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현대차 주식에 간만에 호재들이 가득합니다. 미국-중국, 중국-EU 간의 무역갈등과 도요타 스캔들에 대한 반사 이익, 인도법인 상장에 따른 운영자금 확보, 하이브리드 차를 포함한 다양한 자동차 포트폴리오 라인과 친환경 자동차 판매 인기, 주주환원 강화 등의 요인으로 현대차 주가는 최근 50년 내 최고가를 갱신하고 잇습니다.
이런 배경 하 여러 증권사에서 현대차 주가전망치를 계속 높이고 있는데요. 현재 주가가 약 30만 원 수준인데, 인도 IPO가 잘 진행되면 30% 상승할 거다, 하반기 해외실적도 좋을 거라 40~50만 원 돌파 가능하다, 현재가도 저가이고 2배까지 상승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들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긍정적인 전망들만 쏟아질 때에 반대 가능성을 살펴봐야 합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 및 순이익 상승추세가 최근 2분기동안 정체 및 하락추세로 바뀌고 있고, 현대기아차 미국 시장 점유율은 10% 이상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며, 올해 11월 미국대선에서 만약 트럼프가 이겼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정책변화에 대한 리스크들, 그리고 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개편에 따른 투자리스크 등을 점검해서 투자전략을 세워야 하는 시점입니다.
이 글에서는현대차 주식 관련 긍정요인과 부정 혹은 검토요인들을 나눠서 정리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님을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대차 주가 관련 긍정 요인들
미국시장 중심의 해외판매 선전
▣ 현대기아차, 미국 시장 점유율 4위로 올라서다
6월 24일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현대·기아차가 전기차 판매 증가로 지정학적 힘을 얻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개재했습니다. 기사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으며, 위 이미지는 기사내용 중 하나인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 점유율이 10%대로 4위에 올라섰다는 내용입니다.
- 시장 성장: 현대·기아차는 미국 자동차 시장, 특히 전기차(EV) 부문에서 큰 성장을 하고 있음
- 이미지 변화: 현대는 저가 브랜드에서 EV시장의 주요 경쟁자로 이미지 전환 중
- 아마존 패널: 현대는 2024년부터 아마존 플랫폼을 통해 새 차를 판매하는 최초의 자동차 제조업체가 될 예정
- 정체성 장점: 현재의 경제 및 지정학적 상황이 현대·기아차의 EV판매를 촉진하고 있음
일단 최근 현대·기아차 관련으로 국내외에서 호의적인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이 중 일부는 회사 측에 유리하게 쓰인 기획성 기사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현대기아차 주가 상승의 가장 핵심 요인은 미국 시장과 EV중심의 해외시장 매출 상승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더불어 현대기아차가 미국시장에서 굳건한 Big4 중 하나인 스텔란티스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선 것은
▣ 친환경차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포함) 판매량 증가
보시는 것처럼 2021년부터 남보라색으로 표시된 북미지역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전체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대한민국과 유럽, 아시아 지역 매출액도 증가했습니다만 전체적으론 북미지역이 확실히 독보적인 실적 상승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2022년부터 시작된 북미 판매량 증가의 주요 요인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SUV 및 크로스오버에 대한 강력한 수요: 현대차는 북미 소비자 선호도에 부합하는 인기 SUV 모델 라인업을 확대했습니다. 2023년 현대차는 미국에서 약 87만 대의 차량을 판매(전년 대비 11.5% 증가)했는데 이 중 약 21만 대를 현대 투싼 SUV로 판매했습니다.
- 전기차 판매 증가: 현대기아차는 2023년 북미 지역에서 약 27.8만 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으며 이는 전년대비 52.3%가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 중 전기차(EV)는 약 9.4만 대, 하이브리드(HEV와 PHEV를 포함)는 18.3만 대를 차지했는데요. 전기차 중에선 아이오닉 5가 약 3.4만 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하이브리드는 투싼 HEV가 약 4만대로 가장 많이 팔렸습니다.
- COVID-19 영향에서 회복: 2020년 시작된 펜데믹 혼란 이후 2021년 말부터 자동차 수요가 크게 회복되었습니다.
-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확장: 2023년 미국지역 제네시스 판매량은 약 6.9만 대로 전년 대비 22.6% 증가
보시는 것처럼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 매출을 성장시킨 데에는 친환경차 판매량 급증이 매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전기차부터 하이브리드차까지 친환경차에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으며, 하이브리드차는 기존 화석연료차만큼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테슬라를 제외한 다른 자동차 대기업처럼 전기차를 팔수록 손해인 구조가 아니란 말이죠. 현대기아차의 2023년 영업이익률은 10.2%로 테슬라(9.2%)를 제쳤습니다. 럭셔리카 브랜드를 제외하면 도요타 (10.5%) 정도가 현대기아차를 앞서는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어, 현대기아차가 친환경차 시대에 매우 잘 적응/성장하고 있다 말할 수 있겠습니다.
▣ 투자적기는 2023년 초였음
현대차와 S&P500, 코스피 지수 변화추이를 비교한 것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가지수가 크게 하락하던 2022년을 지나 최저점 시기였던 2023년 초가 현대차에 투자하기 가장 좋은 시점이었습니다. (물론 지나고 나서의 분석은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만)
현대차는 2021년부터 북미지역 중심으로 해외매출과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었으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소법이나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정책적 수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2023년부터의 주식시장은 실적기반 장세였는데 현대차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주가상승이 유리한 환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주주환원정책 강화
▣ 지속적인 배당성장과 주주환원 강화
SK증권 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10년 간 연평균 주당배당금 성장률이 19.3%에 달하는 2023년 기준 주주환원율(순이익 대비 배당금 + 자사주매입 금액의 비율)이 25%에 달합니다. 주주환원률 자체가 타 기업 대비 그렇게 높은 수치는 아닙니다만, 주당배당금 성장률 19.3%는 꽤 높은 수치라 볼 수 있습니다.
2023년 기준 현대차의 배당수익률은 5.6%로 은행예금이나 우리나라 국채 수익률보다 훨씬 좋은 수치입니다. 2024~2025년에도 5%에 육박하는 고배당 지급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런 예측의 근거는 2024년 1월 콘퍼런스 콜에서 발표한 '연간 배당 성향 25% 이상, 자사주 3년 간 발행주식수의 1%씩 소각 약속'에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배당성향이란 기업의 순이익에서 배당총액의 비율을 말하는 것인데요. 글로벌 완성차 주요 기업들과 비교해도 배당성향 25%는 상당히 높은 수치입니다. 물론 자사주매입이 다른 기업보다 적어 주주환원율은 다른 기업에 미치지 못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 왜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걸까?
증권사 리포트에서는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특혜를 받기 위해 현대차가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것이라 해석하고 있습니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생략하고, 주어지는 특혜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투자 지원: '코리아 밸류업 지수'와 관련된 밸류지수펀드(ETF)를 개발하여 기업의 밸류업 노력을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또한 스튜어드십 코드에 밸류업 관련 항목을 포함하여 연기금의 투자 확대를 유도합니다.
- 세액 공제: 모범납세자 선정 우대, R&D 세액공제 사전심사 우대, 법인세 공제 및 감면 컨설팅 우대, 부가법인세 경정청구 우대 등의 다양한 세액 공제 프로그램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기본적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선호하는 기업은 '고 ROE-저 PBR"조건을 갖추어야 하는데요. 현대차는 이런 조건을 부합하고 있어서 조금만 노력하면 밸류업 프로그램의 혜택을 손쉽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현대차가 아직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 때문에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진 않습니다. 오히려 아주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 진행을 위해 현재 대주주인 오너 일가에서 현금을 확보하는 목적이 일수 포함되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건 너무나 개인적이고 나이브한 생각이므로 이런 의견도 있다는 정도로만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결과적으론 당분간 현대차는 배당금 지급이나 자사주 매입 등의 주주환원 확대에 구체적인 액션을 취할 것이라는 점은 명확해 보입니다.
다양한 정책과 기업 스캔들의 반사이익
▣ 미국과 EU의 중국견제의 반사이익
잘 아시는 것처럼 미국과 중국은 새로운 냉전 수준의 갈등으로 현재 미국은 일부 중국제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 중에 자동차(전기차를 포함)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EU는 중국 전기차가 중국 정부의 불공정한 보조금을 지급받고 있고, 이로 인해 EU 전기차 산업에 위협을 받고 있다 결론짓고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8.1%의 반덤핑 관세부과를 결정했습니다.
코로나 이후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대부분 소비자들이 소비와 지출이 줄어드는 상황을 접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를 좀 더 세분화하여 고소득 소비자와 중저소득 소비자로 구분해 보면, 고소득 소비자들은 럭셔리 브랜드 위주로 소비가 줄지 않았습니다만, 중저소득 소비자들은 확실히 필수소비재부터 사치품까지 소비하는 패턴이 바뀌고 있는데요.
자동차는 이런 소비패턴 변화에 대표적으로 영향을 받는 제품입니다. 2~3년 전보다 유가도 약 30% 이상 올랐고, 환경이슈로 정부주도 하에 친환경차가 정책적으로 권장되고 있지만 고가 브랜드 제품은 사기 어렵습니다. 결과적으로 중저소득 소비자층은 자동차 가격이나 운영비용 대비 성능이나 디자인이 좋은, 속칭 가성비 좋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확실히 이런 소비패턴 변화와 미중 갈등에 대한 수혜자입니다.
- 완전 전기차부터 하이브리드 차까지 친환경차에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고
-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SUV나 세단도 가성비 좋은 제품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으며
- 미중갈등의 지정학적인 수혜로 저가 중국산 EV가 미국 시장에서 약화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한국제품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음
현대차는 조지아 주에 약 6조 3천억 원 규모로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이 공장은 2024년 4분기부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소법에 의거해서 미국 본토에서 생산된 전기차만 7500달러 수준의 보조금이 지급되는 바, 이 공장이 돌아가기 시작하면 현대차의 미국판매량이 전기차 위주로 훨씬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 도요타의 인증 부정 스캔들의 반사이익
2023년 4월 도요타의 경차/소형차 제조 업체인 다이하츠의 해외 수출용 차량 4종에 대해 실제 시판 차량과 다른 모델로 충돌시험을 진행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당시에는 이게 큰 이슈가 되지 않았는데, 다이하츠가 도요타와 독립적인 회사로 2010년에 인수되었고, 도요타의 메인 차종에는 영향이 없었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추가적인 인증 부정 스캔들 확산에서 발생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도요타가 디젤 엔진의 출력을 과도하게 부풀린 인증 부정을 저지름
- 안전 테스트 과정에서도 각종 불법 행위 발견
- 2024년 6월에는 혼다, 마쯔다, 야마하, 스즈키 등 다른 메이커들의 인증 부정이 발견되어 사태가 확산됨
도요타는 부정행위 대상차량인 3개 차종 (코롤라 필더, 코롤라 악시모, 야리스 크로스) 생산을 7월 말까지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도요타 회장이 이에 대해 공개 사과를 하면서 도요타가 4개월 만에 시총 50조 엔이 붕괴되기도 했었죠.
도요타의 인증 부정행위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으며, 이번 사건을 단순 일탈이 아니라 도요타의 기어 문화에 근거한 문제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도요타 회장은 이번 사건으로 재선임이 불가능할 뻔했지만 결국 재선임되었고, 도요타는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해서 1조 엔 규모의 자사수 매입을 발표했습니다.
일본이 글로벌 경제의 중추국이었던 영광의 시대는 거의 끝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일본은 폐쇄적인 국가 및 기업문화와 보수적인 정치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고 있으며 이로 인해 현대차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현대차 인도법인 상장에 따른 수혜
▣ 지분 100%의 인도법인의 상장 진행
현대차가 지분 100%의 인도법인을 인도 주식시장에 상장합니다. 인도 IPO신청서에는 보유주신 8.12억 주 중에 최대 17.5%를 매각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주식 매각으로 현대차는 약 3조 원의 현금 유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이 3조 원의 현금 유입으로 현대차 주가가 3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현대차가 인도에서 가지고 있는 위상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시장 점유율 2위: 2023년 기준 현대차는 인도 승용차 시장 412만 대 중 60만 대를 판매
- 시가총액 20조 가치 법인탄생: 현재 인도 주식시장 평균 PER은 20배 초반 수준, 현대차 인도법인의 연간 순이익은 1조 원 X 20배로 약 20조 원의 시총을 기대하고 있음
- 차량생산능력 연간 85만 대 > 110만대로 확대: 현대차는 현재 첸나이 1,2 공장으로 약 85만 대 생산능력을 보유, GM의 텔라가 온 공장을 인수하여 2025년에는 연간 생산능력 110만대로 확대할 계획
인도시장은 현재 '제2의 중국'으로 글로벌에서 가장 빠르고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인도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생산능력을 확대하게 되면 향후 인도는 현대차에게 중요한 수출루트로 성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대차 주가 관련 부정 요인들
미국시장 점유율 유지/성장의 어려움
▣ 트럼프가 돌아온다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생각하는 리스크는 '트럼프'입니다. 6월 28일 CNN 주최로 열린 미국 대선후보인 바이든-트럼프 TV토론회는 트럼프의 완승으로 끝났습니다. 바이든이 주요 의제에서 말을 더듬거나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여 '바이든 고령화'리스크를 부각했다는 게 대부분 언론들의 평가인데요.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의 주요 정책들에 반대되는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본인 집권 시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대대적 변화를 예고한 바 있습니다. 이로 인해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IRA 법은 폐기되거나 약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현대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60%까지 예측하는 여론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트럼프는 과거 대통령 시절부터 미국 대상 무역 흑자국들에게 경제적 압박을 가했던 전례가 있으며, 본인의 재선 도전 공략집인 '어젠다 47'에서도 미국 대상 무역 흑자국에 관세를 높이겠다는 공략을 내걸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경제적 압박은 아래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수지 규모변화를 통해서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과거 2010~2015년까지 급등했던 대미 무역수지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인 2017~2021년도에 급감했습니다. 올해 11월 미국 대선이 예정되어 있는데,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 정책적 영향을 받는 기업들의 주가는 아마도 3분기부터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기준금리 인하와 일본 업체 생산 정상화
일부 증권사에서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로 소비능력이 향상되면 현대차 판매량도 증가할 거라 전망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반대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소비능력이 향상되면서 기존에 선호하던 미국, 일본, 독일차에 대한 소비가 늘고 현대차에 대한 소비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현대차의 미국시장 판매량이 늘기 시작한 것은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2022년이며, 2023년에 판매량이 급증했습니다. 여러 가지 배경이 있습니다만, 저는 그 배경 중 하나가 소비능력이 줄어들면서 자동차도 가성비 제품을 찾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기준금리 인하폭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4년 미국 기준금리는 9월 0.25% p 1회 인하가 가장 유력하며, 2025년에도 최대 2회로 당분간 4% 후반이나 5% 초반대의 기준금리가 유지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당분간 기준금리 변화가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인데, 저는 2023년부터 회복되고 있는 일본 업체들의 생산력이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 유지에 큰 장애물이 될 거라 보고 있습니다.
2023년 현대차가 미국시장 판매량을 대폭 올릴 수 있었던 것은 하이브리드 차 판매량 증가영향이 가장 컸습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성이 둔화되면서 하이브리드 차 수요가 늘었고 동시에 일본 차들의 생산성이 감소하면서 현대기아차가 수혜를 봤는데요.
위 그래프처럼 생산력을 회복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엔저효과까지 얻으면서 판매량이 급상승했습니다. 특히 하이브리드 시장은 올해 1~4월 기준 일본이 77%에 달하는데 반해, 현대기아차 점유율 및 판매량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습니다. 도요타의 인증 부정행위로 이미지 타격이 있겠습니다만, 몇 개월이면 소비자들의 기억에서 잊힐 거라 큰 이슈가 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현대차의 미국시장 월별 판매량은 5월을 제외하고 전년대비 증가세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기존 ICE 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차에 강한 일본의 생산력 회복으로 향후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 유지 및 상승에 제약이 클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라 실제 결과는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각종 이익률 상승한계
▣ 영업이익률 성장한계
자동차 산업은 특성상 원가율과 투자비용이 크고 영업이익률이 낮습니다. 글로벌 최고 완성차 기업들도 영업이익률은 5~8% 정도 수준입니다. 테슬라가 전기차를 처음 판매하던 시기에 주가 상승률이 그렇게 높았던 것은 다양한 미래 비즈니스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완성차 기업에서 보지 못한 20% 영업이익률을 보여줬던 것도 이유에 포함되는데요.
4분기 누적 기준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거의 10%에 육박했다가 최근 2분기 연속으로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분기별 수익률로는 한 때 10%를 넘기면서 테슬라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최근 테슬라 영업이익률이 원자재 가격상승과 가격경쟁으로 계속 하락한 영향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이 추가적인 상승추세를 만드는 것이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10% 내외의 영업이익률은 완성차 기업으로 만들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성과입니다. 테슬라가 보여줬던 20%대의 영업이익률은 완성차 산업에선 전기차가 처음 출시되어 산업전체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에 한번 정도 있을까 말까 한 수치라 생각하셔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 강달러 장기화
현대차와 같이 수출 매출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달러강세로 매출이 증가할 수 있으나, 원자재나 인센티브, 보험 등 각종 비용이 증가하여 영업이익률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그런데 강달러 현상이 그렇게 빨리 꺾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2022년 대비 2023년 달러환율이 평균적으로 더 높았습니다. (그만큼 원화가 약세였다는 의미) 그리고 2024년에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로 약세전환할 거라 예상했던 달러는 작년보다 더 강세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에만 벌써 2번째로 1달러 당 1400원을 돌파했었죠.
개인적으론 2024년 하반기에도 강달러 현상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하면 달러도 좀 약화될 거라 기대합니다만 우리나라도 빠르게 금리인하를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고 어느 때보다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시기라 강달러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현재 영업이익률이나 ROE(자기 자본이익률)와 같은 각종 이익률들이 추가 상승할 수 있는 환경이 녹록지 않아 매출이 소폭 상승하더라도 이익률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더구나 하반기에 매출이 소폭이라도 감소하면 영업이익률은 더 큰 감소추세를 보일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시장을 이길 순 없다
▣ 코스피가 올해 3,000을 넘길 수 있을까?
현대차의 미래가 아무리 장밋빛이어도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시장을 이길 순 없습니다. 현재 증권사에서 목표가로 제시하는 36~40만 원은 현재 현대차 주가 30만 원 대비 20~30% 주가상승이 필요한데요. 현대차의 베타값 1.17을 고려하면, 코스피 지수가 약 17~25%까지 상승해야 합니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약 2,800인데 여기서 17%만 상승해도 3,200이 넘어야 합니다. 미국 대선 전까지 주식시장이 상승세가 될 거라 예상합니다만 트럼프 변수 등으로 주식시장도 무조건 상승할 거라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11월 이후엔 하락장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은데, 현재 주가에서 최대 20~30% 수익을 내기 위해 하락 리스크를 감당하는 건 개인적으론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 투자인 것 같습니다.
많은 내용을 말씀드렸습니다만, 전체적으론 현대차 주가에 긍정적인 상황들이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다만 위에서 말씀드린 리스크들과 차마 적지 못한 현대차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도 리스크가 없는지 잘 살펴보시고 투자여부를 결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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