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코스피는 현재까지 약 15.2%가 상승했습니다만, 네이버 주가는 연초와 동일한 수준이고 카카오는 약 7% 하락 중입니다. 네이버 주가가 오르지 않는 이유를 너무 고평가 되었다 (PER이 40배나 된다), 성장동력이 약하다 등으로 분석하기도 합니다만, 이번 포스트에서는 기업 내외부의 돈의 흐름 측면에서 분석해 보려고 합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항상 신중하게 투자하시고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네이버 기존 실적 확인
▣ 23년 1분기 실적
네이버의 23년 1분기 실적은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래 실적요약을 먼저 살펴보시죠.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약 23.6% 증가한 2조 2,804억 원이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대비 약 9.5% 증가한 3,305억 원입니다. 영업비용(판매비와 관리비)이 전년 동기대비로는 약 4천억 원이 늘었으나, 직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며 비용절감을 진행 중이라 추후 비용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라면 당기순이익(순이익)의 감소인데요. 전년동기 대비 약 1천억 원의 순이익이 감소했는데, CFO의 설명에 따르면 '환율상승에 따른 외화 부채의 환평가 손실 확대와 지분법 평가 손익감소'가 주원인이라 밝혔습니다.
지분법 평가손익이란, 자회사나 다른 회사 지분 보유 시 일정 기간 보유한 지분 회사의 주가 변동 등으로 인해 발생한 평가손익을 말합니다.
일시적인 원인이라 다음 분기부터는 회복될 것으로 보이며, 회사가치 평가에는 큰 영향을 주는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기존 실적흐름 살펴보기
왼쪽 그래프를 기준으로 네이버의 영업이익은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습니다. 2017년 대비 총 매출액은 2배 이상 증가했으니, 대략 연평균 10%씩 매출이 증가했다는 것인데요. 꾸준하게 10%씩 증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다만, 영업이익은 증가하지 못했습니다(우측 그래프). 2021년부터 영업이익은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총매출액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증가하지 못했으니 영업이익률은 계속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2021년 3월 총자본이 증가한 것은, LINE과 Yahoo Japan을 Z-holdings로 통합하며 발생한 지분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쨌든 부채비율은 60% 미만으로 안정적인 상태이며, 영업현금흐름 및 FCF(잉여현금흐름)도 양호합니다.
우측 그래프에서 재무현금흐름이 최근 증가했는데, 이건 포쉬마크 인수에 필요한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네이버의 재무 및 영업상황은 괜찮은 상태이고, 현재 주가는 가치대비 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3년 네이버 주가는 왜 빠졌을까?
▣ 금리인상 시기 성장주 주가는 일반적으로 하락
네이버 주가가 크게 상승하던 코로나 발생 이후 2020년 6월부터 2021년 중반까지 시장에는 엄청나게 돈이 많았습니다. 국가에서는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고 기준금리는 2020년 5월부터 최근 10~20년 중 최하단인 0.50%p이었죠.
기업들은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했고, 투자자들은 남는 현금을 기대수익이 높은 주식에 투자했습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미국의 금리 인상 및 양적긴축의 시기가 시작되면서, 우리나라도 2021년 8월에 첫번째 금리인상이 있었습니다. 금리 상승은 가치주보다 성장주에 더 큰 타격을 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냐면 성장기업의 현재 수익은 국채와 같은 안전 자산의 수익률 상승에 비해 가치가 적기 때문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금리인상과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사람들의 주머니에 있던 돈들이 귀해졌습니다. 은행에서는 최근 수십년간 볼 수 없었던 5%대 이자를 지급했고, 국채금리도 4~5%대로 치솟았죠. 안전하게 4~5%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미래에 좀 더 높은 가치를 만들거라 기대하는 성장주들 투자가 줄어들고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립니다.
▣ 2023년 금리인하 기대로 2차전지 주가 상승
최단 시간, 최대 금리상승이 있었던 2022년이 끝나고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기준금리 인상을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미국에선 은행이 파산했고, 우리나라에선 금리인상에 약한 연결고리였던 부동산 PF 이슈가 터지면서 경제가 망가질 거란 우려들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금리인하 기대 의견들이 나오고, 우리나라도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미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일부 성장주들의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했는데요. 미국이 AI테마였다면, 우리나라는 2차 전지테마였습니다.
그래프에서 보시는 것처럼, 네이버 주가가 옆으로 횡보 내지 하락할 때 2차 전지테마 주들은 2023년에만 100~200%주가성장을 보였습니다. 왜 네이버도 성장주인데, 2차 전지만 성장했을까요?
2023년 상반기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만 있었을 뿐 실제 금리인하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시장엔 여전히 돈이 없었습니다. 주식시장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먼저 움직였지만, 모든 성장주를 커버할만큼 유동성은 없었고 결국 선택적 테마에 한정해서 유동성이 공급되었죠.
그럼 왜 하필 2차전지였을까?
▣ 아무도 모름
그럼 왜 하필 2023년 상반기에 2차 전지 테마가 선택받았는지 궁금하실 텐데요. 그건 알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2023년 상반기와 비슷하게 유동성 없이 기대감으로 움직이는 장세가 나올 수 있지만, 그때도 어떤 테마가 선택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왜 상반기에 2차 전지가 상승했는지에 대해선 이유를 20개도 넘게 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에 2023년 테마로 2차 전지와 관련주식을 픽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또, 한번 픽하는 것이 맞았더라도 다음에 또 맞추는 것은 완전 별개의 일입니다.
반도체 중에서도 DRAM과 낸드메모리 시장은 꽤 알기 쉬운 사이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시장의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 2위는 SK하이닉스, 3위는 미국회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입니다.
3개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꽤 오랜 기간 큰 변동 없이 유지되었습니다. 3개 회사는 시장점유율을 크게 바꾸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일단 비용도 많이 발생하지만, 클라이언트들이 특정 국가의 특정회사에 반도체 의존도를 너무 키우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예측가능한 시장에서는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고 재고가 증가하는 흐름에 반도체 종목주식이 동반하락하며, 꼭 바닥이 아니더라도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습니다. DRAM과 낸드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시장전망 보고서의 예측도 꽤 잘 맞는 편이라, 투자시점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 상승 가능성이 높은 시점에 투자
얘기가 조금 샜습니다만, 본래 주제로 돌아와서 '네이버의 주가상승 시점'을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요?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기준금리가 실제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시점에 투자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IT는 대표적인 성장주 카테고리로, AI테마와 같은 새로운 흥행주제가 나오기 전까진 급부상하는 다른 테마들보다 상승세가 늦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하락하고 시장에 유동성이 커지게 되면, 해당 시점에는 IT테마는 항상(최소 최근 수십 년 동안은)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깨지지 않는 시장점유율과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는 회사입니다. 검색 점유율이 조금씩 낮아진다고 해도 네이버 국내 검색점유율은 한 번에 깨지지 않으며, 앞으로는 커머스이나 핀테크에서도 네이버가 매출 및 이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기회들이 존재합니다.
다양한 카테고리 사업들을 병행하면서 영업이익이 조금씩 낮아졌습니다만, 전체적인 매출과 이익 성장은 계속될 수 있는 회사입니다. 적절한 투자시점만 잡을 수 있으면, 앞으로도 충분히 투자이익을 만들 수 있는 주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무리
미국 연준은 아직 연내 2번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하며, 앞으로 2~3년 동안 고금리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기준금리를 실제로 인하하는 시점은 미리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강하고, 잘 잡히기 않기 때문입니다.
미리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예측하려고 애쓰는 것보다는 정확한 근거를 포착한 후에 투자를 시작해도, 네이버와 같은 주식으로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과 같이, 비교적 시장 상승/하락 사이클이 명확한 카테고리를 많이 공부하고 알아두는 것이 주식시장에서 투자로 성과를 낼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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