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실업률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고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엔화강세 및 엔 캐리 청산 리스크가 대두되면서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렇게 모두가 시장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때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투자구루 중 하나가 켄 피셔입니다. 켄 피셔가 마냥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냐고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펜데믹 이후 주식시장 반등을 가장 빠른 시점에 예측한 투자거장 중 한 명이 켄 피셔이며, 모두가 경기침체를 예측하던 2023년도에도 주식시장은 상승을 유지할거라 예측했던 사람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대선기간에는 항상 주식이 좋았다는 이론을 만드신 분 중 한 명이기도 한데요. 요즘 시장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대부분 지표들을 켄 피셔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관련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이런 관점을 소개하는 것은 주식시장은 대다수가 예측하는대로 잘 흘러가지 않으며, 부정적인 시각 반대편에는 항상 긍정적으로 시장을 해석하는 의견도 있다는 것을 알려 드리려는 목적입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고 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켄 피셔는 어떤 투자자인가?
켄 피셔의 간단한 연혁
▣ 피셔 인베스트먼트 창립자
켄 피셔는 유명한 미국 투자자이자 작가, 재무 분석가입니다. 그는 2024년 7월 현재 2,76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는 독립적인 수수료 전용 투자 자문사인 Fisher Investments의 창립자, 회장, 공동 최고 투자 책임자입니다. 켄 피셔는 유명한 투자자인 필립 피셔의 아들이기도 합니다.
- Fisher Investments 설립 : 1979년 켄 피셔는 Fisher Investments를 설립하여 처음에는 주로 기관 투자자를 위해 자금을 관리했습니다..
- 투자 분석의 혁신 : 1980년대 초, Fisher는 금융 투자 분석을 위한 중요한 도구인 매출 가격 비율의 사용을 개척했습니다.. 그의 연구는 뚜렷한 투자 스타일과 주기를 인식하는 데 기여했으며, 이는 기관 고객을 위한 다양한 전략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 행동 금융 : 1990년대 후반, Fisher Investments는 투자자가 금융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고 투자 결정을 내리는지 이해하고 이러한 통찰력을 포트폴리오 관리 프로세스에 통합하기 위해 행동 금융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 역사적 실적 : Fisher Investments의 주력 펀드인 Fisher's Purisima Global은 2002년 출시 이후 주목할 만한 수익률을 달성했습니다.
개인적인 연혁은 이 정도로 정리할까 합니다. 켄 피셔 개인에 대한 얘기도 할 게 많습니다만, 투자자 입장에선 투자성과에 관심이 더 많으리라 생각해서요.
▣ 최근 투자성과 1년 21.5%, 10년 194.8%
2024년 1분기 13F 보고서를 기반으로 켄 피셔의 주요 투자성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 운용규모: 총 운용자산의 시가총액은 약 2,141억 달러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수치와 다른 것은 1분기 13F 보고서를 참고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돈으로는 약 290조 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 투자성과: 최근 1년 수익률은 21.50%, 최근 10년은 194.81%의 수익률을 거뒀습니다. 투자금이 클수록 수익을 내는 것이 개인투자자보다 훨씬 어려운데, 최근 10년 기준으로 기관 투자자 중에서도 상위권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켄 피셔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기술 대형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거뒀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들을 아래와 같습니다.
- 마이크로소프트: 켄 피셔는 빌 게이츠 다음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최대 주주입니다. 그들은 106억 달러 상당의 2,540만 주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 투자로 켄 피셔는 285%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 애플: 켄 피셔는 2013년부터 애플에 투자해 왔으며, 현재 103억 달러 상당의 5,490만 주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애플 주식 거래는 약 261%의 수익을 가져왔습니다.
- 아마존: 켄 피셔는 아마존 주식의 최대 주주로 4,220만 주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 지분은 72억 8,000만 달러에 달하며 218%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 알파벳: 켄 피셔는 66억 7천만 달러 상당의 알파벳 주식 4,520만 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지분은 지금까지 117%의 수익을 가져왔습니다.
- 엔비디아: 엔비디아는 2016년부터 켄 피셔의 포트폴리오에서 주요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그는 현재 894만 개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으며, 가치는 64억 6천만 달러입니다. 켄 피셔는 엔비디아 주식의 두 번째로 큰 소유자입니다.
켄 피셔의 현재 경제상태 해석
2024년 하반기에도 주식시장은 좋을 것
▣ 대선 기간엔 주식이 좋다
켄 피셔는 2024년에도 여전히 주식시장이 좋을 것이며 S&P500은 대략 11~18%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고 기술주 중심의 성장주들이 계속 좋겠지만 2024년 후반에는 가치주로 주도주가 변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는데요. 이에 대한 근거로 가장 먼저 대선기간 주식시장의 특징을 꼽았습니다.
과거 1925년 이후 미국 대선 기간의 주식시장을 살펴보면 S&P500은 대선 연도의 83.3%에서 상승했으며 평균 수익률은 11.4%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위 이미지를 보시면 1925년 이후 대선기간에 주식이 하락했던 것은 4번뿐인데 그 중 한번은 2008년 금융위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선기간 주식 강세장과 관련해서는 몇 가지 세부적인 특징들이 있습니다.
- 2년차는 부정적, 4년차는 긍정적 패턴: 대통령 임기 2년차가 부정적일 때마다(2022년과 같이) 그 다음 선거 연도(2024년과 같이)는 1932년 이후로 예외 없이 항상 긍정적이었습니다. 이것은 집권당이 재선을 위해 주식시장을 상승시켜 긍정적인 여론을 만들려는 목적과도 일치합니다.
- 강세장 장기화: 켄 피셔는 강세장이 1주년을 맞이하면(이번은 2023년 10월) 거의 항상 2주년을 맞이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어린 강세장을 죽이는 것은 거의 모든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라고 말합니다.
- 정치적 불확실성 감소: 켄 피셔는 선거가 다가오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감소하면 투자자들이 미국 선거를 넘어 주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양당의 지지율이 박빙이고 상원과 하원을 다른 당이 차지할 확률이 높은데요. 정치인들은 일반적으로 대선 연도에 선거 운동에 집중하는데, 이는 논란이 되는 입법의 위험을 낮추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유리하다고 합니다.
- 투자자 감정 주기: 켄 피셔는 강세장은 "비관주의로 태어나고, 회의주의로 성장하고, 낙관주의로 성숙하고, 행복감으로 죽는다"는 John Templeton 경의 유명한 말을 인용합니다. 그는 현재 시장이 회의주의 단계에 있으며, 이는 지속적인 성장에 유리하다고 믿습니다.
▣ 미국 경제는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좋다
켄 피셔는 최근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경제지표들을 일반적인 여론과는 정반대로 해석하는데요. 투자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시각의 경제해석을 편견없이 이해하고 본인만의 투자철학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므로 이런 정보는 꼭 봐 두시는 게 좋습니다.
미국 실질GDP는 1분기 1.4%에서 2분기 2.8%로 급상승했습니다.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데요. 우선 부정적 해석으론 노란색으로 표시되는 재고변동이 크게 증가한 것이 미국 소비력 악화로 3분기부터 GDP성장률이 감소할거라 보고 있습니다만, 켄 피셔는 반대로 재고 변동(노란색)과 비주거 투자(보라색) 비중이 증가한 것이 대표적인 경기 성장 증거라고 해석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재고가 쌓이는 것은 대표적인 경기 침체의 신호로 해석되는데, 재고 변동 과거 추이를 보면 재고가 줄다가 2분기에 늘어난 것은 경제 활성화로 인해 소비자들의 소비증가를 예측하여 제품 생산량을 늘인 것으로 오히려 경제가 매우 활발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게 켄 피셔의 주장입니다.
추가적으로 미국 인플레이션도 감소 추세인데요. 기준 6월 CPI는 전월 대비 0.1%감소했습니다. 경제가 활성화되는데도 CPI가 하락하고 있다는 건 이제 인플레이션 걱정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게 켄 피셔의 해석이고요.
교통비, 의료비와 같은 서비스 가격이 상승하여 인플레이션이 상승할거라 걱정하는 의견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은 통화 대비 자산가치의 하락이라 교통비나 의료비와 같은 서비스 가격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는 생각입니다.
▣ 미국 부채문제에 대한 우려는 과장되었음
많은 사람들이 미국 경기침체를 우려할 때 얘기하는 공통 요소가 미국 부채증가 문제입니다. 저도 이전 포스트에서 미국의 부채 증가와 이에 따른 국채 발행량 증가가 미국 경제에 큰 문제가 될거라 정리한 바 있는데요. 켄 피셔는 이런 문제제기가 다소 과장되었다고 지적합니다.
켄 피셔는 미국 부채의 절대적 규모보다 부담 가능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즉 부채규모보단 부채에 따른 이자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봐야 한다는 의견인데요.
2023년 GDP 대비 부채상환액은 약 2.1%였으며 2024년에는 GDP의 3.1%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미지에 보이는 빨간색 선은 2035년까지의 추정치인데 2035년에는 GDP 대비 부채상환액 비중이 3.9%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예측인데요.
예측치는 단순히 현재 상태 추정치를 반영한 것이고, 과거 GDP 대비 부채상환액 비중이 3%를 넘었던 2차세계대전 시절에도 미국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 켄 피셔의 해석입니다. 미국의 정부 부채규모는 사실 우리같은 일반인들이 걱정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미국정부가 부채증가로 큰 문제가 발생하도록 그냥 두지 않을거란 가정인데요.
실제로 국가 부채가 문제가 되는 상황이 오면 채권금리가 급등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인데요. 국가가 보증하고 돈을 빌리는 시스템이 채권인데, 국가 부채가 늘어 국가 신용도가 떨어지면 더 높은 금리를 지급해야 돈을 빌릴 수 있게 됩니다.켄 피셔는 장기 정부 채권 금리가 8%, 9%, 10%, 12% 수준으로 상당히 상승하지 않는 한 투자자들은 국가 부채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제안합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현재 경기침체 우려로 급락하고 있습니다만, 국가 신용도 문제로 급등하는 현상은 보이지 않습니다. 국채금리 등락은 최근 급격한 금리변화와 여러가지 환경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지만, 특별히 국가 부채문제를 생각한 단계를 아니라는 해석입니다.
마지막으로 실업률인데요. 켄 피셔는 주식시장이 좋고 GDP가 상승하면 당연히 실업률도 좋아질거라는 의견입니다. 최근 실업률이 조금 반등했다고 큰 문제처럼 얘기하지만 실업률보단 주식시장과 GDP가 훨씬 경기선행지표이므로 2가지 지표가 좋아지면 실업률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는 해석인데요.
각각의 지표와 주식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해석은 여러분들 각자가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켄 피셔와 같이 이렇게 미국경제와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는 걸 참고하시고 반대 의견도 보시면서 본인 만의 투자방법과 철학을 만들어 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024년 하반기엔 어떤 주식이 좋을까?
▣ 주도주가 바뀌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켄 피셔도 2023년과 2024년 초에 기술 및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주가 시장을 주도했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이는 인공지능(AI) 개발과 성장 지향적 산업에 대한 투자자 선호로 인해 주도되었습니다. 켄 피셔는 2024년 말에 시장 주도권이 성장주에서 가치 중심 주식으로 이동할거라 예상했는데요.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기존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폭락이 주도주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술 성장주들은 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조정장이 오면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것이지, 이게 주도주 로테이션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는데요.
켄 피셔는 아래와 같은 주식들이 2024년 말에 주도주로 부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 켄 피셔는 모든 부문을 명확하게 나열하지는 않았지만 성장을 위해 은행 대출에 더 많이 의존하는 산업이 시장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 일반적인 가치 주식 범주를 기준으로 하면 금융, 산업, 에너지, 소비재와 같은 부문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 특히 에너지 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잇는데요. 켄 피셔는 경제를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이로 인해 원유 사용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데, 작년까진 미국이 원유생산을 늘여 유가를 방어했습니다만 2024년 이후로는 이런 유가방어가 쉽지 않을거란 전망입니다.
켄 피셔는 실제로 2024년 1분기에 엑손모빌과 쉐브론과 같은 에너지 기업주식을 큰 비중으로 늘였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다른 투자구루에게서도 나타나는데요. 최근 워런버핏도 애플비중을 절반으로 줄이고 현금비중을 늘인 사례가 있는데요. 워런버핏은 장기 보유했던 뱅크오브아메리카 주식도 비중을 줄이고 있는데 에너지 주식비중은 줄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 그렇다고 켄 피셔만 믿어서도 안됨
켄 피셔는 너무나도 유명한 투자자입니다만, 너무나도 시장에 긍정적인 긍정왕으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켄 피셔가 항상 시장을 긍정적으로 볼 때 상당 수 투자대가들은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오늘도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있습니다. 지난 포스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또 하나의 트리거는 중동지역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발생여부입니다. 이란의 최고 종교지도자가 이스라엘 공격을 명령한 상황이라 어떤 형태로든 이란은 이스라엘을 타격하겠지만 이게 지난 번처럼 미국의 견제 하에 형식적인 공격으로 끝날지, 아니면 레바논 중심으로 전장이 옮겨질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거기다 달러환율은 오늘 1,350원까지 하락한데 반해, 엔화환율은 무려 20원 가까이 상승하여 950원에 육박해 있습니다. 이대로 일본과 미국이 환율변화를 그대로 둔다면 주식시장에 단기적으론 꽤나 큰 하락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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