 평가가 주요인이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인기로 24년 1분기 매출액 3,857억 원(전년 대비 57.1%증가), 영업이익 801억 원 (전년대비 235.8% 증가, OPM 20.8%), 순이익 665억 원(전년 대비 197.9% 증가, NPM 17.2%)이라는 무시무시한 실적을 냈습니다. 아마도 삼양식품 최근 10-20년 내에서도 없었고, 앞으로도 쉽지 않은 실적이라 생각합니다.
▣ 북미지역 매출감소와 원가상승이 원인
24년 1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던 주 요인은 1)원가상승과 2) 북미지역 매출감소였습니다. 아래 표를 보시죠.
24년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감소했습니다만, 매출원가는 약 300억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국제유가 상승,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공급망 이슈, 환율 상승 등으로 올해 작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원가상승요인들이 너무 많았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라면, 스낵류와 같은 제품가격은 국가에서 핵심품목으로 관리하는 것들이라 가격상승도 쉽지 않습니다. 물론 가격을 올리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만, 충분히 올리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이건 지역별 영업이익률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지역 영업이익율은 약 5%입니다만, 북미지역과 일본은 10%가 넘으며, 중국도 6~7%가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농심이 매출과 영업이익을 늘이려면 해외매출 성장이 핵심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삼양식품의 실적상승은 주로 해외판매 증가에 기인하므로 상대적으로 가격상승이 쉬웠던 부분이 있습니다. 농심은 아직까지 국내매출이 70% 이상이라 원가상승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받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증권사들이 농심 실적과 주가가 하반기에 좋아질거라 말하는 것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와 유가 및 환율 안정화, 중동전쟁 이슈 등이 정리되는 것을 어느 정도 전제하는 것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 요인은 북미지역 매출 감소입니다. 1분기 북미지역 매출액은 1,612억 원으로 전년대비 -6.2% 감소했습니다. 신문이나 증권사 리포트 등을 보시면 '미국 제2공장 가동 관련 기저 부담'이라는 어려운 표현들이 있는데요. 23년 1분기 북미지역 매출은 전년 대비 40.1%나 성장했습니다. 2022년 초 미국 제2공장이 본격 가동되고 유통망이 늘면서 북미지역 매출이 크게 성장한 결과였는데요.
작년 성장률이 너무 높아서 올해는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낮아졌거나 성장을 이어가지 못했다란 의미인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라 생각합니다. 북미 매출이 전 분기 대비로 상승했습니다만, 전체적으론 작년 2분기부터 하락추세이므로 북미지역 매출성장이 정체 혹은 감소추세라 보는 것이 좀 더 정확한 해석이 되겠습니다.
그나마 작년 2분기부터 감소하던 북미 매출이 올해 1분기에는 살짝 반등했습니다. 앞으로 농심 주가는 북미를 포함한 중국, 일본 등 영업이익률이 높은 해외지역 매출 상승여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안정적인 매출성장과 재무제표
▣ 매출과 주가변화 추이
농심 매출은 해외매출이 늘어나기 시작한 2022년도부터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주가도 전체적으로 매출성장과 비슷한 추세로 움직이고 있는데요. 해외매출이 늘면서 영업이익도 같이 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외지역 매출성장은 확실히 북미와 중국지역이 주도했습니다. 최근 북미지역과 중국매출성장이 정체되고 있음을 그래프를 통해서도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프에서 잘 표현되지 않습니다만 일본 지역도 매출이 꽤 나오고 있는데, 전체적인 관점에선 규모나 성장세는 좀 약한 편입니다.
농심 주가도 매출성장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는데요. 현재 주가는 최고점 대비 약 25% 낮은 상태입니다. 2022년부터 주가도 우상향 하기 시작했습니다. 농심의 기업가치는 확실히 해외실적과 연동되어 있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농심의 현재 P/E Ratio는 14.57배로 코스피 200 평균 21배보다 낮아 저평가되었다 볼 수 있습니다.
▣ 안정적인 재무제표
회사의 부채비율도 최근 소폭 상승했지만 약 34%로 안정적인 수준입니다. 해외매출을 높이기 위해 국내외 투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부채비율이 소폭 증가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2022년 이후부터 잉여현금흐름도 꾸준히 상승했고, 투자금액도 증가했습니다.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하고 이를 해외매출 증가를 위한 국내외 공장증설에 투자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투자내역에 대해서는 아래에 추가적으로 정리했습니다.
농심 매출은 라면 80%, 스낵 15% 비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매출규모가 크기 때문에 스낵류 매출액도 적지 않습니다만, 농심실적이 상승하려면 라면이 잘 팔려야 합니다. 최근 K푸드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인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농심에게도 실적상승에 충분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농심은 현재 시가총액의 약 40%에 달하는 약 9천억 원의 순현금성 자산이 있습니다. 고금리 시대에 현금을 많이 보유한 농심과 같은 기업들은 부채를 최소화하고 필요한 시점에 투자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농심 실적과 주가가 상승하려면?
해외매출 성장이 Key
▣ 북미, 중국, 유럽 쪽으로 판매확장전략
농심은 국내 라면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1위 기업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국내 시장은 가격상승이 쉽지 않고 원자재 수급환경에서 해외보다 불리한 점이 많아 북미나 일본, 중국보다 영업이익률이 좋지 않습니다. 거기에 우리나라 인구 수도 감소추세라 시장규모 성장도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요.
때문에 농심 실적과 주가가 상승하려면 영업이익률이 높은 북미, 중국, 유럽과 같은 해외지역 매출성장이 필수입니다. 영업이익률이 높다는 건 그만큼 원자재를 싸게 공수하고 높은 가격을 매겨서 판매할 수 있는 곳을 의미합니다. 이와 관련된 최근 3가지 활동들이 있습니다.
농심은 현재까지 미국에 2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2025년에 제3 공장을 착공해서 2030년까지 미국지역 연 매출 15억 달러(약 2조 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건 아직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계획입니다만 장기적으로 농심 주가를 우상향 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라면의 해외수요가 늘자 농심에서는 경기 평택, 부산 녹산 지역에 수출전용 공장신설을 검토한다는 기사를 냈습니다. 더불어 미국 제2공장엔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프랑스에 유럽 판매법인을 설립해서 미국에서 인기 있는 용기면 생산증가와 유럽 및 남미지역 공략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농심이 국내에 공장을 지은 것은 2007년이 마지막이며 이번에 국내에 수출전용 공장을 신설한다면 17년 만에 착공에 들어가는 것인데요. 그만큼 회사에서도 해외에서 K라면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을 중요한 트렌드로 생각하고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올해 하반기 주가는 어떨까?
▣ 최근 상승추세, 큰 상승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듯
1분기 실적이 아쉽다는 증권사 보고서들이 나오면서 소폭 조정받고 있습니다만, 주가는 4월에 저점을 형성하고 최근 한 달 정도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거래량도 과거보다 소폭 상승하고 있어서 시장이 받쳐준다면 40일선을 뚫고 내려오지 않는 한 상승추세가 유지될 것 같은데요.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거기에 최근 불닭볶음면이 다시 인기를 끌면서 K라면 전체 수요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고 현재 추세와 미래를 정확히 알 수 없으므로 내용은 참고하시고 각자가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다만 증권사마다 차이가 있습니다만 농심의 연간 매출액은 3조 5천억~3조 6천억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 수치는 전년도 대비로 상승률이 많이 낮아졌고, 미국과 중국매출이 작년 대비 크게 성장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서 큰 주가상승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하반기에 현재 미국 제2공장 신규 라인이 가동되면서 북미 및 유럽지역에 유의미한 매출성장이 발생한다면 주가흐름에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투자에 관심 있는 분들은 관련 뉴스를 잘 모니터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장기적으론 괜찮지 않을까?
농심 배당수익률이 현재 1.23%밖에 되지 않아서 장기투자를 하기 좀 꺼려지는 부분이 있습니다만, 현재 계획 중인 미국 제3공장과 국내 수출용 공장이 완공되는 시점부터는 어느 정도 성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당장 투자를 시작할 필요는 없지만, 이런 이벤트들을 보면서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미래는 알 수 없으므로 투자는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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