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기다리던 연준의 3월 FOMC회의가 끝났습니다.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건 거의 90% 이상 예상된 결과였습니다만, 연내 3회 (75bp) 금리인하 계획을 유지했다는 점을 시장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S&P500 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습니다.
이번 FOMC 주요내용도 봐야 합니다만, 정말 궁금한 건 '지금 미국 주식시장이 고평가일까? 지금 투자해도 될까?'일텐데요. FOMC의 주요내용과 현재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평가, 그리고 향후 전망을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참고해 주세요.
2024년 3월 FOMC 주요내용
연내 3번 금리인하 가능성 유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가 그대로 유지될거란 전망은 너무 많았고 특별한 이변도 없었습니다. 사실 이번 FOMC에서 가장 주목했던 것은 향후 금리인하 전망이었는데요. 이유는 최근 연속 2개월 미국 인플레이션이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연준이 좀 더 매파적 자세로 돌아설 것을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관심사였던 연준의 점도표에서는 많은 연준 위원들이 2024년 기준금리가 4.5%~4.75%로 끝날 것이라 전망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금리인하가 예정대로 진행될거란 근거가 나오자, 주식시장은 상승하면서 S&P500이 최고치를 갱신했고, 미국 국채금리는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연준의 단기금리 변화를 가장 잘 반영하며, 위와 같이 FOMC 이후로 4.58%까지 하락했습니다. 쉽게 해석하면, 사람들은 2년 내에 금리가 약 4.5%까지 하락할 것이라 예상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수치는 위에서 보여드린 점도표와도 어느 정도 싱크되어 있습니다.
금리만큼 중요한 QT정책
다음으로 중요한 FOMC내용은 QT(양적긴축)에 대한 언급입니다. 양적긴축이란,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국채, MBS(주택담보부증권) 등의 자산을 매각하거나, 만기되는 자산을 재투자하지 않고 자산규모를 줄여 시중의 자금을 회수하고 경제활동을 억제하는 정책인데요.
연준은 최근 월 약 800억 달러 (계획은 950억 달러였으나 실제 집행은 800억 달러)규모로 QT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규모로 QT를 계속 집행하면 은행들의 대출능력을 조절하는 지급준비금이 감소하여, 주식이나 단기채권 시장에 필요한 돈이 부족해 질 수 있습니다.
은행의 지급준비금이 상당 비중 포함되는 연준의 RRP잔고는 2023년 4월 약 2.4조 달러에서 최근 약 5천억 달러까지 감소했습니다. 물론 RRP잔고 감소의 주요 원인이 QT는 아닙니다만, 현재와 같이 RRP잔고가 감소한 상황에서 QT가 계속 진행되면 은행 지급준비금이 감소하여 시장의 유동성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는데요. (그러면 주식시장이 하락합니다 ㅋ)
이번 FOMC에서 QT정책이 변경되진 않았습니다만 향후 QT속도를 줄이는 방안에 대해서 논의했고, 조만간 QT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최근 주식시장은 연준 정책의 돈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으므로, QT속도를 줄이겠다는 입장도 주식시장에서는 큰 호재입니다. S&P500이 최고가를 갱신한 큰 배경이 되었습니다.
현재 미국 주식시장은 고평가일까?
비싸지만 과거같진 않다.
이렇게 좋은 상승장에서 투자하는 것은 상당히 겁이 납니다. 고점에 상투잡고 하락하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 때문인데요. 현재 미국 주식시장이 전체적으로 비싸지만, 과거 닷컵버블처럼 근거없이 비싸진 않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단적인 사례로 엔비디아는 단연 AI테마 최대 수혜주로 2022년 10월 이후 주가가 7배나 상승했습니다. 일부에서 엔비디아를 닷시대의 버블주로 부르기도 합니다만, 많은 사람들이 이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엔비디아가 과거 닷컴버블 주식과 다르게 엄청난 수익을 만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엔비디아의 작년 마지막 분기 매출총이익은 167.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8% 상승했습니다. 향후 엔비디아 총매출은 중기적으로 매년 34.78%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Fwd P/E Ratio(향후 12개월 기준 가격대비이익 비율)는 35.4배로 S&P500 평균인 20배보단 높지만, 엔비디아의 최근 2년 평균치보다 낮으며 향후 수년동안 점차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엔비디아를 선두로 AI테마와 반도체 주식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요. 매그니피센트7도 모두 AI테마에 속하는 주식으로 주식시장 상승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이 중 일부는 실적 대비 주가가 다소 높아보이는 종목들도 있습니다만,구글이나 메타, 아마존 등의 기술 대기업들의 주식은 현재 회사의 실적이나 가치 대비로 그리 비싸 보이지 않습니다.
S&P500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로 현재까지 연간 16.7%의 수익률로 성장했습니다. 큰 약세장과 조정장도 있었습니다만 위에 보시는 것처럼 메가트랜드 경로에서는 현재 주가가 중간 수준에 가깝습니다. 판단에 따라선, 현재 시점에 좋은 진입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인데요. 물론 개인적인 판단이 필요합니다.
광기 가득한 묻지마 매수와 레버리지 투자, IPO대박이 없음
과거 닷컴시대를 돌이켜보면 회사이름에 '닷컴'이나 '인터넷'만 붙어도 주가가 이유없이 폭등했습니다. 코로나 시기에도 속칭 '밈(Meme)'이라 불리는 SNS에서 유행이 되어 실적과 상관없이 주가가 급등하던 주식들이 있었는데요.
최근의 미국 주식장이 AI테마나 메그니피센트7 중심으로 상승 중이지만, 과거처럼 광기와 투기로 상승하는 주식을 찾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물론 일부 주식이 AI테마로 근거없이 급등했습니다만, 과거 암호화폐나 밈 주식, 닷컴시대의 버블과는 비할 수준이 아닙니다.
시장이 광기로 가득찰 때 나타나는 또 다른 특징으로 레버리지 투자규모가 급증하며, 속칭 'IPO대박'이라는 주식들이 심심찮게 등장하는데요. 최근엔 러베리지 투자규모도 크게 움직이지 않았고, IPO대박주도 거의 없습니다. (IPO자체가 많이 없는 상황입니다.)
2020~2021년 미국 시장에서는 우회 상장하는 방법인 SPAC도 붐이었는데요. 코로나 지원금 등으로 시장에 넘쳐나는 돈을 받아먹기 위해 어떻게든 빠르게 상장하려는 회사들이 많았고 일부 회사들은 상장 이후 주가가 10배까지 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현상들을 찾아볼 순 없습니다.
시장의 투기와 탐욕을 나타내는 VIX지수도 15 이하로 평상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과거 닷컴버블이나 코로나 이후 주식시장이 폭등하던 시기와 비교했을 때, 현재 수준은 정상범위에 가깝습니다. 이 외에도 현재 미국장이 아주 꼭대기는 아니라는 증거들이 많습니다만 이 정도로 줄이겠습니다.
2024년 미국 주식시장은 어떻게 될까?
2분기 조정, 3분기 상승 시나리오 (개인적)
개인적으로 2024년 2분기는 미국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고 3분기부터 상승할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여러가지 이유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2분기에 미국 주식시장의 유동성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대표적인 자금줄 중 RRP잔고가 계속 줄어들고 있고, 바이든 정부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대규모 자금 총알을 확보해야 합니다. 미국 정부(재무부)가 통장을 채우는 방법은 국채발행이 대표적이니, 2분기에는 대량의 국채발행으로 시장의 유동성을 흡수하면서 국채 수익률은 상승하고 주식시장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이렇게 모아진 총알들은 3분기에 기준금리 인하의 시작과 함께 대량으로 시장에 살포되면서 주식시장을 상승시킬 것이고, 11월 대선 전까지 이런 상승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데요. 물론 개인적인 견해이며, 돌발 이슈들이 없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 것이라 얼마든지 예측이 틀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운이 좋다면 2분기 조정장에서 좋은 주식종목들에 투자하고 3~4분기 상승장을 노려보려고 하는데요. 모든 투자는 개인적인 판단과 책임이므로 참고만 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장 큰 변수는 인플레이션
현재 연준은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고 고금리를 오래 유지하면 경기침체가 올 수 있고, 현재 인플레이션 지표가 잘 하락하고 실업율도 나쁘지 않으니 금리를 빠르게 인하하면 인플레이션이 재반등할 수 있는 상황인데요. 현재까진 연준의 줄타기가 나름 괜찮은 성적표를 냈습니다.
연준은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보단 경기침체에 잘 대응하며 인플레이션에 취약합니다. 과거 금융위기나 코로나 위기 등에서 금리를 내리고 지원금을 뿌리는 등의 현금살포로 경기침체는 아주 기민하게 대응했으나, 한번 찾아온 인플레이션은 높은 기준금리와 양적긴축을 장기적으로 대응해야 뿌리뽑히는 경향이 있습니다.
현재 인플레이션이 1년 만에 잘 잡히는 모습입니다만, 개인적으론 1,2월의 CPI지표가 튀어오른 것이 매우 마음에 걸립니다. 연준이 계획대로 6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려면, 가장 중요한 지표는 앞으로 2~3개월동안 나오는 CPI지표일텐데요. 만약 CPI지표가 예정보다 높게 나오거나, 아예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트랜드를 보이게 되면 주식시장은 폭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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